오리온 프로젝트

(오리온 계획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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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Project Orion

핵 만능주의의 부산물

1946년 로스 앨러모스 국립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스타니스와프 울람이 처음 생각해낸 계획으로, 1958년에 프로젝트가 시작되어 부분적 핵실험 금지 조약이 체결된 1963년에 그 막을 내린 프로젝트이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핵무기우주선의 추진 동력으로 삼자"이다. 칼 세이건코스모스에서 핵무기를 가장 잘 사용하는 방법이 오리온 계획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코카콜라회사가 개발당시 나사에게 콜라 자판기에서 콜라를 쌓고 분배하는 기술을 응용해 핵폭탄을 카트리지 형식으로 저장하고 분배하는 방식의 개발에 도움을 줬다는 일화도 있다. 역시 개발자부터 정상이 아니야 코카인을 빨았나?

2 잘도 이런 미치광이 같은 프로젝트를!

핵무기를 추진 동력으로 삼는다는 말로부터 즉시 아래의 아이디어가 떠오르긴 할 텐데, "설마 이건 아니겠지"라고 생각할 필요 없다. 이거 맞다.

1. 핵무기를 우주선에 무진장 실어둔다.
2. 핵무기를 우주선 뒤로 가져간 후 멀리 떨어진 데서 폭발시킨다.
3. 폭발한 핵무기의 충격파로 우주선은 앞으로 나간다.
4. 목적지까지 갈 때까지 2~3의 방법을 계속한다.
5. ?????
6. PROFIT!

로켓 점프잖아? 무슨 지거리야

영문 위키피디아의 해당 항목조이 SF에 실린 관련 글을 참조하면, 이 아무리 봐도 구라 같지만 엄연히 진짜였던 프로젝트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그야말로 병신같지만 멋있어의 실제 예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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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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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용 핵무기의 구조.

보다 정확히 설명하자면, 핵폭발에 직접적인 충격파가 아니라, 핵폭발에 의해 기화된 플라즈마를 반사하며 추진력을 얻는 방식이다. 핵무기를 성형작약(...)시켜 폭발력을 한 면에 모으고, 그 폭발력으로 추진체(Propellant)가 플라즈마화되며 우주선의 뒷부분에 달려 있는 추진판(Pusher Plate)을 밀치게 되고, 추진판은 스카이콩콩 처럼 충격을 흡수하면서 우주선을 추진시키는 것이다. 본격 우주판 스카이콩콩

3 프로젝트의 정신나간 규모

때문에 1958년 연구 당시의 기술력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만들 수 있을 거라 추정했던 슈퍼 오리온은 무려 400미터의 사이즈에 8백만 톤의 질량, 1080개의 핵폭탄을 탑재하는 무식한 물건이었으며, 심지어 다이슨 스피어를 창안한 것으로 유명한 다이슨이 1968년에 구상한 크고 아름다운 우주선은 지름 20km, 4천만 톤의 질량에 그중 3/4는 핵폭탄의 무게를 차지하는 것으로 광속의 0.33퍼센트[1]의 속도로 1330년 걸려서 알파 센타우리까지 날아갈 수 있는 물건이었다.
제작비는 저렴하게도(?) 당시 미국의 1년 GNP 전부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 더 작게 만들면 광속의 10%[2]까지도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도 있었다. SF적인 설정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별 거 아닌 것 같아 보이겠지만, 걸음마 수준인 인류의 우주 과학기술 수준에서는 정말로 대단한 수치인 것이다.

4 군사적 응용

아무래도 프로젝트가 시작된 시대가 냉전기이다 보니 당연히 이걸 군사목적으로 쓸려는 계획도 있었다. 그냥 단순하게 요격이 불가능한 우주공간으로 날아갔다가 전속력으로 소련에 들이박는 계획도 있었고, 수상함용 함포, 핵미사일, 그리고 아래 서술할 카사바 대포로 무장한 본격 우주전함을 만들려는 계획도 있었다.

카사바 대포(Casaba-Howitzer)는 오리온 드라이브를 응용하여 개발하려 한 에너지 병기이다. 오리온 드라이브의 지향성 폭발을 응용하여 핵폭탄의 폭발과 충격파를 한 점에 집중시키는 것을 연구하였는데 광역파괴병기로서는 일반 핵무기보다 열등하지만(핵무기보다 좁은 범위를 타격하니까) 일단 목표물은 더 이상 확실할 수 없게(...) 파괴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5 현실성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듣고 생각하는 만큼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는 아니다.
우주선 아래에 거대한 유압피스톤과 두터운 충격판을 달아 폭발의 충격을 장기간에 걸쳐 완화하여 받게 설계되었고, 실제로 일반폭약을 사용한 실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했다. 1000톤 이상의 어마어마한 질량을 궤도에 올린 뒤 조립을 해야 하는 문제도 있기는 하지만 이건 물량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새턴 V로켓이 페이로드가 무려 120톤이니 이거 8발이면 끝.. 즉 1960년대 기술로도 이미 제작이 가능했다. 개발이 중지된 이유는 지하외에서의 핵실험을 금지시킨 부분적 핵실험 금지 조약 때문이지만, 경제적인 이유도 크다. 오리온 우주선 한 대를 위해서는 수천톤을 궤도에 올리고 조립한 뒤 핵폭탄 수백발을 적재해야 하는데 (사실 양산하면 가격은 상당히 내려갈 것으로 추측되었다) 이러한 거대한 비용은 정당화하기 힘들다. 당장 유인 달탐사도 안간지 오래라..

사실 오리온 추친방식은 현재 인류가 태양계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유일한 방법으로 남을 확률도 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화학로켓은 추진제 속도가 낮아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는데 무려 37년이 걸렸고 바로 옆 행성인 화성 여행도 2,3년씩 잡고 있다. 이온엔진은 로켓은 절대추력이 낮아서 유인비행체에는 적합하지 않다. SF에 자주 나오는 워프는 실제 활발히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에너지 소모량이나 추진제의 불확실함 때문에 갈 길이 멀다. 초공간도약은 제외하자

비슷한 놈으로는 레이저로 펠렛을 핵융합시켜 추진하는 다이달로스 계획이 있고,
다이달로스, 프로젝트 롱샷,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 프로젝트 발키리 강화판으로는 한발한발 터트리는게 아니라 연속적으로 수소폭탄을 터트리는 염수로켓 방식이 있다 (이론적으로는 현재 가능한 추진방식 중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그리고 다소 다르지만 낙진을 퍼트리는 추진방식으로는 노출된 원자로 코어를 사용하여 추진제를 가열, 분사하는 열핵로켓이나 열핵제트엔진이 있는데... 얘네는 이미 만들어져 지상 테스트까지 거쳤다. 플루토 계획 참고.

6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오리온 프로젝트

아무튼 워낙 무식해 보이는 프로젝트이므로 빠르게 잊혀졌으나 일부 우주덕후 등이 재발굴해서 픽션에서 활용시키는 사례가 있다.

원래 걸작 SF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도 등장시킬 예정이었으나 감독인 스탠리 큐브릭이 핵무기에 부정적인 성향의 작품인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를 찍은 후라서 거부했다.

영화 딥 임팩트에서는 지구로 돌진해오는 혜성을 파괴하러 가는 우주선 메시아호의 추진장치로 등장했으나 추진 장면이나 자세한 설명은 나오지 않으므로 거의 모르고 넘어간다. 고작해야 러시아인 승무원이 발사 전에 열린 파티에서 "체르노빌을 설계한 사람이 설계한 거야"라고 농담하는 정도로만 나온다.

소설로는 래리 니븐과 제리 퍼넬이 공저한 <Footfall>에서 외계인들의 침공에 맞서 미국이 1996년에 비밀리에 건조한 우주전함으로 등장한다. 어차피 우주전함이니까 추진도 핵폭탄, 무기도 핵폭탄이다.

게임으로는 KSP에 이걸 구현한 모드가 있다. 당연하지만 기본으로 주어지는 화석 연료, 아니 심지어는 핵반응 엔진보다도 우월한 효율성을 자랑한다. 어차피 커벌들이 방사성 낙진 따위에 신경쓸 리도 없으니. 사실 애초에 센터 말곤 건물이 없다.
  1. 1000km/s. 1초만에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갈 수 있는 정도의 속도다.
  2. 초속 3만 km. 참고로 지구 둘레 한 바퀴가 약 4만 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