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가톨릭

라틴어: Catholicismus Traditionalista
독일어: Katolischer Traditionalismus
에스파냐어, 포르투갈어: Catolicismo tradicionalista
이탈리아어: Cattolicesimo tradizionalista
영어: Traditional Catholicism
프랑스어: Catholicisme traditionaliste

1 개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가톨릭 교회 내부에 나타난, 전례 혹은 교리에 있어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의 신앙적, 교리적 입장을 취하는 경향을 말한다. 영어로는 Traditionalist Catholic이나 Traditional Catholic 혹은 Traditional Roman Catholic[1]이라고 부른다. 이외에도 Catholic Traditionalist로 불리기도 한다. 한글로는 전통 가톨릭 혹은 전통 로마 가톨릭이라고 부르며, '가톨릭 전통주의자'들이라고도 불린다.

전통 가톨릭 신자들과 단체들의 공통점은 교회 전례에 있어서 트리엔트 미사 전례를 소중히 여기며 고수하거나 보전하려는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개혁된 새 미사전례(바오로 6세 미사 전례)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인정하기는 하지만 달갑게 여기지 않거나 또는 아예 유효하되 흠결있는 미사로 여겨 배척한다[2] 일부 전통 가톨릭 신자들은 전례 개정위원 중 일부로 개신교인이 참여한 것을 문제 삼는다는 얘기도 있다(확인 바람). 교도권에 일치된 전통 가톨릭인들은 우리가 언제 바오로 6세 미사를 달갑게 여기지 않느냐 내지는 우리는 현행 미사도 적법하게 여기며, 교도권에 순명한다는 식으로 반론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상 교도권에 일치하여 현행 미사를 적법하다고 인정하느냐 거부하느냐의 문제를 떠나, 전통 가톨릭인들 대다수는 전통 전례 및 전통 신심을 현행 전례보다 훨씬 소중히 여기거나 영성적으로 뛰어나다고 생각하며, 1970년 이후 개정된 현행 전례 및 신심은 옛날 트리엔트 미사의 아름다운 가치에서 상당 부분 떠났다고 폄하하는 암묵적인 생각이 공공연하다. 하지만 교리나 교도권에 대한 태도에서는 전통 가톨릭 신자들과 단체들 간에 의견이 통일되어 있지 않다. 개정된 전례만 문제삼는 부류[3][4]부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결과 일부를 거부하는 보수파와 아예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의 교황을 부정하는 교황공석주의자들까지 전통 가톨릭인들의 스펙트럼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전통 가톨릭 단체 중 규모와 영향력 면에서 가장 큰 단체인 성 비오 10세회(SSPX)의 경우, 전례에서는 공의회 이전의 트리엔트 미사 및 트리엔트 전례만이 옳다고 보고, 교리에서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일부 결정[5]을 거부한다. 하지만 다른 단체들의 경우, 성 베드로 사제 형제회(FSSP)나 그리스도 왕 사제회(ICRSS)나 착한 목자 사제회(IGS) 등 교황청과 일치를 이루는 단체들은 전례에서는 트리엔트 미사 및 트리엔트 전례를 고수하지만, 교리적으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정사항들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그리고 또 다른 단체들의 경우, 순결한 여왕 마리아회(CMRI), 성 비오 5세회(SSPV) 등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정사항들을 전부 부정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로마 가톨릭교회를 변질시켰기 때문에 비오 12세 이후의 교황들은 진정한 교황이 아니며 현재 교황좌는 비어있다는 주장을 한다. '교황좌가 비어있다'고 주장하는 전통 가톨릭인들을 다른 전통 가톨릭인들과 구별하여 교황공석주의자(Sedevacantist)라고 부른다.

2 전통 가톨릭 단체들

프랑스인 가톨릭 대주교 마르셀 르페브르 대주교에 의해 창립된 전통 가톨릭 단체. 전통 가톨릭 단체들 중 규모와 영향력에서 가장 큰 단체이다.

2009년 교황청성 비오 10세회 소속 주교들에 대한 파문 제재 철회 이후, 교황청과 성 비오 10세회 간의 협상이 시작되었다. 그 후, 교황청과 성 비오 10세회 간의 협상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성 비오 10세회에서 이탈하거나 제명된 사제들이 있는데, 이들을 중심으로 창립된 전통 가톨릭 단체. 성 비오 10세회에 비해서도 성향이 더 보수적이다.

  • 성 베드로 사제 형제회(Fraternitas Sacerdotalis Sancti Petri, FSSP)

1988년 마르셀 르페브르 대주교가 교황의 허가없이 주교 4명을 성성한 것에 반대하여, 당시 성 비오 10세회의 소수 사제들과 신학생들이 이탈하여 만든 단체. 창립 즉시 교황청의 인준을 받았으며 교황청과 일치하고 있는 단체이다.

  • 그리스도 왕 사제회(Institutum Christi Regis Summi Sacerdotis, ICRSS)

교황청의 인준을 받은 단체.

  • 착한 목자 사제회(Institute of the Good Shepherd, IGS)

교황청의 인준을 받은 단체. 한때 성 비오 10세회의 프랑스 관구장을 역임했던 필리프 샤게리 신부가 참여한 단체로도 유명하다.

교황청에 인준받은 단체. 한 때는 성 비오 10세회와 마찬가지로 교황청과 온전히 일치하지 못한 단체였다. 이 곳의 창립자인 안토니오 드 카스트로 마이어 주교는 마르셀 르페브르 대주교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인물이었으며, 1988년 마르셀 르페브르 대주교의 허가받지 않은 4명의 주교 성성식에 참석하여 파문당했다. 그의 사후, 단체는 교황청과 화해하고 온전히 일치하게 되었다.

  • 그리스도의 군사들 수도회(Miles Christi, MC)

교황청에 인준받은 단체.

  • 순결한 여왕 마리아회(Congregatio Mariae Reginae Immaculatae, CMRI)

교황공석주의 단체. 이 단체의 총장상인 마크 피바루나스(Mark Pivarunas) 주교는 고 딘 툭(Ngo Dinh Thuc) 대주교에게서 주교로 성성 받은 주교에게서 주교로 성성받았다.


순결한 여왕 마리아회(CMRI)의 성당


순결한 여왕 마리아 수녀회(Sisters of CMRI)

성 비오 10세회 소속이었던 클래런스 켈리(Clarence Kelly) 신부가 역시 성 비오 10세회 소속이었던 다른 8명의 신부들과 함께 1983년 회를 탈퇴하고 세운 전통 가톨릭 단체이다. 클래런스 켈리(Clarence Kelly) 신부는 1993년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 교구의 전 교구장 주교였던 알프레도 멘데즈-곤잘레스(Alfredo Méndez-Gonzalez) 주교에게 주교로 성성받았다. 클래런스 켈리(Clarence Kelly) 주교는 2007년 같은 회 소속의 조셉 산테이(Joseph Santay) 신부를 주교로 성성했다.


성 비오 5세회의 지도를 받는 구세주의 어머니 마리아 수녀회(Daughters of Mary, Mother of Our Savior)

3 교황청과 전통 가톨릭 단체들과의 관계

전통 가톨릭 단체들은 교황청과 맺고 있는 관계에 따라서 대략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교황청과 완전히 일치한 단체, 교황청과 완전히 일치하진 못했지만 가톨릭의 일부로 인정받고 대화를 지속하고 있는 단체, 교황청과 완전히 단절된 교황공석주의 단체.

성 베드로 사제 형제회, 그리스도 왕 사제회 등 교황청과 완전히 일치한 단체들은 교황청 하느님의 교회(Ecclesia Dei) 위원회의 지도를 받으면서 활동하고 있다.

성 비오 10세회는 규모와 영향력에서 가장 큰 전통 가톨릭 단체로서, 교황청과 완전히 일치하진 못했지만 어쨌든 가톨릭의 일부로 인정받으며 교황청과 완전한 일치를 위한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 교황청과 성 비오 10세회와의 대화는 교황청과 완전히 일치한 전통 가톨릭 단체들을 지도하고 있는 교황청 하느님의 교회(Ecclesia Dei) 위원회에서 맡고 있다.

순결한 여왕 마리아회, 성 비오 5세회 등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황은 진정한 교황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교황공석주의 단체들은 교황청과의 어떠한 대화도 갖고 있지 않다.

4 복고 가톨릭교회 (Old Catholic Church)와의 차이점

가끔 전통 가톨릭과 복고 가톨릭 교회를 구분하지 못하고 혼동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전통 가톨릭과 복고 가톨릭 교회는 분명히 다른 교회이다. 두 교회의 구조와 교리가 다를 뿐 아니라, 두 교회가 형성된 시기와 형성된 맥락이 다르다. 복고 가톨릭 교회는 진보적 입장에서 로마 가톨릭교회에 이견을 가지고 떨어져 나왔지만, 전통 가톨릭인들은 보수적 입장에서 로마 가톨릭교회 주류에 이견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복고 가톨릭교회는 1930년대에 성공회와 상통하였다.

5 현대 로마 가톨릭과의 차이점

현대 가톨릭과 달리 이들은 트리엔트 미사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전례를 매우 중시한다. 그들이 현대 가톨릭 계열 성당에 간다고 했을때 특히 눈 여겨보는 것이 전통 제대[6]와 장궤틀의 설치여부다. 장궤틀이란 성당 의자에서 무릎 꿇고 기도할 수 있게 무릎을 받치는 용도의 밑에 있는 판을 말한다. 전통 가톨릭주의에서는 미사 중에서든 기도할 때든 이 무릎 꿇는 자세를 하느님에 대한 최고의 흠숭으로 여겨 자주 하곤 하는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로 전례 상당 수가 바뀌면서 기도에서든 미사 중에서든 예전보다 거의 장궤를 안 하게 되었다. 물론 이건 세계 곳곳의 성당에 따라 케바케로, 장궤틀이 남아있는 곳에서는 미사 중 거양성체 때 장궤하는 곳도 여전히 있지만... 때문에 전통 가톨릭 신자들은 장궤틀이 남아있는 본당은 전통을 중시한다면서 좋아하고, 반면 장궤틀 없는 본당(대표적으로 장궤틀을 모두 없앤 명동성당이나 20세기 말 이후에 신축된 성당 다수)은 현대주의에 물들었다며 안 좋게 보는 일이 부지기수다(...)

성체성사를 거행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입영성체를 고수한다. 이들은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가 아닌 일반 평신도(자기들 포함)들이 손으로 성체를 모시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단체에 따라서는 손영성체 자체를 죄악으로 보기도 한다. 또한 마찬가지 맥락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등장한 수도사들(수녀님들 같은)의 성체분배와 평신도 성체분배자[7]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이들은 자국어보다 라틴어로 기도나 신심 등을 바치는 것을 선호하고, 일부 전통 가톨릭인들은 라틴어 성경도 읽는 것을 선호한다.

개신교에 대해서는 교회가 아닌 이단 열교(갈라져 나간 종파)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갈라진 형제"라는 보다 순화된 호칭으로 부르며 성경 공동번역에 참여하거나 일치기도회를 갖는 등 좀 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에큐메니컬 운동에 어느정도 참여하는) 현대 가톨릭과는 달리, 전통 가톨릭에서는 개신교 자체를 교리적으로 명백한 이단 종파 내지는 이단에 준하는 그 무언가(...)로 보며, 개신교와의 교류나 접촉 일체를 굉장히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전통 가톨릭 내부 과격파(마르셀 르페브르 사제회 등)에서는 개신교를 이단 열교 차원을 넘어서서 프리메이슨 세력 혹은 사탄의 교회로 보며 현대 가톨릭에서는 온전히 다른 전통의 교회로 보는[8] 정교회도 열교로 본다. 이러한 과격파는 현대 가톨릭을 온전한 가톨릭(성교회)이 아닌 프리메이슨(혹은 개신교 세력)에 포섭 당하여 타락한 교회로 본다.

그 외에도 떼제 및 성령기도회 등 개신교의 영향을 받아 현대 가톨릭 내부에 최근에 생긴 신심들을 대부분(정도의 차는 있지만) 좋지 않게 보는 경우가 많다. 개신교식 성령기도나 자유기도 보다는 가톨릭 교회의 인가를 받은 성사와 기도문등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동성애자들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는 전통 가톨릭은 현대 가톨릭보다 더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현대 가톨릭 교회의 경우에는 성생활을 하고 있는 동성애자들에 대해서 영성체를 금지하고 미사 참례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지만, 전통 가톨릭에서는 성생활을 하고 있는 동성애자들에 대해서 영성체는 물론 미사 참례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동성애 성향 자체에 대해서는 전통 가톨릭이나 현대 가톨릭이나 미사 참례와 영성체 자체를 못할 죄로 보지 않는다. 전통 가톨릭에서도 성생활을 하지 않고 있는 동성애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미사 참례와 영성체 둘 다 허용하고 있다
  1. 전통 가톨릭 신자들이 흔히 자신들을 지칭할 때 이렇게 부른다.
  2. 가장 큰 전통 가톨릭 단체인 성 비오 10세회만 해도 현행 미사를 어찌나 싫어하는지, 주위에 현행 미사를 드리는 성당밖에 없고, 트리엔트 미사를 드리는 성당이 없다면, 그 주일의 미사참례 의무는 빼먹고 공소예절이나 기도 등으로도 괜찮다는 게 공식 지침일 정도(!)이다.
  3. 교황청과 온전한 일치를 이룬 전통 가톨릭 단체들은 이쪽에 속한다.
  4. 이쪽에 있는 가톨릭 신자 중 에큐메니컬 성향을 가진 일부는 성공회 고교회파를 부러워하는 분위기도 있다. 성공회 고교회파에는 현대 로마 가톨릭에서 사라진 전통적 풍모가 일부 남아있기 때문.
  5. 세간의 오해와는 달리 성 비오 10세회가 공식적으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정사항들을 100%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의회의 상당수 결정사항을 거부하는 것은 사실이다.
  6. 전통 제대는 고대나 중세 시절부터 있었던 오래된 성당들에 많다.
  7. 가톨릭 교회에서 영성체 예식을 할 때 과거에는 사제만이 모든 신자들에게 성체를 나눠줄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일부 상황에 한해 적절한 교육을 받고 성체 신심이 좋은 평신도들을 뽑아 미사 시간에 성체를 나눠줄 수 있게 하였다. 이를 평신도 성체분배자들이라고 한다.
  8. 로마 가톨릭과 가장 근접한 서방교회인 성공회도 '교회'가 아닌 '신앙 공동체'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