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색

1 살구의 색

문자 그대로 과일 살구 껍질의 누르스름한 색이다. 빛 좋은 개살구라는 표현에서의 역시 살구색에 들어갈 듯.

2 색채 표현

국립국어원에서 정의하는 색채 표현의 하나. 살구의 빛깔과 같이 연한 노란빛을 띤 분홍색을 말한다. 영어로는 apricot.

3 인간의 피부색 중 밝은 색조를 뜻하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장 용어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기존의 살색 표현이 흑인이나 동남아시아인 등에게 부적절하다는 이유를 들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새로 '권고'한 용어.

본래는 '연주황'이 유력한 후보였으나 이건 초등학생들이 이해하기에 너무 어려운 한자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KS 색명이자 순 우리말이라고 주장하는 '연한노랑분홍'근데 이미 연하고 분홍이 한자어다이 검토되었다가 결국 비유어인 살구색으로 권고중이다. 하지만 한자어 색깔은 이 외에도 많잖아? 우린 안될꺼야 아마

다만 살구의 누르스름한 색[1]이 피부색을 연상시키는데 과연 적절하느냐는 논란도 있고, 같은 식이면 하늘색 같은 다른 표현도 적절성에 문제가 된다는 반응도 나오는 등 논란이 있어 실생활에서 별로 쓰이지는 않고 있다. 사실 애초에 살구색도 양심적 병역거부[2]와 마찬가지로 '권고 표현'의 하나인데다 실제 표준어상으로는 여전히 살색이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인권을 고려해야 할 경우에는 살구색을 쓰도록 하되, 타인이 살색이라는 표현을 쓴다 해서 무턱대고 인종차별주의자라 매도하는 병크를 터뜨리지도 말자. 무려 몇백년간 쓰여온 단어에 대한 인식을 순식간에 신조어로 대체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으며 인위적인 면도 있다.

참고로 충격적인 반전이 있는데 과일 살구의 색과 색깔 말할때 "살구색"하고는 확 구분될 정도로 다른 색깔이다. 과일 살구의 색은 주황색을 띄는 노랑색이라면 살구색은 분홍색 계통이다. 위키피디아에서도 과일 살구의 색과 살구색은 구분될만큼 다르다라고 서술하고 있다. 과일 살구와 비슷한 색은 영어로 "Mellow Apricot"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한국어 항목에서도 살구색이 두개가 있다. 하나는 표준 살구색, 즉 핑크계통의 색깔이 있고 지식경제부가 지정한 살구색이 따로 있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이 지정한 살구색은 명백히 "Mellow Apricot" 계통이다. 즉 살구색이란 명칭 자체가 굉장히 애매모호한 이름이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실제로 어린이용 크레파스수채화용 물감 등에는 예전의 살색을 '살구색'보다는 '연주황색'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살색의 동의어로서 쓸 수 있다고 명기되어 있지는 않지만, 좀 뜬금 없게도 살구색과 연주황색은 양쪽 모두 어느 새부터인가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수록된 표준어가 되어 있는데[3] 이 두 표현 중 피부의 색깔에 좀 더 가까운 색채를 뜻하는 쪽은 당연히 연주황색 쪽이다(…). 일단 단순히 살색 또는 피부색이라는 개념 자체를 뜻하는 의미가 아니라, 코카소이드몽골로이드 계통의 피부색(특히 백인이나 동북아시아인 특유의 피부색)을 하나의 색상으로서 강조해서 뜻하는 의미로 쓸 수 있는 단어를 찾고 있다면 연주황색 정도가 적당한 표현일 지도 모른다. 살구색은 앞서 설명한 대로 피부의 색깔과는 거리가 있으니까.

여담으로 일본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만들어진 표현이 있는데 여기서는 도색(桃色), 즉 복숭아색이라고 한다. 사실 복숭아 쪽이 어느모로 보나 살구보다 더 피부색에 더 가까운 비유물인데도 굳이 살구를 고집하는 것은 '도색'이라는 표현이 이미 에로와 관련해서 많이 쓰이는 탓인 듯. 일본에서는 살색(하다이로)의 순화어로 연주황색(우스다이다이)로 부른다. 영어권에서도 성적인 뉘앙스가 없는 건 아닌데 'flesh'의 대체어로 주저없이 'peach'를 선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복숭아색은 일본에서는 분홍색을 뜻하는 표현으로 많이 쓰인다.
  1. 피부색과는 확실히 구분될 만큼 붉으스럼하니 누렇다.
  2. '양심'이라는 뉘앙스 때문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군에서는 당연히 수용하지 않고 있다.
  3. 살구색은 본 항목의 2.에서 서술된 대로이고, 한편 연주황색은 연한 주황색이란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