假傳體
1 개요
과거 고려 후기부터 조선 전기까지, 문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문학의 갈래. 신진 사대부들의 당시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과 사물에 대한 지대한 관심 속에서 발전하였다.
어떤 사물의 꾸며낸(假) 일대기(傳)를 쓰는 문체(體)이다. 일대기인 만큼 어떤 물건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어떤 일을 겪고 사망하는 것까지의 내용과, 그 후손들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전기가 끝나면 작가의 평론이 붙는다. 예를 들어 XX는 말한다. 이런 식으로. (당연히) 중국에서 유래했다. 한유의 모영전이 그 시초로 일컬어진다. 사마천의 사기의 열전처럼 사신(史臣)의 평이 붙어 있는 형식이다. 또한 주인공의 이름이나 호 또한 그 물건의 특성과 관련되어 지어진다는 것도 특징.
2 특징
가전체의 특징을 요약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 사물의 의인화
- 풍자적 주제
- 함축적 수사
- 계세징인의 목적
가전체의 영향을 받아 조선 중후기 때 창작된 가전의 특징은 의인화된 서술의 방법을 본기체(本紀體) 형식에 확대·적용한 작품들이 출현했다는 것이다. 넓게는 여기까지를 가전체 문학이라 보기도 하는 모양. 학자에 따라서는 이를 고려가전과 조선의인체문학으로 구분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소설과 비교해보았을 때 가전은 유기적인 구성, 내적 세계의 독자성이나 필연성을 지니지 않으며 전기적인 서술 형태를 벗어나지 못한다. 주요 사건마저도 지나치게 요약적으로 서술하고 특별한 갈등 같은 것은 드러나지 않는다. 즉 서술적 형상화가 미흡하다. 이러한 점을 근거로 가전을 소설로 발달하는 과도기적 장르로 보기도 한다. 구성에서 단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그것은 정시자전. 이것은 설에 가깝다.
비록 장르는 교술 갈래로 분류하나 사실상 고전소설의 프로토타입 격 갈래라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3 현대의 가전체
인터넷 상에서 창작되기도 하는데, 주로 과거의 전기 형식에 익숙한 역덕후들이 재미삼아 쓰는 경우가 많다. 과거의 가전체와 마찬가지로 풍자적 소재나 농담으로서 자주 사용한다.
4 작품 목록
'제목(작가) - 의인화된 물건' 식으로, 가나다순으로 작성해 주십시오.
- 공방전(임춘) - 돈. 아마 엽전의 모양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추측된다.
- 국선생전(이규보) - 누룩술. 술의 장점을 예찬.
- 국순전(임춘) - 누룩술. 공방전과 함께 한국 최초의 가전체 문학으로 알려진 작품. 국선생전과는 반대로 술의 단점을 비판.
- 저생전(이첨) - 종이.
- 정시자전(석釋식영암)[1] - 지팡이. 설과 비슷한 형식을 띄고 있다는 데서 특이한 작품.
- 죽부인전(이곡) - 대나무.
- 청강사자현부전(이규보) - 자라.
- 해의국사 - 김. 이 때까지의 의인화 소설 중에 가장 특이한 것을 의인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화왕전(임춘) - 설총의 화왕계의 리메이크판. 사실 학계에서는 설총의 화왕계가 가전체의 시초가 아닐까 하는 논의가 오고가고 있다.
- 규중칠우쟁론기(미상) - 규중칠우(자, 가위, 바늘, 실, 인두, 다리미, 골무). 내간체 수필이자 가전체 수필로 조침문과 함께 의인화된 고전 수필의 쌍벽을 이룬다.
4.1 넓은 의미로 가전체라 할 수 있는 작품들
- 포절군전(정수강) - 대나무
- 관자허전(이덕무) - 대나무
- 여용국전(안정복) - 얼굴 + 세면도구. 구성이 상당히 탄탄하고 재미있는 축에 속한다.
- 오원전(유본학) - 고양이
- 화왕전(이이순) - 꽃
- 화사(임제) - 꽃
- 이 아래는 심성가전(心性假傳)이라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