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와 땡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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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남기남이 감독하고 심형래가 주연을 맡아 1989년에 나온 어린이 영화.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의 제 1탄이다.

당시 어린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심형래의 영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어린이용 영화인건 분명한데, 포스터를 보면 알다시피 영구를 제외하면 절반 이상이 섬찟한 귀신들로 큼지막하게 채워져 있다. 때문에 당시 어린이회관들의 좁은 통로마다 벽에 이 포스터를 쭈루룩 붙여놓은게 어두컴컴한 조명과 맞물리면 의외로 굉장히 무서웠다. 개봉한 때가 여름이라서 납량특집 효과를 노린 건지도.

2 줄거리

내용은 영구가 사는 시골 마을에 이사온 프랑켄슈타인, 드라큘라, 구미호, 늑대인간, 꼬마 강시의 요괴와 귀신 군단(…)에 맞서서 영구가 뒷산 절의 지나가던 스님의 도움을 얻어 싸우고 마을을 구해내는 것. 이 귀신들은 겉으로는 말쑥한 부자로 변장해 마을로 이사와서(시귀와 유사하다. 이쪽이 먼저지만) 지내지만 밤에는 본래모습을 드러내 아이들을 납치하고 그 생명을 빨아들여서 자신들의 두목인 프랑켄슈타인을 부활시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

밤이 되면 귀신들이 저마다 본래 모습으로 변신하는 연출이 꽤나 살벌했는데, 특히 동네 아이들에게 속아서 유치를 찾으러 밤에 온 영구를 죽이려고 처녀귀신이 부엌에서 몰래 도마에 칼을 슥~슥 가는 모습은 가히 공포영화가 따로 없다. \다만 프랑켄슈타인을 되살리는 영약을 영구가 마셔버리고 또 그병에다 영구가 오줌을 싸버린걸 귀신들이 모르고 프랑켄슈타인에게 먹이는 바람에 프랑켄슈타인이 잠시 눈떠서 "소쩍궁 소쩍궁~"하고 영구 흉내를 내고 잠들어버리는 개그가 이어지지만.

아이들을 납치하는 귀신들의 횡포가 극심해서 마을 분위기도 흉흉하던 차에 그들의 소행을 유일하게 목격한 영구가 아무리 말해도, 바보로 소문난 영구의 말을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그러나 뒷산 조그만 절에 사는 신통력을 지닌 스님은 영구의 말을 믿어주며 귀신들의 악행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프랑켄슈타인이 눈을 뜨는 만월의 밤 둘이서 귀신들을 처치하기 위해 그 소굴을 쳐들어가게된다. 사투 끝에 다른 부하들은 물리쳤어도 완전히 부활한 프랑켄슈타인은 스님의 도술도 통하지 않는데, 앞서 영약을 마신 영구가 프랑켄슈타인과 똑같은 힘을 얻어 대등하게 맞서고 스님이 결정타를 날려 마침내 승리하고 아이들을 구하게 된다.

3 흥행

우습게 보일 것 같아도 당시 엄청난 흥행을 거둔 작품이다. 1990년 1월호 영화 월간지 스크린 기사[1]에 의하면 서울 43만 관객으로 한국영화 흥행 1위이자 당시 서울 30만 관객이 본 인디아나 존스 3- 최후의 성전 흥행까지 깨버렸다. 이 영화 흥행을 넘어선 것이 서울 75만 관객의 마지막 황제와 60만 관객의 다이 하드 1 뿐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엄청난 흥행을 알 수 있다.

옛 호러존 사이트(지금은 익스트림무비)에서 남기남 감독과의 인터뷰 기사에 의하면 남기남 감독도 당시 돈을 엄청 받았다고 회고했다. 정확한 전국 관객 수치는 잘 모르겠다고 하지만, 대충 전국 180만 관객이 봤다고 한다. 하지만 전국 300만이 넘는다는 후문과 같이 대원에서 돈을 덜 줄려고 관객 수치를 낮추었다는 소문까지 들었다고 한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엄연히 제목이 "영구와 땡칠이"임에도 불구하고, 땡칠이는 어째서인지 비중의 거의 없다시피하다(…). 단순히 영구가 기르는 개로 나오기는 하지만 몇몇 개그씬 연출을 제외하면 등장도 활약도 없는데, 동물연기의 한계인 듯 하다. 이는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의 전통아닌 전통이기도 하다.

4 고증

아무래도 고증따윈 상관없는 어린이 영화라 그런지 시대배경이 몹시 아스트랄하다. 예를 들면 이런 식.

  • 초반 귀신 일당이 타고 나오는 자동차는 벤츠의 80년대 모델이다.
  • 영구만 빼고 다른 마을사람들은 모두 평범한 옷을 입고있지만 영구만 한복. 거기다가 영구네 집만 이상하게 조선시대 풍이다. 영구아버지는 양복
  • 공부하라고 하니까 천자문을 읽는 영구
  • 심지어 서당도 간다. 거기다가 서당에 앉아있는 애들은 전부 마을에 있던 그 어린이들(복장도 바뀌지 않고). 서당 훈장(?)은 '신식 학교' 운운 하는 말을 한다.
  • 세탁기수도도 없는지 마을 사람들이 전부 냇가에 나와서 빨래한다.[2]
  • 귀신들 소굴에는 거대한 컴퓨터가 있다.
  • 화공효과는 좋다. 심형래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그의 영화에서는 총기만 사실적이다(...)

결과적으로 시대배경이 어느 시대인지 헷갈린다. 대체역사물인가
그리고 반도에서는 세가에서 유명한 닌자가 닌자견을 데리고 다니던 탓에 졸지에 영구와 땡칠이로 오인받은 적도 있다 카더라

5 여담

당시 꼬마강시 연기를 한 아역배우가 바로 정태우다. 그가 나중에 정글의 법칙에서 언급하기를 다들 이 영화가 데뷔작인줄 안다고..
  1. 우습게도 당시 라이벌 영화잡지 로드쇼에선 이 영화를 아이들 영화라고 봐서인지 아예 빼버리고 서울 30만 관객이 본 서울무지개를 한국영화 흥행 1위로 집계했다.
  2. 이 영화가 나온 89년대만 해도 한국의 상수도 보급율은 아직 80%에 미치지 못했다. 상당히 낙후된 마을이라면 있을 법한 풍경이다. 영구람보는 1968년이 배경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