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와모리


mainImg.jpg
오키나와 슈리에 위치한 시키나 주조(識名酒造)의 다양한 아와모리.

泡盛

일본 오키나와 현에서 만드는 전통 증류식 소주이다. 오키나와어로는 아-무이(あーむい)로 읽으며, '섬것'이라는 뜻의 시마과(シマーグヮー)나 '술'이라는 뜻의 사키(サキ)라고도 부른다.

1 특징

오키나와는 물이 잘 빠지는 석회암 지대이다 보니 논농사에 그다지 적합하지 않았다. 때문에 쌀은 상당량을 수입해왔는데, 아와모리를 제조하는 데에는 보통 태국안남미를 사용한다. 밥쌀로 먹는 자포니카 종[1]으로 아와모리를 빚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안남미를 쓰는 쪽이 만들기 수월하고 향미가 좋다.

도수는 대개 25~30도 정도이나 쿠수(古酒)의 경우는 훨씬 독하다.

누룩을 띄우는 데에는 흑국균(aspergillus awamori)이 든 검은 누룩을 쓰며, 하얀 누룩을 쓰는 일본 본토의 소주와 다르다.

오키나와 현 내에 지역별로 개성을 가진 다양한 주조장이 있으며, 섬마다 독특한 음주 풍습이 존재하기도 한다.

현재 아와모리는 일본 본토의 주류보다 주세를 35% 감면받고 있다.[2]

200px
본토의 컵사케처럼 오키나와의 편의점 등에서 컵아와모리 또한 판매하고 있다.

2 이름

아와모리(泡盛)라는 이름이 최초로 등장한 것은 1671년 류큐 왕국쇼테이 왕이 도쿠가와 막부쇼군 도쿠가와 이에츠나에게 바치는 헌상품 목록에서이다.

아와모리의 어원에 대해 여러가지 설이 존재한다.

  • 오키나와학(沖縄学)의 아버지 이하 후유(伊波普猷)는 좁쌀을 뜻하는 아와(あわ, 粟)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옛날에는 아와모리를 빚을 때 좁쌀을 넣기도 했기 때문.
  • 증류를 할 때 거품(아와)이 올라오는(모리) 모습을 보고 지었다는 설
  • 류큐 왕국을 복속시킨 사츠마 번에서 자신들이 마시던 가고시마의 소주와 구분하기 위해 이름붙였다는 설
  • 산스크리트어에서 왔다는 설

3 역사

오키나와의 가요집 <오모로소시>(おもろさうし)에 보면 고대에 마시던 미키[3](神酒, ミキ)라는 술이 등장하는데, 재료를 사람의 입으로 씹어 침으로 발효시켜 만든 술이다. 조선시대의 <지봉유설>에도 유구국에서는 여자들이 쌀을 씹어서 만든 "미인주"(美人酒)를 제사에 쓴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후 14, 15세기 경 태국에서 술을 증류하는 기술이 유입되어 류큐 왕국에서도 증류주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김비의라는 제주도 사람이 표류했다가 류큐 왕국을 거쳐 돌아와 그곳의 풍속을 전하는 기사가 실려있는데, 여기 나온 남만국의 술이 아와모리가 아니었나 추정되고 있다.

술은 청주와 탁주가 있는데, 납병에다 담고 은술잔[銀鍾]으로써 잔질하며 맛은 우리 나라와 같았습니다. 또 남만국(南蠻國)의 술이 있었는데 빛은 누렇고 맛은 소주(燒酒)와 같으며, 매우 독하여 두어 종지를 마시면 크게 취하게 됩니다.

성종 실록 10년(1478년) 6월 10일 1번째기사

류큐 왕국 시절에 수도 슈리에 위치한 세 마을인 토리호리(鳥堀), 사키아먀(崎山), 아카타(赤田)가 왕부로부터 아와모리를 주조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았다. 이 세 마을을 슈리산카(首里三箇)라고 부른다.

오키나와 전투 당시 대부분의 주조장이 파괴되었고, 아와모리를 만들 쌀조차 부족했기 때문에 주민들은 연료용 알코올을 마시기도 했다. 아와모리의 정체성이나 다름없는 검은 누룩조차 잃어버렸기 때문에 한동안 빚을 수 없었지만, 주조장 폐허에서 파낸 흙을 쌀에 뿌려 겨우겨우 검은 누룩의 복원에 성공했다고 한다.

1949년 민간 주조장이 다시 세워져 아와모리를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초창기에는 미군기지에서 버린 위스키맥주 공병에 술을 담아 판매하였고, 지금도 위스키 병 형태로 팔리는 아와모리가 있다. 한동안 미국 물 먹은 젊은이들이 맥주위스키만 마시고 아와모리는 영감들이나 마시는 술 취급을 해서 아와모리 산업이 불경기를 겪기도 했지만, 일본 본토로 시장을 확대하고[4], 고급 쿠수 생산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였다. 다만 대다수의 주조장이 소규모 사업장이라는 문제가 남아있다.

4 쿠수(古酒, クース)

파일:Attachment/maturedfrom1994.jpg
[5]
보통 3년 이상 숙성된 것을 말하며, 이전까지는 <아와모리의 표시에 관한 공정경쟁규약>에 따라 성분의 50% 이상이 3년 이상 숙성되면 쿠스로 인정 받았으나, 규약이 개정되어 2015년 8월부터는 성분 전체가 3년 이상 숙성되어야 쿠스로 인정되고 있다. 오래 숙성될 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도수는 보통 40도를 넘어가는 독한 술이다.

수백년 씩 된 것도 있었으나 오키나와 전투로 남아있는 것은 거의 없다, 슈리의 시키나 주조(識名酒造)가 보관하고 있는 150년된 쿠수가 가장 오래 된 것.

5 하브슈(ハブ酒)

뱀술이다. 아와모리에 오키나와의 독사 반시뱀(ハブ)을 넣어 만든 것. 정력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아와모리를 베이스로 한 것 뿐만 아니라 아마미제도의 흑당소주(黒糖焼酎), 가고시마의 고구마 소주(芋焼酎)를 베이스로 한 하브슈도 있다.

6 맛있게 즐기기

아와모리를 마시는데 딱히 정해진 방법은 없다. 스트레이트로 마셔도 좋고, 얼음을 넣거나, 물을 타서 마셔도 된다. 추운 밤에는 따뜻한 물을 타는 것도 맛있다. 탄산수를 넣어도 괜찮으며, 현지에서는 우롱차, 우유, 커피를 섞어마시기도 한다고. 좀더 오키나와스러운 맛을 원한다면 시쿠와사[6] 과즙을 섞는걸 도전해보자. 비싸고 귀한 쿠수는 그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해서 아무 것도 섞지 말고 스트레이트로 마시는게 좋지만, 너무 독한 경우에는 물을 타도 무방하다.

[7]

오키나와에서 만드는 전통 양식의 술주전자를 카라카라(カラカラ)라고 한다, 여기에 아와모리를 담아마시며 류큐의 정취를 느끼는 것도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
  1. 한국에서 밥을 짓는데 쓰는 것과 같은 쌀
  2. 오리온 맥주 역시 주세 감면을 받고 있다.
  3. 현재 오키나와 현아마미 제도에서 미키라는 이름으로 마시는 음료는 쌀, 고구마, 설탕을 넣어 만든 발효음료이다. 알코올은 없다.
  4. 아와모리 생산량의 20%가 현외에서 소비된다.
  5. LG 트윈스1994년 한국시리즈를 우승하고 나서 구본무 회장이 사온 쿠수 항아리 세 개. 그 중 하나는 오키나와 현 쿠메지마(久米島)에서 생산되는 브랜드인 쿠메센(久米仙)의 쿠수이다. # 언제 항아리를 개봉할 수 있을까?
  6. 오키나와에서 나는 귤과 비슷한 열매
  7. 출처 : 위키미디어 커먼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