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쌀

파일:찐쌀.jpg

를 베어 낟알을 훑어내 쪄낸 다음 이를 말려서 방아로 찧어 로 쳐 껍질을 걷어낸 보존식품.

정식 도정법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부터 내려오는 가공법으로 올벼쌀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전남 지방에선 올게쌀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만화 식객의 영향으로 이 이름도 많이 알려진 편이다. (해당 에피소드의 무대가 전남 지방이었다)

벼농사를 짓는 아시아 각국에서 제대로 된 쌀 도정법이 생겨나기 이전에 발견되는 가공법으로 인도나 중국에서 만든 찐쌀이 수입되기도 한다. 특히 인도에서는 쌀알이 길쭉한 장립종 쌀이 부러지기 쉬워 가공이 어렵고 우기의 존재로 인해 변질이 쉬운지라 이런 가공을 주로 한다. 다만 중국 찐쌀은 표백제나 기타 잡다한 수작을 부려놔서 문제가 되고 있다. 대도심의 양심없는 식당은 이런 걸로 밥을 해서 내놓기도. 물론 맛은..

한국에서는 논에 물길을 만들어주기 위해 덜 여문 벼를 일부 베어내야 하는데 그때 베어낸 벼로 만들기도 하고보릿고개를 넘어 양식이 떨어져 갈 무렵, 한가위가 오기 전 벼가 채 익지 않는 시기에 주로 해 먹었는데 그냥 을 지어 먹을 수도 있고 을 쑤어먹거나 을 치거나 그냥 마른 상태로 입에 넣어 불려 씹어먹기도 했다. 군것질 거리가 부족하던 옛날엔 어린이들 간식으로 애용되기도 했다. 입에 불려 오래 씹으면 특유의 고소한 맛 때문에 계속 손이 갈 정도지만 많이 먹으면 턱이 좀 아프고 엿만큼은 아니지만 이에 약간 들어붙는다. 지금도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찾는지라 포장으로 파는 곳이 많다.

지주에 의한 수탈이 심했을 때에도 이 방법으로 벼를 먹기도 했다는 말이 있다. 당시 벼의 수탈은 벼가 완전히 익을 때부터 시작하므로 익지 않은 벼를 이렇게라도 먹어서 수탈을 조금이라도 덜려고 했다고....

남은 찬밥으로 만들기도 한다. 다만 진짜 찐살과는 좀 여러모로 다르지만..

이외에도 보존력이 높고 부피가 작아 파발꾼이나 정탐꾼, 병사들의 휴대식량으로 미숫가루, 과 더불어 애용되었다. 신쥬신 건국사라는 소설에도 식량으로 이게 주어진 걸 가지고 불평하는 한국군들의 이야기 대목이 나온다. 일본닌자도 말린 토란과 더불어 휴대식량으로 애용했다.

춘추시대 오나라와 월나라의 와신상담 고사에도 찐쌀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월왕 구천이 부차에게서 풀려난 이후 월에 흉년이 들자 구천은 오에 구휼을 요청했고, 구천이 자신에게 충심을 지닌 신하가 되었다고 굳게 믿은 부차는 식량을 보내주었다. 이듬해 반대로 월은 풍년, 오나라가 흉년이 들자 부차는 꾼 곡식을 갚으라고 사신을 보냈다. 복수심이 들끓던 구천은 곡식을 주기 싫었지만 범려의 설득으로 가장 좋은 곡식 종자를 골라서 보내주기로 한다. 살짝 쪄서. 겉보기에는 좋은 종자였기에 부차는 구천이 보내 준 곡식을 내년 농사용 종자로 삼았지만, 이런 걸 심어도 싹이 틀 리 만무했고, 이 때문에 다음 해에는 더 큰 흉년이 닥쳤으며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공격해 온 구천에게 오는 멸망했다.

허영만식객 1편에서 이것을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드라마 대장금에서 이 찐쌀을 인용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는데 의미없는 논란이다. 찐쌀이라는 소재만 같을 뿐 스토리나 구성 등은 완전히 다르다. 식객에서 등장하기 전까지 찐쌀이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종의 해프닝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