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공으로

300px
한국 영화사에 다시 없을 족적을 남긴 영화. 물론 좋지 않은 의미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이것에 비하면 천만관객 동원급(...)이다
제작비를 창공으로

장르드라마
러닝 타임82분
개봉일시2006.4.21
감독이인수
출연정준, 김보경, 김정학
국내등급12세이상 관람가

1 개요

2006년 개봉한, 이인수 각본, 기획, 감독의 항일투사 3부작의 2번째 작품이자, 괴작이자 망작인 영화. 이인수 감독은 KBS에서 여러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낸 PD 출신으로, 항일투사 3부작 기획 중 60억을 투자한 안재모 주역의 한길수를 2005년 개봉하였지만 흥행에서 아주 상큼하게 망한 뒤(전국관객이 2,534명이다!) 1년여의 준비와 9억 5,500만원이라는 제작비를 투입하여 한인 조종 비행사들에 관한 영화를 만들었다.

당초 이인수 감독은 이를 3.1절에 맞춰 개봉할 작정이었지만, 여타의 사정으로 4월 21일로 개봉일자가 밀렸다. 그리고 이 영화는 역대 최소 유료관객 동원이라는 전설을 만들어 낸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집계 결과 최종 관객 25명, 총 매출액 16만 6500원. 비록 상영관은 2개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무려 6일을 버텼는데도 저렇다.[1] 감독의 전작인 한길수조차도 상술하듯이 전국 2500명이 넘었다...

이게 어느 정도의 수치냐면 이 영화의 출연 배우 빼고 제작진이 모두 합쳐서 40명이다(...). 아무리 망한 영화나 예술영화라 해도 세자릿수는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좀 심각한 수치. 물론 전혀 알려지지 않는 영화도 있지만 이 영화는 역대 최저 관객 동원이라는 짤방을 통해 컬트적인 인기를 끌어서 알려졌다.

2 시놉시스

1920년 미국 캘리포니아. 이곳에 세계 최초의 전투비행학교 '윌로우스 한인 전투비행학교'가 세워진다. 조국을 잃고 세계 각국에 흩어져 독립운동을 하던 조선의 민족 지도자들은 당대 미국에서 최고의 부를 누리며 '쌀의 왕'으로 군림하던 김종림 선생의 도움을 얻어 전투비행학교를 설립한다. 이들의 목표는 일본 천황궁의 폭파.

윌로우스에는 조국을 배신한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안고 윌로우스를 찾은 김자중, 한국 최초의 비행사로 조국을 위해 전투 비행사가 되기로 결심한 한장호, 중국인 여자친구의 도움으로 비행사의 길을 선택한 임현, 미국에서 자라 모국어조차 서툴지만 조국의 하늘을 지키고 싶다는 이초, 한국에 부모와 처자식을 남기고 온 이용근과 박희중, 한국에 대한 애증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인물 강석진 등, 한인 최초의 전투 비행사들이 찾아온다.

하지만 비행기는 쉽게 구할 수 없었고, 이들은 할 수 없이 체력 훈련과 이론 수업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어렵게 쌍발 복엽기 1대를 구하였고, 윌로우스에는 이 비행기를 '조선 1호'라는 이름을 붙여 일본 천황궁 폭격을 위한 본격적인 비행 훈련을 개시하게 된다.

그러나 윌로우스에는 일본의 스파이가 잠입해있었고, 이 스파이의 공작 때문에 김자중을 비롯한 한인 조종사 후보생들은 분열을 일으키게 된다. 그러던 중 일본의 스파이는 밤 중에 인근의 댐의 수문을 열어서 윌로우스에 수공을 감행, 더 이상 비행학교를 쓸 수 없게 만든다.

할 수 없이 1922년 김자중과 한장호, 임현은 중국으로 건너가 중화민국 제52항공단에 입대하게 되고, 다른 조종사들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비행교관이 되는 길을 택한다. 이 중 김자중 만이 어렵게 공중전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고, 김자중은 천황궁 폭격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중국인 전방석 조종사인 왕대위에게 프래깅을 감행한다. 설득당한 왕대위와 함께 김자중은 일본 영공으로 날아가지만, 달려드는 일본 전투기들에게 격추당해 장렬하게 순국한다.

3 무엇이 문제인가?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생각없이 보면 웬 아마추어가 야매로 한것같다
예고 PV, 정식 예고 PV다!!!!. CG가 무슨 1990년대 말 게임에서나 볼법한 FMV 수준인데, 다시 표기하지만 이 거 2006년에 개봉한 영화다.[2]

이 영화의 문제점은 그냥 한 마디로 요약해서 총체적 난국이라고 밖에 표현이 불가능하다.

  • 예산을 도대체 어디다 썼는지 알 수 없을 정도의 조악한 세트와 어색한 배우의 연기. 특히 외국인을 동원한 신을 보면 이건 마치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의 에피소드를 90분 짜리 영화로 만들었다고 보면 정확하다(...).
  • 감독의 연출력 부족. 거의 모든 신이 인과관계를 생략하고 후딱후딱 넘어간다. 게다가 갈등 구조는 1분을 넘기지 못한다. 이건 전작인 한길수에서도 지적된 문제. 게다가 작중 인물들의 대사와 연출로 처리해야 할 상황 설명을 무미건조한 나레이션으로 때워서 이것이 영화인지 다큐멘터리인지 구분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사실 배우만 보면 썩 나쁜 캐스팅이라고 보기도 어려운데 발연기를 한다는 것은 감독의 연기 지도가 문제가 있다는 것.
  • 엉망인 고증. 황거 폭격이라는 목적 때문에 중국에서 쌍엽기 1대로 일본까지 날아간다는 괴악한 발상을 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실제 윌로우즈 비행학교에 관한 사실 관계도 전혀 맞지 않는다. 각색이라고 봐주기에는 영 개운치 않다.
  • 뱅크샷 투성이에다 1990년대 말 게임 수준의 CG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감독의 역량 부족으로 순국선열에 대한 고인모독급 영화가 되어버렸다. 일부 감상자들은 차라리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평할 정도. 실제로 감독이 다큐멘터리 PD 출신이니 아예 논픽션으로 갔으면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지도 모른다.

감독 본인은 저예산 영화의 한계라는 식으로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미 60억 급의 한길수를 망친 시점에서 변명이 되지 않으며(...) 10억 원도 결코 적은 제작비는 아니다. 오히려 몇몇 블록버스터를 제외하고서는 평균에 가까운 수치. 한국영화진흥위원회의 기준으로 저예산 영화는 8억 원 미만의 제작비를 사용한 영화를 말한다. 게다가 이 영화는 독립영화도 아니다. 상업영화다!

4 읽을거리

실제 윌로우스 비행학교는 1920년 7월 7일 노백린과 한인 쌀 부호 김종림을 중심으로 세워졌으며, 임시정부는 이 학교를 시발점으로 제2, 제3의 비행학교를 세워 한인 조종사를 양성할 계획이었다. 윌로우스 비행학교는 안창호와 흥사단, 북미한국국민총회 등의 지원을 받았지만 1920년 11월 대홍수로 흉년을 맞게 되고, 제1차 세계대전의 종전 여파로 쌀값이 대폭 폭락하여 사실상 유일한 후원자였던 김종림이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게다가 노백린은 상하이 임시정부로 돌아가게 되고, 1921년 4월에는 비행기 추락사고까지 겪으면서 결국 폐쇄되게 된다.

그래도 이 학교를 졸업한 박희성, 이용근은 1921년 7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육군 항공대 소위로 임명받아 비행교관으로 활동하고, 이초의 경우 OSS의 한국 진공작전에 참여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임시정부 부터 내려오는 한국 공군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학교이며, 실제로 공군사관학교의 개교일을 1920년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더 자세한 사항은 KBS에서 2003년 광복절 특집으로 방영한 다큐멘터리 '도쿄 공습 프로젝트 - 윌로우스 비행학교'를 참조하는게 저 영화를 보는 것 보다 백배 천배 나을 것이다.

덤으로 이인수 감독의 항일투사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은 결국 폐기된 듯. 이 영화 역시 '독립운동 기념 영화제'와 같이 국정홍보처에서 간혹 상영하는 정도로 명맥을 잇고 있는 모양이다. DVD도 발매했지만 DVD를 재생하면 타이틀이나 다른 서플먼트 없이 바로 영화가 시작되는 것이 괴작이라면 또 괴작이다(...).

항일비행단을 영화의 소재로 삼았다는 점과 엉망인 고증, 무엇보다 쫄딱 망했다는 점에서 영화 청연과 비슷한 느낌이다. 다만 이쪽은 10억짜리 영화고 청연은 120억이라는 엄청난 돈이 들어갔다는 차이가 있지만.

위 영화의 퀄리티 때문에 공군기본군사훈련단에서도 윌로우스 비행학교라는 공군 역사상 중요한 마일스톤이 언급되었는데도, 이 영화를 절대로 공군사 시간에 정훈교육용으로 틀어주지 않는다. 대신에 공군 자체 아카이브에 있는 기록영화를 쓴다.
  1. 철권: Blood Vengeance가 유료관객 4명을 찍었지만 그래도 얘는 일본 영화라 딴 나라에서 돈을 조금 더 벌었다.
  2. 그나마 같은 년도에 등장한 CG가 매우 좋은 영화가 등장한다. 이 영화의 등장으로 한국의 명예를 다시 살려냈다. 그영화는 다름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