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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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겐도의 창시자 엔노 오즈누

1 역사

슈겐도(修験道)는 일본종교다. 창시자는 엔노 오즈누(엔노 교쟈)로, 일본의 토착 산악 신앙에 불교(특히 밀교)와 도교등이 혼합하여 만들어진 종교다. 수행을 통하여 번뇌를 떨치고, 그리하여 깨달음을 경험한 힘을 얻는다. 라는 데에서 슈겐도(修験道)라고 한다. 혹은 슈겐종(修験宗)이라고도 한다.
(당연히) 일본의 토착종교인 신토의 영향도 받았지만 기본적으로 수행체계는 불교 쪽에 많이 가까우며 이러한 영향으로 신앙의 대상은 신불습합을 근간으로 둔다. 이 슈겐도를 수행하는 이들을 슈겐자(修験者)나 야마부시(山伏)라 부르는데. 야마부시란 산(山;やま)에서 엎드려(伏し) 수행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혹은 수행하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그냥 교쟈(行者)라고도 한다. 정상까지 염불하며 앞으로 포복, 뒤로 포복

2 창시

슈겐도의 전승에 따르면 슈겐도는 7세기 일본 아스카 시대에, 본래 음양사 집안 출신인 엔노 오즈누(役 小角)라고 하는 인물이 창시하였다. 엔노 오즈누는 어렸을때부터 혼자서 산에 들어가 명상을 하거나 기도를 하는 등 저만의 수행을 하다가 17세 때 간고지라는 에서 공작명왕의 주법을 배웠다. 이 주법의 힘을 바탕으로 20세에는 유명한 주술사가 되어 귀족을 고치기도 하였다. 카츠라기산(葛城山)에서 처음 산악수행을 시작하여 일본 전역의 명산을 돌며 수행하다 킨푸산에서 슈겐도의 기초를 닦았다. 전설에는 공작명왕의 주법으로 이산 저산 날아다니며 수행했다고 전한다. 그래서 일본에 있는 슈겐도의 영산(靈山)들은 죄다 엔노 오즈누가 수행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전설들이 있다.

산악수행을 거듭하던 엔노 오즈누는 마침내 "요즘 중생들을 보니까 엄청 힘들어 하는 것 같다." 하면서 오미네산(大峰山)의 정상에서 기도를 올려 세상을 구할 만한 본존을 청했는데 처음에 석가여래, 천수관세음보살, 미륵보살[1]이 순서대로 나타났으나 엔노오즈누는 모두 거절한다.

이후 세 불보살이 떠나고 나서 이 세 불보살의 공덕이 하나로 뭉쳐진 자오곤겐(蔵王権現)이 특유의 무서운 모습을 하고[2] 나타나자, 그 모습을 보고 "저런 강한 부처야말로 중생들을 구원할 수 있다! 자오곤겐으로 정하겠다!' 라면서 자오곤겐을 슈겐도의 본존불로 삼고 오미네산을 슈겐도의 본산으로 삼았다

역사적으로는 나라 시대에 불교가 일본에 전해지면서 일본 고유의 산악신앙과 불교가 만나 독자적인 신앙으로 성립되어 밀교의 한 일파로 전해오다가 카마쿠라 시대 말부터 독자적인 활동을 시작하여 에도 시대에 들어서는 진언종 계열의 당산파(当山派)와, 천태종 계열의 본산파(本山派)로 확립되었다.

2.1 그 이후의 슈겐도

이후 슈겐도는 헤이안 시대에 크게 융성하여 이후 독자적인 교단으로 성장하였고, 불교종단인 진언종천태종의 승려중에서도 뛰어난 슈겐쟈들이 나와 천태종계 슈겐도와 진언종계 슈겐도도 성립되었다. 대표적으로 진언종에서는 쇼호, 천태종에서는 엔친이 있다. 하지만 슈겐도의 위치와 성격이 불교와 신토의 중간쯤인데다가 독자적인 교단이라고 해도 불교나 신토처럼 강력한 통합 교단이나 총본산 같은 개념이라기보다는 친목모임이나 신앙 공동체적 성격이 강하다 보니 구성원들의 일도 신사에서 신관을 맡거나 깊은 산골에서 절의 주지를 맡거나, 아니면 각자의 수행생활에만 전념하는 식으로 제각각이라 유사시 탄압받기 딱 좋았다.[3] 또한 전국시대에는 슈겐쟈가 전국을 돌며 수행하고 이러한 점에서 통행에 큰 제지를 받지 않는 데에서 스파이로 고용되거나 스파이들이 슈겐쟈의 복장으로 정탐활동을 벌이기도 하였다.

결국 이러한 단점은 메이지 유신 때 신불분리령과 국가신토를 내세우면서 국가 차원의 제대로 된서리를 맞을 때 슈겐도가 불교와 달리 이렇다 할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박살나버리는 이유가 된다.[4] 그나마 천태종과 진언종계 슈겐도마저 폐지되었으나 지방 산악을 거점으로 근근히 살아남아 있다가 현대(정확히는 전후 쇼와 시대)에 다시 독자적인 교단 설립을 시도, 현재는 전국적으로 교단이 있으나 가본적으로 진언종계열과 천태종계열이 가장 크게 활약하고 있다.

3 종파

  • 천태종 본산파
  • 진언종 당산파

4 교리와 수행

슈겐도의 유명수행 '"니시노 노조키(西の覗き)"

슈겐도의 교리는 밀교적인 영향이 강하다. 본존불인 대일여래를 관하면서 대일여래와 일체화됨으로서 해탈을 추구하는 것이 슈겐도의 가르침인데, 이는 밀교의 수행법인 삼밀 중 본존불을 마음 속으로 관하는 수행법인 의밀의 수행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밀교와는 달리 입산수행을 강조한다. 이는 애니미즘의 산악 숭배 신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슈겐도에서는 자체를 신성한 성지, 또는 부처 그 자체로 보기에 입산만으로도 대일여래와 일체화되었다 보기도 한다.

따라서 산속에서의 험난한 수행은 슈겐쟈 자신의 번뇌와 업을 씻고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으로 본다. 다만 이런 해탈을 하는 수행만 하는 것은 아니고, 슈겐도의 정의인 수행을 통하여 번뇌를 떨치고, 그리하여 깨달음을 경험한 힘을 얻는다. 에서 따와 수행의 힘으로 고통에 빠진 중생들을 구하기 위하여 각종 주술을 연마하기도 하고, 신사에서 제사를 주관하거나 민간에서 사람이 병이 나면 한국무당이나 판수들처럼 병 고치는 의식[5]을 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힘을 얻기 위한 혹독한 수행으로도 유명한데, 바위 절벽을 맨손으로 타거나, 폭포를 맞으며 불경을 외우기, 한겨울 밤에 얼음을 깨고 강에 들어가기 등의 수행이 있다. 이를 뉴부(入峰), 또는 미네이리(峰入り)라고 하는데 보통 짧게는 2박3일, 길게는 보름 가까이 진행된다. 특히 유명한 것은 니시노 노조키(西の覗き)라고 하는 수행으로 신객(新客)이라 불리는 첫 뉴부 수행 참가자의 양 어깨에 밧줄을 묶어 상반신을 절벽으로 밀어버리는데 이때 뒤에서 센다츠(先達)라고 불리는 선배 수행자들이 "수행의 초심을 잃지 않겠는가?", "부모께 효도하고 처자를 아끼겠는가?" 같은 질문을 하는데 보통 신객들은 정신이 어찔해서 부정의 대답을 한 적이 없다고.잠깐 그러면 부정형 대답을 하면? 혹시???

이 수행을 할때 서쪽을 바라보고 한다고 해서 니시노 노조키(서쪽을 바라봄)이라고 하는데 서쪽은 예로부터 저승, 극락을 상징하는 방향이었고 이 수행을 통해 옛날의 자신을 죽여 없애고 새로운 삶을 얻은 나로 다시 태어남을 의미하는 수행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발을 제외한 전신을 밀어버렸는데 사고(...)가 일어난 후로는 상반신만 밀어버리는 것이 되었다고 한다.

일단 대개의 수행은 산악 도로를 따라 쥬쿠(宿)이라고 불리는 성지를 순례하면서 경전을 외우는 것이다.

5 의상

털공이 달린 가사[6] 를 입은 사람은 천태종계 슈겐자이고 그냥 끈으로 된 가사를 입은 사람은 진언종계 슈겐자이다.

슈겐쟈의 복장은 일본 외에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복장을 갖추고 있다. 덕분에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게임등지에서 퇴마사나 불교관련 캐릭터를 보면 슈겐쟈의 복장을 하고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7]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토킨(頭襟)이라고 불리는 관과 유이게사(結袈裟)라고 불리는 가사다. 위의 사진에서 설명하자면 먼저 슈겐쟈들의 이마에 메어있는 검은 단추 같은 것이 토킨이다. 토킨은 슈겐쟈의 개조인 엔노 오즈누가 유배에서 풀려 돌아 왔을 때 위로의 의미로 몬무 덴노가 하사한 관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원래는 검은 옻칠로 단단하게한 천이나 현재는 나무 혹은 플라스틱(....)으로 제작된다. 대일여래가 쓰고 있는 보관을 의미하며 12연기를 상징하는 12개의 각이 져있다.

유이게사는 가사 중 9조가사를 접어서 묶은 형태에서 시작되었는데 엔노 오즈누가 산에서 수행중에 걸치고 있던 가사가 말려 올라간 모습에서 따왔다는 전승과 역시 엔노 오즈누가 산에서 가사를 걸치는 끈이 끊어진 것을 원숭이가 포도덩굴을 가져와 엮어서 공양올렸다는데서 유래한다는 전승이 전한다. 어찌 되었든 실제 제대로 걸치면 산에서의 수행에 거추장스러운 가사를 개량한 것이다. 털공 혹은 법륜(法輪)모양의 장식이 6개 혹은 4개가 달려있는데 이는 불교의 육바라밀을 상징한다고 한다. [8]

6 관련 문서

  1. 특히 미륵불 부분은 한국에도 엔노 오즈누와 비슷한 설화가 있는데 금산사를 지은 진표율사가 오랜 수행결과 미륵불을 친견하고 교법을 전수받았다는 설화이다. 그리고 이 설화는 증산계통 종교에 영향을 주게 된다.
  2. 온몸에서 광휘의 불길이 둘러싸고 손에는 금강저를 들고 있으며,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다. 이 자오곤겐은 일본 밀교 고유의 본존으로, 분노로서 탐욕과 번뇌가 그득한 중생들을 깨우치게 한다고 한다.
  3. 현재 한국의 무속인 단체인 경신연합회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경신연합회는 전형적인 이익단체로, 등록된 무당들이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범죄 등)을 하지 않는 한, 무당 각자의 특성이나 사상, 굿 등 세세한 부분에 대한 통제는 없다.
  4. 당시 불교는 처음엔 상대가 국가와 국가를 등에 업은 신토계다 보니 자체적인 결사 운동 정도로 조용히 참았지만, 점점 심해지자 '신토와 제대로 교리/종교사(史)논쟁을 붙어보자!'고 강세로 나왔고, 신토계는 그 즉시 꼬리를 내려버렸다(...) 그리고 그 꼴을 본 일본 정부는 서양의 기독교에 대항하기 위한 자국의 종교로 불교를 택해버렸다신토:아 정부님하 잠깐 잠깐만 나 좀만 더 도와줘요
  5. 정식명칭은 가지(加持)기도
  6. 일명 본텐게사(梵天袈裟)
  7. 대표적인 예로 청의 엑소시스트시마 렌조의 복장이 슈겐쟈의 복장이다.
  8. 당산파 슈겐도의 어느 센다츠의 말에 따르면 실용적으로 가사를 말아 끈으로 만들어 바위 등을 오르는 수행에서 자일과 같이 사용하는 데서 시작한게 시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