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杯 (Holy Grail)
1 설명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Accipite. et bibite ex eo omnes.
Hic est enim calix sanguinis mei novi et aeterni testamenti:
mysterium fidei:
qui pro vobis et pro multis effundeturin remissionem peccatorum.
Haec quotiescumque feceritis in mei memoriam facietis.)
기독교 전설에 나오는 성유물. 최후의 만찬 당시 썼던 잔, 즉 예수의 피를 받은 잔이라고 하는 물건이다.[2] 가톨릭 미사 등의 성체성사에 쓰는 성작(聖爵, calix)을 이렇게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개념이 좀 다르다.
중세 유럽의 음유시인에서부터 시작하여 현대의 판타지와 픽션 작가들의 만년 떡밥. 비슷한 물건으로는 운명의 창이 있다. 이천년 이상 왕을 포함한 수 많은 사람을 낚았던 떡밥으로,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서 쉰내가 날 대로 날 것 같은데도 아직도 엄연한 현역이다. 현대의 유명한 소설인 다빈치 코드에도 역시 성배 떡밥이 차용되어 있다.
발렌시아의 성배 | 미사를 집전하는 |
에스파냐의 발렌시아 대성당에 진짜 성배라고 전해져 내려오는 성유물이 있다. 요한 바오로 2세가 생전에 이곳을 방문하여 참배했고, 베네딕토 16세는 에스파냐 사목방문 중 이 성배를 가지고 미사를 집전했다.
전설에 따르면 이 성배는 예수가 승천한 뒤 사도 베드로가 로마에서 순교할 때까지 썼으며, 후에 박해를 피해 에스파냐로 옮겨지고 사라센의 침략을 피해 수도원에 모셔졌다가 발렌시아 대성당으로 이동되고, 20세기에는 또 공산주의자들을 피해 옮겨지는 고생길(...)을 겪은 뒤에 다시 발렌시아 대성당에 안치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2 아서 왕과 성배 탐색
성배에 관해서 가장 유명한 전설이라면 아서 왕 전설이다. 성배를 찾으면 모든 게 다 잘 풀린다는 멀린의 이야기를 듣고 원탁의 기사들이 열심히 성배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성배 탐색은 종교적 열정의 산물이지 나라의 안위와는 별 관계가 없이 나온다. 오히려 아서 왕은 성배탐색을 하려는 기사들을 말리기까지 한다. 그리고 성배 탐색으로 나라가 망하는 것도 아니고 그 후 랜슬롯과 기네비어의 불륜에 의한 분열로 망하는 것.[3] 즉, 중세 독자들에게는 "왕국이 망하든, 영웅의 목숨이 날아가든, 그런 성물이 진짜 있으면 찾아야지!"라는 공감대가 있었던 반면, 현대의 독자들에게는 "그런 아이템이 손에 들어오면 뭔가 좋은 일이 생겨야 하는 거 아님?"이라는 인식이라 괴리가 생기는 것. 또한 성배 탐색이 왕국 몰락의 바로 앞 챕터여서 더 이상해 보이는 것이기도 하고.
중세의 국가의 개념과 현대의 국가의 개념의 차이에서도 이러한 괴리는 더 커진다고 할 수 있다. 중세에는 가톨릭이 널리 퍼져 있었으므로 거의 모든 일이 '하느님의 은총'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 성배라는 적절한 목표가 등장했으니, 몸과 마음을 다해 쫓을 수밖에. 십자군 전쟁의 목표가 '성지 탈환'을 빙자한 계승권에서 밀려난 루저 기사들의 싱나는 Waaaaaagh!!이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성배라는 소재가 인기가 많았던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반대로 현대에서는 성배라는 단어를 보통 독이 든 성배(Poisoned Chalice)라는 표현을 붙여서 더 많이 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에서 사용해 유명해진 말로 대부분 독이 있다는 걸 어느 정도 알고 있어도 "어머 이건 꼭 마셔야 해!!"라고 일단 받은 뒤 결국 대가를 치른다는 의미로 많이 쓰고 있다. 또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일을 받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같은 자리.
그 외에도, 성배를 찾아서 해맸던 원탁의 기사들 같이 '인생을 걸고서라도 찾아낼 가치가 있을 만한 무언가'를 이에 비유하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아서왕 전설의 경우는 원본은 켈트 신화이기 때문에 기독교와는 별로 관계 없었는데, 후대에 기독교적 색채가 첨가된 것으로 추정된다.[4] 실제로 유럽이 기독교화되면서 많은 민간신화들의 신들이 악마나 마녀로 바뀌어버리거나 기독교적으로 재해석되는 경우가 발생했는데, 켈트 신화인 아서왕 전설에 성배라는 기독교 요소가 등장한 것도 그러한 과정 중 하나로 생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끔 여기서 더 나아가서 성배라는 물건이 "왜 유대인들은 있는 성유물이, 유럽에는 없음?"이라는 유럽인들의 열등감 때문에 생긴 거라는 견해도 있는데, 이쪽은 너무 극단적인 견해이다. 사실 이스라엘에도 성경 관련 유물이나 유적은 결코 많은 수가 아니다(...) 물론 성배라는 게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는 논란이 될 수 있지만, 적어도 그것을 유럽인의 열등감 때문에 창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각종 매체에서의 성배
- 대항해시대 외전에서 C급 발견물 중 하나로 등장하며, 밀란다 베르테의 이벤트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 런던의 주점에서 옷토 스피노라에게 바이킹들에 관한 이야기와 바이킹들이 활동하던 북서쪽 섬(그린란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아이슬란드의 보급항을 기점삼아 그린란드 남동부 지역을 탐색하면 발견할 수 있다.[5][6]
- 대항해시대 3에서도 등장하며, 파리, 런던, 세빌리아의 도서관에 있는 아더왕 전설이라는 책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7] 더블린의 주점에서 옛날의 한 수도자가 성배를 북서쪽 섬(아이슬란드)으로 가지고 갔다는 힌트를 얻을 수 있으며, 아이슬란드 지역을 탐색하면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리스본이나 런던의 주점에서는 로마의 시장에서 황금잔이라는 모조품을 팔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걸 구매해서 A급 스폰서를 상대로 사기를 쳤다가는 바로 감방에 처넣어져 몇년을 썩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성배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으니 스폰서와 계약하지 말고 단독으로 발견해도 금전적으로 큰 이득이 된다.
-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3편에서 메인 아이템으로 등장하는데, 황금색에 온갖 보석과 장신구가 박힌 화려한 잔이 아닌 목수 출신이던 예수가 직접 깎아서 만든 투박하고 거친 나무 술잔이었다. 가짜 성배에 담긴 물은 마신 사람을 흉측하게 썩히면서 죽게 했지만 진짜 성배에 담긴 물은 총상을 입은 헨리 존스를 치유했다.
-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에서는 세일러 문이 슈퍼 세일러 문으로 변신할 수 있게 해 주는 변신도구의 일종이자, 메시아의 손에 들어가면 세계를 구할 수 있지만 침묵의 메시아의 손에 들어가면 세계를 파멸로 이끄는 물건으로 등장한다.
그래봤자 주인공 츠키노 우사기의 주인공 보정에는 얄짤없다.[8]
- Warhammer 40,000의 스페이스 마린 챕터 중 하나인 블러드 엔젤은 아포세카리 겸 자신들의 프라이마크 생귀니우스의 피가 담긴 성배인 '붉은 성배(Red Grail)'를 수호하는 수호자인 '생귀너리 프리스트'가 존재한다.
- 몬티 파이튼의 성배 (...)
4 관련 항목
- ↑ 성체성사에서는 성작을 사용하여 최후의 만찬을 재현한다.
- ↑ 가톨릭과 정교회에서는 최후의 만찬 때 잔에 있던 포도주가 예수의 피로 변했다고 믿는다. 또한 최후의 만찬 때 빵이 예수의 몸으로 변했다고 믿는다. 여기서 유래된 것이 성체성사.
- ↑ 일부전설에서는 내전 후 바로 망하지 않고 아서의 후계자들이 어찌어찌 다스리다가 앵글로-색슨의 외침으로 몰락한다는 버전도 있다고 한다.
- ↑ 성배의 원본으로 추정되는 물건은 투아하 데 다난의 4대 비보 중 하나인 다아다의 가마솥.
- ↑ 기존에는 이 지역에서 큰바다쇠오리(한글판에서는 대양까마귀로 번역)를 발견할 수 있었지만 외전에서 이벤트용으로 대신 추가되었다.
- ↑ 다만 작중 다른 플레이 캐릭터인 살바도르 레이스로는 발견할 수 없다.
- ↑ 중세 시대의 시인 웨이스(Wace)가 쓴 브루트 이야기(Roman de Brut)의 일부로 추정된다.
- ↑ 최종전에서 성배 없이 2단 변신을 해서 마스터 파라오 90을 물리친다. 물론 다른 세일러 전사들이 힘을 모아 주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