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르타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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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브르타뉴 지방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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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프랑스 레지옹(région) 중 하나인 브르타뉴. 전통적인 브르타뉴의 영역의 80%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 프랑스어: Bretagne([bʁə.taɲ] 브르타뉴)[1]
  • 브르타뉴어: Breizh([bʁɛjs] 브헤이스 또는 [bʁɛχ] 브헤흐)
  • 갈로어: Bertaèyn([bəʁ.taɛɲ] 버흐따에뉴)
  • 영어: Brittany([ˈbɹɪt(ə)ni] 브리터니~브리트니)
  • 라틴어: Brittannia minor

1 개요

프랑스 북서부에 있는 지방 중 하나이다.

브르타뉴 공작령이 있던 시절의 수도는 낭트(Nantes)였고 지금도 브르타뉴 지방의 문화적 수도로 간주된다. 하지만 낭트와 그 주변 지역은 현행 행정구역상 브르타뉴 레지옹 소속이 아니라 페이드라루아르(Pays de la Loire) 레지옹 소속이다. 그래서 현 브르타뉴 레지옹의 '수도'(행정중심지)는 낭트가 아닌 (Rennes)이라는 도시이다.

이 문서에서는 전통적인 브르타뉴 지방을 기준으로 설명한다.

2 역사

선사시대 유적 중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인돌이 존재한다.

고대에는 켈트족의 일파인 골족(갈리아인)이 살았다. 하지만 이후 앵글로색슨족이 브리타니아(현 영국잉글랜드 등) 침략하자 그레이트브리튼 섬에 살던 다른 켈트족인 브리타니아족 일부가 이곳으로 이주한다. 브르타뉴라는 이름은 바로 이 브리타니아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라틴어명의 경우 소(小)브리타니아라는 뜻의 Britannia minor라고 명명되었다. 현재의 영국 본토(그레이트브리튼 섬)에서 주민들이 이주해 왔고 영국 본토보다는 땅의 크기가 작아 이런 이름이 붙여진 것. 그래서 그레이트브리튼 섬을 라틴어로 그냥 Britannia라고도 하지만 Britannia maior(또는 major), 즉 대(大)브리타니아라고 적는 경우도 있다. 이런 영국 본토-브리타뉴 사이의 대소(大小) 관념은 영어와 프랑스어 명칭에도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라틴어와는 반대로 브르타뉴가 작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고 영국 본토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는 형태로 명명하게 되었다. 그래서 영어로는 Great Britain,[2] 프랑스어로는 Grande-Bretagne("大브르타뉴")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때 프랑스 왕국 산하에 브르타뉴 공작령이 들어서 있었고 상당 기간 브르타뉴 공작 작위는 프랑스 왕실과 별개로 지위가 유지되었다. 안 드 브르타뉴(Anne de Bretagne) 같은 브르타뉴 여공작이 프랑스 국왕과 결혼해 왕비가 돼 두 가문이 결혼 동맹을 맺기도 했다. 그러다가 16세기 브르타뉴 공작이었던 앙리 2세가 프랑스 왕위를 계승하면서 별도의 브르타뉴 공작은 나타나지 않게 되었다.

3 언어

브르타뉴의 서부 지역인 바스브르타뉴(Basse-Bretagne, 영어: Lower Brittany)에는 현재까지 켈트어군에 속하는 브르타뉴어가 존재한다. 브르타뉴어는 현재까지 존속되고 있는 켈트어 여섯 개[3] 중 하나이다. 켈트어군 중에서도 브리소닉어파[4]에 속하며 웨일스어, 콘월어와 가장 가깝다. 하지만 브르타뉴의 동부 지역인 오트브르타뉴(Haute-Bretagne, 영어: Upper Brittany)에서는 로망스어군이 침투해 프랑스어와 친척 관계에 놓여 있는 갈로어(영어·프랑스어: Gallo, 갈로어: Galo)라는 언어가 존재한다. 두 언어는 브르타뉴의 토착 언어로 간주되며 브르타뉴를 둘로 나누는 기준 역할을 한다. 물론 소수 언어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브르타뉴어와 갈로어 모두 프랑스어에 밀려 위기에 처해 있다.

4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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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르타뉴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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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르타뉴의 깃발 그웨나뒤(Gwenn-ha-du: "흰색과 검은색"이라는 뜻).

브르타뉴의 깃발인 그웨나뒤는 전근대부터 쓰였던 깃발이 아니다. 1923년에 Morvan Marchal이라는 브르타뉴 민족주의자가 전통적인 브르타뉴의 문장과 미국 성조기그리스 국기를 참고해 만든 것이다. 당시엔 미국과 그리스가 해방과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 깃발을 만든 사람이 독립 운동가였던 탓에 오랫동안 브르타뉴 분리 독립 운동의 상징으로 여겨졌었다. 그러다가 현대에는 그냥 브르타뉴의 상징으로서 부활해 독립을 지지하지 않더라도 사용하는 깃발이 되었다.

검은 색과 흰색 줄무늬는 브르타뉴(현재 브르타뉴 레지옹에서 제외된 지역 포함)의 전통적인 교구(敎區) 9개를 상징하는데 검정색 줄무늬 다섯 개는 갈로어 사용 교구, 흰색 줄무늬 네 개는 브르타뉴어 사용 교구를 뜻한다고 한다.

브르타뉴 지방 찬가 Bro Gozh ma Zadoù("나의 선조들의 옛 땅")

국가 비슷하게(물론 브르타뉴 독립을 추구하는 민족주의자들 입장에서는 국가 맞다) 지방 찬가가 존재한다. 민족적·언어적으로 친연성이 있는 웨일스의 국가 Hen Wlad Fy Nhadau(1856년 제임스 제임스·James James 작곡)의 곡에다가 프랑소아 자프렌누(François Jaffrennou)라는 브르타뉴 민족주의자가 1897년에 브르타뉴어로 가사를 붙였다.[5]

현대 브르타뉴에서는 특별한 표어(motto)가 없지만 전통적으로는 Kentoc'h mervel eget bezañ saotret(라틴어로는 Potius mori quam foedari)라는 게 쓰였는데 "불명예보다는 죽음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흠좀무 록타 오가르~!!

5 기타

여기도 분리 독립 운동이 있기는 하지만 당장 스코틀랜드카탈루냐식으로 독립 운동이 강하게 일어나기 힘들다. 일단 프랑스란 나라 자체가 예전부터 동군연합으로 시작해 중앙이 지방 고유의 언어, 문화, 민족주의에 기반한 정치 세력과 교섭하며 근대 국가를 형성해 왔으며, 따라서 지역 자치 전통도 현대 까지 강한 영국이나 스페인과 달리 프랑스는 중세 후기 부터 지속적으로 수백년에 걸쳐 꾸준한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 중앙 집권화를 추구해온 나라이고, 해당 국가 내에서 브르타뉴가 경제적, 정치적으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스코틀랜드가 영국 내에서 가지는 영향력이나, 경제적으로는 아예 중앙보다 한수 위인 스페인 내 카탈루냐의 위상과 비교도 안된다.

게다가 현대 들어와서 브레통 민족주의는 공공연하게 이야기 하기 힘든 역사적 사연이 있다. 실재로 20세기 초반의 브르타뉴 민족주의 운동은 현대보다 더 강하고 활발했는데, 문제는 얘내들이 프랑스의 민족주의적 공화국 이념의 대항마로 당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에서도 유행하던 낭만주의적, 범켈트 민족주의를 추구하다가 환빠들이 그렇듯이 1930년대 들어서는 아예 파시스트 극우 이데올로기를 정식으로 받아 들이며 흑화했다. 그러다가 2차대전 당시 브레통 민족당을 중심으로 한 브레통 민족주의 세력이 대거 나치스와 협상해 프랑스에서 브르타뉴를 분리 독립시키던지 아니면 그냥 비시 프랑스 체제 내 자치권 확대를 목표로 당국과 협력하던 어쨋든 친나치 부역에 가담해버렸기 때문이다.[6] 브레통 민족당을 비롯한 브르타뉴 민족주의 단체들은 따라서 전후에 레지스탕스 신화를 만들고 퍼뜨릴 필요가 있는 제4 공화정과 샤를 드골의 정부에 의해 뜨끈뜨끈한 사랑의 매 참교육을 당했고, 좌우파를 가리지 않고 지방 분리주의를 경계하던 정치적 분위기 사이에 완전 흑역사가 되어 버렸다. 현대 들어와 그나마 존재하는 브레통 민족주의 단체인 브레통 민주연맹과 브레통 당은 둘 다 자치권 확대, 고유 언어 보존 및 교육 확대 같은 비교적 온건한 주장만 하고 스코틀랜드 민족당이나 카탈루냐의 민족주의 정치 세력들 처럼 본격적인 분리주의는 꿈도 못꾸며, 무엇보다 의석이 아예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이곳은 범켈트 민족주의자들이 스코틀랜드, 웨일스, 콘월, 맨 섬, 아일랜드와 더불어 현대의 여섯 켈트 '나라'로 취급하는 곳이기도 하다. 사람에 따라서는 스페인에 위치한 갈리시아도 포함시키지만 켈트 연맹(Celtic League)에서는 갈리시아가 현재 켈트어가 남아 있지 않으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만화 아스테릭스에서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가 사는 켈트 마을은 브르타뉴에 있다.
  1. 사실 브르타뉴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이고 표준 프랑스어 발음을 한국인이 들어보면 '브흐따뉴' 비슷하게 들린다.
  2. 사실 영어로는 굳이 Great를 붙이지 않아도 브르타뉴와 헷갈리진 않는다. 영국 본토는 Britain이라고 부르게 됐지만 브르타뉴는 Brittany라고 부르게 돼서 양자 간에 구분이 명확하기 때문.
  3. 브리소닉어파의 브르타뉴어, 콘월어, 웨일스어, 게일어파의 아일랜드어, 스코틀랜드 게일어, 맨어(맨 섬의 언어). 그런데 이 중에서 콘월어와 맨어는 완전히 사어(死語)가 됐다가 언어 부활 운동을 통해 복원한 케이스라 이 둘을 빼면 네 개 중 하나이다.
  4. Brythonic languages. 과거 켈트민족의 일파인 브리타니아족이 썼던 켈트어와 그 후계 언어들을 가리키는 어파. Brittonic languages, British languages 등으로도 부른다.
  5. 마찬가지로 민족적·언어적으로 친연성이 있는 콘월에서도 이 곡에 콘월어 가사를 붙인 Bro Goth Agan Tasow라는 노래가 지방 찬가들 중 하나로 취급되고 있다. 이보다는 다른 곡이 콘월 지방 찬가로 애용되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콘월 문서 참고.
  6. 물론 레지스탕스에 가담한 브르타뉴인들도 많았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개인 자격으로, 아니면 그냥 레지스탕스 전국 조직 내 브르타뉴 지부로 활동했던 반면 브르타뉴 민족주의 단체들과 그 지도자들은 대부분 나치스에게 협조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