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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코믹스 | 영화 |
"Even in the face of Armageddon, never compromise""멸망을 마주하게 될지라도,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
"Rorschach". 본명은 월터 조지프 코백스(Walter Joseph Kovacs). 그리고 작가의 오너캐
DC 코믹스의 그래픽노블 왓치맨에 등장하는 히어로. 영화에서의 배우는 잭키 얼 헤일리(Jackie Earle Haley).[1][2][3]
원래 이름은 로르샤흐. "로르샤흐 테스트"를 뜻하는 Rorschach지만 정식 한국어판에선 '로어셰크'로 표기한다. 이는 일부러 철자를 영어식으로 읽어 캐릭터명을 정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영어 발음은 Roll-shark에 가깝다"고 원어판에 주석으로 설명되어 있으며, 작중 로어셰크를 상대로 상담을 하던 정신학자는 로르샤흐 테스트를 하면서 이를 "로르샤흐"라고 읽었다. 작중에 로어셰크를 '날상어(raw-shark)'라고 잘못 듣는 부분이 존재하는데, 사실 이게 일종의 사투리인지라 영어권에서는 "로르샤흐"라고 하면 알아듣지만 한국에선 못 알아듣는다. 그래서 일부러 "로어셰크"고 바꾼 듯. CGV에서 방영한 버전에선 로샥이라는 괴이한 이름이 됐다.(…) 발음은 비슷하긴 하지만.[4]
디자인 모티브는 퀘스천. 실제로 퀘스천의 가면도 로르샤흐 문양만 없을 뿐 서로 매우 비슷하다. 실제로 퀘스천이 왓치맨을 읽고 나서 감명을 받아 로어셰크처럼 행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퀘스천은 로어셰크를 폭력적이라며 싫어하게 된다. 퀘스천이 왓치맨을 읽고 로어셰크의 폭력적인 모습에 감탄해서 로어셰크처럼 행동했던 에피소드를 보면 항상 그것 때문에 뭔가를 실패하게 되기 때문. 그러고 나서는 항상 "로어셰크 Sucks"라고 깐다.
영상화는 2009년 왓치맨 영화뿐이지만, 미국 슈퍼히어로들 중에선 상당한 인기 캐릭터에 속한다. 중절모와 롱코트, 목도리에 장갑을 착용하고 있는 비교적 평범한 복장을 입고 있는데도 겁나게 멋있다. 심플함의 힘? 얼굴에 쓰고 있는 가면은 닥터 맨하탄이 발명한 신소재 섬유인데, 옷감을 두 장 겹쳐서 만든 뒤 그 사이에다 유동성 액체를 집어넣은 것. 온도 등의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감정상태에 따라 무작위로 형체가 변한다. 기획 초기단계의 디자인에서는 로르샤흐 문양이 있는 전신 타이즈를 입고 있었다. 얼굴부터 온 몸을 다 가린 디자인. 물론 나중에는 간지나는 현재의 디자인이 되었다.
작품 전반의 서술자이자[5], 사실상의 주인공이며, 나아가 작가의 오너캐 세계관을 전달하는 인물. 위에서도 언급한 데칼코마니 얼룩 가면은 작품의 대칭적이며 무신론적인 세계관을 암시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그저 대칭적인 무늬에 불과한 데칼코마니에 의미를 부여하는 로르샤흐 테스트처럼, 인간들은 그 자체로는 어둡고 의미 없이 그대로 존재하는 세계에 이런 저런 의미를 부여하려고 애쓸 뿐이라는 것. 아울러 흑백으로만 구성된 무늬는 선과 악으로 인간을 나누는 캐릭터 본인의 이분법적인 도덕 의식을 암시하기도 한다.
2 특징
주된 심문법은 '손가락 꺾기'로 조용히 다가가서 말도 없이 꺾어버리는 것. 범죄자들이 자신에게서 느끼는 공포심을 잘 활용한다. 또한 주위 사물들을 재빠르게 활용하여 무기로 사용하는 등 예측하기 힘든 공격 패턴의 소유자로, 순간적으로 화학 약품을 조합해서 불을 지르거나, 감옥 안에 있는 그를 공격해 오는 남자를 쇠창살 속에서 옷으로 묶어버리는 등 임기응변도 뛰어나다. 또 감옥에서 흑인 죄수가 칼로 그를 찌르려 할때 식판으로 막아낸 뒤 배식구 유리창을 깨고 펄펄 끓는 튀김기름을 죄수의 얼굴에 쏟아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또한 감옥에서 난동이 일어났을 때 한 덩치 범죄자를 옷깃으로 잡아서 아예 인메이트의 팔을 절단케 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했다.
체격이 왜소해 연약해 보일지 모르지만, 학생 시절 기계체조와 권투에서 두각을 나타낼 정도로 육체적 능력이 높다. 일단 그 오랜 시간 동안 히어로로 활동했다는 자체에서 격투 실력은 검증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육체적 고통 등에 대한 절제력이 강해서 극도로 추운 날씨도 코트 하나만 입고 버틸 수 있다.[6] 일단 그가 단독으로 히어로 활동을 해오면서 범죄자들을 여럿 때려잡았고, 2대 나이트 아울의 대사를 보면 폭도들을 홀로 상대한 적도 있는 것으로 보이며, 뉴욕의 뒷세계에서도 악명이 높아서 그를 보기만 해도 사람들이 벌벌 떠는 것을 보면 극도로 위험한 인물이 맞다.
말투가 좀 특이한데, 주어 등을 생략한 말투를 주로 사용한다. 예를 들자면 "몰라크. 대화가 필요하다.(Morlock. Need talk.)" "블레이크 살해, 자백하는겁니까?(Blake's murder. You confess?)"
참고로 작품 내의 모습을 보면 스파이더맨보다 가난한 히어로. 일단 집세도 못내고, 밥은 매번 2대 나이트 아울의 집에서 얻어먹는 데다가, 옷도 두 벌밖에 없다. 또 직업이라도 있는 스파이디와 달리 직업도 없다.[7] 전 재산이 옷 두 벌에, (하나는 비상용) 일기장 하나. 게다가 평소에 제대로 씻고 다니질 않아서 좀 구질구질하며[8] 코스튬은 집 앞 쓰레기통에 숨겨 두었다가 꺼내 입는다. 그래서 2대 실크 스펙터는 지저분하다고 그를 매우 싫어했다. 로어셰크의 가난함
또한 원작이나 영화에서나, 그 역시 자신과 함께 일하다가 그만 둔 자들에 대한 의견이 매우 좋지 않았다. 2대 나이트 아울에 대해서는 "자기 집 지하실에서 쭈그려앉아 찌질대는 뚱땡이"라고 평한다던가[9], 1대 실크 스펙터에 대해서는 "캘리포니아 요양지에서 죽어가고 있는 비만하고 늙어빠진 창녀"라고 평한다던가.[10]
정치적으로는 극우파에 가까운 면모를 보인다. 일단 자주 읽는 신문부터가 수꼴 찌라시[11] 여러 면에서 자경을 위해서라면 개인적인 폭력을 불사하는 미국의 극단적인 보수주의와 맥락을 같이 한다. 미국의 가치-행복한 가정과 순수한 사랑, 그리고 정직한 노동에 대한 동경[12]을 소중히 여기고, 성적인 일탈이나 문란함을 지독하게 싫어한다는 점도 이러한 정치관에 비추어 주목할 만 한 부분.
비슷한 다크 히어로 포지션인 배트맨과는 가치관이 많이 다르다.[13] 영화만 비교하자면 다크 나이트 에서 배트맨이 공익을 위해 하비 덴트의 악행을 숨겼지만 반대로 로어셰크는 아무리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지만 그걸 위해 악행을 숨기려는 자에게 무자비한 징벌을 가한다.[14]
3 작중 행적
코미디언의 죽음에 대해 석연찮음을 느끼고 이에 대해 조사를 하면서 동시에 은퇴한 다른 히어로들에게 경고를 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코미디언을 '국가를 위해 이바지한 애국자'라고 높이 평가하며 코미디언이 저지른 강간, 살인 등의 죄악도 '사소한 도덕적 일탈행위'라고 평한다.[15] 다만 코미디언의 죄를 아예 부정하는 것은 아니고, 자신과 마찬가지로 그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전혀 타협하려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른 히어로들과 비교해서 굉장히 높게 사는 듯 하다. 애초에 둘 다 워낙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과격파로 공통점이 많은데다가, 비록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코미디언의 과격함과 폭력성도 로어셰크와 마찬가지로 세상의 어둠을 직시해서 결국 그 자신도 어둠이 되어 버린 결과이기 때문에, 다른 히어로들과는 달리 비슷한 처지의 로어셰크 혼자서만 그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고, 이 때문에 그에게 동질감을 느낀 것일 수도 있다.
히어로로서의 성향은 완벽한 절대도덕주의자로 자신이 추구하는 도덕적 대의와는 절대로 타협을 하지 않는 성격이다. 그러나 그것을 위해선 작은 위법 행위를 저지르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아이러니함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가난한 생활 때문이라지만, 한 예로 제 2대 나이트 아울인 댄의 집에 들어올 때마다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고르듯이 쓸 만한 물건을 멋대로 집어간다. 함부로 냉장고를 뒤져서 통조림 콩을 먹거나 각설탕을 주머니에 쓸어가거나 향수를 챙겨간다. 이 때문에 원작에서는 로어셰크를 체포한 경찰이 그의 소지품을 보고 댄을 수상하게 여기는 단초를 제공한다. 범죄자를 찾고자 일반인들의 손가락을 분질러 버리거나 무단 주거 침입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등의 행위로 사람들에게 평판이 좋지 않다.[16] 평소의 음울한 성격, 목표를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예측불가성으로 인해 다른 히어로들과도 사이가 나쁘다.
1977년 '킨 법령'에 의해 히어로들이 정부의 허가 없이 히어로 활동을 하는 것이 불법 행위가 되어 코미디언과 닥터 맨하탄을 제외한 나머지 히어로들은 은퇴하게 되지만 로어셰크는 여전히 몰래 숨어서 히어로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범죄자 두 명을 살해해서 현상수배범이 된 상태. 그나마 예전에 2대 나이트 아울과는 함께 갱들을 소탕했었기에[17] 자주 보는 사이이며, 그에게 찾아가서 밥을 얻어먹기도 한다. 후반엔 예전처럼 제법 각별한 사이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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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크 스스로도 모르게 연결되어 있는 배후 세력의 정보를 캐내려고 했지만 수사 도중 덫에 걸려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경찰에 체포된다. 이 때 정체가 밝혀지는데 놀랍게도 정체는 초반부터 계속 나왔던, '세계가 멸망한다(The End is Nigh)'는 피켓을 들고 다니는 붉은 머리의 왜소한 남자.[18] 덤으로 체포당했을 때 키높이 깔창을 사용하고 있었음이 밝혀졌다.
이후 심리학자 닥터 말콤 롱이 보여주는 로르샤흐 테스트와 그가 말해주는 어린 시절 그가 변한 계기가 나오게 되는데, 창녀였던 어머니의 학대[19]와 주위의 놀림으로 인해 10살 때 자신을 괴롭히는 소년의 한쪽 눈을 실명시키고[20] 경찰의 조사 결과 '최악의 환경에서 양육되었다'는 결론이 나와 어머니와 떨어져 보호소에서 생활한다.[21] 이 때 어머니의 비도덕적이고 문란한 생활은 어린 그에게 충격을 주어 그의 도덕관념에 많은 영향을 주었는데, 5년 뒤 어머니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그저 "잘 됐군요"라고 말했을 정도.
체포당할 때 강제로 가면도 벗겨지는데, 말콤의 기록을 더 서술하자면 로어셰크의 가면 아래 얼굴은 '몇 시간 동안 봐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흥미롭게 못생겼다'. 하지만 그 얼굴이 무서울 정도로 무표정해서 작중에서도 비범한 분위기를 뿜어낸다. 가끔 툭툭 내뱉는 말과 그 표정에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할 정도의 광기와 어두움이 도사리고 있으며, 독자를 포함해서 보는 사람을 공포에 질리게 할 정도. 표정과 분위기만으로 그렇게 우스꽝스런 외모를 지닌 캐릭터에게서 그토록 무시무시한 포스가 뿜어져나오게 한 작가의 작화실력도 뛰어나다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1964년 키티 제노비스 사건[22]을 신문에서 본 코벡스는 마침내 인간의 어두운 면을 보고 로어셰크 코스튬을 입고 활약하게 된다. 하지만 이 때는 아직 지금처럼 과격한 인물이 아니었고, 범죄자를 살해하는 일도 없이 평범하게 히어로 생활을 했을 뿐이었다. 스스로는 그 때를 가리켜 로어셰크의 가면을 쓴 코벡스라고 말한다. 2대 나이트 아울와 협력한 적도 있었다.
어머니에 대한 반발감 때문인지 선정적인 것을 매우 싫어하여 실크 스펙터의 노출 많은 복장을 혐오하며, 최초로 얻은 일인 여자 속옷 만드는 일도 불편하게 여겼다. 노동자 배경의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나, 문학에 소질이 있었으나 그 길로 가지 못하고 공장 노동자를 거쳐, 히어로 업계에 종사하며 누구에게도 문학으로 인정받지 못할 글을 계속해서 써내려가는 등의 모습은 여러 면에서 작가 자신의 인생 굴곡을 반영한 듯 하다.
코백스가 로어셰크로 변하는 결정적 사건은 1975년에 벌어진 여아 납치사건으로 그는 거기서 충격적인 것을 목격하게 된다. 원래 돈을 목적으로 납치했으나 부모는 돈이 없어 몸값을 지불하지 못 했고 아이는 몇주째 집으로 돌아가지 못 하고 있었다. 이에 더이상 기다리지 못한 로어셰크는 그동안 망설이던 최후의 방법으로 아무 선술집에나 들어가 사람들의 손가락을 꺾으며 정보를 캐내기로 한다. 그렇게 대여섯명의 손가락을 아작 낸 뒤 가까스로 범인의 집에 도착하지만 범인은 이미 몸값을 받기 글렀다는 것을 깨닫고는 6살인 피해자를 강간하고 토막낸 뒤 기르던 개들의 먹이로 줘 버린 뒤였다.[23] 코백스는 그 때 집으로 들어가 결정적인 증거인 피해여아의 물건을 발견하여 범인임을 확인하고 짖는 개들의 머리를 도끼로 박살내고 용의자를 산 채로 불태워 죽인 후[24] 그는 자신이 진정한 로어셰크가 되었다고 서술한다.(아마 자신이 사람들의 손가락을 꺾는걸 망설인 탓에 시일이 늦어졌고 결국 아이를 죽게 만들었다는 자책감도 있었을 것이다.) 영화판에선 개들을 식칼로 토막내고, 나중에 집으로 돌아온 용의자를 식칼로 무자비하게 머리를 마구 내려찍어 죽였다.[25] 그리고 이 인터뷰로 인해 말콤 롱은 관점이 완전히 달라져서 로어셰크의 말대로 '세상의 어둠'으로부터 눈을 돌리지 못하고 아내와 불화가 심각해지는 등 인생이 파탄난다. 교도소에서 로어셰크가 했던 "내가 너희들과 함께 갇힌 게 아니야. 너희들이 나와 함께 갇힌 거지."란 대사를 생각해 보면 진짜 무섭다.
영화판에서는 분노로 흥분하고 격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원작의 로어셰크는 이 사건을 계기로 '어둠' 그 자체가 되어버린 것으로 묘사된다. 세상 자체가 아무 의미도 없기에 세상이 어둡고 인간들이 죄를 범하고, 때문에 삶이란 어둠에서 망각으로 향하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없다는 깨달음으로 인한 것.[26] 그가 늘상 무감정한 모습을 보이고 범죄자를 처단하는 것에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 것은 세상과 인간의 무의미함을 깨달은 깊은 절망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말콤 롱 박사와의 마지막 상담을 통해 위의 사건의 진상을 고백하며 어떻게 로어셰크라는 존재가 태어났는가를 묘사하는 이 대목은 로어셰크의 입을 빌린 작가 앨런 무어 본인의 철학과 세계관이 박력 있는 문장들을 통해 드러나는 명장면이다. 해당 장은 이제는 클리셰가 되어버린 "심연을 응시할 때 심연도 너를 바라보고 있다"라는 니체의 말로, 그여느 작품보다 비장한 울림으로 마무리된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나이트 아울과 실크 스펙터에 의해 탈옥하고 나이트 아울과 함께 오지만디아스를 찾아 남극으로 향한다. 거기서 오지만디아스에게서 모든 계획을 듣고 그의 계획이 성공하는 것을 보게 되어 버린다.[27] 나이트 아울과 둘이서 달려들었는데도 원작이건 영화에서건 완벽하게 오지만디아스에게 밀린다. 어차피 그도 오지만디아스에게는 그저 보통 수준의 인간이었기 때문. 그러나 다른 히어로들은 세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타협하게 되지만 로어셰크는 타협하지 않고 진실을 알리려고 하여 결국 닥터 맨하탄에게 살해당하게 된다. 어차피 타협하지 않고는 미국으로 돌아갈 수 없고 맨하탄이 자신을 살려두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실질적으론 자살에 가깝다. 평생 타협하지 않고 살아온 로어셰크다운 죽음.
(이 스크린샷 이전의 상황 : 로어셰크가 오지만디아스의 악행을 알리기 위해 타고 왔던 기구에 올라타려 하는 순간, 닥터 맨해탄이 불러세운다.) 닥터 맨해탄 : 어디 가나? 로어셰크 : 아르키메데스(2대 나이트 아울이 만든 올빼미 모양 비행선의 이름. 항목 참고)로 돌아간다. 미국으로 돌아가야지. 죄악은 응징해야 되니까. 사람들이 알아야 되니까. 닥터 맨해탄 : 로어셰크…. (닥터 맨하탄이 손을 들어서 빔을 쏘려고 한다) 닥터 맨해탄 : 내가 당신을 안 보내준다는 걸 알 텐데? (컷 전환, 위의 스크린샷) 로어셰크 : 흥. (로어셰크가 가면을 벗는다.) 로어셰크 : 당연하지. 바이트의 새로운 유토피아를 보호해야지. 그 토대에 시체 하나가 늘어봤자 크게 달라지지도 않을 거고. 그래서? 뭘 망설이는 건가? 죽여. 닥터 맨해탄 : 로어셰크…. 로어셰크 : 죽이라고! |
항상 자신을 거의 인간 이상으로 생각하고, 중반부에 가면을 빼앗길 때도 "내 얼굴 내놔!"라고 외칠 정도인 로어셰크가 마지막에 가면을 벗고서 닥터 맨하탄에게 "Do it!(죽여!)"라고 외치는 장면은 그야말로 인간적이며, 로어셰크가 보여준 가장 인간적인 면이다.[28] 원작에서는 가루가 되다시피 한 그의 시신에 대한 특별한 묘사가 없지만, 영화에서는 그의 피와 잔해가 남극의 얼음 바닥에 데칼코마니의 형태가 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 버전이 원작보다 나은 연출을 보여준 몇 안 되는 사례.
또 로어셰크가 드물게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하나 더 있다. 탈옥에 성공한 후 자신의 집에 돌아와 그의 원래 상태를 회복한 후 나가려는 길에 집주인 여자와 마주치는데, 그녀는 로어셰크가 잡혀간 후 기자들에게 돈을 받은 뒤 "코벡스가 자주 자신에게 성적인 제안을 했다"고 말했던 상태. 로어셰크는 자신의 평판에 금이 갔다며 집주인에게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그녀와 함께 있는 어린 아이들을 보더니 시간이 없다며 무시하고 가 버린다. 그가 이전 집주인 여자를 보며 자신의 어머니와 닮았다고 표현했던 걸 보면 자신의 과거가 떠올랐던 모양.
겉보기에는 사회의 도덕률을 무시하고 감정도 없는 소시오패스 같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작중 내내 로어셰크가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행하고 외로운 인물임을 암시하는 대목은 차고 넘친다. 창녀인 어머니에게 학대당하고 사회에서도 어머니 탓에 왕따당하며 자란 것도 그렇고, 히어로가 된 동기는 선한 것이었지만 그 뒤의 행보는 사회에서 제일 잔인하고 타락한 일들에 노출되다 보니 인간성이 망가져버린 것에 가깝다. 즉 "심연을 바라보다 심연에 먹혀버린 인간"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사실상 유일한 친구이며 로어셰크를 제일 깊이 이해하고 있는 나이트 아울은 "그는 남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하지만, 어떻게 해야 되는 건지 모르는 것 같다"라고 평한다. 로어셰크도 나이트 아울이 다른 사람들과 달리 솔직하게 로어셰크의 과격하고 잔인한 행동에 대해 "남들은 암말도 안 하겠지, 왜냐면 네가 미친 놈이라고 생각하니까! 니 친구 해먹는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라고 분노를 토로하자 솔직하게 "미안하다. 당신도 힘든 면이 있을 거다"라고 사과할 정도이다. 그 로어셰크가!
그리고 어두운 성격이 되고 나서도 절대 악한 일을 하는 건 아니다. 로어셰크가 죽이는 놈들은 일반적 기준에서도 도저히 용납하기 힘든 흉악범죄자[29]라서, 사실 지나치게 과격한 방법이 문제지 근본적으로는 정의를 실현하는 다크 히어로에 가깝다. 게다가 갑작스럽게 이런 성격이 된 것도 아니고, 여러 불행한 사건이 점층적으로 겹쳐서 인간에 대한 불신이 극도로 쌓인 결과라 볼 수 있다. 결정적인 계기가 된 아동토막살인사건은 그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충격을 받았을 법한 끔찍한 경험이기도 했고. 또한 잘 묘사되지는 않지만, 위 사건에서처럼 생면부지인 사람의 아이를 구해내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실패하자 자책하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범죄자가 아닌 사람들을 한정으로 매우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30] 그렇지만 코미디언의 범죄같은 경우도 비슷한데 사소한 문제 취급하고 본인의 과격한 방법에 대해 너그러운 걸 보면 확실히 히어로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면이 존재한다. [31]
다만 그래도 코미디언처럼 민간인이나 히어로들을 상대로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을 저지르거나 강간으로 애를 싸지르고 무책임한 태도를 취하는 등의 쓰레기짓은 절대 하지 않고, 무고한 자에게는 일절 손을 대지 않기 때문에 그의 광기는 어디까지나 본인이 쓰레기들이라고 생각하는 범죄자들에게 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절대 타협하지 않기 때문에 극단적이긴 해도 코미디언보다는 히어로답다고 할 수 있는 인물.
"로어셰크의 일기, 1985년 10월 12일. 오늘 밤, 한 코미디언이 뉴욕에서 죽었다."마지막에 그가 모든 걸 기록한 일기장이 극우 신문사에 도착한 모습이 나오며 또다시 파란을 예고한다. 결말 후 그의 일기장이 어떤 일을 일으킬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즉 모든 것은 햄버거를 사온 인턴의 손에 달린 것이다. 정말 작 중에는 보잘것 없는 신문사의 직급도 인턴이지만 그의 행동에 그 많은 인간들의 희생과 인간 최고의 지성이던 오지만디어스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보자면 상당히 재미있는 부분이다.("Rorshach's Journal. October 12th, 1985. Tonight, a comedian died in New York.")[32]
- ↑ 원래 목소리가 굉장히 온화한 톤인데, 로어셰크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목소리를 엄청 깔고 연기를 하셨다. 인터뷰에서 들려주는 평소 목소리와 로어셰크의 목소리를 비교해 보면 거의 성우급의 변조. 배우 본인이 로어셰크의 광팬이어서 정말 열심히 연습한 결과물이라고.
- ↑ 재밌는 건, 우연의 일치겠지만 이 성우가 깔고 낸 목소리가 솔리드 스네이크역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헤이터의 목소리와 정말 비슷하다는 것. 마침 성우 겸 각본가인 데이비드 헤이터가 이 영화의 각본을 맡았기 때문에 더더욱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 ↑ 상당한 실력의 더빙이지만 원작의 팬 중에는 이를 놀란식 배트맨처럼 그르렁 거리는 소리라 까는 자들도 있다. 달리 생각하면 로어셰크의 대사는 말풍선 외곽선이 우툴두툴한 모양이니 그르렁 거리는 목소리는 원작고증이 잘 된 것일지도 모르지만, 이는 가면을 썼을 때 한정이고 가면을 벗으면 다른 사람들처럼 말풍선이 매끈해지는 데 반해 영화에서는 이것이 반영되지 않았으니 아쉬운 부분. 실제 작중 로어셰크의 말투는 높낮이 없는 모노톤이라 묘사된다.
- ↑ 최근에는 "로어셰크"로 번역되어 나온다.
- ↑ 작중 로어셰크는 일기의 형식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 및 감정을 묘사한다
- ↑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남극에서까지 코트 하나로 버티는 건 절제력보단 감각을 상실한 게 아닐까 싶다.
- ↑ 작중에 '일하러 나간다'는 언급이 딱 한 줄 있긴 한데, 이게 진짜 직장에 나간단 소린지 코스튬 차려입고 나간단 소린지. 아마 후자일 것이다.
- ↑ 씻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씻는 것을 혐오하는 수준, 악취가 엄청난 것으로 묘사되며 몇 달, 혹은 몇 년간 씻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 ↑ 위에도 적혀있지만 2대 나이트 아울의 집문을 심심하면 부수고 밥얻어먹으면서도 뻔뻔하게 이런 소릴 한다.
- ↑ 이는 로어셰크 본인이 자신들의 자경 행위를 '암울한 세상이 멸망의 끝으로 가는 것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마지막 보루, 즉 의무라 믿기 때문이다. 실크 스펙터의 경우에는 성적인 요소에 대한 그의 결벽적인 경멸이 들어간 것.
- ↑ 허나 MIB과 마찬가지로, 이 찌라시가 말하던 것이 진실에 가장 가까웠다는 점이 반전의 포인트.
- ↑ 거리에서 자신에게 호객하는 창녀를 보고서는 "좋았던 시절의 순수한 사랑, 그것은 병에 담아 팔던 콜라와 같다. 더 이상 팔리지 않는다"라고 독백한다. 작중 묘사되진 않지만 젊은 시절 나름 아픈 경험이 있었을 지도.
- ↑ 오히려 퍼니셔에 가깝다.
- ↑ '정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실현 방법이 다르다. 다만 원작자 인터뷰를 보면 배트맨을 많이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은 높다.# 배트맨이 하드코어해지면 딱 로어셰크가 될지도. 따지고 보면 배트맨도 나쁜 놈 찾아가서 조지는 거는 똑같다고 말하긴 어렵다. 사실 배트맨은 거의 범죄 현장을 막는 차원에서 벌이고 결국 공권력을 신뢰하고 로어셰크의 경우는 퍼니셔(처벌자)에 가깝다.
- ↑ 이는 자경의 전통을 중요히 여기는 미국의 보수 세력 일부에서 KKK 등이 행한 인종 차별 및 폭력에 쉴드를 쳐 주는 것과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옳은 일 하려고 소매 걷어 붙였는데 깔끔하게 안 돌아갈 수도 있지 뭐" 이런 식.
- ↑ 그가 정보를 알고자 술집에 나타나자 술집주인은 진땀을 흘리며 "제발 우리가게에서 또 누굴 죽이거나 다치게 좀 하지마!" 라고 애절하게 하소연했으니 그동안 뭘 한건지 알만하다.손님들도 눈치를 보며 조용해지고 피해 달아나는데 눈치없는 한사람이 비웃다가 그에게 손가락이 부러진다. 그야말로 잘못도 없는 사람도 거슬리면 이러니 사람들에게는 미친 놈 소리 듣으며 질색인 존재이다.
- ↑ 나중에 과거 회상을 보면 이 때는 아직 로어셰크가 완전히 맛이 가기 전이었다. 여담으로 이 둘의 원본이 되는 초대 퀘스천과 2대 블루비틀 또한 나름 죽이 잘 맞는 사이였다.
- ↑ 자세히 보면 힌트가 몇 번 나온다. 시작할 때 로어셰크의 일기 내용과 함께 등장하며,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이 로어셰크 얘기를 할 때 그가 시계를 보며 지나간다. 또한, 코미디언의 장례식 때 꽃을 놓고 가는 몰라크를 그가 뒤에서 바라보고 있다가, 몰라크가 집에 도착했을 때 로어셰크가 덮치는 컷으로 바로 넘어간다. 또한 "공포의 좌우대칭" 편에서 댄과 로리가 식사를 하고 나가는 걸 레스토랑에서 피켓 남자 차림을 하고 지켜보고 있다가 거리로 나서는데, 이게 흑인&백인 버나드 시점에서 배경에 나온다. 그리고 피켓 남자였을 때 노바 익스프레스 신문 한부를 챙기고 다음 장면에서는 자고있던 나이트 아울에게 신문을 주기도 한다.
- ↑ 창녀로 일하다가 로어셰크를 갖게 된 것이 아니라 로어셰크를 낳은 후 생활고로 창녀로 일하게 되었다. 인터뷰어는 그 때문에 어머니가 로어셰크를 더더욱 학대했을 거라고 추측했다.
- ↑ 소년 본인이 피우고 있던 담배로 눈을 지졌다. 영화판은 아이들을 두들겨패고 소년의 귀를 물어뜯고 뱉는다.
- ↑ 유년기 조사 내용을 보면 내성적이지만 제법 똑똑하고 이성적인 대화에 능한 소년이었다고 한다. 문학부터 복싱까지 꽤 폭넓은 영역에 소질을 지녔다고 평가한다.
- ↑ 방관자 효과로 유명해진 실제 사건. 피해자인 키티 제노비스는 로어셰크가 의류업에 종사했을 무렵 닥터 맨하탄이 만들어낸 신소재로 된 드레스를 주문했지만 '무늬가 기분 나쁘다'며 가져가지 않은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 뒤 코벡스가 그녀의 드레스를 잘라서 만든 것이 로어셰크의 가면.
- ↑ 원작에서는 개들이 뼈를 물어뜯는 걸 보고 로어셰크가 놀라는 듯한 자세를 잡는 걸로 애매하게 묘사했지만, 영화판에서는 좀 더 쉽게 묘사되었다.
- ↑ 수갑을 채우고 작은 톱 하나만 던져준 다음 집에 불을 질렀다. 그 톱으론 수갑이 채워진 쇠를 절단하기에는 불가능했기에 손을 스스로 잘라야지 나올 수 있었지만 불길 속에서 범인은 나오지 못했다. 참고로 그는 집이 불타는 현장을 바깥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 ↑ 이 때 용의자가 "그래, 내가 죽였어. 그러니까, 이제 나를 체포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범죄자에 대한 자비심이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로어셰크가 자신을 회치려는 것을 눈치챈 범인이 울부짖으면서 "제발! 난 정신병이 있어! 치료가 필요해! 제발 날 체포해줘!"라고 애원하지만 로어셰크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식칼로 범인의 머리를 찍어버린다. 이 때 로어셰크는 "사람은 체포한다. 하지만 개는 처치한다."라고 말한다.
- ↑ 이 때문에 원작의 팬들은 영화 버전에서 묘사된 로어셰크의 감정적인 모습이 감독의 원작에 대한 얕은 이해의 증거라 깐다.
- ↑ 오지만디아스가 설명을 할 때 계획은 이미 성공한 뒤였다. 숨기지 않고 모두 말한 것은 그 때문.
- ↑ 공식 번역판에서는 "해. 어서 하라구!"라고 번역되었다. 직역하면 맞는 표현이기는 하지만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에서 오역에 가깝다는 의견이 많다. 정 직역을 하고 싶었다면 차라리 "해 봐!"라고 하는 편이 좋았을 것이다.
- ↑ 연쇄 강간범, 살인을 일삼는 갱 두목, 아동 납치 토막살해범 등등.
- ↑ 여담으로 원작에서 후반부에 짐을 좀 챙기러 하숙하던 집에 가게되었는데 집주인과 마주치자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얘기들을 한것에 대해 얘기하며 겁에 질린 그녀를 몰아붙이지만 그녀의 아이들이 있었기에 관두는 장면이 나온다... 자신의 어린시절이 생각나서 그런건지 그것을 떠나 무고한 사람, 특히 약자이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이들의 앞에선 차마 그럴순 없던건지... 꽤 인간적인 부분
- ↑ 이때문에 많은 독자들이 코미디언과 같이 왓치맨의 양대 노답 쓰레기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다. 코미디언은 광기 가득한 시대를 살아가며 그 광기를 이해했기 때문에 그 광기를 조롱하고 즐기기도 하면서 자신 역시 광기에 물들어 갔다면, 로어셰크는 역설적으로 광기를 누구보다 더 증오했기 때문에 가장 극단적으로 광기에 물든 사람으로 보는 의견이다.
- ↑ 부정관사 'a'가 쓰였기 때문에 로어셰크는 코미디언자체를 지칭하는게 아니라 코미디언의 삶, 즉 사회의 진짜 모습을 보고 그것을 풍자하려 한 삶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