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마

주로 창작 매체에서, 악마귀신 등을 강림시키는 행위, 또는 악마가 지상에 스스로 강림하는 경우 등에 쓰이는 단어. 참고로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표준어가 아니다. 신조어?

한자로는 《降魔》라고 쓰는데, 원래 이 단어는 불교 용어로 "악마(마라)를 조복시키다"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단어다. 이때의 읽는 법은 "항마". 뇌쇄의 경우처럼 한자를 잘못 읽은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뇌쇄"라는 단어는 원래 예전부터 존재했던 단어인데 비해 "강마"는 확실하게 신조어라는 점, "항마"와 "강마"가 확실하게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100% 잘못된 단어로 치부할 수는 없다.

1 발생원인

불교에서 위와 같은 뜻으로 쓰일때는 "항마"라고 읽어야 하지만, 이 "降"이라는 한자는 '항복하다'라는 뜻으로도(이때의 발음은 항), '내려오다'라는 뜻으로도(이때의 발음은 '강') 쓰인다. 중국어에서는 jiàng / xiáng.[1] 일본어에서는 한자음으로는 명확하게 구분되어 사용되지 않는다. 항마(ma) / 항복(fuku) / 승강기(shōki) 모두 kō 또는 gō 발음.

현대에 들어와서, 불교용어인 "항마(ごうま, gōma)"가 더이상 일상적으로 쓰이지 않게 되었고[2], 일본의 서브컬쳐 쪽에서 "악림한다"라는 뜻의 조어를 만들면서, 같은 한자인데 뜻이 전혀 다른 단어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한자만 보고서 뜻을 착각했거나…

이렇게 생겨난 단어가 만화나 소설 등을 통해 한국으로도 유입되었는데, 일본 쪽에서는 "降"이라는 한자에 뜻에 따른 발음구분이 없는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두가지 발음으로 읽다보니 이러한 단어를 번역할때 어떻게 읽을 것인지를 두고 팬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내리다'로 읽던 '항복시키다'로 읽던 문맥상 아예 말이 안되는 경우가 별로 없기도 하고… (이는 중국쪽 물건을 번역할때도 마찬가지다. 강룡십팔장항룡십팔장 항목 참고.)

2 논란이 된 사례

대표적인 경우는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에 등장하는 용호왕의 필살기인 "용왕파산검 천마항복참"과 슬레이어즈 시리즈에서 과거의 사건중 하나인 강마전쟁.

"천마항복참"의 경우 2000년대 초에는 "천마강복참"이라고 읽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게 잘못된 발음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한동안 슈로대 커뮤니티의 단골 키배 떡밥이 되었다. 용호왕 자체가 고대 중국의 초기인이라는 설정, '천마항복'이라는 단어가 확실히 불교쪽에서 온 용어라는 점 등에서 지금은 슈로대 팬덤 사이에서 거의 "천마항복참" 쪽으로 정착되어있다.[3] 다만 지금도 '항복'이라고 하면 어감이 쿠리다는 이유로 (…)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천마강복참 아니면 무슨맛이야

슬레이어즈의 "강마전쟁"이라는 용어에 관해서는 "수룡왕과 북의 마왕이 싸워 결국 북의 마왕을 봉인했으니 항마전쟁"이라는 쪽과 "마왕이 강림해서 벌어진 전쟁이고 수룡왕이 확실히 이긴것도 아니니 강마전쟁"이라는 쪽으로 나뉘어졌었다. 인터넷과 설정집 등을 통해 일본쪽 자료를 참고할 수 있게 된 지금은 "강마전쟁" 쪽이 대세인듯.

참고로 사쿠라 대전에서도 "강마전쟁"이라는 설정이 있는데, 일본 쪽에서도 논쟁이 있었는지 세가 측에서 단어의 정의와 읽는 법에 대해서 피드백이 있었다. 참고자료 "ごうま(gōma)"가 아니라 "こうま(kōma)"라고 구분해서 읽어달라고 한다.

위에서 보듯이 "강마"라는 단어 자체는 어디까지나 신조어지만, 서브컬쳐 쪽에서는 확실히 자리잡은 단어이니 구분해서 사용해도 좋을 듯 하다. 강대한 악마를 격퇴하는 상황이라면 "항마", 악마를 소환하여 사역한다거나 마왕이 세계정복을 하러 지상에 나타났다거나 하는 장면이라면 "강마".

3 나무위키 내의 애매한 항목들

샤카가 석가모니의 화신이라는 대놓고 불교계에 시비거는 설정과, 위의 용호왕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천마항복"이 맞는 듯 하지만…팬덤에서는 "천마강복" 쪽이 확실히 자리잡혀있는 듯. (일단 항복이라고 하면 역시 어감이 쿠려서…)
쿠노이치가 악령들을 퇴치하고 다닌다는 게임 내용을 생각해보면 "항마영부전"인 듯 하지만…"봉마의 영부"를 쓰면 적을 포획한 뒤 나중에 소환해서 쓸 수 있다. 다만 이것은 다양한 영부 중 한가지일 뿐이지 이것 자체가 메인은 아니다. 굳이 제목바꿀 정도로 잘나가는 게임도 아니고
  1. 정확하게는 '내리다'가 '내려와 숙이다(降伏)'와 같이 활용되면서 '항복하다'라는 뜻이 갈라져 나왔다고 할 수 있겠다.
  2.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넷상에서 항마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는 거의 2번 항목을 의미한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3. 이제는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천마항복참" 쪽이 압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