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슷한 말: 역관광
1 사전적 정의
逆風. 배 혹은 항공기가 가는 반대쪽으로 부는 바람.
- 역풍을 만나다
- 역풍이 일다
- 역풍이 불어 항해가 순조롭지 않다.
얼른 생각하면 바람과 해류만을 동력으로 하는 범선이 역풍을 맞으면 항해가 힘들다고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옛사람들이라고 바보는 아닌 법, 인류는 굉장히, 즉 당신보다 더 지혜로워서 배에 돛을 단다는 생각을 하자마자 맞바람을 맞고도 앞으로 가는 방법도 함께 떠올려 낸다.
그 비밀은 돛(종범)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 및, 배가 세로로 길쭉해서 가로 방향으로는 바람을 받아도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과 더불어 그걸 극대화시키는 용골, 센터보드, 키등이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맞바람을 맞으면 돛이 부풀고, 따라서 돛은 비행기 날개 같은 모양이 되어 부푼 방향으로 양력을 받는다. 사실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한데, 바람(공기 입자)의 운동량 변화 때문에 돛에 수직인 방향으로도 힘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힘은 대부분 배와 수직인 방향으로 작용해서 물에게 받는 반작용 때문에 상쇄되어 버린다. 역풍의 방향이 좋을 때는 돛만 돌려서 이렇게 힘을 얻을 수 있지만, 영 좋지 않은 각도의 역풍이 불면 침로도 조금씩 바꿔 가면서 지그재그로 항해하는 것.
흔히 순풍일 때 배가 속도를 내기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종범만으로 속도를 내기에는 적당한 각도의 역풍이 좋다. 배의 전방 45도 정도에서 90도(옆)으로 부는 역풍을 맞으면 돛의 각을 트는 것만으로 항로 변경 없이 계속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데, 배가 빨라질수록 강한 바람을 맞기 때문에 추진력도 점점 더 세진다. 반면 순풍이 주는 추진력은 배와 바람의 상대속도로 결정되기 때문에 물과의 마찰이 전혀 없다 가정해도 바람과 배의 속도가 같아지면 더 이상 힘을 얻지 못한다.
단 횡범은 그런 거 없고 역풍 맞으면 무조건 배가 뒤로 간다. 그래서 횡범만을 사용한 배는 거의 없고, 역풍이 불면 일단 횡범을 내린 채로 종범만으로 조향하든지, 노를 사용하든지 했다. 다만 순풍에는 훨씬 유리했기 때문에 범선 시대에 대양 항해를 하는 대부분의 배는 횡범선을 기본으로 했으며, 해류와 바람의 방향이 맞는 항로를 선택하는 것으로 약점을 보완했다. 예를 들어 유럽 - 북아메리카 항로는 북위 28도 - 39도의 항상풍 지대를 이용했다. 사실 현대의 선박도 너무 돌아가는 항로가 아니고서야 해류와 방향이 일치하는 곳으로 가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역풍보다는 무풍지대가 나은 것은 옛날과는 달라진 사실이지만.
바람이 부는 쪽을 향해 바람을 안고 간다는 뜻도 있다.
일이 뜻한 바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것을 비유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정치적 의미 참고.
2 정치적 의미
선거를 앞에 두고 정치적으로 관련된 사안을 끌고가 여론이 오히려 안 좋게 흘러갔을때 타격을 받을 시를 일컫는 말이다. 이런 경우 높은 지지율이 갑자기 역전하여 뒤집어지고 유리한 선거를 참패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한다.
2.1 정치에서의 역풍 사례
1992년 대통령 선거 직전 여당인 민주자유당 측에서 지역감정 유발을 통한 대통령 선거 작전을 모의하던 중 통일국민당 측이 이를 도청을 하여 이러한 모의내용을 세상에 알렸으나, 여당 및 주요 언론 등이 오히려 통일국민당 측이 도청한 사실을 도덕적으로 문제삼기 시작하면서 선거에서 수세에 몰리게 된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참고. 당시 대통령이 신생정당인 열린우리당을 밀어주려는 듯한 발언을 하였고, 이에 반발해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과 자유민주연합이 합심하여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켰으나, 대부분의 국민들은 "늬들이 뭔데 감히 국민들이 뽑아놓은 대통령을 마음대로 탄핵시키냐!"며 여론이 들끓게 되면서 당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새천년민주당, 자유민주연합이 참패를 면치 못한 사건이다.
-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인한 반공 정서를 이용해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직접 강경 조치를 취했다가 역으로 노풍을 부활시킨 사례.
-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이후 벌어진 7.30 재보선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 사고. 결국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재보선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이에 대한 역풍을 맞고 참패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