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지방 언어 문제

1 개요

프랑스에서 쓰이는 프랑스어 말고도 (파리 지역을 제외한) 지방에서 쓰이는 수많은 소수의 지방 언어들이 많은데,[1] 이 때문에 프랑스 정부에서 프랑스의 통일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지방 언어의 사용을 금지하려고 했기 때문에 지방 언어를 쓰는 지방 주민들의 마찰이 있는 편이다.

2 역사

프랑스 북쪽의 프랑크족이 통일 왕조를 존속시키던 시기에 남 프랑스에서는 조그만 영주국가들이 난립하고 있었고 그 국가의 주민들이 주로 쓰이는 언어가 오크어였다.

그러나 1200년대 초에 벌어진 내전으로 인해 남부의 영주국가들은 북쪽의 프랑크족 왕국에 굴복했고, 프랑크족 측에서는 남부의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해 소수 언어의 사용을 제한하기 시작하면서 1539년 8월 10일에 프랑소와 1세와 그 막료들에 의해 제정된 빌레르-코트레 칙령(L'ordonnance de Villers-Cotterêts)[2] 제110조·111조에서 공적인 자리에서는 반드시 프랑스어만을 쓰도록 강제했다. 그 예외도 있었는데 교회에서 주로 쓰이는 라틴어같은 경우가 있었다.

1626년에는 프랑스의 언어의 용법·어휘·문법을 정비하는 정부 기관인 아카데미 프랑세즈(Académie Française)가 창설, 주로 프랑스어 사전을 출간하거나 프랑스어 내에 섞여진 타 언어의 흔적을 말소하는 업무를 맡았다.

프랑스 혁명의 시기에서는 혁명정부에서 언어의 자유를 주창했지만 강력한 중앙집권화를 위해 지방의 소수언어를 탄압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모순도 발생했기 때문에 언어의 자유에 관련된 법도 철회해 버린다. 당시 자코뱅파의 일원인 앙리 그레고와르는 "2500만명의 프랑스인 중, 프랑스어를 구사할 수 있는 프랑스인은 300만명 밖에 없다"고 한탄했을 정도로 이 시기의 프랑스의 지방에서는 지방 언어의 사용이 많았을 정도니.
1880년대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방침과 노력으로 지방 주민의 초등교육 보급으로 인한 문맹퇴치율이 점차 증가하기 시작했고, 공용 프랑스어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불이익이 생겨나자 지방 언어는 점차 쇠퇴하기 시작한다.(참고)

제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언어 관련 법 개정으로 인해 지방 언어는 서서히 부흥해 가지만 그 반발도 높아졌기 때문에 결국 1992년 프랑스 정부는 공화국 헌법의 언어 관련 법규를 「공화국의 언어는 프랑스어이다」라고 지 멋대로 개정하고 말았다.(……) 이랬다 저랬다 갈팡질팡하다가 이런 뭥미? 완전 중세시대 헌법이잖아???
1994년 「Loi Toubon」[3]이라는 법 제정으로 인해 프랑스 국내의 소수 지방 언어의 지양과 탄압을 가속화하는 중.

3 논쟁

1999년 리오넬 조스팽 수상이 유럽 각국이 참가하고 있던 유럽 지방 언어·소수 언어 헌장(ECRML)에 참여하였으나 프랑스 국내의 강경파가 반발했고 프랑스 헌법원도 지방 언어의 보호는 헌법위반이라고 단정하는 바람에 비준을 단념한 사건이 있었다.

지방 언어의 사용 확대를 반대하는 자들의 의견으로는 지방 언어를 인정하면 프랑스의 발칸 반도화, 즉 프랑스의 국가적인 분열을 낳는다며 반발했고 지방 언어의 사용 확대를 기대하고 찬성하는 자들의 의견으로는 지금 당장 (지방 언어를 사용하는) 주민들의 고령화로 인해 얼마 못가 사멸해가는 데다가 지방 언어의 역사를 통해 현대 공용 프랑스어의 존재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최종적으로 이 논쟁은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개입으로 논쟁 자체는 중지되었으며, 시라크 대통령은 조직화한 지방 커뮤니티에서는 지방 언어의 사용에 대한 권한을 약속하는 한편, 비준 자체는 프랑스의 정신적 통일을 저해한다며 반대했다.[4]

4 기타

2010년대에도 프랑스 헌법에 지방 언어를 탄압하는 법규는 남아 있기 때문에 프랑스 내 좌·우익 가리지 않고 해당 법규를 비판하고 있고, 일부 지방주의자들은 2개 국어 도로 표식지의 프랑스어 부분을 반달하는 등 프랑스 당국의 지방 언어의 탄압을 증오하고 있다.

이러한 프랑스의 문화(언어, 문화예술)에 대한 국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개입과 통제는 프랑스가 다른 국가들보다 더 앞서서 강력하고 단일한 힘을 갖추고 근대 국가로 발돋움하는 발판으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그러한 억압의 부작용이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1. 스페인과 가까운 지역에서는 바스크어카탈루냐어가 쓰이며 북벨기에와 가까운 지역에서는 네덜란드어 방언이 쓰이고, 브르타뉴 지역에서는 켈트어파 언어인 브르타뉴어가 쓰이고, 독일과 인접한 알자스 지역에서 독일어 방언이라 할 수 있는 알자스어가 쓰이며 코르시카 지역에서는 이탈리아어와 가까운 언어인 코르시카어가 쓰이고 프랑스 중남부 지역에서는 오크어가 쓰였고, 프랑스 동남부 일부 지역에서 프랑코-프로방스어(수정 전에는 프로방스어라고 적혀져 있었는데 프로방스어는 오크어의 방언이다)라는 언어도 쓰였다. 한편, 프랑스 북부 지역의 언어들은 오일어라고 불려지며 표준 프랑스어는 오일어의 여러 방언 중에서 파리 방언을 표준으로 채택한 것이라 북부 지역 언어가 계통상 표준 프랑스어와 가까워서 의사소통이 비교적 잘 되는 편이다.
  2. 총 192조로 이루어진 칙령이며 많은 행정·사법·성직 업무를 대상으로 짜여져 있었고 직공 연합이나 노동조합 총연합을 금지했다.
  3. 프랑스 미디어 내에서 공용 프랑스어의 사용을 강제하는 악법.
  4. 2014년 현재, EU 가맹국 중에서 유럽 지방 언어·소수 언어 헌장(ECRML)을 비준하지 않는 나라가 프랑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