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식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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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증식로란?

Breeder Reactor, 꿈의 원자로라고 불다. 과거형인 이유는 이 문서를 읽다 보면 알게 될 것이다.[1] 그리고 4세대 원자로의 특징 중 하나이다. #

이름이 증식로인 이유는 연료를 태우면 태울수록 연료가 늘어나는 화수분 같은 구조에 있다. 증식로에는 운동에너지가 높은 빠른 고속 중성자를 바로 이용하는 고속 증식로와 비교적 느린 열중성자를 이용하는 열증식로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고속증식로가 주로 알려져 있다. 이 문서에서는 주로 고속증식로를 다룬다.

1.1 열증식로

저속의 열중성자를 이용하는 열증식로 (Thermal Breeder Reactor, TBR)로 불리는 이 원자로는 토륨을 사용한다. 자세한 내용은 토륨 원자로 문서 참조

2 고속증식로

고속중성자를 사용해 플루토늄을 증식시키는 원자로. 일본의 몬쥬와 대한민국이 개발하고 있는 칼리머, 평화로가 이 형식의 원자로이다. 상업운전을 하고 있다(러시아의 BN-600).

Fast Breeder Reactor, FBR로 불리는 이 원자로는 일반적인 원자로에서 사용하는 우라늄 235는 운동에너지를 잃은 열중성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중성자의 운동량을 나눠가져갈 감속재가 필요한 것에 반해, 증식로는 핵분열에서 튀어나올 때의 운동에너지를 그대로 갖고 있는 고속중성자로 플루토늄을 증식하고, 이 플루토늄을 다시 태우는 구조를 갖고 있다.

2.1 연료

연료로는 처음부터 플루토늄과 열화우라늄으로 만든 MOX연료를 투입한다. 참고로 MOX연료는 Mixed OXide라는 뜻이다. 이 연료는 고속증식로에서만 사용하며 일반 원자로에서는 전세계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가 유일하게 MOX연료를 사용한다. MOX연료는 녹는 온도가 더 낮기 때문에 안전 여유도를 축소시킨다. # 덤으로 일반 원자로에 MOX연료를 넣는 계획을 플루써멀 계획이라고 부른다. 근데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때문에 플루써멀 계획은 망했어요.

3 냉각방식

증식로는 연료 증식이 목적이기 때문에 중성자를 고속으로 유지시켜주는 냉각재를 사용해야 한다.

가장 보편적인 냉각재인 경수(순수한 물)나 중수중성자 감속재이므로 중성자가 빠르게 움직여 플루토늄을 만들어내도록 하는 고속증식로에는 적합치 않다.

2011년 기준으로 모든 대규모 고속 증식로는 액체 금속 냉각 방식이다. 초기에는 수은이 냉각재로 사용되었으나 독성이 강하고 실내 온도에서도 증기압이 높으며 끓는 점이 낮고 열을 받으면 유독한 증기를 배출하는 데다가 열전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중성자 흡수 단면적이 커서 중성자를 잘 잡아먹으므로 사장되었다. 세계에서 첫번째 고속 중성자 증식로였던 클레멘타인(Clementine)이 이 냉각 방식을 사용했었다.

두 번째는 이나 납-비스무트 합금이 있다. 납은 중성자 흡수율이 낮고 반사가 잘 되는 특징이 있고 감마선 차폐 능력이 뛰어나다. 또한 끓는 점이 높아서 원자로가 과열되어도 효과적으로 원자로를 냉각시킬 수 있어 안전을 보장해준다. 납-비스무트 합금은 납보다도 녹는 점이 더 낮아서 더욱 유리하며 나트륨이나 나트륨-칼륨 합금과는 달리 공기나 물과 반응하지 않아서 중간 냉각 회로를 만들 필요가 없어서 비용이 적게 든다.

그러나 원자로의 주 재료로 쓰이는 대다수 금속 자재와 일부 연료 혼합물을 부식시킨다. 또한 녹는 점이 더 높기 때문에(납 : 327도 납-비스무트 : 123.5도) 원자로가 낮은 온도에서 작동하고 있는 경우 냉각재가 고체화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납-비스무트 합금 원자로 운영시에는 폴로늄이 문제가 된다. 비스무트동위원소 중 가장 안정한 원소인 비스무트-209는 중성자 포획을 통해 베타 붕괴를 일으켜 폴로늄-210으로 변한다. 그리고 이 폴로늄-210이 중성자와 반응하면 폴로늄-209가 된다. 폴로늄-210은 반감기가 약 138일이며 폴로늄-209는 120년이다. 냉각재가 작동하는 온도에서 폴로늄은 휘발성이며 생성된 일부가 커버 가스(Cover gas, 냉각재와 공기와의 반응을 막기 위해 원자로 내에 채우는 가스. 아르곤을 주로 쓴다)에 에어로졸 형태로 섞이게 되는데 정상적인 운영 환경에서도 커버 가스가 조금씩 누출될 때도 위험한데 하루에 0.01%씩 발전소 중앙 시설로 누출된다고 할 때 허용 농도를 200배 초과하게 되는 폴로늄이 같이 나오게 되며 시설 운전자와 주변 환경에게 위험을 끼칠 수 있다.

순수하게 납만을 사용한다고 해도 이 폴로늄이 생성된다. 납-208이 중성자와 반응하여 납-209가 되어 베타 붕괴를 거쳐 비스무트-209에서 비스무트-210으로 변한 후에는 폴로늄-210이 된다. 단, 이 경우는 납-비스무트 합금보다는 생성되는 비율이 더 낮다.

또한 잔여방사능이 매우 크다. 납-비스무트 합금에서는 반감기가 매우 긴 비스무트-210(반감기 : 360만 년)과 비스무트-208(반감기 : 36만 5천년)이 생성되며 납에서는 납-205(반감기 : 1510만 년)이 남아서 수백만 년간 방사능을 띄게 된다. 그리고 냉각재를 재활용하게 되면 잔여 방사능이 더욱 강해진다.

마지막으로 나트륨 또는 나트륨-칼륨 합금이 있다. 나트륨은 열용량(어떤 물질의 온도를 1도 높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양)이 커서 냉각 효율이 뛰어나다. 또한 물과는 달리 중성자가 통과해도 에너지를 크게 잃지 않는다. 또한 끓는 점이 원자로 작동 온도보다 훨씬 높으므로 원자로를 여압 상태로 유지시킬 필요가 없다. 또한 납-비스무트 합금이나 납과는 달리 반감기가 매우 긴 방사능 물질이 생성되지 않는다. 운영중에 발생하는 방사능 원소는 나트륨-24인데 반감기가 15시간밖에 안 돼서 짧다. 해체 후에는 나트륨-22(반감기 : 2.6년)이 남는데 이것보다 반감기가 긴 방사능 물질이 생성되지 않는다. 러시아에서 1999년에 내놓은 연구 자료를 보면 50년 동안 강한 중성자에 노출시켜도 나트륨-22 이상의 방사능 물질이 생성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50년간 운전시킨 1기기와트 원자로에 쓴 나트륨 냉각재는 최대 50년까지만 저장해두면 산업용으로 쓰거나 자연으로 되돌려보낼 수 있다고 한다.

단점으로는 나트륨이 공기 및 물과 격렬하게 반응을 일으킨다는 점이 있다. 또한 납과는 달리 중간 열교환기 회로가 필수적이며 녹는 점이 98도이기 때문에 계속 가열을 해주어야 한다(연료 재공급/수리시에는 150~200도까지 높여줘야 한다).

나트륨-칼륨 합금은 주로 실험용 원자로에서 많이 쓰인다. 녹는 점이 영하 11도라서 상온에서도 액체 상태이므로 자주 운전했다가 정지하는 실험용 원자로에 적합하다.

가스 냉각식 방식도 있으나 연구만 진행되었고 상용화된 것은 없다. 가스 냉각식은 주로 헬륨을 쓰며 중간 냉각 회로가 필요없고 화학 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며 방사능을 띄지 않아서 폐로시 폐기물 처리 문제가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고압 상태를 유지시켜줘야 하고 냉각재 펌프도 고출력이 요구된다. 또한 강제 대류 기능이 손실되거나 파이프가 손상된 경우에는 붕괴 열 냉각이 심각한 문제가 된다. 또한 냉각 회로에서 가스가 누출되는 문제가 있으며 헬륨이 아닌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증식율이 낮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상업 규모로 운영한 경험이 전혀 없다.

나트륨과 같은 액체 금속 냉매는 성질상 몇 가지 사고 위험성을 안고 있고, 증기기관 이래로 많은 지식이 축적된 물과는 달리 아직 인류에게 낯선 냉각재였기 때문에 고속증식로의 냉각제 연구개발은 시행착오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고속증식로에서 끊이지 않았던 크고 작은 원자력 사고는 대부분이 냉각재와 관련되어 발생하였다.

더구나 액체금속 냉각재의 특성은 시설의 무결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되는 지진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 더욱 치명적이다. 단순히 냉각재가 누설되기만 해도 나트륨은 초대형 연쇄폭발을 일으킬 위험이 충분하다. 냉각 순환이 멈추거나 원자로 가동이 멎는다면 상온에서 고체로 어는 금속의 특성상 냉각계통이 전부 동결된다. 당장 어는점이 나트륨(98도), 납-비스무스(125도)다. 이 때문에 원자로를 가동하지 않을 때에도 일부러 난방을 해서 냉각재가 굳지 않도록 유지해야 한다.

즉 배관은 얼어서 막히는 동안 연료봉만 온도가 계속 올라가 멜트다운이 일어날 수 있다. 게다가 유사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서 해수를 썼던 것 같은 대안적인 방법이 전혀 없어서 그런 사고에 대응하기가 더욱 어렵다. 덤으로 일단 이렇게 굳어버린 배관이나 냉각 장비는 재사용이 불가능하므로 사건이 마무리되었다고 해도 그 자체가 방사능 덩어리인 거대한 폐기물이 발생하며 보수공사에 엄청난 시간과 돈이 든다.

다만 위에 지적한 사고 위험성은 과장된 부분이 상당히 많으므로 주의해서 받아들여야 한다.

나트륨의 공기중 자연 발화 위험성은 정작 연소시의 열량이나 연소 속도 화염 정도는 일반 유류화재보다도 훨씬 작아서 의외로 위험도는 적다고 한다#. 또한 자연발화의 위험성이 큰 만큼이나 대응체제도 일찍이 개발되었다. 원리적으로 나트륨 냉각재계통은 냉각수가 고압으로 순환하는 가압수로와는 달리 대기압 조건에서 운전되므로 누출이 발생해도 냉각재가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지 않고 서서히 흘러나오게 된다. 그리고 누출이 감지되었을 경우 해당 순환계통의 나트륨을 나트륨 저장조로 되돌리는 설비가 기본적으로 되어 있고 거기에 더해 산소접촉을 차단하기 위한 질소주입 설비와 연동되었다.

물과의 접촉시 폭발 우려도 나트륨 자체의 폭발위험 보다는 오히려 그 부산물로 발생하는 수소에 의한 수소폭발의 위험성이 크다. 그런데 사실 수소폭발은 이미 2~3세대 경수로 등에서도 피동수소제거계통 등의 대응책이 마련된 것으로 원자로에서 새삼스러운 위험은 아니며 미국의 EBR-II와 아래에 설명하는 러시아의 BN-600등에서 20년 혹은 30년동안 수십회의 나트륨-물 누출사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 단계에까지 도달하지는 않고 운전이 가능했다. 심지어 사건사례를 조사하면 나트륨과 물이 접촉할 확률이 높은 열교환기에서 나트륨이 누출되었을 경우 그 즉시 대규모 폭발로 이어지기는 고사하고 소량씩 누출되는 나트륨을 센서가 감지할 수 없어서(...) 한참동안 그 사실을 모르다가 누출량이 서서히 증가하다가 나트륨-물 반응에 의한 수소를 감지하기 위한 센서에 간신히 감지될 수준이 되어서야 발견되었다고. 즉 나트륨 누출이 대규모 폭발을 야기한다는 주장 자체가 도시전설에 가깝다.

결국 실제 나트륨 유출사건의 경우를 조사하면 대체로 사고 수준까지 발전하는 일 없이 보다 소규모의 일상적인 사건 수준에서 대응이 가능했다고 한다.

배관동파 사고에 대한 우려도 애초에 자연대류에 의한 피동잔열제거계통을 채택한 나트륨 고속증식로의 경우에는 연료봉에 잔열이 남아 있는 한 나트륨이 얼어 동파될 우려가 없고 반대로 나트륨이 동결될 상황인 것은 이미 연료봉에 잔열이 다 빠져나갔다는 의미이므로 멜트다운은 근본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냉각재가 동결이 된다고 해서 그것이 곧 동파로 이어진다고도 볼 근거도 희박하다. 보통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동절기 수도관 동파의 경우 물이라는 매체가 물질 중 매우 특이하게도 동결시 부피가 오히려 더 커지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물이 얼어버리면서 팽창해 버리면서 수도관 등에 높은 압력을 가하면서 동파를 일으키는 것이며 나트륨에서는 동결 내지는 동파 매커니즘 자체가 아예 다를 수도 있다. 즉 나트륨의 동결 가능성을 곧 동파와 연결하려는 것 자체가 비평하는 측이 오히려 나트륨의 특성에 대해서 무지하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만에하나 배관동파까지 감수해야 할 상황이라면 그 전에 더 큰 사고가 벌어질 뻔한 것을 막은 상황이기 쉽다. 즉 그런 경우라면 배관동파 쯤은 싼 댓가에 불과하다는 것. 집에 불이 나서 소방수를 뿌려서 껐는데 소방수에 가재도구 젖었다고 징징대는 거나 마찬가지
게다가 냉각재 상실이나 누출 등에 대비한 저장조의 경우 아예 동결방지를 위한 예열기능이 있으므로 결국 동파 방지에 대한 기본적인 대책은 수립되어 있는 셈.

무엇보다도 나트륨 냉각제에 대한 인류의 기술적 성숙도는 2015년 현재 누적 400원자로-년 수준에 도달하고 있으며 나트륨 냉각제에 대한 지식 역시 그만큼 쌓인 상태이다. 나트륨-물 반응사건과 나트륨 누출사건의 경우 그동안 여러 실험로 및 실증로에서 수십차례 발생했던 사건이지만 멜트다운이나 폭발, 대규모 화재까지 번진 경우는 없으며 심지어는 러시아의 BN-600같이 냉각계통이 3중화 되어있는 사례에서는 한쪽의 열교환 계통에서 나트륨-물 반응사건이 터지자 쿨하게(...) 나트륨과 물을 배출시키고 질소가스를 주입하여 발열을 진압한 후 차기 정기정비 시기에 가서야 사건이 터진 열교환기를 교체했다고 한다[2].

비상시 해수주입을 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애초에 해수주입이라는 극단적 조치가 필요한 상황은 1차계통의 냉각재가 아예 상실되는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정도인데 나트륨 냉각재는 근본적으로 가압의 필요성이 없으므로 누출 역시 가압수로처럼 폭발적으로 진행되지는 않고 안전도가 높아 실험용 수준의 원자로에서 많이 쓰는 수조형 원자로 등을 사용하여 수조 내에 충분한 냉각재를 확보하면서 열용량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4 고속증식로 연구의 퇴조

'위험하지만 얻을 수 있는 급부가 커보이는' 고속반응로의 특성은 일견 환상적으로 보여 미국·구소련·프랑스·영국·러시아 등 내로라 하는 원자력 강대국들은 모두 한때 상당한 규모로 고속반응로에 투자했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구소련의 알파급 잠수함이다. 어뢰가 쫓아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잠수함원자력 에너지의 힘이 솟는다 서방 국가에 큰 충격을 주었었다.

미국의 경우에도 시울프[3]에 써먹었다가 원자로 정지후 15시간이 지날때 까지 증식로에 쓰인 액체 나트륨에서 생긴 방사성 동위원소의 체렌코프 현상때문에 생기는 '파란 아지랑이' 가 환하게 바다와 밤을 밝힌다던가(...) 과열기가 자주 터지는 문제가 있었다.

더구나 시대가 변하면서 군사적인 상황과 경제적인 사정까지 달라졌다. 군사적으로는 냉전이 끝나고 핵무기를 감축하는 분위기가 되면서 추가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것보다 기존의 잉여 플루토늄을 처리하는 것이 더 큰 과제가 되었다. 또 경제면에서는 원자로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원자력의 경제성은 연료의 가격을 따지기보다는 설치비용을 낮추고 운용효율을 높이는 쪽으로 추세가 바뀌었다. 그리고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원자로의 수명을 연장하는 쪽으로. 핵심시설인 원자로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튼튼하게 짓기 때문에 수명이 짧은 부속설비를 교체하면 수명을 연장해 운영이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가장 큰 원가인 원자로의 감가상각은 이미 끝난 상태이므로 매우 저렴하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노후시설의 수명평가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큰 사고를 초래할 위험도 존재한다. 한국에서는 고리 원자력 발전소의 수명연장이 논란이 되었다. 이렇게 되자 플루토늄을 생산해낸다는 고속증식로의 장점은 빛이 바래게 되었고 그보다는 안전설비를 위해 막대한 건설비가 들며 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단점이 더 부각되었다.

결국 고속증식로에 매진했던 강대국들은 전부 고속증식로를 포기했다. 미국과 영국은 물론 상업운전 단계까지 이르렀던 프랑스(전력생산의 80%를 원자력에 의존하는 나라로 자기네 나라의 값싼 전기를 타국에 팔아먹기도 한다)조차 사고가 거듭되자 정권이 바뀌며 고속반응로를 접어버렸다. 학문적 혹은 기술탐색적 차원에서 고속반응로의 운용은 소규모로 여러 나라에서 계속되고 있지만 예전과 같은 추진력은 없다. 한국에서도 일단 위에 언급한 칼리머(나트륨 냉각), 평화로(PEACER : 납-비스무트 냉각) 등을 구상하고 있지만 여전히 연구단계... 연구단계인 게 어찌 보면 좋은 상황?

현재는 고속증식로의 개념에서 플루토늄의 증식과 함께 고속 중성자의 스펙트럼 활용을 극대화시킨 TRU 버너(Transuranic 동위원소들을 태운다는 개념. 핵폐기물의 보관기간이 수백만년이 걸린다고 하는 것이 바로 이녀석들 때문이다. 이녀석들만 없으면 300년만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면 자연 상태로 돌아간다!)의 개념으로 돌아섰다. 플루토늄의 증식이라는 개념이 핵확산저항성에 큰 걸림돌이 되는지라... 현재로서는 사용후핵연료의 처분으로는 유일무이한 대책이다.

5 각국의 고속 증식로 연구

그런데 아직 고속증식로를 포기하지 않은 나라들도 있으니...
그런데 여기에도 반전이 있었으니...
선진국이 고속증식로를 포기했다는 주장 자체가 사실이 아니다. 아니, 아예 차세대 원자로인 4세대원전국제포럼(GIF)에서 선정한 노형 6개 중 3개가 고속로, 나머지 3개 노형중 2개도 개발방향에 따라 고속로로 운용할 수 있는 노형이다. 그리고 4세대원전국제포럼에 참여한 국가들의 면면을 보면 ( * 미국, 프랑스, 유럽원자력위원회, 캐나다, 러시아, 일본, 스위스, 남아프리카공화국, 한국, 중국), 사실상 현존하는 주요 원자력 선진국들 전부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므로 증식로 연구는 퇴조한 게 아니라 오히려 차세대 원자로의 대부분은 어느정도는 증식로의 개념이 포함된 노형일 가능성이 높다. 상세한 내용은 차후 아래 실상 내용에 수록 예정.

5.1 일본의 고속증식로

일본은 1985년부터 몬쥬를 건설하고 운용에 들어갔는데 그 결과는 실로 참담하다. 지금까지 들어간 돈만 유지비를 포함해 물경 2조 4천억 으로 추산된다. 사대강이 통째로 원전 하나에 들어갔다 지혜로운 문수보살의 이름을 딴 것과는 달리 작동하자마자 발생한 사고를 통제하지 못해 아직까지 전력 생산을 해본 적도 없을 뿐 아니라 2011년의 사고로 원자로에 대한 통제력을 크게 상실했고 건설하고 보니 활성단층 위에 건설해놓은 실수까지 겹쳐 언제 본토에서 터질 지 모르는 레알 핵폭탄 같은 존재가 되었다. 2013년 5월 15일에 가동 중지가 결정되었고 2016년 9월 끝내 폐로시키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일본이 고속증식로 개발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고 몬쥬에서 얻은 관련 데이터와 인력을 프랑스의 고속증식로 프로젝트인 ASTRID에 편입시킬 계획이다.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을 참조하길 바라며 몬쥬의 경우에는 한국의 동해와 인접해있기 때문에 일단 사고가 터지면 대한민국도 확실하게 피해지역에 들어온다. 엄청난 민폐.

5.2 한국의 고속증식로

한국도 1992년부터 칼리머-600을 연구하여 1997년 한국원자력연구원 주도하에 개념설계단계, 2001년 4세대 원자로 포럼에서 우수모델로 선정되면서 정식으로 4세대 원전 기술 개발 로드맵에 포함되었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가 09년에 발표한 '녹색성장 5개년계획' 에 소듐고속로(SFR)가 포함되었고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가 선정한 녹색정책의 27대 기술에도 들어가 있다. 2028년을 목표로 실증로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한국이 그동안 주로 연구했던 방식은 일본 몬쥬증식로와 유사한 액체 나트륨(소듐)을 사용하는 소듐 고속로(SFR)지만 이 방식의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최근에는 수소생산을 목표로 하는 초고온 가스로(VHTR) 쪽으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프리즘형 연료봉과 헬륨 가스 냉각을 사용하려는 듯.

고속증식로를 위한 필수 기술인 20%급 우라늄 농축 기술과 파이로프로세스로 알려진 건식 재처리 기술이 바로 칼리머-600 소듐고속로를 위한 기술이다. 때문에 20%수준의 우라늄 농축 기술과 건식 재처리 기술이 2015년 타결된 한미 원자력협정에 포함되었던 것. 현재는 연구목적의 건식 재처리중 1단계의 전해환원 기술과 차후 우라늄 저농축 기술에 대한 협의를 하는 길을 열어놓았지만 애초에 2028년의 실증로 로드맵 까지만 기한을 맞추면 되는 것이므로 한미 원자력협정이 고속증식로 개발을 금지하는 것은 아닌 셈#.

5.3 러시아의 고속증식로

러시아의 고속증식로는 BR-10, BOR-60, BN-350, BN-600이 건설되었다. 모두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고속증식로이다.

BR-10은 1958년도에 처음 운전을 시작한 이래 44년간 운영되다가 2002년도에 운전을 정지했다. 현재 원자로 해체 준비 단계를 밟고 있다. 실험로로서 발전용량은 10MW.

BOR-60은 시험(test)로에 속하며 발전용량은 60MW. 1970년 이후로 41년째 계속 운전중이다. 다목적으로 설계되었으며 2014년 12월 31일까지 수명 연장되었다.

BN-350은 카자흐스탄 악타우(Aktau)에 있었다. 150MW의 전력을 생산하면서 카스피 해의 물을 끌어다가 하루에 120,000 세제곱미터의 물을 담수화해서 주변 도시에 공급했다. 건설은 1964년에 시작하여 1973년부터 전기 생산을 시작했다. 1992년에 수명이 다하였으며 1994년에 운전이 정지되었다. 완전히 가동을 멈춘 건 1999년.

BN-600은 벨로야르스크(Beloyarsk) 원자력 발전소에 있다. 건설은 1969년에 시작되어 첫 임계는 1980년에 도달했다. 2010년에 수명이 다 했으나 수명 연장되어 2020년 3월 31일까지 운전된다. 발전 용량은 600MW이며 중부 우랄 전력망에 560MW의 전력을 공급한다.

또 다른 증식로는 벨로야르스크 원자력 발전소에 건설중이었던 BN-800이다. 동일한 나트륨 냉각식으로 2014년에 완공. 2014년 7월부터는 점검을 위한 최소 발전을 시작하고, 10월에 발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BN-600과 달리, 이산화우라늄이 아닌 우라늄-플루토늄 연료를 사용한다. 발전용량은 800MW이며, 수명은 40년. 이외에 발전용량이 더 큰 BN-1200도 원자로 연구를 하고 있다.

6 진행파 원자로

TWR, Traveling Wave Reactor, 진행파 원자로라고 불리며 현재 개발중인 증식로이다. 물론 위의 모든 증식로와 마찬가지로 열화우라늄을 사용하며 처음 가동할 때 플루토늄이 필요하다. 가동방식은 위의 증식로와 동일하고 냉각 형식도 액체 나트륨을 사용하는등 같지만 최소한 60년 이상을 연료 보급 없이 사용할 생각을 갖고 있다. 어찌 보면 위에 적혀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꿈의 원자로. 정치적인 염려 없이 원자로를 팔고 거의 깨끗한 에너지를 준다는 이상을 갖고 있다지만(...)

현재 미국의 테라파워라는 벤처기업과 이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여러 회사와 연구소가 있으며 그 중 대표적으로는 로스 앨러모스 국립 연구소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이동파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2년까지 프로토 타입을 개발할 생각을 갖고 있다. 현재 이 회사의 큰 돈줄 중 하나는 현 테라파워 회장님인 빌 게이츠이다(...)

7 페블베드 원자로

공모양의 핵연료을 자갈 더미 처럼 쌓아서 사용하는 초고온 가스냉각로(VHTR)의 일종. 핵분열성 핵연료를 마치 테니공이나 당구공 모양으로 3-4중의 재료와 고온에 견디는 실리콘 카바이드 세라믹으로 둘러싸서 만들어 1000도가 넘은 온도에서도 견딜 수 있게 한다. 그런 공을 자갈 무더기 처럼 쌓아서 핵반응을 일으킨다. 냉각은 헬륨, 질소, 이산화탄소 등의 가스를 이용하고 중성자 감속은 연료공 내에 흑연(graphite)을 이용한다. 4세대원전국제포럼에서 선정된 4세대 원자로의 6가지 후보 중에 하나.

운전 온도가 매우 높아 열 효율이 높고 높은 온도로 수소생산도 가능하다. 열 교환이나 냉각 순환도 고열에 의한 가스의 자연적인 대류를 이용하므로 원자로 사고 시에도 안전한 편이다. 연료는 연속적으로 위에서 보급되고 사용이 끝난 연료는 아래에서 추출한다. 연료 교체를 위해 원자로를 정지시킬 필요가 없다. 중국이 연구에 매우 적극적이라 이미 200-MW급의 원자로를 건설중이고 미국 등 각국에서 연구가 활발하다. 한국도 관심은 있는 듯하다.

8 알려진 증식로들

  • 몬쥬 : 답이 없다. 이 일본제 증식로는 글러먹었다.
  • 조요: 이것도 답이 없다.
  • 슈퍼피닉스 : 건설 중 알라의 요술봉을 맞았다. 건설할때부터 운전중에도 지속적으로 욕을 먹어서 1997년 운전 중지
  • BN-350 : 운전 종료.
  • BN-600 : 운전 중. 현재 운전중인 고속증식로 중 가장 크면서도 무엇보다도 안정적으로 30년동안 운전에 성공했다. 몬쥬와는 다르다 몬쥬와는.
  • BN-800 : 2014년 완공. 그리고 2009년에 중국에서 이 원자로가 완공되는대로 원자로 설계를 구입하기로 했다.
  • BN-1200 : 원자로 최종 연구 및 R&D 진행중.
  1. 사실 사고가 많이 터진 것도 사실, 냉각재 관리가 물보다 귀찮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잠깐 반짝했다 묻힌 원자로는 아니다. 분열성 우라늄의 매장량에 대해 많은 견해가 있지만 시간의 문제일 뿐 모두들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안에 고갈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또한 플루토늄의 비군사적 이용이 가능하고, 핵물질 연소 효율이 극대화되고 보관 기간과 붕괴열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초우라늄 원소들을 치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여전히 내로라하는 많은 핵기술 강국들은 전부 연구 중이다. 같은 미래 원자로라 불리는 핵융합로는 사실 지지부진해서... 증식로 자체는 1951년에도 굴려본 적이 있을 정도로 기본적인 프레임 자체는 짜여 있는 원자로이다.
  2. https://www.google.co.kr/url?sa=t&rct=j&q=&esrc=s&source=web&cd=9&ved=0ahUKEwjZlqWXrMLKAhWkGqYKHbCfCSAQFgg7MAg&url=http%3A%2F%2Fsfr.re.kr%2Fattach%2Ffiledownloads%2Fdo_down%2Fno%2F148&usg=AFQjCNG0RGpadwoHNZAQyANAhGrIDK2dFQ&sig2=vhyKkRiOEhKPP2kPdBQWhw&bvm=bv.112454388,d.dGY&cad=rja
  3. SSN-575, 시울프급은 이 함정들이 다 폐선된후에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