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광탄



이라크에서 미군 병사들이 전투 후 남은 예광탄을 비우는 영상.



미국 애리조나에 위치해 있는 빅 샌디 초대형 사격장에서의 불꽃놀이야간 사격 동영상. 절대 스타워즈 에피소드 7 촬영장이 아니다.

Tracer Bullet
曳光彈

예광탄이란 뒷부분에 불빛을 내는 예광제가 들어있는 총/포탄을 뜻한다.

보통의 경우 총알이나 포탄이 날아가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연발사격 중에는 자기가 지금 목표물을 향해 맞게 총알을 쏘고 있는지, 틀리게 쏘고 있다면 어느 방향으로 수정해야 하는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예광탄을 사용할 경우에는 총알이 날아가는 궤적이 빛이나 연기(대구경탄은 연기 자국이 남는다.)로 확인이 되므로, 사수가 목표물에 대해서 지향사격을 하기가 훨씬 좋다. 특히 야간이라면 더더욱.

탄창에 탄환이 몇 발 남지 않은 경우를 알리기 위해서 마지막 탄이나 마지막 몇 번째 안의 탄에 예광탄을 넣어두면 정신없이 사격하다가도 탄창 갈 때 됐구나 하고 감 잡는 꼼수도 있다.

다만 예광탄은 그을음이 많이 남기 때문에 너무 많이 쓰면 총기의 수명이 줄거나 작동불량의 원인이 되거나 시도 때도 없이 총기손질만 해야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보통 연발로 나가는 기관총 종류에는 보통탄 4~5발 당 예광탄 1발을 넣는다. 즉 영화나 기록영상 등에서 기관총을 쏠 때 날아가는 예광탄 불빛 사이 사이에 보통탄이 3~4발씩 같이 지나가고 있는 셈.

전차포탄 역시 예광탄의 역할을 겸한다. 과거 철갑유탄 시절 때도 그랬고, 현재도 주력 전차포탄의 종류는 APFSDS-T이다. 예광탄이 없으면 소총 사거리보다 훨씬 멀리 떨어진 적을 제대로 맞췄는지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 퓨리를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대한민국 국군의 경우, 훈련소에서 야간사격을 실시할 때 보통탄 4발에 예광탄 1발 정도로 섞어서 사격을 실시한다. 탄의 궤적을 눈으로 볼 수 있으므로, 불꽃놀이와 비슷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허나 보통탄과 달리 궤적이 눈으로 보인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하여, 하늘에 대고 난사한다거나 옆 사람 표적지에 사격하거나 하면 바로 적발되어 얼차려를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하자.

야간사격 시에 궤도 확인을 위해 예광탄을 넣으면 탄도 확인이 용이하지만, 반면에 적 쪽에서도 어디서 총알이 날아오는지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에 불리한 점도 있다. 그때문에 요즘에는 비가시대역 빛을 내는 예광제를 사용한 IR예광탄이 슬슬 도입되고 있다. IR예광탄은 맨 눈에는 예광이 보이지 않지만 야간투시경을 사용하면 보인다. 이 때문에 야간투시경이 대량보급된 미군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인 보통탄은 그냥 목표물을 뚫고 지나갈 뿐이지만, 예광탄은 뒤에 붙어있는 예광제 때문에 불이 날 수도 있다. 그래서 휘발유통 등을 보통탄으로 쏘면 대개의 경우 불이 잘 붙지 않고 구멍만 뚫리지만 예광탄으로 쏘면 폭발할 수도 있다. 야간에 잔탄소비를 위해 기관총을 쏘다가 빗나간 예광탄 1발이 바위를 맞고 튕겨나가 숲에 떨어지자 불이야!를 외치며(...)를 온 몸으로 예광탄을 끈 사례가 있다.

주로 항공기를 공격하는 탄환에는 확실하게 불을 낼 수 있게 소이제가 첨가되어 있는 것들도 많다. 이렇게 소이제도 덤으로 첨가해서 예광탄과 소이탄을 겸할 수 있게 한 탄약을 '예광소이탄' 또는 '소이예광탄'이라고 부른다.

소총이나 기관총의 경우에는 주로 야간사격 시에만 사용하지만, 항공기를 공격하는 대공포 중에서도 수동으로 사격하는 것들은 주/야간 구별없이 사용한다. 기본적으로 모든 탄환이 예광탄인 것들이 적지 않다. 반면에 어차피 눈으로 보고 조준하는 것이 아니라 좌표를 보고 조준하는 곡사포박격포는 예광탄을 사용하지 않는다. 되려 적이 궤적을 보고 포병의 위치를 알아챌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부 전투기 조종사들은 일부러 예광탄을 빼버리기도 했다. 적의 뒤로 접근하여 사격할 때 예광탄을 사용하면 적이 금새 자신이 공격받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대응하기 때문. 물론 대응할 틈도 주지않게 초탄에 격추한다면 이런 문제가 없지만 어디 그게 말처럼 쉬운가... 하지만 반대로 예광탄이 없으면 조준 자체가 어려워지므로 예광탄을 넣고 안 넣고는 취향이었다. 존중해주자.

한편 일부 기관총은 예광탄의 탄도와 보통탄의 탄도가 미묘하게 달라서 도리어 조준을 어렵게 하기도 한다. 탄자 뒤에 붙은 예광제 부피와 무게 때문에 예광탄 그 자체는 보통탄보다 가볍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고로 예광탄이 보통탄과 약간 탄도가 다른 일은 꽤 흔하게 있다. 보통은 별 문제 안 되지만, 예광탄에만 조준을 의지하면 장거리에서 이게 문제가 되는 일이 있다.

한밤 중에 전투할 때 유탄 발사기같은 걸로 공중에 빵 쏘면 높이 올라갔다가 천천히 떨어지면서 주위를 밝게 해주는 물건도 보통 예광탄이라고 불리지만, 이건 알다시피 조명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