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 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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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케빈 코스트너가 저렇게 행동하면 애교로 넘어 갈 수 있다

Trophy Wife
더치 와이프가 아니다

현대 미국식 영어의 신조어. 경제적 능력이 뛰어나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중년 이상의 남성들이 새로 맞아들이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 반려자를 뜻한다. 그 나잇대의 평범한 남자라면 절대 결혼하지 못 했을 여자라는 뜻이 (비하의 말투가) 숨어있기에 해당 남성의 사회적 지위, 명예, 권력 수준을 상징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흑인이나 아시아계 등 소수인종 남성이 결혼하는 (금발의) 백인 여성도 이렇게 부르곤 한다. 반댓말로는 트로피 허즈번드라는 표현도 가끔 쓰이고, 'Boy Toy'[1] 정도가 있다.

트로피 와이프를 무조건 '돈 보고 결혼한 여자'라고 매도할 때는 골드 디거라고 멸칭한다. 애초에 '돈만 밝히는 여자'라는 뜻으로 쓰이는 단어.

이 방면의 최고봉이라면 그 잡지의 설립자인 휴 헤프너 어르신.

본래는 역사적인 개념으로서 부족/국가간 침략전쟁에서 승리한 남자들이 젊고 아름다운 여성을 전리품(Trophy)으로 삼았던 근대까지의 사례를 표현할 때 사용되었다고 한다. 신화나 동화에서도 과업을 수행한 용사/영웅이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서 획득하는 아름다운 아내가 이 개념의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의 뜻으로는 1950년대말 시사잡지 The Economist에서 처음 사용되어 미국 대중매체에서 널리 쓰이면서 굳어졌다. 트로피 와이프를 소재로 한 미국 만화들 몇 가지.

보이지 않는 벽[2] 등의 용어와 더불어 양성평등이 아직도 한참 멀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단어이다. 반대개념인 '트로피 허즈번드(Trophy Husbund)'란 단어도 역시 존재하지만 역시 와이프에 비해 마이너.

다만 트로피 와이프/허즈번드로 불릴 만한 커플이라고 해도 사람을 트로피로 비유하는 것 자체가 '자랑하기 위한 액세서리' 정도로 격하시키는 표현이므로 실생활에서 실존인물을 이렇게 부르는 것은 매우 실례되는 행동이다.

게다가 실제로는 남편 못지 않거나 더 뛰어난 자신만의 커리어/재산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예쁜 여자가 성공한 남자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트로피 와이프 취급을 받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빅토리아 베컴지젤 번천. 둘 다 결혼 전부터 연예인으로서 쌓은 경력이 탄탄해 부나 유명세를 위해 스포츠 스타와 결혼할 필요 따윈 없었던 사람들이다. 특히 번천은 모델 업계에서의 위상은 독보적인 넘버 원, 탑 중의 탑이라 남편인 톰 브래디가 스포츠계에서 차지하는 입지와 비교해 꿇릴 것 없고, 남편보다 재산도 더 많다[3]

남자가 유명인이고 여자가 그만한 유명세나 커리어가 없다 해도 알고 보면 명문가의 딸이었다거나 해서 일방적으로 트로피 취급받기는 많이 억울한 만한 케이스도 있고, 실은 남편의 성공이나 재기를 물심양면으로 도운 조강지처인 케이스도 있는 등 세간에 트로피 와이프라고 비아냥당하는 이들이 전부 다 진짜로 남편의 액세서리(…)는 아닐 수도 있다. 본항목 맨 위 사진 속의 코스트너의 아내인 크리스틴은 한참 코스트너의 커리어가 암흑기일 때 만나 그를 응원해 슬럼프 탈출을 도왔고[4] 현재도 슬하에 3명의 자녀를 둔 금슬 좋은 부부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 다르니 딱 잘라 말할 순 없지만, 진짜 성공한 남자라면 외모만 보고 아내감을 고르는 일도 별로 없다[5]

한국에서는 장년의 재미교포 실업가와 결혼한 모 배우라든가, 재벌가에 시집갔다 이혼하고 자신의 길로 되돌아온 모 배우 등 묘하게 재벌가의 남자와 결혼한 재벌이 아닌 가문의 여자라는 상황과 중첩되기도 한다.

이 단어를 비꼰 티셔츠를 내놓은 의류 브랜드도 있는데, 국내에서는 알 만하신 분연습 때 이걸 입고 나와서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소소한 화제거리가 되기도 했다. 김연아는 누구랑 결혼하든 말 그대로 트로피(가 많은) 와이프가 되는 건 확실하다

2011년 3월 22일, 호주의 80대 유력 재력가가 25억이란 거금을 걸고 한국인 신부감을 찾는다는 내용의 공개구혼을 자사의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리고 하루만에 모여든 한국인 여성들이 1000명에 그 중 20대, 30대가 각각 10, 20%. #
  1. 말 그대로 자신의 능력 과시용으로 달고 다니는, 혹은 가지고 노는 젊고 잘 생긴 남자. 다만 트로피 와이프 보다는 어감이 매우 약하다. 관계에서 여자가 더 우위에 있다는 뉘앙스 정도. 다만 이따금 역원조교제를 하는 남자를 이렇게 부르기도 한다.
  2. 여성(혹은 소수인종)의 승진을 가로막는 조직내 보이지 않는 장벽. 같은 의미로 유리천장(glass ceiling)이라는 말도 자주 쓰인다.
  3. 아시아권에서 이런 오해를 받는 대표적 케이스가 쿠도 시즈카. 남편인 기무라 타쿠야가 연습생인 주니어 신분으로 선배가수 백댄서를 설 때 본인은 히트곡을 쏟아내며 시대를 풍미했다 .
  4. 골든 라즈베리를 비롯, 평단과 흥행 양쪽에서 죽을 쑤던 코스트너가 부활하기 시작한 게 크리스틴과 연애를 시작한 직후부터다.
  5. 상류층으로 가면 결혼이 단순한 개인간의 결합이 아닌 일종의 M&A가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게다가 능력도 되고 집안도 되는데다 미모까지 갖춘 여자는 성공한 남자만큼이나 많다. 단순히 외모밖에 볼 게 없는 여성이 이런 재원들에 비해 결혼상대로 매력적이기는 힘들다. 휴 해프너처럼 대놓고 예쁘고 젊기만 한 여자들과 노는게 아니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