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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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와 더불어 SF 영화계의 손꼽히는 명작

1984 + 블랙코미디

몬티 파이선 시리즈와 12몽키즈, 라스베가스의 공포와 혐오로 유명한 테리 길리엄 감독1985년 SF 영화.

최고의 SF 영화를 거론할 때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블레이드 러너 등과 함께 항상 등장하는 영화이다. 암울한 디스토피아의 시대상을 담은 사이버펑크 영화로 블레이드 러너와 함께 80년대 SF 최고의 명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한국에선 인지도가 약하다. 오히려 우리 나라에선 영화 자체보단 제목이 가끔씩 회자되는데, 왜냐하면 '여인의 음모'라는 황당한 제목으로 비디오가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에 이 '음모'라는 단어를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토요명화로도 방영했는데 이 때 제목을 컴퓨터 환상여행(1990년 10월 27일)으로 방영하여 이 제목으로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다 . <여인의 음모>란 제목으로도 재방영되기도 했다.(2003년 9월 13일)

Ary Barroso가 작곡한 노래 Aquarela do Brasil이 영화 전반의 주제가이나, 영화 자체가 국가 브라질큰 관련은 없다. 브라질을 제목으로 차용한 경위도 영화와는 상관없이 그냥 감독 마음에 들어서.[1]

감독이 맘에 들어한 제목이 또 하나 있었다. 바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페데리코 펠리니의 영화 8 1/2를 조합한 1984 1/2였다. 이 제목에서 쉽게 유추할 수 있듯이, 영화 내의 사회는 소설 1984의 시대와 같은 거대 국가의 통제 사회이다. 특히 관료제가 비대하여, 서류와 영수증을 어지럽게 주고받으며, 관료의 사소한 실수로 사람의 목숨이 순식간에 날라가거나, 서비스 센터의 수리공조차 관료적인 서류 하나로 주인으로부터 아파트를 순식간에 빼앗을 수 있다. 이 거대 관료제 사회는 퓨처라마에서 패러디된 적이 있다.

미래 사회라고 그려 놓긴 했으나 영화는 상당히 과거지향적인 디자인들을 담고 있다. 중절모를 쓰고 다니는 획일적인 사람들과, 허큘리스 그래픽카드를 보는 듯한 단색의 매우 작은 브라운관 모니터(게다가 이 모니터 앞엔 돋보기가 놓여 있다.[2]), 타자기에 단지 작은 브라운관 모니터를 올려놓기만 한 컴퓨터, 투박한 유선 전화기에 이리저리 꽂혀 있는 정신없는 전선들. 이것은 감독의 상상력이 부족했다기보다 관료 사회의 획일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디자인으로 보인다. 때문에 불필요하게 SF를 강조한 디자인이 멋을 떨어뜨린 영화들과 다르게 시간이 흘러도 특별함을 잃지 않는 영화가 되었다. 이러한 디자인 때문에 사이버펑크가 아니라 디젤펑크 영화로 분류하기도 한다.

유니버설 영화사는 142분의 긴 러닝타임과 암울한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해피엔딩으로[3] 수정하고 시간도 줄여 발표했다. (블레이드 러너도 비슷하게 겪었던 일이다.) 미국에서 발표된 이 버전은 크게 욕을 먹었다. 하지만 그런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없지는 않다. 내용을 너무 가위질한게 문제지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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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미국 연예잡지 "버라이어티"에 감독 테리 길리엄이 낸 광고. 유니버설 영화사가 브라질의 내용을 난도질하여 해피엔딩의 연애물과 비슷하게 만들어 개봉하려 하자, 이에 분노한 테리 길리엄과 유니버설이 대립하여 미국내 개봉이 무기한 연기되었다.(유럽 등지에서는 20세기 폭스 영화사를 통해서 이미 개봉.) 이에 길리엄이 유니버설 영화사의 사장 시드 셰인버그에게 자기 영화를 도대체 언제 개봉하게 해 줄거냐고 따지는 내용이다.

한편, 이 걸작보다도 더 묻힌 비운의 평작이 1984 영화버전이라고 한다.

한국에 DVD가 출시되긴 했는데 번역이 심히 발번역으로 안습하다. DVD판 자막으로 보면 내용이 심히 아스트랄해진다. 더불어 비디오도 마찬가지였다. 엉뚱하게도 현재 돌아다니는 자막파일은 매우 정상적이다. 불법 다운해서 보라는 얘기도 아니고 이 뭔...

여담으로 감독 길리엄과 마찬가지로 몬티 파이선 출신인 마이클 페일린이 출연한다. 언제나 생글생글 웃는 호인인 페일린의 섬찟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이니 몬티 파이선 팬이라면 놓치지 마시길.

유명 영화 리뷰어 Nostalgia Critic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고 한다.

가수 이적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고 프로필에 적혀있었다.
  1. 브라질이라는 이름이 주는 열정적이고 생명력있는 이미지를 역으로 이용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2. 그림 판당고에서도 오마쥬 되었고 월E에서도 아이팟 앞에 돋보기를 놓고 확대해 보는 장면이 있다.
  3. 하지만 현재 구할 수 있는 버전은 다행히 원 감독 버전이 대부분이다.
  4. 여담으로 해피엔딩의 결말은 샘과 질이 도시를 탈출하는데 성공하여 샘의 꿈처럼 둘의 사랑이 이뤄지게 된다는 내용이고, 진짜 결말은 그 사랑이 샘의 망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