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溪嶺
운전자의 한계를 시험하는 限界嶺
1 고개 이름
강원도 인제군 북면과 양양군 서면 사이에 있는 고개. 인제군과 양양군의 경계이기도 하다. 해발 고도는 네이버 지도에 의하면 1,004m이다. 바로 위 사진에 의하면 920m.
태백산맥을 넘는 고개 중 하나로, 왕복 2차로로 잘 포장된 44번 국도가 지나간다. 설악산 국립공원을 지나가기 때문에 경치는 아름답다. 특히 단풍구경을 하면서 지나가기에 좋다. 그러나 매우 구불구불하기 때문에 운전 난이도는 높다.최악은 아니고 차악 수준. 미시령 옛길보다는 훨씬 편하다. 그나마 인제군에서 한계령 휴게소까지는 나은 편이지만, 휴게소에서 오색리 방향은 말 그대로 낭떠러지를 보게 된다. 헤어핀 커브도 적지 않아 엔진 브레이크 없이 운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만큼 와인딩 로드가 많다. 엔진 브레이크[1]를 써가며 천천히 넘는다면 그렇게 어려운 길은 아니지만, 길에 두려움이 있는 초보 운전자라면 56번 지방도를 타고 미시령터널(유료)을 지나서 속초시로 가는 길을 추천한다.대신 라면 한 그릇 값은 바쳐야 한다. 제12보병사단에 근무하고 타 부대 출입이 잦은 보직을 받는다면 하도 자주 다녀서 신경도 안쓰게 된다(...). 심지어 인솔하는 간부들의 경우 신병들에게 관광 가이드를 하기도
정상에는 김수근이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한계령 휴게소가 있다. 산꼭대기의 휴게소답게 값은 비싸지만[2] 심각하게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다. 또한 한계령이 비교적 오지에 속하지만 놀랍게도 동서울 - 속초, 춘천 - 속초 양양경유 시외버스가 정상을 정확하게 찍고 넘어가며, 한계령 휴게소에도 정차한다. 이는 한계령 휴게소에 설악산 방향 등반로가 있기 때문.[3] 서울 방향으로는 한 시간에 한 대 정도의 비율로 오는 편인 만큼 드물지는 않다. 표는 휴게소에서 판매한다.
눈이 오면 그야말로 헬게이트. 폭설이 내리면 체인 없이 넘어가려는 생각은 하지 말자. 내비로 양양을 찍고 갈 경우 눈이 온다고 미시령길을 안내하지는 않기 때문에 겨울철 초행자가 종종 곤란을 겪기도 한다.[4] 눈이 내리면 제설차가 쉴새없이 지나다님에도 불구하고 일반 승용차는 체인 없이 넘기 힘들다. 또한 그런 사람들이 심심치않게 있는지, 눈이 오는 날이면 "체인장착"이라는 LED간판을 단 차량들이 지나다닌다. 가격은 당연히(...)
영서 지방에서 속초시로 넘어가는 길이 미시령과 한계령밖에 없고, 한계령과 인근 오색약수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기 때문에 의외로 차량통행도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터널이 뚫린 미시령이 상대적으로 넘기는 편하지만, 양양 방향으로 가기에는 돌아가는 길인 만큼 양양이나 그 남쪽으로 갈 때는 굳이 한계령을 피할 이유는 없다. 또한 양양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면 교차로가 보이는데, 샛길로 가면 인제군 필례약수 쪽으로 빠진다. 이 샛길에 관해서는 은비령 항목 참고.
옛날에는 소동라령, 오색령 등으로 불렸다고 하며, 1970년대에 제3군단이 당시 군단장이었던 김재규의 주도로 확장 공사를 하면서 한계령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10. 26 사건으로 유명한 김재규와 연관이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김재규가 제3군단장에 있을 때 부대를 지휘해 한계령 도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고개 정상에 공사 당시 사망한 장병들을 추모하는 위령비를 세웠는데 당연히 김재규 본인의 이름도 있었으나 10.26 사건 이후 누군가가 이름을 지웠다고 한다.
1.1 이름 논란
양양군에서는 오색령으로 이름을 바꿀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근거는 조선시대에 이 고개가 오색령으로 불렸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5년 한계령휴게소 양양군 측 지역에 오색령이라고 쓰여있는 표지석을 설치했고, 2010년 범군민운동을 여는 등 공론화를 했다. 당연히 인제군에서는 반발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한계'는 인제군 북면 한계리, '오색'은 양양군 서면 오색리의 지명으로 쓰이고 있어 이름 문제는 두 지자체간의 갈등이 될 수밖에 없다. 2012년 양양군이 오색령 명칭을 군내에서만 사용하기로 하여 이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하였다. 그 이후 인제군이 한계령 지명 안내판 설치와 양희은(2번 목차 참조)의 노래비 등을 양양군 측 부지에 설치하려는 계획을 세웠는데, 양양군 측에서 이를 불허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되었다. 한계령휴게소 부지의 대부분은 양양군 측 지역이라 인제군이 이런 시설들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양양군의 허락을 받아야 되는데, 인제군은 한계령 지명 안내판 설치 목적을 법정지명인 한계령을 알리고자 함이라 밝혔지만, 양양군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오색령 표지석에 대한 맞불로 보일 수 있어 불허한 듯하다. 만약 인제군 측에서 표지판을 설치하게 되면 같은 고개에 두 이름을 가진 표지가 설치되는 일이 생긴다. 한편 한계령과 오색령이 다른 고개를 의미한다고 보는 주장도 소수지만 있긴 하다.
- 관련 항목: 은비령
2 가요
가수 양희은이 부른 노래 중 하나. 1번 항목의 고개와 관련이 있다. 1박 2일 2010년 10월 17일 방송분에서 기상 미션 음악으로 나왔다. 이 노래의 이름을 최종적으로 못 맞힌 한 사람(김종민)은 설악산에 등산하는 벌칙을 받았다.
한계령을 부른 가수들은 대중가수 뿐만 아니라 성악가와 국악인까지 다양하다.
이 노래의 작시자가 직접 편집한 동영상도 유튜브에 있으며, ‘다시 한계령에서’를 제목으로 한 노래도 있다.
시노래가수 박경하의 한계령
김애령의 다시 한계령에서
3 소설
양귀자가 쓴 소설. 2번 항목의 가요와 관련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원미동 사람들항목 참고.
4 시
한국시인협회 회장이자 동국대학교 석좌교수 문정희가 쓴 「한계령을 위한 연가」가 있다.
2번 항목의 '한계령' 노래의 원본인 ‘한계령에서’는 1981년 정덕수에 의해 처음 쓰여졌으며 이후 다양한 작품들이 한계령에서로 하여금 탄생했다.
한계령에서Ⅰ
온종일 서북주릉(西北紬綾)을 헤매며 걸어왔다.
안개구름에 길을 잃고
안개구름에 흠씬 젖어
오늘, 하루가 아니라
내 일생 고스란히
천지창조 전의 혼돈혼돈 중에 헤메일지.
삼만육천오백날을 딛고
완숙한 늙음을 맞이하였을 때
절망과 체념 사이에 희망이 존재한다면
담배 연기빛 푸른 별은 돋을까
저 산은,
추억이 아파 우는 내게
울지 마라울지 마라 하고
발 아래상처 아린 옛 이야기로
눈물 젖은 계곡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구름인 양 떠도는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홀로 늙으시는 아버지
지친 한숨 빗물 되어
빈 가슴을 쓸어 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온종일 헤메던 중에 가시덤불에 찢겼나 보다
팔목과 다리에서는 피가 흘러
빗물 젖은 옷자락에
피나무 잎새 번진 불길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애증(愛憎)의 꽃으로 핀다
찬 빗속꽁초처럼 비틀어진 풀포기 사이 하얀 구절초
열 한 살 작은 아이가
무서움에 도망치듯 총총이 걸어가던
굽이 많은 길
아스라한 추억 부수며관광버스가 지나친다.
저 산은
젖은 담배 태우는 내게
내려가라
이제는 내려가라 하고
서북주릉 휘몰아온 바람
함성 되어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