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세계 음식 재료 1001


살려줘~
세계 각국에 있는 재료들을 종류별로 모은 음식 재료 소개 책. 대부분 조리되기 전의 식재료를 설명하지만, 후반부의 디저트 부분을 보면 완성품도 설명한다.

1001 XXX you must ㅇㅇㅇ before you die의 제목으로 출판되는 1001 Before You Die(한국에서는 1001 시리즈) 시리즈중 하나이다. 이외에 들어야 하는 노래 1001곡[1], 들어야 하는 앨범 1001, 읽어야 할 책 1001권, 플레이 해야 할 비디오게임 1001개,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2], 봐야 하는 코믹스, 돌아야 하는 골프 홀, 봐야 하는 건물, 봐야 하는 회화, 마셔야 하는 와인, 맥주 등이 출간되어있다. 엄청나게 다양한 시리즈.그거 다 하다가 죽겠다 이놈들아 500가지나 먹어볼 순 있으려나

상당히 많은 작가들이 모여서 집필한 책으로, 사진들이 꽤 좋은 화질로 나오다보니 재료만 보는 것만으로도 위꼴사입맛이 자극된다는 독자들도 있을 정도.

내용이 내용인지라 한페이지에 두개씩 소개하는데도 두께는 사전 수준이다.거기에 똑같은 재료라도 종류별로 설명한게 있어서 뒷부분의 ㄱㄴㄷ 순으로 재료 찾기는 별 도움이 안되고 앞페이지의 색인이 검색에 더 도움이 된다.

국내에서만 먹을거라 생각하는 재료가 의외로 세계적으로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홍어프랑스에선 삶아서 소스를 얹어 먹는다거나, 애저(새끼돼지)요리도 필리핀, 포르투갈 같은 여러 나라에서 먹는다고 되어 있다. 무청의 경우도 주 재료는 아니지만 유럽지역에서 종종 먹는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한국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지 않았던건지 미역을 얘기하면서 한국과 일본 근해가 원산이라고 소개하면서도 먹는 방법은 일본의 경우만 소개한다거나 을 설명할 때에도 일본 얘기만 나온다. 그밖에도 곶감을 하치야 감이라 소개하고 동아(동과:冬瓜)는 동남아쪽에서 먹는다는 말은 있어도 한국에서 먹었다는 말은 없다. 뭐 동아가 한국에서는 아는 사람이 적을만큼 잊혀진 재료이긴 하지만.

특히 압권은 홍어에 대한 설명인데,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홍어는 먹을 수 없을 만큼 상한 홍어니 절대 먹지 마라라고 설명한다.(...) 그도 그런 게 한국에서 삭혀 먹는 것은 발효이다. 발효랑 부패랑은 다르다. 특히 먹었을 때...

김치에 대한 글을 살펴보면 중국의 고대 시대의 진나라 때부터 만리장성을 쌓은 사람들이 배추를 소금물에 절여먹은 것을 시초로 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김치를 처음부터 아예 대놓고 중국 음식이라고 얘기를 한 것을 보면 한국의 음식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쑥갓 얘기를 하면서 일본의 국화(國花)인 국화(菊花) 얘기를 한다거나 하는걸 보면 저자 중에 일부가 약간 친중 혹은 친일끼가 있는 모양. 한국인에게는 속상할 일이겠으나, 엄밀히 놓고 보면 중국 음식과 일본 음식은 21세기 서양의 식문화의 유행에 큰 영향을 끼쳤고, 한식은 김치와 불고기로 간신히 이름을 알려가는 중이라서 인지도의 비교 자체가 힘들다.

당장 세계적인 미식으로 소문난 프랑스 요리 역시 현대에 들어서면서 기존에 음식의 양을 중시한 중국 요리를 더 이상 모티브로 삼지 않고, 대신 음식의 질에 집중하는 누벨 퀴진으로 유행이 바뀌게 된 일본 요리를 모티브로 삼았다. 1990년대에 미국에서는 기존에 본토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넘사벽급인 중국 요리를 제치고 일본 요리 붐을 일으키는 희대의 사건이 일어났고, 잘 나가는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뉴욕의 비싼 중국 음식집에서 탕수육, 팔보채 먹으면서 백주, 황주를 즐겨 마시던 풍조가 지나고, 이제는 뉴욕의 비싼 일본 음식집에서 스시 먹으면서 사케 좀 마실 줄 알아야 한다는 이미지를 만들게 되어 일본 음식 자체가 중국 음식의 뒤를 이어 고급 식문화에 편입이 되었다. 그렇다고 중국 음식, 인도 음식, 일본 음식 다음으로 한국 음식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서구권에서 중국 음식, 인도 음식, 일본 음식 만큼이나 각광받는 태국 요리의 인지도가 올라가는 바람에 한국 음식은 원래 아는 사람만 먹는 정도. 서양에서 만드는 요리책에 나오는 아시아 음식 사례는 자연스레 세계에서 넘사벽급으로 유명한 중국 요리, 인도 요리가 주를 이루고 그 다음으로는 일본 요리, 태국 요리가 주가 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책에서 나온 식재료들을 진짜 적었다면 SCP 재단급의 거대항목이 됐을거다
  1. 한국에서는 팝송으로 번역되었다.
  2. 영화는 호러영화, SF 영화, 갱스터 영화, 전쟁영화 등 별도 책들도 있다. 이쪽은 1001은 아니고 101편 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