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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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Jane Eyre Jane Air 제인 항공이 아니다

1847년 영국샬럿 브론테가 커러 벨이라는 남자 필명으로 내놓은 소설.[1]

아름답고 수동적인 여주인공들이 가득한 소설이 대세였던 시대,[2] 능동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을 다룬 획기적인 소설로 평가받는다. 딱히 예쁘지 않지만 총명하고 의지 굳은 가난한 고아 소녀 제인 에어가 명문가의 가정교사로 들어갔다가 주인과 사랑에 빠진다는 전형적인 로맨스 구도도 있다.

당대에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말이 많았다. 보수층에서 자신이 독립적인 인간이라는 제인의 주장과 그녀의 건강한 자존심은 반기독교적이며 발칙하다고 비판해 금서 목록에도 오르기도 했다.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계급과 성차별을 의식한 사회비판적 요소가 녹아있으며 중요한 페미니즘 문학으로 인정받는다. 고딕 소설이기도 하다. 평범한 외모지만 꿋꿋한 여성이 정열적이고 비극적인 남성과 차가운 이성의 조각 미남에게 동시에 구혼받는다는 설정 등이 소녀들의 로망이지만 가난한 여주인공이 남자의 간택을 받아 잘 먹고 잘 살게 된다는 신데렐라 설정과는 정반대다.

남녀 주인공이 서로에게 끊임없이 츤츤대는 본격 츤데레 소설. 언니는 츤데레 쓰고 동생은 얀데레 쓰고… 어?[3]

2 등장인물

  • 제인 에어

작품의 주인공.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외숙모 밑에서 자랐다. 제인의 어머니는 삼촌의 하나뿐인 여동생이었는데 젊은 시절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난한 목사와 결혼했고, 제인의 외할아버지는 이 일로 제인 어머니와의 인연을 끊어버렸다. 누이를 아꼈던 외삼촌 리드 씨는 갓난아기인 제인이 고아가 되자 자기 집으로 데려오지만 삼촌이 죽고 숙모와 사촌들에게 괴롭힘당하며 고생했다.[4]

어린 시절엔 깡마르고 다소 고집이 셌으나 로우드 자선학교[5]에서 만난 헬렌 번즈와 템플 선생님의 교육으로 기품 있고 우아한 숙녀가 된다.

흔히 하게 되는 오해 중 하나가 제인이 커서 예뻐졌다는 것인데 본문에도 보면 그에 대한 것이 많이 나오듯이 그녀는 어른이 되어서도 작고(어렸을 때의 영양결핍이 주 요인) 강단 있는 여성으로,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일반적인 연애소설과는 현격히 차이가 나는 점. 작중묘사들을 모아봐도 "똑똑해보이기는 하지만 결코 아름답지는 않다"는 표현이 대다수. 사실 그녀와 플래그가 있던 로체스터와 세인트 존마저 둘 다 제인을 보고 대놓고 못 생겼다(…)고 했다. 외모의 느낌을 알고 싶다면 샬롯 브론테의 이름을 구글링해서 그녀의 사진과 초상화를 보자. 작가 본인의 외모가 많든 적든 소설 속 주인공의 모습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크다. 근데 막상 검색해보니 괜찮던데 특출나게 예쁜 구석은 없는 평범한 여성이라는 느낌이 강하다.[6] 이 때문에 소설의 내용을 충실하게 묘사한 영상물에서는 제인 에어 역을 맡은 배우도 수수하게 보이도록 분장한다.

로우드 자선학교에서 공부하고 후배들을 가르치다가 손필드에서 가정교사 생활을 하게 되는데[7] 그곳에서 손필드의 주인 로체스터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고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게 될 듯했지만 식 도중에 로체스터에게 버사 메이슨이라는 아내가 이미 있음이 드러나 손필드를 떠난다. 거지 노릇을 하면서 고생을 하다가 친척들을 만나 자립도 하고 그들을 통해 숙부의 재산을 상속받아[8] 다시 로체스터와 만나 결혼해서 행복하게 산다.

  • 에드워드 페어팩스 로체스터

손필드의 주인. 젊은 시절 형만 편애하는 아버지에게 속아 부유하지만 정신병을 가진 버사 메이슨과 결혼을 했고, 형과 아버지가 죽음에 따라 손필드의 주인이 되었다. 정신병을 가진 아내를 사랑할 수 없어 젊어서부터 여러 곳을 떠돌아다녔다. 등장인물들 대부분에게 못 생겼다는 평을 듣는데도 제인 이전까지 아내를 제외한 애인이 셋이나 있었던 것을 보면 돈은 확실히 많은 듯(…). 순수한 제인을 만나 사랑을 느껴 그녀와 결혼하려 하지만 버사 메이슨의 존재가 드러나 버림받는다.[9]

이후 술에 절어 제인을 그리워하며 허송세월하다가 버사가 손필드에 불을 지르고 미쳐 날뛸 때 그녀를 구하려다가 한쪽 팔을 잃고 장님이 된다. 제인을 다시 만난 후 좋은 의사를 만나 한쪽 시력은 회복했다.

'로체스터 백작'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이 있는데, 페어팩스 부인의 말에 따르면 로체스터 가문은 "늘 존경받아왔고 이 근처의 땅은 거의가 아득한 옛날부터 로체스터 가문의 것"이긴 하지만 작위를 가진 귀족은 아니다. '로체스터 경'이 아닌 '로체스터 씨'로 불리고 손필드 저택에 대한 묘사만 보더라도 "귀족의 저택이 아니라 신사의 저택이었다"라고 나와있으니 뼈대 있는 젠트리 계급이라고 보는 게 옳다. 애초에 잉그램 남작 가문의 딸인 블랜치와 결혼을 고려하는 이유 중 하나도 "귀족인 그녀의 작위와 인맥"이다.

  • 헬렌 번즈
로우드 자선학교 시절의 제인의 친구. 나이는 제인보다 3살 정도 연상. 스코틀랜드 노섬벌랜드 출신으로 말이 없고 병약한 아이였으나 뛰어난 지식과 기품 있는 품성을 지녀 제인의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당시 스캐처드 선생에게 매우 부당한 대우를 받았으나 반항하거나 적대감을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선생을 이해해주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였다. 이 모습에 제인은 많은 깨달음을 얻었고 제인과 매우 친한 친구가 되지만 결핵에 걸려 어린 나이에 사망한다.[10] 작가의 동생을 투영한 캐릭터다. <헬렌이 묻힌 곳은 브로클브리지 교회 묘지였다. 헬렌이 죽고 헬렌의 묘는 15년 동안 잡초가 무성한 흙더미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곳에 헬렌의 이름과 라틴어로 '나는 다시 부활하리라'라는 비문이 새겨진 회색 대리석 묘비가 서있다>는 대목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제인이 로체스터와의 결혼 후 헬렌의 무덤을 찾아가 신경 써준 듯하다.
  • 마리아 템플 선생님
로우드 자선학교의 교장. 선량하고 현명한 교사로 헬렌과 함께 제인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 제인이 로우드 자선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무렵 네이즈미스 목사와 결혼해서 떠난다.
  • 페어팩스 부인
손필드의 관리인이자 로체스터의 먼 친척.[11] 로체스터가 손필드를 비우는 동안 손필드를 관리하며 아델을 키우고 있다. 상냥하고 친절한 부인으로 제인이 로체스터와 결혼하는 것을 걱정한다. 작중묘사로 볼 때 지혜롭다기보다는 인자하지만 평범한 인물인 듯.
  • 버사 메이슨

로체스터의 부인. 몸집이 큰 이국적인 미인이었으며 자메이카 출신. 로체스터보다 5살 연상. 대부호의 딸이지만 그녀의 가문에는 광인의 피가 흐르고 있고 그녀 자신에게도 그런 성향이 보인다. 막대한 유산을 내세워 로체스터와 결혼했으나 정신병이 점점 심해지면서 손필드 한 구석에 격리된다. 매우 난폭한 성격으로 손필드에 불을 지르고 제인의 웨딩 베일을 찢기도 했다. 결국 손필드에 불을 지르고 추락사.

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2차 창작프리퀄도 존재한다. 1966년 발표된 진 리스의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선 정신병자 이상의 역할을 받지 못 한 버사 메이슨의 유년기와 로체스터와의 결혼, 그리고 그녀의 시점에서 본 손필드 저택 방화 사건을 다루고 있다. 도미니카 출신인 진 리스는 '제인 에어'에 내재된 가부장적이고 제국주의적인 면모, 자메이카 출신 크레올에 대한 차별에 대한 반발로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썼다고 한다. 크레올(중남미 식민지 태생 백인)들은 본토의 백인들로부터 각종 차별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간혹 정신이상자 취급을 받았고, 이는 라틴 아메리카 독립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 신 존(St. John)[12]

제인이 버사 메이슨의 존재를 알고 손필드를 나온 뒤 거지꼴로 헤매고 있을 때 만난 인물로 굶어죽기 직전인 제인을 구해주고 일자리도 준다. 후에 제인의 사촌이었음이 밝혀진다. 처음에는 제인을 보고 못 생겼다고 딱 잘라 말할 정도였으나 제인과 가까워지면서 성실한 인품을 알게 되자 제인에게 청혼. 제인은 그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사의 아내가 될 여자를 원할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 거절한다. 그는 왜 거절당했는지 몰랐기 때문에 신앙심을 강조하여 청혼을 계속한다. 제인의 결심도 점차 흔들리던 찰나, 어디선가 들려온 로체스터의 목소리를 듣고 그녀는 손필드로 떠난다. 결국 제인에게 완전히 거절당한 그는 단신으로 인도로 가고 "스스로 정한 길로 뛰어들었고 지금도 그 길을 가고 있다"고 제인이 말한다.

마지막 단원에 보면 제인은 신 존에게 편지로 로체스터와의 결혼을 알렸다. 결혼에 대해서는 답장이 없었지만 '신 존은 그 뒤로도 자주는 아니지만 꾸준히 편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제인 에어가 자서전 형식으로 쓰인 점이라는 걸 감안하면 제인이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인도에서 살아있었다. 하지만 작품 말미에 그는 이미 모종의 병에 걸려 생명을 다해가고 있다고 나온다. 그는 제인에게 자신은 죽음이 두렵지 않으며 아마 이 다음에 올 편지는 신 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자신의 죽음을 알리는 편지가 될 것이라고 제인에게 썼다.[13] 외모가 마치 그리스 시대의 조각상 같다고 느낄 정도로 반듯하게 생겼다고 하며 성격 또한 인도 선교에 일생을 바치고자 할 정도로 더없이 고결하지만 사랑 같은 속세의 열정에 대해서는 냉정하여 로체스터와는 여러 모로 대조되는 인물이다. 리버스 가문은 2백년 동안 이어 내려온 유서 깊은 집안으로 가정부 한나의 말에 따르면 헨리 왕(헨리 튜더를 말하는 듯하다. 추가바람) 시절부터 신사(젠트리, gentry) 계급이었다고 한다.

  • 아델 바랭
로체스터가 데리고 있는 아이. 과거 로체스터의 연인이었던 셀린 바랭이 자기 딸이 로체스터의 아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손필드에 오게 되었다. 바랭이 양다리를 걸친 데다(…) 아이가 자신과 닮은 부분이 없다는 이유로 로체스터는 아델을 자신의 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래를 잘 하고 활발한 성격 등 그야말로 그 시대 영국인들이 생각했을 프랑스인의 전형인 성격을 갖추고 있다. 제인이 로체스터 저택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된다. 제인이 떠난 후 상심한 로체스터가 가혹한 규율의 기숙학교에 보내버리지만 제인이 돌아온 뒤에는 '좀 더 관대하게 운영되고 집과 가까워서 자주 찾아갈 수 있고 가끔 집에도 데려올 수 있는 학교'를 찾아 아델을 입학시킨다. 훗날 아이를 낳게 된 제인에게 더할 나위 없는 벗이 되었다.
  • 블란체 잉그램
손필드 근처의 저택에 사는 귀족 아가씨. 아버지는 작고한 잉그램 남작이며 유일한 아들인 남동생이 작위와 재산의 대부분을 이어받아 잉그램 경이 되었다. 그러나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고 돈만 밝히는 속물로 로체스터가 돈이 없는 척 연기하자 단번에 그에게 관심을 끊어버리는 배금주의자. 로체스터는 덩치 큰 이국적인 미녀인 그녀에게서 버사 메이슨의 그림자를 보고 애초부터 그녀를 마음에 들지 않아했다.
  • 그레이스 풀
손필드의 숨겨진 관리인. 덩치가 크고 힘이 좋아 버사 메이슨의 감시를 맡고 있다. 제인이 손필드에 와서 버사의 기괴한 웃음 소리에 놀랐을 때 그 웃음의 주인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술을 좋아하는 탓에 가끔 취해 잠드는 일이 있었고, 버사 메이슨은 그 틈을 타고 손필드를 돌아다니다가 결국 화재 사고로 이어진다.
  • 리드 부인
게이츠헤드 저택의 여주인이자 제인의 외숙모. 제인의 외삼촌이 제인을 잘 부탁한다고 했지만 남편이 죽자 제인을 학대하고 결국엔 제인을 자선학교로 보내버린다. 나중에 제인의 숙부가 제인을 데려가려 리드 가에 연락하자 제인이 부자가 될 것이 못마땅해 제인이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아들 존의 자살 이후 충격을 받아 급격하게 병약해져 죽는다.
  • 일라이자 리드
리드 부인의 장녀. 미인인 동생 조지애나에 비하면 수수한 외모라고 하지만 제인보다 체격은 좋은 모양이다. 금욕적인 성격으로 자랐고 귀족이나 부자와 결혼하기를 원하는 조지애나를 경멸한다. 리드 부인의 장례식 후 프랑스로 떠나서 수녀가 된다. 후에 그 수녀원의 원장이 된다고.
  • 조지애나 리드
리드 부인의 차녀. 금발에 푸른 눈, 발그레한 뺨을 가진 빼어난 미인으로 런던에 갔다가 귀족 남성과 사랑에 빠졌는데 주변에서 결혼을 반대하자 야반도주해서 숨어 살다 붙잡혔다. 그런데 그들을 붙잡은 게 바로 언니인 일라이자 리드. 그래서 두 사람은 사이가 별로 좋지 않다. 후일 런던에서 다른 부자와 결혼한다. 제인의 의견에 따르면 미인이기는 한데 모친을 닮은 턱이 좀 세보인다고. 성격은 게으르고 의존적인 편.
  • 존 리드
리드 가의 장남.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를 믿고 제인을 괴롭혔다. 허겁지겁 폭식하는 버릇 때문에 어릴 때부터 비만에 담즙 과다(…)로 얼굴빛이 좋지 않다고 나온다. 난폭하고 끈기 없는 성격으로 학교도 때려치우고 도박에 빠져살다가 결국 도박빚에 쪼들려[14] 자살.
  • 리처드 메이슨
버사 메이슨의 오빠. 서인도 제도에 살고 있다. 동생과 로체스터의 결혼에 관여한 바가 있는 듯하다. 동생을 보러 손필드에 왔다가 물어뜯겨 큰 상처를 입었다. 나중에 로체스터와 제인의 결혼식에 찾아와 그가 이미 결혼했음을 폭로했다. 메이슨 가문의 광인의 피는 그에게도 흐르고 있다. 다만 버사와는 달리 매우 심약한 성향.
  • 다이애나 리버스 & 메리 리버스
신 존의 동생으로 처음에는 노숙을 하던 제인을 가엾게 여겨서 거두어주었던 인물들. 남매의 아버지가 오래 전에 믿고 투자했던 숙부의 사업이 파산하는 바람에 집안의 재산을 거의 날려버려 일찍부터 경제적으로 자립해서 생활했다. 후일 사촌임이 밝혀지자 제인으로부터 각자 5천 파운드씩 증여받게 된다. 다이애나는 해군 장교와 결혼하고 메리는 성직자와 결혼했다.
  • 로자먼드 올리버
신 존이 사랑하는 아가씨로 지역 유지[15]의 외동딸이다. 작중 최고 미인이자 아버지가 지역에서 차지하는 입지도 높으며[16] 다정다감하고 상냥한 성격. 신 존이 엄친아라면 로자먼드는 엄친딸. 자신의 빼어난 미모를 스스로도 잘 알고 있으며 차가운 성격인 신 존을 유일하게 당황하게 만드는 여자다. 제인은 올리버 씨와 만난 후 신 존과 로자먼드의 결혼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인도 선교에 자신의 몸을 바치려고 결심한 신 존은 로자먼드가 그에 맞지 않다고 생각, 결국 연심을 접고 제인에게 청혼한다. 근데 제인한테도 차이고… 여러 모로 불쌍하다. 청혼 내용 보면 차일 만했다. 널 사랑해서 청혼하는 게 아니라고 몇 페이지에 걸쳐 바득바득 우겨대는데 없던 정도 떨어질 지경

3 줄거리

부모를 여의고 외숙모 집에 얹혀사는 고아 소녀 제인 에어는 외숙모와 외사촌들의 학대를 받는다. 성격이 괄괄한 제인은 얌전히 참는 대신 사사건건 이들과 부딪친다. 결국 브로클허스트씨라는 어쩐지 광신주의자 냄새가 풍기는 목사가 운영하는 로우드라는 자선학교[17]로 쫓겨나다시피 가게 되는데 이곳은 엄격하다 못해 잔인한 교육과 추위와 굶주림이 만연한 열악한 환경이었다.[18] 이런 환경에서도 제인은 헬렌이란 친구와 자애롭고 용감한 템플 선생님을 만나 위로를 받고 욱하는 성격은 고치지만 정의감은 간직한 채로 성숙해간다. 전염병이 돌자 영양실조 상태에 놓여있던 학생들 다수가 죽고 여기엔 헬렌도 끼어있었다.[19] 이 일을 계기로 학교 환경이 대폭 개선된다.[20] 제인은 성실히 공부하여 교사로 일하게 된다.

입학한 지 8년 후 모교의 교사로 일하고 있던 제인은 더 넓은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에 가정교사 광고를 냈다가 로체스터 가문의 손필드 저택의 여자아이의 가정교사로 채용된다. 그녀가 가르치게 된 손필드의 아델은 로체스터의 옛 정부였던 프랑스 오페라 무희의 딸로 로체스터의 아이인지 아닌지도 의심스러운 핏줄이다. 제인은 추남에 괴짜인 로체스터와 운명의 만남을 갖고 그들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지성과 감수성에 끌리게 된다.

이 와중에 제인은 병든 외숙모의 임종을 지키러 로우드 입학 이후 처음으로 외숙모의 집에 돌아간다. 그녀를 심하게 괴롭혔던 외사촌오빠는 빚으로 자살하고 집안은 풍비박산난 상태.[21] 제인은 어린 시절의 분노를 딛고 처음으로 자신을 학대했던 외숙모와 외사촌언니들을 한 발 물러서 냉정하게 바라보며 증오를 버리고 동정심을 느낀다. 예쁜 외사촌 언니 조지애나는 비루한 삶을 탈출하기 위해 부잣집 남자에게 의존하는 껍데기뿐인 결혼을 택하는데 나중의 제인의 결정과 대조되는 결정이다.

제인의 로체스터에 대한 사랑은 점점 커져간다. 제인은 로체스터의 재산을 노리고 그와 결혼하려는 잉그램 양이 등장하자 그에겐 어울리지 않는 자신의 신분이나 볼품없는 외모에 절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두 사람은 사랑을 고백하고 결혼 준비를 한다. 이때 제인이 하는 자신이 동등한 인간이라는 정열적인 주장과 제인을 귀여운 신부로만 대하려는 로체스터에게 제인이 자신은 예쁜 소유물이 아니라고 일침을 놓으며 밀고 당기는 대화 장면은 관련 문학 강의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는 중요한 대목. 로체스터를 대화로 놀리는 제인 에어의 수법은 가히 압권.

그러나 결혼식 전날 밤 제인은 곧 유령 같은 여자가 자신의 면사포를 찢는 것을 목격하고 불길한 징조가 이어진다. 그리고 결혼식 날 로체스터에겐 아직 부인 버사 메이슨이 멀쩡히 살아있다는 사실이 폭로된다. 로체스터가 젊은 날 돈을 위해 아무런 애정 없이 결혼했던 서인도 제도 크레올계 여자로 미치광이 정신병자가 많이 나온 집안의 유전으로 인해 완전히 미쳐버린 후 저택 안에 갇혀있었던 것. 제인이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손필드에 불을 지르려 한 사람도 이 여자였다.[22]

제인은 로체스터의 기만에 가슴 아파하면서 곁에 남아있어 달라는 그의 요청에 대해 그의 정부로 남을 수는 없다며 손을 뿌리친다. 그리고 짐을 꾸려 저택을 도망치듯 나와버린다.

제인은 우여곡절 끝에[23] 자신의 사촌이자 목사인 신 존과 그의 여동생들을 만나 하층계급 소녀들을 위한 학교에 선생님으로 부임한다. 그 와중에 마데이라의 삼촌이 돌아가시며 제인에게 2만 파운드의 유산을 남기고 제인은 재산을 사촌들과 나누어 가진다. 미남이며 도덕적이지만 냉정한 신 존은 선교활동을 위해 해외로 떠나기 전에 제인에게 "사랑하지는 않지만 난 당신을 존경하고 당신이 선교사의 아내로서 뛰어난 자질이 있다 생각한다"며 구혼한다. 당시 결혼하지 못 한 여자의 고달픈 운명과 선교활동에 대한 끌림에도 불구하고 제인은 애정 없는 결혼은 할 수 없다며 거절한다. 사촌언니들이 '제인은 인도로 가서 선교활동을 하면 몸이 약해 젊은 나이에 죽을 게 틀림없다'고 반대했음에도 제인은 선교활동 자체는 하고 싶어하여 신 존에게 아내가 아닌 사촌누이로서 따라갈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으나 신 존이 부부도 아닌데 그렇게 사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반대했다.

신 존은 신앙심과 봉사를 내세워 제인에게 결혼을 종용하고 제인도 흔들리려는 찰나 로체스터의 목소리를 듣고는 신 존을 뿌리치고 손필드로 간다.[24] 도착해보니 손필드는 로체스터의 부인 버사가 불을 질러 완전히 불타 내려앉았다. 버사는 죽었고 고용인들은 흩어진 상태. 로체스터는 재산을 잃어 가난해진 데다[25] 장님이 되고(나중에 한쪽 눈은 어느 정도 시력을 회복) 한 팔을 잃어 불구가 되어있었다.[26] 그리고 이어지는 "독자여, 저는 그와 결혼했습니다!"는 수많은 독자를 울린 유명한 문구.

그리고 조촐하지만 신실한 해피 엔딩.[27]

4 각색 및 2차 창작

제인 에어의 영상화는 수십 차례 이뤄졌으며 골라 보는 재미 각 버전에 대한 평가는 로체스터와 제인 에어를 맡은 배우들에 따라 극과 극이다. 전반적으로 명성에 비해 각색하기 까다로운 원작이라는 평이 많다. 특히 국내에서는 2006년 BBC가 만든 드라마 제인 에어가 가장 최근에 만들어져서 그런지 호평을 많이 받는 편이다. 여성 감독이라 그런지 연출면에서 상당히 섬세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며 제인 에어 역을 맡은 루스 윌슨과 로체스터 역을 맡은 토비 스티븐스의 연기도 훌륭하다. 또한 책에 충실한 각색과 입체적으로 각각의 캐릭터를 그려낸 점은 특히 이 작품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다소 발랄하고 귀여운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의 면도 볼 수 있다

버사 메이슨의 시각에서 제인 에어의 이야기를 재창조한 진 리스(Jean Rhys)의 소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The Wide Sargasso Sea) 역시 영화화가 되었는데 호주에서19금의 도색영화로 만들어졌다. 한국 출시 제목은 '카리브 해의 정사'. 원작의 호불호도 갈리지만 영화는 거의 원작 모독 수준. 가끔 심야에 케이블에서 방영하니 관심 있는 분은 참고하자 그리고 2006년에 BBC에서 만들어진 드라마 "광막한 바다의 사르가소"는 한 번쯤 볼 가치가 있다. DVD로는 볼 수 있으니 보고 싶은 분은 사서 보도록(…).

원작소설이 너무 유명해서 스핀오프와 후속작 등이 꽤 많다. 한국에서 번역된 건 크림 전쟁이 100년 이상 지속된 이세계 영국[28]에서 악당이 제인 에어 작품에 들어가서 벌이는 사건과 주인공들의 활약으로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의 결혼이라는 결말[29]을 끌어내는 제인 에어 납치 사건만 번역이 되었다.

외국에서는 제인 에어의 딸[30]이 주인공인 작품들, 아델 바랭을 주인공으로 해서 제인 에어를 재구성하는 이야기나 그레이스 풀(…)을 통해서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이야기 등이 있다. 제인 에어의 비중은 적지만 폭풍의 언덕과 합친 이야기도 있다. 히스클리프가 종적을 감췄을 동안 로체스터 저택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이야기.

2011년 4월, 미아 바시코프스카마이클 패스벤더(주연을 맡은 배우들의 외모가 원작에서의 묘사와 다르게 못 생겼다고 하기엔 너무 잘난 편이다…)가 각각 제인 에어, 로체스터를 맡아 연기한 영화 제인 에어가 개봉했으며, 호불호는 갈리지만 심한 악평은 없었다. 평작으로 보는 관객들과 달리 평론가들은 대체로 호평하는 수준. 서정적인 영상미가 특히 이 작품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으며 캐릭터의 감정에 따른 배경의 변화가 탁월하다. 복식이나 건물 양식에 대한 고증도 준수한 편. 이 영화의 감독을 맡은 캐리 후쿠나가 감독이 일본미국인[31]라서 그런지 동서양의 조화가 느껴지는 장면들도 꽤 있다.[32] 또한 제인 에어가 로체스터를 떠나는 시점부터 이야기를 진행하여서 극의 진행 순서를 비틀면서도 원작의 향취와 분위기는 잘 담아낸 편이다.

뮤지컬화도 몇 차례 이루어졌는데 2000년 브로드웨이 초연한 버전의 넘버들이 좋아서 은근히 앓는 뮤덕들도 제법 있는데 흥행성적이 별로인지 한국에 들어오는 것은 요원해보인다.

5 평가

수작이지만 크레올에 대한 인종차별적 요소는 현대에 와서 평가를 깎아버리고 있다. 되려 당시에는 인정받지 못하던 에밀리 브론테가 쓴 폭풍의 언덕은 현재 영문학 최고봉 걸작 10에 당당하게 들어가는 불멸의 걸작으로 인정받지만 제인 에어는 이젠 그러고 있지 못 하다.
  1. 이 작품이 베스트 셀러가 되고 난 뒤 브론테 자매 전부 본명이 알려졌다.
  2. 성격 면에서 독립적이긴 하지만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서도 주인공은 보통 예쁘다. 아니, 오스틴은 얼굴을 상당히 밝혀서(…) 미모가 딸리는 작품 속 인물들에 대한 취급이(지성과 교양이 모자란 캐릭터들만큼 가차 없이 까지는 않지만) 좋은 편은 아니다. 기존의 선남선녀 주인공이 아니라 추남추녀(?)를 내세운 소설이란 점에서 참 획기적이다.
  3. 동생의 이름은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의 저자다.
  4. 제인은 너무 어릴 때 외삼촌댁으로 왔고 외삼촌은 곧 돌아가셨기 때문에 '리드 외삼촌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살아계셨다면 분명 잘해주셨겠지만'이라고 말한다. 삼촌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임종 전에 외숙모에게 '제인을 자기 자식처럼 키우겠다고 나에게 맹세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 정도.
  5. 작가의 자매들이 실제 이런 류의 학교에서 고생한 경험이 있다. 나이가 위인 두 언니 마리아와 엘리자베스는 결국 사망. 샬럿의 아버지는 충격을 받고 샬럿을 집으로 돌아오게 했다.
  6. 여담으로 샬럿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는 자학했지만 동생 에밀리나 앤의 외모는 후하게 평가했다. 근데 에밀리 브론테 항목에 있는 초상을 보면 아닌 것 같다. 사진이 못 나와서 그럴 수도 있는데 자학이 좀 심하다.제인 에어의 성격이 작가의 성격이라고 생각해 보면 객관적인 평가야 어쨌던 컴플렉스가 좀 있는 편이고 그래서 이런저런 기준이 엄격한 듯하다. 반면 도덕적으로 적당한 기준만 넘기면 남에게는 제법 관대한 듯도. 넘기지 못하면 사람취급 안 하지만.
  7. 당시에는 교사의 지위가 극히 낮았다. 고아원에서 교육받고 고아원 후배들의 보모 겸 가정교사가 되는 일이 빈번했다. 안정효 씨의 지적으로는 당시 이런 류의 교사의 지위는 창녀와 다를 게 없었다고 한다. 제인 에어가 어떻게든 나와서 로체스터 집으로 가는 주요한 이유 이 시기 여자 교사가 여러 모로 불리한 입지에 놓여있긴 했으나 창녀와 같았다는 것은 아예 틀린 서술이다. 저 말을 옳다고 한다면 사회적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 했던 당시 유럽의 직업여성 대부분이 매춘부와 다를 바 없었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굳이 따지자면 안정효 씨가 서술한 지위에는 성폭행 위험에 매우 많이 노출되었던 메이드가 놓였다고 보는 것이 더 맞다. 일단 남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교육을 받은 여성은 가난할지언정 사회적으로 괄시받는 계층은 아니었다. 제인이 학교를 떠난 이유는 8년간 똑같은 생활만 답습하며 새로운 세상을 맛보고 싶어하는 열망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8. 2만 파운드. 영어 위키에서는 현재 기준으로 환산하면 134만 파운드라고 한다. 한화로 환산하면 무려 23억 원이 넘는다. 비록 제인이 "재산보다는 가족이 생긴 것이 더 기쁘다"며 사촌간인 리버스 남매와 4등분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엄청난 재산.
  9. 민사상으로는 제인과의 혼인은 중혼으로 취소사유가 존재하게 되고 전혼인 버사 메이슨과의 혼인은 버사 메이슨의 입장에서 이혼사유가 존재하게 된다.
  10. 죽기 전 헬렌의 말에 따르면 아버지가 살아계시지만… '최근에 결혼을 하셨으니까 날 그리워하진 않으실 거야.'
  11. 15년 전에 죽은 남편은 손필드 근처 교회의 목사였고 그 남편이 로체스터 어머니 쪽 친척이었다.
  12. 성자 존의 의미로 쓰일 경우 세인트 존이지만 사람의 이름일 경우 세인트 존이 아니라 신 진이나 신 존이라고 발음한다.
  13. 어떤 영화판에서는 명성을 위해서 사는 속물로 그려지고 있다. 원작파괴…지만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를 결혼시키려는 설정 때문에 그런 것. 어차피 그러지 않아도 결혼하는데
  14. 빚 때문에 감옥에 2번이나 들어갔는데 리드 부인이 가까스로 두 번 다 빼냈다.
  15. 아버지 올리버 씨는 바늘 공장과 주물 공장을 경영하며 이 지역 남자들 대부분이 거기서 일하고 있다.
  16. 다만 대대로 존경 받아온 가문인 신 존의 집안에 비해 바늘 장인에서 시작해 자수성가한 타입. 올리버 씨는 이런 면에서 유서 깊은 가문의 마지막 후손인 신 존을 높게 평가한다.
  17. 이 학교가 자선학교인 이유는 학비가 연 15파운드로 책정되어있긴 하지만 기숙학교의 학비로는 상당히 모자라는 금액이므로 부족분을 기부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이다.
  18. 이는 그 유명한 영국 요리를 만든 원흉 중 하나인 금욕주의에 기인한 학교 운영 방침 때문이다. 브로클허스트 씨는 단순한 부패 이사장의 차원을 넘은, 금욕주의를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광신도라…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음식은 매우 형편없는 인색한 분량과 질을 자랑한다. 예를 들어보면 아침엔 죽 한 그릇, 점심엔 '질이 나쁜 감자와 좀처럼 보기 힘든 상한 고깃조각을 넣어 끓인 무언가',(여기서 우리는 영국인 기준으로도 형편없다는 무시무시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저녁엔 티 타임에 빵 반 조각과 커피, 저녁식사로 물과 귀리 과자 약간(…). 그마저도 죽을 태우는 날엔 먹을 수가 없어 학생들은 쫄쫄 굶은 상태로 오전을 보내야 한다. 이를 보다 못한 템플 선생이 치즈 바른 빵을 임시로 급식하도록 했지만 브로클허스트 씨는 이를 알고 템플 선생을 질책했다. 그야말로 천하의 개쌍놈. 이 악당의 만행 중에는 선천적인 고수머리였던 줄리아라는 여학생을 보고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머리를 바싹 밀도록 지시하는 것 등등이 있다.
  19. 헬렌은 전염병이 아니라 지병이었던 폐렴으로 죽었다.
  20. 티푸스가 로드에서 왜 그렇게 큰 피해를 냈는지에 대해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되었고, 로드의 개판 오분 전인 환경과 광신적 금욕주의에 기반을 둔 막장 교육 실태가 대대적으로 까발려졌다. 본문에 보면 교사의 매우 안 좋은 위치, 요리하는 데 사용하는 찝찔하고 냄새나는 물(…), 학생들이 먹는 음식의 형편없는 분량의 질 등에 대해 조사가 이루어졌다는 부분이 있다. 결과적으로 브로클허스트 씨는 개쪽을 당하고 학교에는 대대적인 개선이 이루어졌다. 몇몇 자산가들이 거액을 기부해 더 나은 위치에 교사를 신축했고, 막장스러운 학교 운영 방침을 뜯어고친 것이다. '재산과 가문 관계로' 무시될 수 없는 브로클허스트 씨는 여전히 회계 감독의 지위에 있지만 훨씬 자비로운 사람들에 의해 실무는 모두 빼앗겼다고 나온다. 메데따시 메데따시.
  21. 주 원인은 존의 도박빚. 리드 부인이 제인을 만나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할 때 '들어오는 돈의 3분의 2는 저당의 이자를 꺼나가는 데 쓰인다'는 부분도 있다. 이 놈은 판사 되라고 법대 보내놨더니 집안을 말아먹었다.
  22. 버사 메이슨의 비극을 탈식민주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책이 진 리스(Jean Rhys)의 "광막한 바다 사르가소(The Wide Sargasso Sea)"다. 관심 있다면 이 책도 필독.
  23. 돈도 없이 이리저리 헤매다가 길거리에서 거의 굶어죽을 뻔했다.
  24. 처음엔 환각이라 생각했지만 나중에 로체스터의 말에 의하면 정말 그가 창문을 열어둔 상태로 하늘을 보며 제인을 불렀고, 로체스터는 바람에 들려오는 제인의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제인이 그 사실을 밝히진 않지만.
  25. 잃었다고 해도 소실된 건 저택과 그 안에 있던 귀중품 정도다. 집만 불탔지 영지는 멀쩡한 상태라 사는 데 지장은 없지만… 상당한 재물을 잃은 건 분명하긴 하다.
  26. <한쪽 눈은 튀어나오고, 한쪽 팔은 외과의사인 카터 씨가 즉시 절단해야 할 만큼 엉망으로 부서져있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한 눈도 염증으로 인해 시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불타 무너지는 저택에서 붕괴에 휩쓸려 대들보에 깔리고도 그 정도로 끝난 건 사실 기적이다.
  27. 원래 작가는 제인과 로체스터를 결혼시키지 않을 작정이었지만 독자들의 요청으로 결혼을 시켰다고 한다. 한국에도 번역된 제인 에어 납치 사건이라는 SF에 따르면 이 설정은 책 속에 들어간 주인공들 때문이라고 한다. 연재소설도 아닌데 독자 요청으로 수정이라는 상황이 어떻게 일어났냐면 그 시절 출판 관행 때문이다. 당시에는 3권으로 나누어 출판하는 것이 흔했다. 이게 3부작이기 때문에 3권이 아니라 1권일 것을 3권으로 나누어 출판하곤 했다는 것. 출판 비용이 높아서 우선 첫 권(사실상 한 권의 1/3권)을 팔아보고 나머지 출판 여부를 정했으며, 그 수익으로 나머지 출판의 펀딩으로 사용했었다. 제인 에어도 1-15장, 16-26장, 27-38장으로 3권이었다. 적어도 완결이 날 만큼 수요가 확실했고 독자의 피드백도 자연스레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28. 처음에는 대체역사물로 소개되었지만 대체역사물은 아니다. 이후 시리즈에서 주인공들은 차원의 문을 통해서 현재 우리들이 사는 세계로 들어오는 이야기가 나온다.
  29. 이 세계의 원래 결말은 신 존과 결혼을 다짐하는 제인 에어의 다짐이다.
  30. 원작에서 언급된 제인과 로체스터의 자식은 아들이지만 분명히 "첫 아이(First Born)"라는 언급이니 그 뒤에 낳은 자식이 있는 건 설정파괴는 아니다.
  31. 일본인 아버지와 스웨덴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32. 제인과 로체스터가 사랑을 확인하고 나서 손필드 저택에서 산책하는 장면에 벚꽃이 활짝 핀 나무들이 줄지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