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 섬의 보물

1 소개

캐나다 노바스코샤 지방의 오크 섬의 갱도에 묻혀 있다는 보물에 대한 사건으로 아직까지 그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사건이다. 서구권에선 'Money pit'라고 하면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한 사건이라고 한다. 위키백과에는 머니 피트라는 이름으로 기재되어 있다.

과학적으로 파헤쳐보면 헛소문이나 착각, 자작극 뿐인 다른 미스터리와는 다르게 현재진행형이며, 간간이 떡밥유물도 나온다. 첫 발굴위치인 머니핏과 그 옆의 10x, 섬 이곳저곳에 십자가나 카발라로 보이는 바윗돌의 배치, 인공조성된 흔적이 역력한 해변과 늪지대 등 섬 전체가 미스터리이며 역사도 오래됐다. 현재도 끊임없이 연구와 발굴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2 개요

아래 내용은 이마고에서 출판한 데이비드 사우스웰의 저서 '미궁에 빠진 세계사의 100대 음모론' 의 내용을 완전히 인용한다.

1795년, 16세의 대니얼 맥기니스(Daniel McGinnis)는 이 섬을 탐험하다가 오래된 참나무 밑에서 움푹 패인 구덩이를 발견했다. 맥기니스는 누가 최근에 구덩이를 팠다가 다시 메운 것같다고 생각하면서 두 친구의 도움을 받아 그곳을 파기 시작했다. 세 소년의 머릿속은 해적의 보물을 발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1미터쯤 파들어간 그들은 판석(板石)층을 발견했다. 그리고 3미터 깊이까지 파고 들어가자 참나무로 만든 평평한 대(臺)가 나왔는데 구덩이의 바닥에서 옆벽을 이루고 있었다. 또다시 3미터를 파고들어가자 역시 평평한 참나무 대가 나왔고 지하 9미터 지점에서도 참나무 대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참나무를 제거할 수 없어서 더 이상의 굴착을 포기했다.

이 소문을 들은 시미언 린즈(Simeon Lynds)라는 벤처 사업가가 투자가들을 충분히 확보하여 돈구덩이를 굴착할 사람을 모집하자 이제 청년이 된 과거의 세 소년들은 다시 이 구덩이로 돌아왔다. 그들이 전보다 더 깊이 파 내려가자 더 많은 참나무 대가 나왔고 또한 더 흥미로운 물건도 발견되었다. 신비한 글자가 새겨져 있는 커다란 관석이 나온 것이다.

글자가 부식된 이 신비한 암호를 직역하면 이런 내용이 된다. "12미터를 더 파 내려가면 200만 파운드가 묻혀 있다." 도대체 어떻게 해독한거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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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관석의 복원품

발굴단은 용기백배하여이제 우린 겁나부자야!! 흙따윈 개나주라고! 그 판석을 통과했지만 곧바로 발굴 작업을 방해하는 가장 강력한 적수, 즉 물을 만나게 되었다. 곧게 파내려간 길은 그 지점까지는 건조한 상태를 유지했지만 더 아래로 내려가면서 구덩이 바닥에 물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물이 스며드는 속도는 아주 빨라서 흙 한 양동이를 퍼내면 물 두 양동이를 퍼내야 하는 식이었다. 깊이 30미터 지점에 이르자 작업자들은 또 다른 참나무 대에 도달했다. 하지만 날이 저물었기 때문에 그들은 작업을 일단 중지했다.

그 다음날 아침 작업장에 돌아온 보물 발굴자들은 구덩이 안에 가득 찬 물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들은 좌절하지 않고 물이 흥건한 구덩이 옆쪽으로 4미터 폭의 갱도를 파내려갔다. 이렇게 하여 33미터 지점에 이른 그들은 옆으로 터널을 내어 원래의 갱도로 들어가 조금만 더 파내려가면 원하는 보물을 꺼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목표 지점 50센티미터 정도 앞에 이르렀을 때 물이 터널의 벽으로부터 흘러들어왔다. 곧 새 길은 원래의 갱도 못지않게 물이 들어찼다. 린즈의 발굴팀은 여기서 추가 발굴작업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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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년의 갱도 단면도

1849년 또 다른 발굴팀이 돈구덩이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이 견인하는 굴착기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그들은 참나무층을 몇 개 더 발견한 다음 발굴 역사상 처음으로 물렁한 금속층을 발견했다. 또한 그들은 낡은 시계줄 같은 파편도 발견했다. 이제 구덩이에 보물 궤짝이 있다고 확신한 그들은 용기백배하여 밑으로 파내려갔으나 또다시 흘러 들어오는 물 때문에 낭패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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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년 인부들의 모습

도대체 그 물은 어디에서 흘러들어오는 것인지 궁금해진 발굴팀은 인근의 해변을 파헤쳐보았고,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된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다섯 개의 배수로를 통해 바닷물이 물웅덩이로 흘러들었고 그 웅덩이에서 다시 150미터 아래쪽의 돈구덩이로 흘러드는 것이었다.

약 27미터 지점까지 파내려가니 구덩이에 수압 밸브가 있는 것이 발견되었는데, 이 밸브는 분당 600갤런의 물을 구덩이 안으로 흘러 넣고 있었다. 밸브의 물은 바다에서 직접 흘러드는 것이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완전한 차단이 불가능했다. 발굴팀은 낙심천만하여 작업을 중단했다.

그 후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이들이 오크 섬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도전했고,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신비가 밝혀졌다. 가령 시멘트 천장, 신비한 양피지 조각, 원래 구덩이에서 북쪽으로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동굴 등이 발견된 것이다.마지막으로 1995년에 재탐사가 이루어져 탐사팀이 65미터 깊이까지 파고들었지만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한다. 결국 그 아무도 현재까지 보물을 발견하지 못했다.

3 의문점들

배수시설과 수압 밸브 등 정교한 토목기술을 볼 때 이 섬에 뭔가 귀중한 것이 묻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70년 트리튼 얼라이언스라는 투자집단이 오크 섬의 지질 조사를 위촉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조사 결과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다.

1971년 댄 블랭캔쉽이 머니핏의 북쪽에서 파내려 간 '시추공(Borehole) 10X'에 카메라를 내려보냈을 때, 카메라는 새로 발견된 수면 아래의 동굴에서 끔찍한 광경을 포착했다. 흙투성이의 어두컴컴한 물 위에 손목 부분이 절단된 사람의 손이 떠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고가의 녹화장비를 개인이 쉽게 소유하던 시절이 아니어서 손이 찍힌 순간은 아쉽게도 녹화되지 못했으나, 당시에 모니터를 보던 사람들은 모두 진짜 손이었다고 증언한다. 이후 녹화장비를 구하여 다시 카메라를 내려보냈을 때 손은 찾을 수 없었지만, 사각기둥이나 육면체 상자, 수공구, 시체로 보이는 것들이 찍혔다. 다만 물이 상당히 탁하고 화질이 개판이라 확신할 정도는 아니고 희미하게 보인다.

이 장면은 아래 후술 할 "The Curse of Oak Island" 다큐멘터리에 수시로 등장한다. 참고로 댄 블랭캔쉽은 1980년대까지 의욕적으로 발굴을 하다가 자금이 바닥나서(...) 발굴을 멈췄고, 현재는 라기나 형제에게 간간히 도움(경험담)을 주고 있으며, 그 아들인 데이브가 형제의 발굴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4 누가 보물을 숨긴 것일까

  1. 해적
오크 섬에 보물을 숨겼을 것으로 가장 유력한 해적은 윌리엄 키드(William Kidd). 그는 세상 곳곳에 약탈한 보물들을 감추어놓았다고 한다. 키드의 보물 이야기에는 반드시 오크 섬이 등장한다. 키드 다음으로 유력한 해적은 검은 수염 에드워드 티치(Edward Teach)가 꼽힌다.
  1. 스페인 선원들
어느 날 보물을 가득 실은 스페인 갤리선이 스페인으로 가다가 고장이 나서 오크 섬 인근에 정박했다. 스페인 사람들은 해적들. 공격을 우려하여 갤리선의 보물을 모두 내려서 섬의 일정한 곳에 숨겨놓고 빈 배로 카리브 해로 되돌아갔다고 한다. 그들은 나중에 스페인으로 또다른 보물선을 보낼 때 오크 섬에 들러 이 보물을 캐내 함께 본국에 보낼 생각이었다고 한다.
  1. 성전기사단
유럽의 박해를 피해 달아나던 기사단이 성배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오크 섬으로 가져왔을지도 모른다. 이런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는 다음의 두 가지가 제시된다. 하나는 이 섬의 암반 구조인데 지도에 그려진 선으로 연결해보면 250미터 길이의 거대한 그리스도교 십자가 모양이 나온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성당 기사단의 일원인 헨리 싱클레어(Henry Sinclair)가 1398년 이 섬 일대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7년 전쟁 당시의 프랑스 해군, 미국 독립전쟁 당시의 영국 해군, 프리메이슨 등도 거론된다.

5 보물은 없다?

오크 섬에 돈구덩이를 최초로 만든 사람들은 과연 숨겨둔 보물을 회수해갈 생각이 있었을까? 그처럼 복잡하게 수많은 장애물들을 만들어놓은 것을 보면 회수할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던 듯하다. 게다가 왜 판석에 글씨를 새겨 보물이 묻혀 있다고 동네방네 선전하고 있는가? 이 점만 보아도 아예 처음부터 보물을 감출 의도는 없었으며, 더 나아가 보물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다른 주장으로는 머니 핏 자체가 침몰한 바이킹 배라는 주장이 있다. 신대륙이 발견되기 전 이미 캐나다 쪽으로 바이킹이 종종 다녀갔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인데, 바이킹이 이 곳에 방문했을때 이 주변은 늪지대였고 바이킹 배가 여기서 좌초했다는 주장이다. 좌초와 함께 아주 서서히 배의 끝자락부터 늪 쪽으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해서 배가 완전히 수직으로 박혔다는 것이 주된 내용. 근거는 옛 바이킹의 배가 머니 핏의 칸막이와 비슷한 간격으로 칸막이가 되어있었고, 배의 닻을 지탱하는 기둥이 나중에 머니핏 바닥에 해수가 차오르게 하는 통로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것인데, 이 주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도 많지만, 10X라든지 섬의 미스테리한 다른 부분은 설명할 수 없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면 이 영상을 보자. 판단은 알아서.

6 근황

미시간 출신의 갑부(?) 형제인 릭 라기나, 마티 라기나(Rick and Marty Lagina) 형제가 2006년에 오크섬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Oak island Tours Inc.의 50% 지분을 사들여서 섬의 사실상 주인이 되었다. 이들 형제는 어린 시절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실린 오크 섬 기사를 보고 꿈(?)을 키웠는데, 성인이 된 후 드디어 이 섬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2010년 당국의 발굴 허가를 얻어 발굴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그리고 2014년 1월, 이들 형제의 발굴 작업이 히스토리 채널에서 다큐멘터리[2]로 제작되어 현재 시즌 3까지 방송 되었다. 첫 방송에서는 오크 섬이 형제에게 Fuck You를 날렸다.[3](...) 방송의 주 내용은 발굴지의 역사와 발굴작업 준비과정, 각종 아마추어 학자들의 주장을 듣고 고민하는 형제의 모습, 드디어 발굴작업, 발굴 장비의 배신(...),[4] 정부의 배신(...),[5] 섬의 배신(...),[6] 그리고 비용과 시간 때문에 의견 대립하는 형제...

의미있는 발굴로는 시즌 1에서 1600년대 스페인 주화를 찾아내었다. 시즌 2 마지막 편에서는 소나 장비로 10x의 지표에서 약 60m 아래에 대충 사각형 모양의 방이 있고 그 안에 두 개의 사각형 상자처럼 보이는 게 관측되었다. 다소 지지부진한 스토리로 시즌 3가 진행되다가 마지막 편에서 마침내 10x의 바닥에 잠수사가 들어갔는데 결과는(...)[7] 한편 머니핏 북쪽 숲에 시추공을 뚫어 발견한 지하 공간에 카메라를 내려보내어 반짝거리는 금색 물체를 발견하여, 이어질 시즌4를 위한 떡밥도 잊지 않았다.
  1. "forty feet below two million pounds are buried"의 알파벳을 단순히 기호로 치환한 것인데, 사실 이건 페이크고 다른 방법으로 해석하면 또 다른 내용이 나온다는 주장들이 있다.
  2. 《The Curse of Oak Island 오크 섬의 저주》 - 왜 '저주'냐 하면 오크 섬의 비밀이 풀리기까지는 7명이 죽어야 한다는 전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1명이 부족하다고.. ㅎㄷㄷ.
  3. 해안가에 나가보니 그동안 눈에 띈적이 없는 상아모양의 나무가 마치 땅에서 자란듯이 수직으로 땅에 박혀있었다. 그 모양을 보고 동생왈 '지금 우리한테 손가락 먹이는거지?' (...)
  4. 물 밖에서 금속 탐지기에 잡히는 게 있어서 잠수했더니 아무것도 없다든지, 시추 장비가 갑자기 고장난다든지(...).
  5. 한창 발굴 중인데 갑자기 주 의회에서 오크 섬에서 발굴한 유물에 대한 정부 귀속 법률을 만드려고 한다든지(...).
  6. 형제 왈, 늘 뭔가 거의 다 왔다 싶으면 일이 꼬여버린다고(...).
  7. 저작권 문제가 있어서 아직은 자세하게 서술할 수는 없으나 잠수사의 의견은 부정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