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일관교

中高一貫校

1 개요

동북아시아에서 중학교고등학교를 통합하여 6년제로 운영하는 교육 시스템. 통칭 '일관제' 또는 '에스컬레이터식 학교'라고도 한다.

한국의 경우 중학교 입시가 사실상 폐지[1]되었으며 비평준화 지역에서만 일부 연합고사를 치르는 고등학교 입시가 일부 남아있다. 하지만 일본, 중국, 대만에서는 중학교, 고등학교 입시를 거쳐 상급 학교로 진학해야 하며 각 학교마다 학력 편차가 존재한다. 이 중 중학교, 고등학교 중에 중고교과정 6년을 통합하여 운영하는 학교를 중고일관교라고 한다. 다만 한국도 일제시기부터 미군정 시기까지 공식적으로는 중고일관제를 체택하기는 했다.

명칭은 ○○학원 중등부/고등부/대학, 또는 ○○대학 부속 중학교/고등학교[2]

2 현황

2.1 일본

중고일관제 학교를 운영하는 가장 대표적인 국가. 다만 공립학교는 중고일관제가 아니다. 일제 시기에는 중고일관제를 공식적으로 시행했지만 미군정 시기에 학제개혁으로 6-3-3 제도가 정착되었기 때문.

대부분의 중고일관제 학교는 사립[3]이며, 심한 곳은 초등학교(일본에서는 소학교나 초급학교)나 유치원부터 일관제로[4] 들어가는 학교도 있다[5]. 일관제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중간에 다른 학교로 진학하고 싶으면 그쪽 시험을 봐서 옮겨도 무방하며, 그렇지 않으면 같은 학원의 중등부에서 고등부로, 고등부에서 대학으로 진급하게 된다. 말 그대로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입시 중 딱 한 번만 제대로 붙으면 대학까지 자동진학되는 시스템이다.[6]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넘어갈 때 입시를 보긴 하지만, 부속 고등학교 학생은 별도의 시험을 치르는데 어지간히 성적이 안 나오지 않는 이상 다 붙는다.

이런 일관제 명문 진학교 중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게이오기주쿠대학와세다대학, 이외 MARCH[7]와 칸칸도리츠[8] 등 명문 사립대 대부분이 부속 중고일관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황실 학교였던 가쿠슈인도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일관교육을 하는 학교로 유명하다.[9]

명문대의 다수가 사립대이고, 3불정책을 실시하는 한국에서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시스템이다. 상대적으로 진학률이 낮으며 대부분 국립대학의 수준이 사립에 비해 넘사벽인 일본이기에 가능한 것. 하지만 일본에서도 가끔씩 형평성 논란이 벌어지며, 입시 과정의 극성이나 비리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 대학입시 이외에 입시를 따로 준비하는 경우는 특목고 지망 중학생, 국제중을 노리는 소수의 초등학생 정도이지만 평준화가 안된 일본은 일관제 유치원 입시부터 극성이다.[10] 적어도 4:1 정도의 경쟁률을 각오해야 하며, 명문인 곳은 10:1 이상의 경쟁률을 자랑하기도 한다.

중고일관제 대학은 사립이기에 유지비가 적은 문과 중심으로 운영되고 이과가 없거나 적다. 제국대학이나 국립대학에 비해 연구실적 등의 아웃풋이 부족하고 세계 대학 랭킹에서도 많이 밀리는 등, 상위권 이과 지망생이 진학할만한 곳은 아니다. 그렇지만 중고일관제 고교에 지원하는 것이 수험에도 유리하고[11] 입학이 보장된 대학이 있다는 것이 보험이 되기에 집안사정 괜찮은 상위권 학생이면 예외없이 지원할 정도로 일관교의 인기가 높다.

또한 일관제 학교에 진학하는 대부분의 학생이 중산층 이상의 자녀이기 때문에, 인간관계를 만들기가 수월하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점은 곧 인맥 혹은 연줄로 이어지며 졸업 이후 정재계 진출에 도움이 된다. 게이오기주쿠대학 부속초등학교[12]부터 시작해 대학 경제학부까지 다녔던 고이즈미 준이치로가 중고일관제 출신 정치인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리고 그 부속고등학교인 게이오 고등학교는 일본 모든 고등학교에서 현직 국회의원을 제일 많이 배출(20명)한 고등학교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일본 최고 명문으로 불리우는 카이세이고교, 나다고교는 각각 9명, 3명을 배출했다.#

한편 중고일관교는 공립학교에 비해 수업료가 훨씬 비싸기 때문에, 끼리끼리 논다는 비야낭이나 학교가 장사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치 지역구도 세습하는 일본의 현실상 고위급 졸업자의 자제가 부속학교나 대학에 들어가기 수월한 것은 당연할테니, 중고일관교가 소위 '도련님 학교', '아가씨(오죠사마) 학교'로 통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1999년부터는 문부과학성에서 국공립, 현립 중고일관제 학교도 인가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하지만 혜택을 얻은 중산층 이하의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중고일관교는 성적 좀 부족한 학생들이 돈으로 들어가는 학교 아닌가?" 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중고일관교의 입학점수가 실제로는 엄청나게 높다. 또한 대입이 보장된 일관교에 입학한 이후에도 열심히 공부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입학이 보장된 대학보다 더 상위권 대학으로 진학한다. 물론 와세다, 게이오 부속고교쯤 되면 올릴 수 있는 점수폭이 작아서 대부분 와세다나 게이오로 진학한다.

중고일관제를 택한 대학이라고 하더라도 입학생의 극히 일부만 일관고 출신이며 대입시 좋은 학과를 마음대로 선택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일본내에서 중고일관교 시스템에 대한 일반적인 반응은 사회의 사교육에 대한 낭비를 막는 긍정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비슷한 점수의 일반고 출신보다 일관고 출신이 대학 졸업 후 사회[13]에서 더 뛰어난 업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실력은 없지만 뒷구멍으로 들어가는 놈들'이라는 나쁜 평가가 없다. 정확히 말하면 이미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 실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대다수이다. 대학교 입시를 중학교 때 미리 치르고 들어 갔기 때문이다. 중학교 수험에서 게이오-와세다, MARCH-칸칸도리츠 급의 부속고교는 입학 편차치가 최소 70정도이다. 그 경쟁을 뚫고 들어갈 실력이면 대학 내부진학을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중고일관교 체재의 목적중 하나는 우수한 인재의 안정적인 공급이다. 참고로 이 목적은 와세다대학이 가장 잘 이뤘다고 평가받고 있다. 와세다대학에 가장 많은 입학생을 배출한 고등학교가 와세다고등학교이기 때문이다.[14]

일본 창작물 등에서 등장 인물이 사립 중학교 혹은 고등학교를 목표로 한다면 거의 이런 중고일관교이다. 하지만 단역일 때는 어쩐지 대접이 매우 안 좋은데, 안경 쓴 공부벌레들이 공부만 하는 곳 아니면 쥐뿔도 없는 도련님들이 허세력을 대결하는 장소로 나온다.

2.2 북한

가장 대표적으로 중고일관교를 운영하는 국가 2였으나 2013년에 교육개혁을 거치면서 남한과 비슷한 학제를 갖추게 되었다..

북한은 애초부터 중학교 과정과 고등학교 과정을 합해 중학교 6년을 다니게 한다. 이 고등중학교를 속칭 '학원'이라 부른다.

이 학원 중 북한에서 제일 유명한 학원이 바로 '만경대혁명학원'이다. 조선로동당 간부 임용과 김일성종합대학을 위시한 중앙대학(국립대학) 입학이 보장된다.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이 만경대혁명학원-김일성대 정치경제학부 출신 김정일. 일개 중고교 주제에 입학을 당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다. 입학하려면 출신성분이 좋아야 하는 것은 물론(독립유공자, 혁명 유가족 등), 입학시험 본고사 성적이 우수해야 한다. 김정일이 쓴 논문을 읽어보면 항상 그런 것 같지는 않지만.

이외에도 직할시나 도 차원에서 운영하는 학원도 명문으로 이름이 높다.

다만 2010년대 들어서 학제를 개편하면서 초급중학교(중학교)와 고급중학교(고등학교)로 나눠었기에 국가적 단위로 중고일관교를 운영한다는것도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

3 기타

여담으로 일본에서는 조총련계, 민단계 중고등학교의 대다수가 중고일관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조선족 계열 학교의 다수가 중고일관제이다.

한국에서는 농어촌(특히 도서지역) 학교나 일부 병설학교(설립 취지가 유사한 특수목적고등학교특성화중학교가 같이 있는 경우), 특수학교에서는 초중고 과정 중 일부, 혹은 전부를 통합하여 학교를 운영할 수 있으나, 이는 단순한 조직의 통합일 뿐, 중고일관교와는 거리가 있다.

재외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 한국학교들 중에는 유치부에서 고등부까지 통합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 고등부의 경우 거의 구분을 두지 않는다. 예를들어 중학교 1학년 때 선생님의 수업을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듣는 것이 가능하다. 예외로 베이징에 위치한 한국학교는 2012년부터 시험에 합격해야 고등부에 진학할 수 있다... 지만, 불합격해도 방학에 보충수업만 들으면 그냥 진학시켜 준다.(...)[15]
  1. 예체능계 학교나 국제중학교 입시 등은 존재하지만, 절대 다수의 초등학생은 평준화된 중학교로 배정된다.
  2. 한국에서도 대학 부속 고등학교를 운영하기는 하지만 중고일관제와는 관계가 없다. 그냥 재단이 같을 뿐.
  3. 2010년 기준으로 설립자가 같은 병설형 중고일관교의 경우 공립이 69쌍, 사립이 203쌍으로 사립이 많다. 하지만 설립자가 달라도 서로 제휴하여 협력하는 연계형 중고일관교의 경우, 국공립이 176쌍, 사립이 1쌍으로 연계형을 포함하면 국공립 중고일관교의 수가 더 많다.
  4. 실제로 일본은 이런 부분 때문에 일관제 유치원 혹은 소학교(초급학교) 입시에서도 대입만큼 경쟁이 치열해 자기 자식이 유치원이나 소학교에 떨어진 게 부당하다고 부모가 소송을 내는 경우도 있다.
  5. 유소중고일관교라고 부른다. 국립 중에서는 가나자와대학과 히로시마대학이 유소중일관교를 채택했다. 유치원 시절부터 잘 짜여진 교육을 제공받아야 교육의 효과가 높다는 이론에 기반해서 운영 중이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나온 학교가 이런 식.
  6. 다른 고등학교에서도 지정추천 쿼터제로 입학이 가능하지만, 한국에선 3불정책으로 인하여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 당장 이화여자대학교와 그 부속학교인 이화여자고등학교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와 삼성 계열교인 충남삼성고등학교와 구 삼성계 학교였던 중동고등학교의 사례만 봐도 답이 나온다.
  7. 메이지, 아오야마가쿠인, 릿쿄, 추오, 호세이
  8. 칸사이, 칸세이가쿠인, 도시샤, 리츠메이칸
  9. 본래 황족과 화족을 위한 관립학교였으나, 패전 후 사립학교로 전환되었다.
  10. 2000년 일본에서는, 사립 유치원 입시에 낙방한 아이의 부모가 동네 이웃이던 합격한 아이를 살해한 사건까지 있었다.
  11. 일부 비일관 명문고를 제외하면 일관고와 비일관고의 학습 분위기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다
  12. "게이오기주쿠 요치샤"라는 이름 때문에 유치원이라고 오해받는 경우가 많지만, 유치원은 없다.
  13. 재계, 정계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학계에서도 일관고 출신이 더 괄목할 만한 업적을 기록하고 있다.
  14. 2015년 입시에서 와세다고등학교가 248명을 와세다대학에 보냈고, 2번째로 많은 와세다입학생을 배출한 고등학교는 188명을 와세다대학에 진학시켰다
  15. 해외의 한국학교들 대부분이 기부금과 학생들이 내는 학비로 운영되기 때문에, 학생 1명이 빠지면 그만큼 운영에 차질이 온다. 위 북경한국국제학교는 빚이 100억원에 가깝다 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