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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자주 먹는 대구
유럽에서 자주 먹는 대서양 대구.
한국어 | 대구(大口) |
일본어 | たら(鱈) |
중국어 | 大头鳕 |
영어 | cod |
아이슬란드어 | Þorskur |
포르투갈어 | bacalhau |
1 개요
대구과에 속하는 식용 물고기. 입이 커서 大口라고 한다. 大와 口를 합쳐 놓은 夻(대구 화)[1]라는 한자가 존재한다. 이 한자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中·日에선 쓰이지 않는다.
살이 희고 담백하고 고소하며 크기도 꽤 크고 먹을 수 있는 부위가 상당히 많다. 동서양 가릴 것 없이 인기가 많아서 사람들이 하도 잡아먹는 바람에 멸종할 뻔한 적도 있지만, 재빨리 대책을 세우고 어획을 제한한 덕에 지금은 많이 나아진 상태. 한류성 어족이다.
일본어로 대구는 タラ(타라). 명란젓(명태 알로 만든 젓갈)은 たらこ(대구'알'이라는 뜻도 된다)라서 명란젓이 대구알로 만든 젓갈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특히 일본에).
한국어로 발음이 같은 대한민국의 대구광역시는 내륙이라서 이 생선이 안 나고, 한자도 다르며, 전혀 관계가 없다. 대한민국 해군에서 운용하는 대구급 호위함 1번함 대구함의 경우도 대구광역시에서 함명을 따왔기에 역시 이 생선과는 무관.[2]
2 서양의 대구
서양에서 잡히는 대구와 한국의 잡히는 대구는 사실 종이 다르다. 유럽일대의 대구는 대서양 대구 (Atlantic cod) = Gadus morhua Linnaeus, 한국에서 잡히는 대구는 태평양 대구 (Pacific cod) = Gadus macrocephalus. 서양 대구는 크기가 사람 몸통만한 것이 잡힌다. 살에 기름기가 없어 말려서 보존하기 매우 쉬웠고, 그래서 문명 초기부터 이 대구 가공 산업이 융성했다. 바이킹들 조차 함내 보존식으로 말린 대구를 널판지마냥 쌓아놓을 정도였으니..
많이 잡혀서 당시 기록에는 바다에 물반 고기반이라서 대구가 번식기에 정자를 뿌리기 시작하면 바다가 하앟게 변했다라는 글이라든지 양동이 아래 돌을 넣은 양동이를 넣었다 들어올리면 양동이 한가득 대구가 잡힐 정도라는 글이 나올 정도였고 먹고 파는 것을 넘어서 갈아서 비료로 파는 것이 한 국가의 수입일 정도였다. 바다의 빵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 이 말린 대구는 거의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으로 안그래도 싸고 보존하기 좋고 흔한데 금식일이라든지 종교일등에 고기를 금하는 것까지 겹쳐 수요가 늘자 빵은 못먹어도 말린 대구는 먹을 수 있는 그런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소도 막 집어먹고 노예도 먹어서 노예와 하인들용 하급품 말린 대구 생산지까지 따로 있을 정도. 다만 싱싱한 대구는 보존 문제라든지 하는 것이 있는지라 어민들이 아닌 이상 잘 먹지 않았다고, 도리어 신선한 대구를 주자 부담스럽다며 그냥 말린 대구를 달라고 하는 일도 있었고, 당시 요리사도 신선한 대구는 조리하기 힘들다며 거북해할 정도였다.
이런지라 대구는 밀과 같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식량자원이 되었고, 아이슬란드와 영국 사이에 대구가 많이 나는 지역을 두고 대구 전쟁이라는 군사적 충돌까지 일어났다 . 헌데 이 대구라는 물고기가 몇백년 주기로 밀집지가 변하는 어종이라서 이에 따라 한 국가가 무너지고 한 국가가 일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2.1 남획 문제
하지만 배의 항행 거리가 길어지고 저인망 어선이 등장하면서 대서양에 대구 씨가 말라버렸고 현대에 와서는 대구 잡는 일도 조심스러워지게 되었다. 그물낚시는 금지하고, 허가받은 어민들만이 낚시로 잡을수 있게 된데다, 일정 크기 이하는 지느러미에 추적 라벨을 붙여 방류하는 법규까지 있는 상황. 본디 대구로 만드는 피시 앤드 칩스조차도 이제는 다른 물고기로 만드는 상황.[3]
이를 두고 옛날에는 대구를 쓰고 다른 물고기로 만들었다고 하던게 이제는 다른 물고기로 만들고 대구로 만들었다고 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푸념하는 말을 하기도 한다.
대구 남획에 대해 슬슬 걱정하는 이야기가 나온 것은 19세기 후반이었는데, 이 때만 해도 생선은 땅에서 풀베듯이 닥치는 대로 잡아서 먹고 남은 건 비료로 만들거나 땅 메꾸는데 부어버리거나(...) 말 그대로 지푸라기처럼 쓰는 것이 당연하던 시절이라, 아무도 경쟁적인 남획에 태클을 감히 걸지 못했다. 심지어 1883년에는 영국 왕립학회장이었던 토마스 헉슬리[4] 경이 어업계를 대변해서 '이 어종의 수는 상상할 수 없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그 어느 어장이라도 굳이 제약할 필요가 없다. 내가 진화론 좀 만져봐서 아는데 인간이 잡는 건 진화론적으로 늙거나 약해진 개체가 도태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고, 강하고 재빠른 개체는 살아남아서 진화할 것이니 아무리 잡아도 자연은 그에 맞춰 강화될 것이다' 라고 호언장담했다. 물론 이 이야기는 두고두고 역사에 남아서 환경파괴를 이끄는 단적인 인식으로서 까임을 받게 된다(...) 뭐, 한 종에 국한되서는 틀린 말이나 사실 생물 전체로 보았을때는 맞는 말이다. 대구가 인간에 의한 사냥이란 압력에 의해 멸종한다면 그만큼 대구가 사용하고 있던 자연계의 자원이 잉여가 되고 그것을 인간 사냥이라는 압력에서 대구보다는 자유로운 다른 종이 차지하며 번식하거나 새로운 종 또는 사냥이 더 어려워지는 대구의 새로운 종이 출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간이 환경이나 생물다양성을 보전해야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결국 인류 자신을 위해서이기에, 그렇게 식량자원으로 쓰는 종이 사라져버리면 인류에 해가 된다는 점.
포르투갈 사람들이 특히 대구를 좋아하며,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도록 대략 수백에서 1000가지의 요리법이 있다고 한다. [5]근데 대서양에서 더 이상 대구가 잡히지 않으니 어쩌나 포르투갈 사람들은 주로 말리고 절인 대구를 먹는데 이를 '바깔라우'라고 부르며[6] 하도 대중적이라서 "포르투갈 사람들은 꿈을 먹고 살고, 바칼라우를 먹고 생존한다" 라는 말이 있을지경이다. 지중해권에서도 대구는 맛있는 물고기로 손꼽혀, 『그리스인 조르바』(배경이 크레타)에는 소금에 절인 대구를 먹고 싶어하는 미친 수도승이 나온다.
그러나 대서양 대구의 생태계는 아직도 처참한 상황. 한국처럼 작은 지역 어장의 경우 인공방류 등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어느 정도 통하지만 대서양의 경우 워낙에 엄청난 생산량을 자랑했었고, 또 그만큼 엄청나게 잡아댔기 때문에 방류 -> 조금 키워서 잡자 정도로는 회복이 불가능하다. 결국 번식을 시켜야 하는데 위의 언급한 번식력 이야기의 헛점은 대구의 성장주기가 상당히 길다는 것이다. 특히 대서양 대구는 수명이 25년쯤 된다(...) 그랜드 뱅크스 어장에서 어업이 금지된 게 1992년에 와서이니 이제 한 세대가 겨우 넘어가고 있는 셈. 당연히 개체수가 원상복구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렇게 보면 대구가 대서양에서 씨가 마른 것 처럼 보이지만, 대구 포획량이 바닥을 찍은 건 90년대(20만톤)이고 2010년대 들어와서 70만톤으로[7]으로 회복세에 있다. 단지 수요가 폭발적이라 공급이 못 따라가줄 뿐.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도 문제가 심각하다.. 유럽 이주민들이 미국, 캐나다로 이주해 온 이후, 대구잡이는 큰 산업이였는데, 무분별한 남획으로 대구 어장이 거의 박살이 났다. #
3 한국의 대구
한국에서는 1980년대 까지만 해도 연 4~5천톤의 어획량을 기록했으나 1990년대 대서양 일대와 마찬가지로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300~600톤까지 어획량이 줄어들었다. 1990년대 중반에는 큰대구 한마리 30여만원을 호가했다. 이른바 금대구 특히 경남이 타격이 컸다.
이 시기 대구나 얼마나 귀했냐면 진해만에서 대구가 산 채로 어획된 것이 지방 뉴스에 보도될 정도였다. 따라서 이 시기에 주로 먹었던 대구는 수입된 냉동 대구거나 먼 바다에서 잡아 소금에 절여온 간대구였다. 당연히 냉동 대구보다는 간대구가 더 고급이었는데 물에 담궈서 소금기를 빼낸다하더라도 상당히 짜서 먹기가 좀 힘들었다. 게다가 단백질은 변성되어 퍼석거리고.....
다행히 인공 방류 사업에 힘입어 2001년부터 계속 어획량이 늘더니 매년 제철만 되면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엄청난 어획량을 자랑하고 있다. 원래 대구는 비교적 번식력도 좋고 잘 자라는 생선이지만 사람들이 그 이상으로 잡아대서 씨를 말렸을 뿐이다. 2010년 어획량이 1만톤 수준이니 어획량 회복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근데 영국이나 포르투갈에 수출하는 꼴을 못봤다. 고작 1만톤가지고 어디에 수출해[8][9]
한국에서는 주로 살짝 말린 것으로 대구탕을 끓여 먹거나, 대구포 등으로 가공해서 먹는다. 탕은 동태탕과 비슷한데 더 담백하고 살이 단단하다. 대구포는 명태포(북어)보다 더 고급으로 쳐 주는 듯. 제사상이나 안주로 사용된다. 뽈찜이라고 해서 대구 볼살을 찜으로 해먹는 음식도 대중적으로 퍼져 있다. 이를 위해 대구 머리를 대량 수입하기도 한다.
여담으로 원래 살만 인기가 좋았는데, 대구 간유의 소중함을 알게 된 인간에게 간유를 착취채취당하고 있다.
거제시의 거제수산업협동조합이 2005년부터 거제대구수산물축제를 열고 있다.2015년 12월 19일, 20일 양일간 9회 축제가 열렸다. 해당기사
3.1 요리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탕이다.
대구의 살과 내장을 다시에 넣어 끓이는 데 맑은탕 또는 매운탕의 형태로 먹는다. 일반적으로 대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일수록 맑은탕을 선호하는 편. 부드러운 대구살과 뜨거운 국물의 조화가 매우 좋다. 원래는 반건 대구로 탕을 끓였고 실제 감칠맛이나 향은 이 쪽이 훨씬 뛰어나다. 하지만 생물이 많이 늘어나면서 생대구탕을 더 고급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으나 맛이나 향에서 모두 반건 대구에 미치지 못 한다. 게다가 생대구는 국물이 제대로 우러나지 않기 때문에 다른 건어물 다시에 대구를 넣어 끓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식당들은 거의 혼합 조미료를 필수로 사용한다.
활어 상태로 회를 떠 먹는 경우도 있으나 일반적이지는 않다. 다만 대구의 주산지인 진해만 인근에서는 활대구회를 먹기도 하는데 이는 대구 어획량이 늘면서 활대구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자 출연한 음식일 뿐 진짜 대구회는 활대구회가 아니다. 반건한 대구를 회처럼 썰어서 양념장과 함께 먹는 것이 진짜 대구회이다. 냄새가 좀 나기는 하지만 감칠맛이 뛰어나고 식감도 좋다. 활대구회는 먹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수분이 너무 많아서 회를 오랫동안 물 속에 담구었다가 먹는 느낌이다. 게다가 치감도 매우 떨어진다. 즉 대구는 활어회로 먹는 생선이 아니다.(일본의 예만 봐도 알 수 있다. 온갖 생선을 다 회로 먹는 일본인들이 대구를 회로 먹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대구찜도 많이 먹는다. 아구찜의 레시피가 변형된 것인데 원래는 대구의 살이 아니라 사료용으로 수입되던 대구의 머리(대구뽈)를 아구찜처럼 쪄 먹던데에서 기인한 것이다. 아구찜처럼 생대구로 만든 것과 반건 대구로 만든 것이 있으나 부산이나 창원 같은 대구 주산지 이외의 지역에서는 거의 생대구찜만 먹는다.
구이로 먹기도 한다. 하지만 생대구 구이는 모양의 유지가 힘들기 때문에 구이의 경우 거의 반건을 쓴다.- ↑ "화"라는 독음은 㕦(큰소리낼 화)에서 취한 것으로 보인다.
- ↑ 대구지역의 날씨가 엄청나게 더운걸 빗대어 대구찜이라 해놓고 여름의 대구광역시 사진을 올려놓는 인터넷 유머가 있다.
- ↑ 대구(cod)뿐만 아니라 피쉬 앤드 칩스를 만들 때 사용됐던 해덕대구(haddock) 및 따른 대구과 생선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 ↑ 진화론으로 유명한 그 사람이 맞다.
- ↑ 평범하게 굽고 찌는 방식부터 혀나 눈, 부레같은 특별부위 전용으로 나온 요리법도 매우 많다. 어부 출신 작가인 마크 쿨란스키가 대구에 얽힌 인간의 역사와 각종 에피소드를 모아서 대구(...제목이 대구다. 참고로 우리나라에도 정발됨.)라는 제목의 저서를 낸 적이 있는데, 부록에 이 요리법의 일부가 실려있다.
- ↑ 현지의 이야기에는 이 대구가 하도 수다스러워서 신이 닥치라고-포르투칼어로 바칼라스-해서 이름이 바칼라우가 되었다고 한다
- ↑ 2차 세계 대전 이후 한때 130만톤이 잡혔다
- ↑ 고작 1만톤가지고 유럽에 수출한다는게 무리수다. 유럽은 대구 포획량이 연간 몇 십만톤인데, 그래도 부족해서 난리다 1만톤은 간에 기별도 안 가는 수치. 참고로 국민생선인 명태는 한국에서 연간 40만톤정도 소비가 된다.
- ↑ 태평양 대구가 상품성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중국에서는 알래스카등에서 태평양 대구를 수입해다가 가공해서 유럽에 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