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master
1 TRPG
1.1 개요
TRPG의 진행자. 일명 GM. 하지만 한국에서는 마스터라는 명칭이 일반적이다. 일례로, 겁스 영문판에선 이 자리를 GM이라고 부르지만 그 룰의 한국어 공식 번역판에서는 마스터라고 부른다.
일부 시스템은 마스터에 대한 명칭이 조금씩 다른데, 가령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에서는 던전 마스터(DM)라고 부르고, 월드 오브 다크니스에서는 스토리의 진행을 중시한다는 의미에서 스토리텔러라고 부른다. 물론 명칭이 다르다고 본질적으로 하는 일까지 다르지는 않다. 참고로 이러한 변형 명칭들은 해당 시스템 고유의 것이고 저작권 요소이다. D&D가 아닌 게임에서 던전 마스터라고 말하면 곤란하다.
일반적으로 거의 모든 TRPG를 진행할 때의 필수요소. 일반적인 TRPG는 최소한 1명의 마스터, 그리고 1명의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다만 '인디 TRPG'라고 부르는 실험적인 시스템에서는 고정된 마스터가 없이 여러 플레이어가 돌아가면서 마스터링을 맡거나, 아니면 아예 플레이어 사이의 합의에 의해서 캠페인이 굴러가는 일도 종종 있다(단, 주먹구구식 아마추어가 아니라 정식으로 이렇게 돌아가려면 플레이어가 죄다 마스터링까지 고수여야 한다). 주류 TRPG 계열에서는 도서출판 초여명의 김성일이 겁스를 바탕으로 하는 '합의에 의한 플레이'를 집중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김성일의 이야기는 정확하게는 마스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1명의 마스터가 존재하며 이야기를 진행하되, 이야기의 흐름을 마스터가 모두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 각자가 함께 참여한다는 것이다.
주류 RPG에서도 이러한 번갈아가는 마스터, 혹은 특정 분야에 대한 마스터 제도를 시스템적으로 도입한 경우가 종종 있다.
1.2 역할
진정한 세계관 최강자
간단히 컴퓨터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부분을 같이 맡는 사람이다. 자작이든 아니든 세계관을 설정하고 플레이어에게 그들의 캐릭터 및 세계 상황을 제시하며 플레이어 캐릭터, 즉 PC를 제외한 세계 속의 모든 캐릭터, 즉 NPC를 조종한다. 말 그대로 세계 하나를 주무르는 것이다. 당연히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이를 진행하는 것 또한 마스터의 소임.
이렇게만 써 놓으면 굉장히 어렵고 번거로운 일처럼 보이겠고, 또한 실제로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메이저 TRPG 시스템은 초보 마스터를 위한 상용 세계관 및 시나리오를 풍부하게 제공해 주므로 그것을 써도 관계없다. 모든 마스터가 외치는 말이며, 당연한 말이지만 마스터는 신이 아닌 인간이다.
1.3 요건
물론 아무나 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 자리를 맡기 위한 조건이 무슨 귀족 계급 같은 것은 아니다. TRPG 짬 어지간히 먹었으면 그럭저럭 된다. 실제로도 1~4시간 안에 끝날 만큼 간단한 시나리오 혹은 즉흥룰이라면, 웬만큼 TRPG 즐겨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마스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단 겁스는 장담하지 못함
특히나 중요한 것은 유연성과 화술, 그리고 사교성이다.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가 빨라야 게임 진행이 빠르다. 그리고 화술이 좋아야 정말 이런저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에 별다른 문제가 없기 때문. 그리고 이것도 사람끼리 하는 게임인 만큼 남을 어느 정도 배려하는 마음가짐은 필수. 플레이어 중 누군가가 루니 플레이나 눈새짓을 해서 다른 사람들이 발언하고 행동할 시간을 지나치게 뺏고 있다면 마스터가 적당한 선에서 끊고 발언이 고르게 나올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혹은 캐릭터 종족 등으로 루니짓을 하는 것이 정당한 롤플레이에 부합되는 경우나 누군가가 웃겨 보려고 무언가 시도했을 때, 플레이어들이 다 성인이라 그런 쪽의 농담이 나왔을 때 이쪽도 그 의도를 눈치채고서 다들 한번 웃고 자연스럽게 넘어가도록 배려해 줘야지, 너무 시간을 끌어서 위의 경우가 되풀이되거나 본인 진행에 어긋난다고 정색을 하고 무시해 버리면 캐릭터가 삐딱선 타는 경우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
마스터에게 요구되는 사항을 한 가지만 더 언급하자면 바로 책임감. 그냥 모임 시간에 와서 즐기면 되는 플레이어와는 달리, 마스터는 시나리오를 비롯하여 어느 정도 사전 준비가 필요한 관계로 나름 '부담'이 된다. 또한 플레이어 하나둘 정도 사정상 빠진다고 게임 진행에 심각한 지장까지는 오지 않을 수 있지만, 마스터가 이탈하면 그 순간 캠페인 쫑이다.
판타지 소설 좀 써봤거나 혹은 설정덕후라면, 그간 갈고 닦은 자작 세계관 속에서 마스터를 맡아 보는 것도 확실히 낭만이 느껴질 만한 꿈이다. 자신이 창조한 세계 속에서 다른 누군가가 뛰어노는 것이다! 단, 뭘 만들든 좋은데 적어도 말이 되는 세상으로 만들기를 바란다. 양판소 같은 세계를 만들면 좀 곤란하다. 물론 세계관은 세계관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플레이를 위해서 존재하므로 플레이어가 좋아하고 납득할 수만 있다면 별 상관은 없겠지만...
마지막으로 마스터가 되기에 앞서서 항상 되새겨야 할 격언, 마스터는 플레이어의 적이 아니다. 개개의 적 NPC는 적일지언정, 이를 조종하는 마스터는 플레이어와 마찬가지로 TRPG에 참여하는 한 명의 게이머라는 점, 캠페인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플레이어를 돕는(플레이어 편에 선다는 의미가 아니라, 게임의 목적―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 것―을 위해 서로 협조한다는 의미로)입장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 마스터를 즐겨라!크툴루의 부름같은 거면 그냥 플레이어를 괴롭히는데 집중하면 될... 지도?
다만, 초보마스터라면, 마스터는 필요악의 상황에서 신의 대리인으로 행동 할 수 있다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고 상대가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판단했다면 룰치킨의 주장을 짐짓 무시해도 되고,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면 마스터 스크린 뒤에서 돌아가는 주사위는 실제로는 굴리지 않고 결과만 나올 수도 있고, 멍청한 초보 캐릭터가 플레이어 때문에 대현자 흉내를 내고 있다라면 이에 대해서 얼마든지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rp를 안한 플레이어가 더 문제지만 적도 아니지만 빵셔틀이 될 필요도 없으니, 불가근 불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