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릭끼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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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Bird's eye chili
태국어: พริกขี้หนู (Phrik Khinu)
인도네시아어: Cabe rawit
베트남어: Ớt chỉ thiên

태국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곳곳에서 재배되는 고추. 한국에서는 영어의 표현을 따서 '새눈고추'라고도 하고, 태국식 표현을 따서 '쥐똥고추'라고도 한다. 보시다시피 고추가 텐트를 친 것 같아서 하늘을 향하고 있어서 '하늘고추'라고도 한다.

이름 답게 고추 종류 중에서는 가장 작은 축에 속하는데, 다 자란 열매도 커봤자 3cm를 넘지 못한다. 시쳇말로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모양새. 하지만 제대로 익은 고추는 원색에 가깝게 불그스름한 모습이고, 입에 넣게 되면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을 정신과 육체에 모두 사무치게 느끼게 해줄 수 있다.[1] 특히 매운 맛에 한국인들보다 덜 익숙한 서양인이나 일본인들은 이걸 먹고 쇼크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다만 오랫동안 훈련되온 원산지 국가들에서는 별로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먹는데, 태국 요리필리핀 요리에서는 주로 다른 식재료들과 섞어서 소스를 만드는데 사용한다. 심지어 태국에서는 매년 이 고추 많이 먹기 대회까지 열릴 정도. 한국의 경우도 입맛이 점점 매워지는 고로 최근들어 양념코너에서 '베트남 고추'라는 이름으로 통으로 된 말린 프릭끼누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안에 뭐가 들어가는지 모를 중국산 고춧가루보다 통으로 된 고추니 좀 안심이 되기도 하도...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매운맛의 강도가 평균 5만~10만 스코빌로 측정된다. 물론 하바네로부트 졸로키아 같은 살인무기 급으로 매운 고추에 비하면 위력(?)이 좀 약하지만, 한국에서 매운 고추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청양고추와 비교하면 이게 훨씬 세다. 오죽하면 원산지들에서도 식용 외에 진통제살충제(!!)로까지 사용할 정도.

먹는 순간 매운 맛이 확 올라오는 청양고추와는 다르게 매운 맛이 서서히 올라오다 끝맛에서 강해진다.

맛의 달인의 작가 카리야 테츠는 태국에서 식사 대접을 받았을 때 멋모르고 이게 든 요리를 먹었다가 제대로 관광당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베트남 쌀국수가 보급되면서 이들 음식을 취급하는 음식점에서 말려서 잘게 썬 형태로 내올 때도 있는데, 종업원이 '정말 매우고 비싸니까 드시려면 아주 조금만 넣으세요'라고 충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종업원이 충고를 잊어먹거나 자기가 매운거 잘먹는다며 큰소리 치고는 듬뿍 넣고 먹을 경우...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Kecap manis라고 하는 간장과 같은 색깔의 단 맛이 나는 소스에 잘라 넣어 매콤한 맛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인도네시아인들이 즐겨 먹는 각종 튀김류에 같이 생으로 곁들여 먹기도 한다.


비슷한 것으로 이탈리아의 매운고추인 페페론치노가 있다. 아마도 위에서 쇼크사한 서양인은 이탈리아계는 아니었던 듯 하다(...)생긴건 비슷한데 매운 맛 정도까지 비슷하진 않은게 함정[2]

그리고 역시나 유투브에 많은 용자들이 이 고추를 먹고 눈물 콧물을 뺀다.
  1. 무한도전 초기 김장 특집에 나온 매운 김치 먹기 게임에서 이 프릭끼누를 넣은 김치가 선택지 중 하나로 나왔었다. 처음에 유재석이 이걸 골랐었는데, 박명수가 어떻게든 매운 걸 피해보겠다고 뺏어먹었다가 그만(이하생략)...
  2. 페페론치노의 스코빌 지수가 8만~15만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영문 위키백과에 의하면 1만5천~3만으로 청양고추보다는 맵지만 프릭끼누 급은 아니다. 절대 페페론치노가 안 맵다는 것은 아니지만 요리 재료로도 페페론치노 없어서 혹은 비싸서대신 프릭끼누를 넣었다가 눈물을 흘리는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