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그레이엄

1 소개

Will Graham.

토머스 해리스의 한니발 렉터 시리즈 4부작 중 1편인 <레드 드래곤>의 주인공.

루이지애나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어른이 되어선 뉴올리언스로 가서 강력반 형사가 되었다. 그러다 조지 워싱턴 대학교에서 법과학을 전공하고 FBI 범죄연구소에 취직해 특별 조사관으로서 근무했으며, 이 때 <곤충 활동에 의한 사망 시각 추정(Determining Time Of Death By Insect Activity)>이라는 일반 논문을 썼다. 이후 연구소와 현장에서의 우수한 활동을 인정받아 FBI 연수원 강사가 된다.

소설 <레드 드래곤>에서의 묘사에 의하면 단 한 번도 FBI 요원이었던 적이 없었다고 하는데, 고참들은 그 이유를 정신적 불안정함을 알아보기 위해 고안된 FBI 상부의 엄격한 심사 기준 탓으로 돌렸다고 한다.

1975년, 그레이엄은 '미네소타 떼까치(Minnesota Shrike)'로 알려진 연쇄살인범 개럿 제이콥 홉스(Garrett Jacob Hobbs)를 사살, 8개월에 걸친 미네아폴리스의 공포를 종식시켰다. 이후 한동안 미네소타 떼까치 사건으로 인한 우울증트라우마로 고생하던 끝에 결국 베데스다 해군 병원(Bethesda Naval Hospital)[1]의 정신병동에 입원했으나, 다행히도 개럿의 딸인 애비게일 홉스(Abigail Hobbs)의 병문안으로 인해 많이 나아지면서 병원에서 퇴원한다.

퇴원하고 3년 후인 1978년, 현장직으로 돌아온 윌은 피해자의 장기를 적출해가는 연쇄살인범 "체서피크 리퍼"를 추적하면서 한니발 렉터 박사와 처음으로 조우하게 된다. 당시 윌은 수 차례의 자상을 입은 6번째 피해자의 몸에 흉터가 있음을 알게 되고, 의료 기록을 뒤져 피해자가 5년 전 사냥 중 일어난 사고로 몸에 박힌 활 때문에 그 상처를 입었음을 알게 된다. 윌은 당시 피해자의 상처를 치료해 줬던 의사 한니발 렉터 박사를 찾아가 과거의 환자에게 무언가 수상한 점이 없었는지를 묻는다. 첫 만남에서 한니발은 윌에게 '기억하는 것이 별로 없다'고 주장하지만, 한니발에게서 뭔가 수상함을 느끼고 다시 한니발을 찾아간 그레이엄은 그의 방에서 책장에 놓인 중세시대부터의 의학 서적을 구경하던 중 어떤 그림[2]을 보고, 그 그림을 보자마자 직감적으로 한니발이 체서피크 리퍼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을 한니발이 눈치 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한니발은 또 그것을 알고 있겠지 그 후 FBI 볼티모어 지국에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전화를 건 사이, 한니발이 신발을 벗고 발소리를 죽인 채 윌에게 접근, 리놀륨 칼(A linoleum Knife)로 윌의 복부를 찔러 배를 거의 할복 직전까지 찢어발긴다. FBI 요원들과 메릴랜드 경찰이 도착해서 렉터를 체포하고, 겨우 살아난 윌은 몇 달 동안 병원 신세를 진다. 그리고 렉터를 잡은 덕분에 유명인사가 되고, FBI의 전설로 대접받는다. 이 때 한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았는데, 타블로이드지 기자 프레디 라운즈가 그의 사진을 찍어 그가 정신병자인 양 기사를 쓴다. 그리고 윌은 상처가 낫는 대로 은퇴하고 플로리다 만의 매러선에서 보트 엔진 기술자로 취직한다.

그리고 <레드 드래곤> 본편 시점인 1981년, 아내 몰리 포스터와 그녀가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윌리와 함께 플로리다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었으나 예전 상관이자 친구인 잭 크로포드가 윌을 찾아와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 '이빨 요정'이라는 연쇄 살인마가 일으키는 연쇄 살인사건을 수사해줄 것을 부탁하고 그 살인마를 추적하기 위해 프레데릭 칠튼 박사가 소장으로 있는 체서피크 병원의 정신이상자 범죄자 병동에 구금된 한니발 렉터와 대화를 나눈다.

작중에서 유일하게 한니발을 검거했으며, 동시에 그의 인정을 받은 인물. 한니발이 인정하는 몇 안 되는 인물로 클라리스 M. 스탈링과 더불어 그의 마음에 들어서 무사했다. 그러나 결말을 보면...

한니발에 말에 의하면 연쇄 살인마와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물로 이 '범죄자와 동일한 사고관' 덕분에 연쇄 살인범의 사고 방식과 범죄 패턴을 무섭도록 잘 이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실제로 소설에서의 묘사에 따르면 범행현장에 남겨진 흔적을 통하여 범인의 걸음걸이, 버릇, 특별하게 응시했던 부분, 머물렀던 장소 등을 정확하게 집어내는데, 이게 가능했던 건 자신이 범인의 입장이 되어 직접 따라하며 추리를 진행했기 때문. 이러한 부분은 NBC 드라마 <한니발>에서 잘 드러난다.

윌을 집요하게 쫓아다니는 기레기 프레디 라운즈가 죽을 때 윌의 이러한 어두운 부분이 드러나는데, FBI에서는 '이빨 요정'을 잡기 위해 그에 대한 우스꽝스러운 기사와 함께 프레디 라운즈와 윌을 함께 사진으로 찍어 신문에 내보냈다. 이 때 윌은 자신이 굉장히 싫어하는 인물이었던 프레디[3]의 어깨에 친근하게 손을 올리고 사진을 찍는다. 프레디는 이게 단순한 사진상의 연출인 줄 알았으나 살인 대상과 그 애완동물을 죽이던 살인마 '이빨 요정'은 이 사진을 보고 프레디를 '윌 그레이엄의 애완동물'로 인식해 그를 납치한 후 잔혹하게 죽여버렸고, 프레디는 죽을 때가 되어서야 윌이 그런 행동을 한 이유를 깨닫고 경악한다. 생각해보면 상당히 오싹해지는 대목.

<레드 드래곤>에서의 메인 악당인 연쇄 살인마 이빨 요정 - 프랜시스 달러하이드의 행동패턴과 생각을 거의 읽어낸 윌은 결국 그를 거의 잡을 뻔 했지만, 달러하이드가 쓴 트릭에 속아 넘어가 그가 불에 타 죽었다고 생각한다.[4] 이후 윌은 이빨 요정 사건이 해결된 것으로 여기곤 가족과 휴가를 떠났는데, 휴가를 떠난 곳에서 달러하이드에게 습격당해 얼굴을 칼로 심각하게 난자당하여 영구히 회복될 수 없는 안면손상을 입는다. 그리고 달러하이드는 윌의 아내인 몰리가 쏜 에 맞아 사망.[5] 렉터 박사는 윌에게 편지를 보내 이 얼굴의 상처를 비웃고, 결국 윌은 달러하이드와 마찬가지로 얼굴에 엄청난 기형을 갖고 살아가게 되었다. 작가인 토마스 해리스가 레드 드래곤 집필 당시에 해당 소설을 시리즈물로 만들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일부러 이런 내용을 집어넣었다고 한다.

이후 속편인 <양들의 침묵> 초반부에서는 크로포드의 입을 통해 '플로리다에 가서 가족과 함께 잘 살고 있다'는 언급이 나오지만 얼굴은 '빌어먹을 피카소가 그려놓은 그림에 나오는 얼굴' 같은 꼴이 되었고, <양들의 침묵> 중반부에는 얼굴의 상처 때문인지 알콜 중독자가 되어 망가진 얼굴을 숨기며 살고 있다는 묘사가 나온다. 스탈링이 처음 렉터를 찾아갔을 때 렉터가 그녀에게 '그레이엄의 얼굴이 어떻게 되었냐'고 묻는 장면도 있다.

소설판 <한니발>에서는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양들의 침묵>에서의 언급으로 미루어보면 <양들의 침묵> 10년 뒤인 <한니발> 시점에서는 이미 사망했거나 아직 살아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지는 못할 것으로 추측된다. 완전히 잊혀진 윌 그레이엄 '<한니발>의 도입부에서 FBI에 복직한 뒤 스탈링과 팀을 이뤄 활동하다가 가까운 거리에서 샷건에 맞아 사망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샷건에 맞아서 사망한 사람은 스탈링의 FBI 아카데미 연수원 시절 그녀의 사격 교관을 담당한 '존 브라이엄'이라는 사람이다.

1.1 대중 매체에서의 윌 그레이엄

  1. 1963년 11월 22일에 암살된 케네디 대통령이 사망 선고를 받기도 했던 유명한 군 병원.
  2. 중세시대 유럽 수술 서적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삽화인 '상처를 입은 남자(The Wound Man)'.
  3. 프레디 라운즈는 윌이 일 때문에 잠깐 정신병원에 갔다오는 사진을 찍어 윌이 정신병자인 것처럼 포장해서 쓸 정도였다. 싫어할 만 하다.
  4. 자신이 좋아하던 직장 동료이자 시각장애인인 여성에게 작업 걸던 동네 주유소 직원을 납치한 다음 자신의 집에서 불타 죽게 만들었다. 시체의 손상은 당연히 심각하여 신원파악이 어려웠고 이로 인해 정황상 달러하이드가 죽은 걸로 처리된다.
  5. 윌은 몰리가 위험에 처할 것이 두려워 몰리에게 총 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