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한자 : 秘資金
영어 : Slush fund
일본어 : 裏金(うらがね)

1 개요

해외입국 허가 사증 수수료가 아니다!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용도로 축적해둔 자금을 일컫는 용어. 물론 정확히는 이러한 개인적 사용을 목적으로 몰래 모은 자금을 일컫는 말인데 결과적으로는 개인적인 목적으로 축적해둔 돈들은 대부분 비밀리에 관리되기 때문에 사실상 동의어로 사용된다.

사회 많은 곳에서 비자금은 당연하게도 존재하고 있다. 그 주체는 저축이 빠듯한 일용직 노동자 같은 개인부터 거대 기업의 회장님 같은 사회적 명망이 있는 인사까지 다양하다. 단지 상술했듯 비밀리에 관리되고 있으니 그 존재를 쉬이 알 수 없을 뿐이다. 떳떳하고 원칙적인 경제활동은 공금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비자금은 대개 원칙을 벗어나는 긴급한 또는 떳떳하지 못한 일에 사용되는 경향이 크다. 비자금을 획득하는 방법도 비밀스런 방법(예: 횡령)이 많기도 하고, 비자금을 사용하는 목적과 사용처도 비밀스런 사유(예: 뇌물)이 많아 좋은 목적의 돈이라 보기 어렵고 부정적인 뉘앙스가 크다.

소규모, 일상적으로는 비상금이라 칭하기도 한다. 보통 비금이라고 하면 정치인이나 회장님의 사과박스 정도, 비금이라고 하면 책 사이에 몰래 숨겨놓은 지폐 몇 장 정도가 떠오를 정도의 뉘앙스가 있다. 비밀리에 관리하는 관점에서 보면 비자금, 내무부장관의 결재가 떨어지지 않아 현금 흐름이 경색되어 흑자도산 우려가 있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보면 비상금 맞다(...)

여담으로 화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의 경우에는 비상식량이 비자금/비상금 역할을 한다. 이 이상의 영역은 생존주의/장기 생존 대비 영역이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2 역사

역사 자체는 당연히 인류 문명과 궤를 같이 할 정도로 오래 되었지만, '비자금'이란 단어 자체는 1987년 4월 범양상선(汎洋商船)의 불법적인 외화유출 사건에 대한 국세청의 발표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이다.

조선시대의 왕실도 내탕금이라고 불리는 왕 개인의 비자금이 있었다. 이성계는 조선의 왕이 될 때 이미 함경도 면적의 3분의 1 정도를 개인 재산으로[1]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태종이 아버지 태조의 개인 재산을 왕실의 소유로 선포하면서 이후 대대로 조선 임금님들이 중요한 자금 출처로 사용하였다. 잔치를 벌이거나 왕 개인이 신하에게 하사금을 내릴 때, 국가의 사업을 벌여야 하는데 신하들이 세금 쓰기를 반대할 때 등 왕이 돈은 쓰고 싶은데 공식적인 돈줄이 막히면 내탕금을 풀어서 각종 사업을 벌였고, 왕족들이 사치하는 돈도 내탕금에서 나왔다. 원칙적으로야 조선의 땅과 모든 사람은 왕의 소유이지만 신하들은 왕이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고 재물을 탕진하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견제하였으며, 이 때마다 내탕금은 왕의 든든한 돈줄이 되어주었다. 정조사도세자의 능을 지을 때 내탕금을 풀어서 근처의 땅값을 네 배 비싸게 쳐주고 이사비용까지 대주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영조 역시 내탕금으로 구휼사업을 벌였으며 고종이 헤이그 특사를 보낼 때에도 내탕금을 비밀리에 풀어서 그들을 네덜란드까지 보낼 비용을 장만했다. 내탕금내수사라는 내시 기관에서 관리하였다. 내수사에서는 소출로 사채 비슷한 이자놀이를 하거나 땅을 소작하여 내탕금을 늘렸으며 늙어서 은퇴한 이후에는 퇴직금 명목으로 전별금을 받아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 이는 내시들이 왕에게 충성하는 기반이 되기도 했다. 내수사에서 관리하는 토지와 노비, 사채 등은 왕의 재산이어서 관리들의 수탈도 없고 이자 역시(왕의 체면 때문이겠지만) 시중보다 저렴하였기에 백성들은 땅을 내수사에 바치고 스스로 소작농으로 들어가거나 소작하려고 뇌물을 바치며 로비를 벌이기도 하였다. 그 외에도 왕비대비 등도 시집올 때 가지고 들어온 친정의 재산을 비자금으로 활용하였다. 하지만 조선이 후기로 들어서면서 내탕금은 개혁에 걸림돌이 되기도 했는데, 북벌을 하려고 돈을 거둘 때 왕 스스로가 개인 재산을 꽉 붙들고 놓지 않으니 사대부들에게서 돈을 억지로 걷어들일 면목이 없었던 것이다.

3 획득

모이는 방식도 가지각색인데 기본적으로는 수익을 진짜 수익에 비해 적게 알리는 식으로 속여서 나온 잉여 수익을 축적하는 방법부터, 판매 금액을 속여서 정가보다 비싸게 받아먹고 남은 수익을 빼돌리는 방법, 뇌물로 제공받는 방법 등 떳떳치 못한 경로를 거쳐서 모인다. 당연히 이 과정 자체도 불법일뿐더러 이렇게 모인 비자금은 불법적인 방식으로 사용되기 마련이니 결과물도 좋지 않다. 정치인이나 기업인 등 사회 유명인들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포착되면 검찰에서 당사자를 뼈만 빼고 다 발라먹을 기세로 칼을 뽑아들고 언론에서 대서특필하는 것도 당연히 비자금이 어떠한 경로로든 불법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월급쟁이의 5만원 비자금 같은 경우는 '남'의 돈을 빼돌린건 아니니 법적으론 당연히 문제가 없지만, 그마저도 배우자의 잔소리를 피할 수는 없다.

연예인들도 비자금이 존재하곤 한다. 가장 많이 쓰이는게 해당 연예인이 출연한 방송의 재방송비인데 재방송도 엄연하게 초상권 걸린 존재이고 하다보니 재방송을 하면 해당 연예인에게 본방 출연료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대로의 출연료를 지급하게 되어있다. 문제는 이걸 같은 연예계에 종사하는 당사자가 아니면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연예인들이 가족 몰래 비자금을 조성하는 방법으로 꽤 쏠쏠한 편. 물론 가족이 연예계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면 정말 얄짤없다. 정형돈 아내 한유라는 방송 작가 출신인지라 재방 출연료에 대해 뻔히 잘 알고 있어서 정형돈이 빼도박도 못했고, 훗날 이 사실이 알려지자 동료들이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떳떳하게 비자금을 축적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 조선의 왕이 그러했듯, 일왕 역시 개인적인 땅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이는 일왕의 비자금으로 활용된다. 일종의 품위유지비에 준한다. 일반사람들이 용돈을 아껴 비자금을 축적하는 것에 스케일은 비교 불허하지만 비유 가능.

연말 보너스와 13월의 월급이라 부르는 연말정산같은 월급 외 수입도 비자금 획득의 좋은 소스가 된다. 물론 공공연한 비밀이기 때문에 무사히 가질 수 있을 지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 어떤 회사들은 직원들의 출처 불분명의 자금 운용을 위해 보너스를 현금봉투로 주기도 한다고 한다.

4 은폐와 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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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힘의 근원인 아티팩트를 불사의 용들이 지키는 불의 강을 넘어 절망의 산에 두지 말라.

기업체등의 비자금은 액수가 무척 크기 때문에 제대로 관리하려면 전용 장부를 만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장부는 수사시 비자금 보유 여부의 결정적 증거로 작용하는 약점이 되기도 한다. 마왕을 위한 지침서 피터의 마왕 항목 25번에 따르면 하나의 사소하고 실질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약점은 순식간에 제압당하는 루트가 되기 때문에 없는 것이 좋으나 현실상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 여튼 말 그대로 비자금이 어디서 어떤 수법으로 어떻게 들어오고 어떻게 나갔는지 일일히 다 기록되어있으니 이 것 하나만 있으면 비 오는 날 먼지나듯 영혼까지 탈탈 털리게 된다. 그러므로 철저한 은폐 방법은 필수.

개인의 비자금 정도야 액수가 크지 않으니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상실감 하나만큼은 대기업 회장님 못지 않으므로(...) 이들에게도 역시 중요한 이슈이다.

일반인들이 비자금 은폐하는 방법

  • 어딘가에 숨긴다.
책 사이에 꽂아두거나, 필름 카메라의 뒷뚜껑을 열고 넣어 두거나, 기타 등등 어딘가에 숨겨놓는 방법.

은폐시 주의점으로는 현금은 습기와 열에 취약하므로 손상이 가지 않도록 보관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상된 화폐는 교환이 가능하지만, 새로 화폐를 찍어내는 비용은 세금을 들이기 때문에 민폐이다.

스위스 탐사전문 기자가 독재자의 비자금이 있는 제네바를 오가는 비행기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 계정 그 중에서 북한도 있다!
  1. 함경도의 면적이 약 51,000km2이니 이의 1/3이면 약 17,000km2, 약 51억 4천만평이라는 어마어마한 땅이 개인 재산이라는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