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 ||||||
朝 | 三 | 暮 | 四 | |||
아침 조 | 석 삼 | 저물 모 | 넉 사 |
1 개요
고사성어 중 하나. 풀어 쓰면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 《열자》 황제편, 《장자》 제물론편[1]에서 나온 고사성어다.
춘추전국시대에 저공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취미로 원숭이를 길렀다. 그런데 먹이가 부족해지자, 원숭이들에게 먹이(도토리)를 아침엔 3개, 저녁에 4개 준다고 하였다. 그러니 원숭이들이 마구 화를 내기에, 그럼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준다고 하였더니 원숭이들이 흡족해했다고 한다. 그럼 원숭이가 사람 말을 이해했단 건가?!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주나,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주나 먹이의 갯수는 똑같지만, 그걸 모르고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에만 급급하는 어리석은 상황을 묘사할 때 흔히 쓴다. 또는 잔술수로 상대방을 현혹시키는 모습을 비유하기도 한다.
2 도가적 접근
사실 조삼모사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원숭이의 분간 못하는 멍청함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원숭이들의 불확정적인 제안에도 유연히 대처하는 저공의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태도를 강조하기 위한 우화다.
원숭이들의 입장에서는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의 도토리를 받는 것은 옳지 않으며(非),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의 도토리를 받는 것은 그나마 옳은(是) 선택이다. 하지만, 저공은 처음에는 원숭이의 입장에서 '옳고 그름'이 뭔지 몰랐기에, 전자의 제안을 했다가 원숭이들의 반발에 마주친다. 여기에서 이분법적 사고에 찌든 사람[2]이라면 원숭이들이 말을 안 듣는다고, 어리석다고 화를 내고 말았겠지만, 저공은 '원숭이가 옳다고 하는 것에 따라'(因是) 후자의 제안을 하여 원숭이들을 만족시켰다.
즉, 저공은 자기만의 관점(是非)을 원숭이에게 강요하지 않고, 원숭이의 관점을 받아들여(因是) 자신과 원숭이 사이의 갈등을 현명하게 조율하여, "자연적인 가지런함(天均)을 실현한" 현명한 인물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원숭이들이 딱히 멍청하다고 까이는 것도 아니고, 저공이 모든 것에 초탈한 신선처럼 묘사하는 것도 아니다.
과거 KBS TV특강에서 강신주는 이 우화를 소통에 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실 간단히 말해서 이 정도지만, 이것도 많은 해석 중 일부이고, 조삼모사 비유의 의미를 모두 적자면 도가적 사상 대부분을 설명해야 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전통적인 학설과 달리, 노자와 장자의 사유가 다르다는 걸 전제하고 본다면 기존 관점을 또 뜯어고쳐야 한다. 시간이 남으면 한번 스스로 공부해 보자.
3 경제학적 접근
원숭이가 아침에 4개를 받으려는 것은 경제학적으로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는데,
- 이자가 있다고 가정하면 먼저 4개를 받는 쪽이 이익이 크다. 물론 먹이에 이자가 붙을 리 없으니 여기서는 논외.
- 시간이 지나면서 생길 수 있는 리스크를 고려할 때, 먼저 많이 받는 쪽이 안전하다. 이를테면 아침과 저녁 사이에 저공이 완전히 도산해서 먹이를 못 준다거나...
- 활동하는 시간이 많은 낮에 더 많은 영양소를 공급받아야 한다. 반대로 수면시간이 많은 밤에는 낮보다는 적은 영양소만 필요하므로 굳이 저녁을 많이 먹을 필요성은 적다.
저녁에 많이 먹으면 살찐다
저공의 재정 상황이나 먹이 공급 상태를 고려하면, 원숭이들은 매우 현명한 선택을 했다. 다만 위의 메리트만 보고 아침에 받는 먹이의 양이 저녁 때 받는 먹이의 양보다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좋다고만은 할 수 없는데, 먹이를 5:2나 6:1처럼 한 쪽으로 많이 치우친 비율로 받으면 원숭이가 폭식과 소식을 반복하지 않는다고 전제했을 때
- 항상 아침에 받은 먹이의 일부를 저녁을 위해 남겨두어야 하므로 남는 먹이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데에 시간이나 비용 또는 에너지가 소모되고
- 이미 원숭이를 위해 꺼내놓은 먹이의 질과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저공이 저장해 둔 먹이보다 현저히 떨어져있을 가능성이 짙다.
즉 원숭이에게 있어서는 매 끼마다 남는 것 없이 먹고 속이 든든할 만큼만 받는 것 또한 하나의 요건일지도 모른다는 말. 다른 시뮬레이션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변수를 다양화할수록 더 다각적으로 그리고 역시나 케바케인 구도를 바라보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데에 경제학을 적용시킨다는 것에서 잉여로움이 묻어나오는 것을 느낀다면 그것은 순전히 기분 탓
일단 이러한 관점에서 원숭이들이 나름 현명한 결론을 내렸다는 점을 전제하면, 위의 장자적 해석도 충분히 옳다. 저공은 인간의 입장에서 원숭이들이 합리적으로 선택할 제안을 해준 센스쟁이니까.
유료게임을 구매하는 대신 부분유료화에 수 만원을 쏟아붓는걸 선택하면 조삼모사의 초하위호환이라 카더라
4 생물학적 혹은 언어학적 접근(?)
누구도 저공이 원숭이와 대화를 할 수 있단 사실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대륙의 기상 거기에 아무리 원숭이라도 어떻게 고작 하루에 도토리 7개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신경쓰면 지는거다. 판본에 따라서 도토리가 아니라 그냥 '먹이'로 나오거나, 바나나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5 패러디
요즘은 그냥 굶긴다. 안습(...).
개그 만화 《출동! 먹통X》로 유명한 고병규[3]의 작품. 이 짧은 두 컷의 만화는 당시 인터넷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어 수많은 패러디를 남겼고, 심지어는 지학사 2-2 교과서에도 나왔다. 천재교과서 중학교 국어 3-2에는 패러디(...)까지 나왔다. 심지어 찰진 드립이다. 한 때를 풍미한 짤방 중 하나로, 이 만화의 패러디를 본 유무에 따라 90년대생과 2000년대생을 나눈다카더라.
중국에서는 실사판도 나왔다!?(그런데 오랑우탄이라는 게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