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사우르스 돌리

1 개요

김수정의 만화. 1994년 만화잡지 소년 챔프(현 코믹 챔프)에 연재되었다. 약칭은 B.S 돌리.
아기공룡 둘리 원작보다 더 과거에서 둘리의 아내가 되는 또다른 공룡 '통순이'의 탄생비화를 보여주며 작품은 시작된다.

그리고 가난한 만화가 김파마가 기른 통순이와 둘리 사이에서 태어난 공룡 돌리를 필두로 둘리 일당의 2세들인 도우너의 아들 호도그, 또치의 딸 꼬치,마이콜의 아들 마이돌이 각각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2 B.S 돌리의 정체성

사실 본 작품은 어른이 된 둘리는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이라 볼 수 있는데, 때때로 나오는 블랙코미디 속에서도 기본적으로는 밝은 분위기를 유지했던 아기공룡 둘리에 비하면, 이 작품은 전반적으로 전작에 비해 다소 어두운 분위기가 깔려있다.

이는 전작의 주인공들인 둘리 일당의 미래가 그리 녹록치 않게 설정되었다는 점이 가장 크다. 둘리는 고길동이 다니던 회사에 취업도 하고 돈을 버는 사회인이 되었으나... 과거 자신이 그렇게 못살게 굴던 고길동처럼 사회생활의 애환을 가슴에 묻은 회사원이 되었고, 또치는 고향 아프리카로 돌아가지만 맹수들에게 쫓기는 힘든 삶을 살게 되었으며, 전작에서 '죽으면 죽었지 평범한 삶을 사는 건 싫다'고 외쳤던 마이콜은 그토록 갈망하던 가수의 꿈을 포기하고 슈퍼마켓 주인이 된다. 장군의 아들이자 별의 영웅으로서 유복하게 살고 있는 도우너만 유일한 예외인 셈.

여기에 둘리가 고길동과 함께 캬바레를 가고, 다방 종업원을 희롱하며 노닥거리는 모습은 예전의 천진난만한 둘리를 기억하던 독자들에게는 충격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는데, 이는 연재 당시 가정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김수정 작가의 정서가 은근히 투영된 것이라고 한다. 근데 둘리도 은근히 블랙코미디스러운 부분이 군데군데 있지 않았나..

어찌보면 아기공룡 둘리의 완결 이후 김수정 작가가 내놓았던 새로운 야심작(...)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몇몇 극단적인 코드 도입과 동시에 캐릭터성이 너무 강해지고 스토리는 둘리를 답습했던 탓에 독자들에게 그다지 사랑받지 못하고 완결이 났다. 그래서 둘리의 속편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며, 아기공룡 둘리 관련으로 흑역사로 남고 말았다. 따지고보면 KBS에서 애니화할때 TV손자병법이나 유머일번지급으로 수위를 조절했어도(...) 이 작품이 나올일도 없겠지만 말이지만

김수정 작가 본인도 이 작품을 아기공룡 둘리의 정식 후속작이 아닌 일종의 외전 쯤으로 여기는 듯 하다. 그러나 TV 프로그램 스펀지를 통한 인터뷰에서는 아기공룡 둘리가 TV 애니메이션으로 대중화되었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아동 애니메이션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지배적이었고, 따라서 본의치 않게 표면적인 성격이 다른 '돌리'가 아웃사이더가 돼버려서 아쉽다는 감정을 내비쳤다.

3 등장 캐릭터

• 돌리 - 본 작의 주인공이자 둘리의 아들. 머리가 돌(石)처럼 단단해서 돌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성격을 따지자면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사나워서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둘리는 적당히 눈치라도 있었지만 이놈은 그런 거 없는 망나니. 하지만 본성은 착해서인지 친구에 관해선 발벗고 나선다. 나중에 태어난 여동생 울리와 힘을 합쳐 초능력을 쓸 수 있다.

• 둘리 - 전작인 아기공룡 둘리의 주인공. 찰리 채플린 콧수염을 기르고 안경을 낀 중년이 되었다. 여전히 고길동네에서 더부살이 중이지만 어릴적 고길동네 식객으로 있을 때보단 철이 났는지(?) 제대로 취업도 하고 늙은 고길동에게 월세도 내며 이제는 역으로 고길동네를 먹여살리고 있다. 사회생활할때 직급은 대리로 추정되며, 직장은 과거에 고길동이 다니던 회사이다. 이 시점에선 통순이라는 암공룡과 결혼해 자식도 2마리나 낳았다. 그러나 정상적으로 취업해 살면서도 여전히 망상(?)은 못버렸는지 쥬라기 공원의 아성을 무너뜨릴 영화를 구상하는데 힘을 기울인다. (물론 구상하는 것만) 삶에 찌들어서인지 예전의 천진한 모습은 사라지고 마누라에게 잡혀사는 공처가가 되었다. 작품 후반부에 잃었던 초능력을 되찾으면서(사회에 찌들어 잊고 살았으나 아들 돌리에 의해 각성) 다시 비중을 끌어온다.

• 통순이 - 둘리의 마누라. 김파마라는 만화가가 재래식 화장실을 파는 도중에 나온 알을 부화시켜서 나온 암컷 공룡. 이름은 통시(변소)라는 경상도 사투리에서 나왔으며, 김파마의 양녀로 길러지다가 둘리에게 시집갔다. 이 시점부터 이미 가정폭력은 시작되었다. 억센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매우 억척스러운데다 한 성질 하는 성격이다. 어느 정도인가 하니 고길동에게도 반항 못하는 둘리와는 달리, 고길동에게 할 말 안할 말 다 하며 맞짱까지 뜰 정도. 돌리 성격은 유전인 듯.

• 울리 - 차후 추가된 캐릭터. 둘리의 딸. 통순이와 둘리의 2번째 결실로 고길동 옹이 몸보신(...)하려고 숨겨 놨던 알이 부화한 공룡이다. 포지션적으로 희동이같은 역할로 성격은 희동이 이상의 악동. 외견은 아빠 닮아서인지 귀염성이 있지만 입만 열면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오빠 돌리의 통역이 필요하다. 아버지 둘리의 초능력 유전자를 오빠인 돌리와 반반씩 나눠가졌기 때문에 돌리와 힘을 합쳐서 초능력을 쓸 수 있다.

• 김파마 - 만화가. 김수정 화백의 페르소나로, 전작인 아기공룡 둘리에서도 종종 카메오 출연하기도 했지만, 이번 작에서는 정식 캐릭터로 등장. 통순이의 양아버지이며, 둘리의 장인이자 돌리와 울리의 외할아버지.

• 고길동 - 전작 아기공룡 둘리처럼 여전히 군식구들 먹여살리느라 바쁜 삶을 살고 있다. 둘리가 장가를 가면서 자식들까지 낳았고, 나갔던 군식구들(도우너, 또치)은 또 자기 자식들을 보내오는 바람에 오히려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그 때문에 스트레스성 탈모까지 생겨 대머리가 되는 등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고 있다. 여러 모로 전작보다 더욱 안습의 클라스가 엄청나게 되버린 캐릭터. 그나마 둘리가 과거와는 달리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신에게 월세도 꼬박꼬박 내고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유일한 위안이다. 그래도 돌리가 사고를 치면 둘리에게 방빼라고 협박한다. 또한 조명이나 태양빛 으로 눈부심을 유발한다 야구경기장에서 야구조명과 길동 대머리로 경기장 선수들 경기를 방해하기도 한다.

• 꼬치 - 아프리카의 귀부인이 된 또치의 딸. 아프리카의 야수들에게 쫓기는 삶을 살며 폭삭 삭아버린 또치가 딸만큼은 이런 불행하게 쫓기는 환경에서 키우고 싶지 않아 둘리에게 보내버렸다. 처음 등장해서 둘리에게 또치의 사진을 보여주는데 이때 '아프리카의 귀부인' 또치 여사는 완전히 할머니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안습) 엄마를 닮아 츤데레적인 면모를 과시하나 돌리의 과격한 성격탓에 묻히는 감이 없지 않았지만 엄마를 놀리는 돌리의 얼굴을 빨래판으로 가격하는 터프함도 가지고 있다. 둘리의 옛 여자친구인(물론 통순 여사의 오해겠지만..) 또치의 딸이라는 이유 하나로 통순이에게 구박을 받는다.

• 호도그 - 도우너의 아들. 아버지인 도우너랑 크게 다를게 없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이루어진 '타임 벤죠'를 소유하고 있으며 타임 코스모스와 다르게 고장은 덜 일어나는듯 하다. 도우너의 이름을 도넛에서 딴 것처럼 이 녀석의 이름 모티브는 핫도그다. 할아버지는 오방떡,아버지는 도넛,작은아버지는크로켓,자신은 핫도그,깐따삐야 항목 보았듯이 가족들 모두 빵 이름이 모티브이다. 로드호그의 조상이라 카더라 어쩐지 전투민족의 피는 속일수 없어

• 마이콜 - 가수의 꿈을 접고, 슈퍼마켓 주인이 되어버렸다. 그럭저럭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지만 아들인 마이돌이 가수의 꿈을 꾸고 있어 곤란해하는 모양.

• 마이돌 - 마이콜의 아들. 아버지의 못다한 꿈을 이루기 위해 가수를 하나 아버지 마이콜에게 V6 3000을 한 대 뽑아달라는 둥의 철없는 말을 하는 등 '망나니'적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역시 그 아버지의 그 아들.

4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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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은 매우 비극적으로 끝난다.

둘리가 돌리와 울리의 장난으로 아기염소로 변하는데, 이 상태로 밖에서 페인트를 뒤집어쓰고 또 억수로 들이키는 바람에 사경을 헤메게 된다. 호도그가 그나마 행복하던 시절로 타임머신으로 돌려보내주자고 제안하여, 과거의 1부 단행본을 보고 둘리가 친구들과 가수 이상우 씨의 '그녀를 만나기 100m전'를 부르며 춤추던 시절로 보내기로 결정.

단 이것은 보통의 시간여행과는 다르게 특수한 파동으로 과거회귀현상을 일으키기에 다른 사람은 아무도 갈 수 없으며,(울리가 같이 가면 점점 줄어들어 알이 되고 결국 소멸한다고) 결국 둘리만이 행복했던 과거로 돌아가고 마지막까지 울며 매달리던 울리의 편지만이 허공을 날아 애잔함을 더해준다. 다들 울고 불고 하는데 고길동 씨의 "그놈 속시원히 잘갔다"는 속마음도 압권.

즉, 결국 둘리는 자식들의 손에 의해 최후를 맞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