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 아일랜즈

(월터 아이란즈에서 넘어옴)

1 개요

그의 이름은 반세기의 게으름보다도 반년간의 각성 덕에 후대에 남았다.
"말씀하신 대로 저는 3류 정치가입니다. 현재의 지위에 오를 수 있는 것도 당신 덕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망국의 위선자로서 역사에 악명을 남기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습니다!! " - 은하제국군의 하이네센 강습 직후,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려는 트뤼니히트를 필사적으로 저지하면서

터가 아니다! 터다!
Walter Islands
은하영웅전설자유행성동맹측 인물.

동맹의 통치기구인 최고평의회 일원으로 욥 트뤼니히트 파벌의 잉여인간 정치가이다. 을지 해적판 번역은 월터 아이랜즈, 서울문화사판에서는 월터 아이란즈였는데 이타카판에서 월터 아일랜즈로 번역했다. 철자를 봐도 아이랜즈나 아이란즈란 발음은 나올 수가 없다.

OVA판 성우는 故 타나카 야스오.

1.1 추잡하고 더러운 3류 정치가

400px

아일랜즈가? 그 2류 브로커가 뭘 할수 있단 말이야? 군수산업에서 리베이트 챙기는 것 외엔 능력도 없는 놈 아니야? 트뤼니히트보다 더한 녀석이라고! - 은하제국의 페잔회랑 침공 직후, 트뤼니히트가 잠적했고 대신 아일랜즈가 평의회를 주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한 언론인의 한숨.[1][2]

자유행성동맹의 국방위원장이 누구인지는 전임 트뤼니히트의 존재감이 워낙 강해서 누구인가 싶으나 정확하게 욥 트뤼니히트는 동맹 최고평의회 의장으로 국가원수직을 맡고있다.

국방위원장 자리는 트뤼니히트의 수하인 네그로폰테와 월터 아일랜즈가 차례로 맡았다. 네그로폰테는 트뤼니히트가 최고평의회 의장이 되며 공석이 된 국방위원장직의 후임으로 임명되었으나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 직전, 이제르론 요새의 양 웬리 대장의 사문회를 단행한 책임을[3] 덤터기[4]쓰고 사임하여 국영 에너지기업의 사장으로 좌천을 빙자한 낙하산되고 그 후임으로 임명된 것이 월터 아일랜즈이다.[5]

아일랜즈는 국방위원장직에 임명되자마자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 때문에 급히 이제르론 요새로 복귀해야 하는 양 웬리 제독에게 제 1함대를 지원군으로 붙여 파견하려는 우주함대 사령장관 알렉산드르 뷰코크의 요청을 1함대를 보내면 수도 방위는 어떻게 하냐며 거부, 그럼 지원군은 어떡하냐는 뷰코크 대장의 물음에 지역 성계의 방위함대를 긁어모으면 대충 5천에서 6천 척 정도 나올테니 그것으로 보내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남기며[6] 아일랜즈도 네그로폰테와 별 다를게 없는 인물임이 밝혀진다.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이 동맹군의 대승으로 끝난 이후 군수기업으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기고, 공금으로 개인적인 여행을 떠나면서 부인이 아닌 다른 여자를 데리고 가기도 하는 등, 뇌물로 자리를 빌어먹은 자 답게 전형적인 쓰레기 정치가의 참된 모습을 보인다.

은하제국 정통정부 성립 이후 열린 회의에서는 양 웬리 대장의 경고를 전해들은 현직 우주함대사령장관 알렉산드르 뷰코크 대장이 페잔 회랑으로의 침공 가능성을 경고했음에도 늙은이가 헛소리 하고 있네 수준으로 무시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며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 이끄는 대규모 제국군 함대가 페잔을 점령하자 자유행성동맹이 대혼란에 빠졌다. 입으로 정치하던 최고평의회 의장 트뤼니히트은 그동안 자신있게 주장하던 말들을 지키려 들기는 커녕 이런 사태를 초래에 유감스럽다는 한마디만을 남기고 잠적해버렸다. 국가위기상황에서 국가원수가 돌연 잠적해버리는 충격적인 사태가 벌어졌는데 이를 해결해야할 최고평의회 구성원들은 하나같이 트뤼니히트 밑에서 시키는대로 움직이고 그 사이사이 자신만의 소소한 이득이나 챙겨먹던 작자들이라 충격에 빠져 아무런 발표도,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결국 행정부는 알아서 마비 되었고 군부는 행정부의 뜻을 충실하게 따르는 충견이 되어 마찬가지로 마비되었다.[7] 국가의 운명이 바람 앞의 작은 등불이 되자 시민들은 혼란에 빠지고 나라꼴이 엉망이 되자..

1.2 자유행성동맹의 마지막 수호자

500px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야 처음으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된 것 같네. " - 은하제국군의 페잔 점령소식이 알려진 이후 각성하여 알렉산드르 뷰코크 원수를 찾아가 동맹군의 방침을 의논하며.

조국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달하자, 오십년 간 마음 속 깊은 곳에 묻혀 있던 정치가로써의 의무가 오랜 깊은 잠에서 깨어나며 추잡하고 더러운 3류 정치가에서 조국 수호를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 그야말로 참된 정치인으로 각성하였다.[8]

각성한 아일랜즈는 우선 국가원수가 사실상 도망가버린 탓에 마비되다 못해 붕괴 직전까지 몰린 최고평의회를 장악하고 방침을 명확하게 정했다. 이때 진행된 최고평의회 의원 회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일랜즈 : 전투지휘는 제복 입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할것이고, 우리들이 결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항복이냐, 결사항전이냐는 것입니다. 만일을 위해 묻는 것이지만, 항복을 주장하는 분은?

나머지 : …(일동 침묵)
아일랜즈 : 그렇다면 싸운다고 하더라도, 동맹의 모든 영토가 초토화되고, 모든 국민이 죽을때까지 싸울 것인지, 혹은 강화나 화평을 목적으로 최대한도의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해 정치적 환경이 갖춰질, 그것을 위한 기술적 수단으로써 무력을 선택할 것인가 그 점을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 …(일동 침묵)[9]

정부가 명확한 방침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했다지만 위의 회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다른 평의원들이 하나같이 트뤼니히트 앞잡이 역할이나 하던 3류급 인사들이라 결국 아일랜즈 혼자 의견을 내고 대책을 내고 다른 평의원들은 고개만 끄덕거렸다.[10]

이렇게 정부의 방침을 통일한 아일랜즈는 강화 조약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군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충격 고백과 함깨 손을 놔버린 통합작전본부장 도슨 대장 대신 군을 장악한 우주함대 사령장관 뷰코크 대장은 아일랜즈의 사람됨이 급변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전폭적으로 협력해 동맹군의 방어 준비는 착실하게 진행되었다.[11]

"국방위원장의 수호천사가 갑자기 근로의욕에 눈을 뜨게 된 것 같구만. 그렇지 않은 것보다야 좋겠지만." - 각성 이후 자신을 찾아와 강화 협상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군부의 협력을 요청한 아일랜즈를 평한 뷰코크 대장의 말.

사실상 군부를 장악한 뷰코크 대장은 직책상 상관인 도슨 대장이 무능하고 권력자에 빌붙는 것만 잘하는 인물임을 알지만 그래도 원칙에 의해 정해진 규칙을 준수하기 위해 최고결정권자인 도슨 대장을 찾아가 수립한 계획안을 보이며 허가를 구했다.[12]

이후 공적은 있으나 권력자에게 순종하지 않아 진급을 방해받고 있던 뷰코크 대장을 원수로, 마찬가지로 양 웬리 대장도 원수로 승진시켜 군 사기 증진을 꾀하고 세부 작전 사항에 대해 간섭하지 않으며 군부의 자율적인 행동을 보장함과 동시에 자신이 장악한 행정부 기능을 가동시켜 국가 붕괴를 막고 방어 체계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작동시키는데 큰 공을 세웠다.

특히 이전에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 당시만 해도 수도 방위를 이유로 제 1함대의 파견을 거부한 바 있던 아일랜즈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하이네센 방위를 담당할 함선을 단 1척도 남기지 않고 양 웬리에게 파견하였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제 14, 15함대의 잔존 병력이 허가도 없이 양 웬리에게 합류했으나 묵인해주었다.

직접적인 분석이나 평가가 작중에 나온 적은 없지만, 아일랜즈가 각성한 이후로 재평가받는 부분으로는 크게 두 가지 요소를 들 수 있다.

  • 명확하면서도 현실적인 전쟁전략 지침 수립
월터 아일랜즈가 페잔 함락 직후의 최고평의회에서 제창하고 최종적으로 군부에게 요구된 방침은 생각없는 주전파들이 외칠만한 실현가능성이 없는 무조건적인 제국군 격퇴같은게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제국군이 원정을 더이상 지속할 수 없게 만들어 평화협정 자리로 끌어내고 이 자리에서 자유행성동맹에 있어 조금이라도 유리한 협정을 맺는다는 것이었다.
이런 방침은 아일랜즈가 당시 자유행성동맹과 은하제국간 군사력 격차가 뒤집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는 것을 명백하게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며 또한 아일랜즈가 트뤼니히트를 중심으로 하는 강경 주전론파에[13] 속했음에도 제국과 강화를 추진할 만큼 정치적인 식견을 가지고 현실적 사고를 바탕으로 정부의 전쟁전략 지침을 수립한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뷰코크 대장 또한 현실적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요격태세를 갖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일랜즈가 뷰코크에 강화를 위한 정치적 환경 조성을 위한 군사적 승리를 요청할 때 뷰코크가 괜히 아일랜즈를 극찬한 것이 아니다.
  • 국가수반으로서 전시 국가행정 총괄
페잔이 은하제국군에 의해 기습적으로 점령되자 자유행성동맹은 국가원수인 욥 트뤼니히트가 사실상 도망쳐버린 탓에 중앙정부 중추부가 마비된 상태였다. 그동안 트뤼니히트와 그 일파가 유능하고 양식있는 인사들을 내쫒은 탓에 정부 수뇌부에는 무능하고 멍청한 인사밖에 남지않았고 이 상황에서 뚜렷한 정치지도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정부가 붕괴되어, 조직적인 저항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훗날 제2차 라그나로크 작전 당시 최고평의회 의장인 조안 레벨로가 반쯤 미쳐버리면서 정부가 마비, 제국군이 동맹령으로 밀고들어올때까지 재기능을 다하지 못해 모든 준비를 군에서 총괄해야만 했다.
그런 위기에서 아일랜즈는 그동안 보여준 적 없는 지도력을 발휘하며 붕괴 위기에 처한 중앙정부를 추스려 자멸을 막았다. 이후로도 실질적인 국가수반으로서 정부가 해야할 방침과 정책을 시행하며 실전을 치룰 군부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였다. 직접적 묘사는 없지만, 뷰코크 대장이 지휘하는 동맹 함대가 제1차 란테마리오 성역 회전에서 패배한 뒤에도 수도 하이네센은 물자 부족 사태가 가시화되고 있었지만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큰 문제없이 유지되고 있었으며[14] 치안 상황도 매우 안정적이었다. 또한 율리안 민츠와 동맹 페잔 주제무관들이 제국 구축함을 탈취해 복귀하자 이를 발빠르게 이용해 전시선전을 펼쳐 국민 사기를 고양시키는 등 전시국가행정이 완벽하게 수행되고 있었다. 후일 제 2차 라그나로크 작전 당시 조안 레벨로와 행정부 수반들이 정신줄을 놔버린 탓에 군부는 혼자서 제국군에 맞서 싸울 준비에 나섰고 국민의 안정적인 생활 유지는 커녕 기초적인 치안 유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수도에서 폭동이 일어나는 등 대규모 혼란이 발생 했던 것과 비교하면 월터 아일랜즈는 실로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이다.

그러나 아일랜즈의 이와 같은 노력에도, 그리고 양 웬리의 마술과 같은 선전에도 불구하고 끝내 은하제국군의 별동대에 의해 동맹은 수도 상공을 제압당하고 항복을 강요당하는 사실상의 패전을 맞이한다. 이때 잠수타 있던 욥 트뤼니히트가 갑툭튀하며 내가 아직 국가수반이라며 예전 쿠데타 당시 행성방어시스템을 부순 양의 결정을 조롱하며 순순히 항복하려 하자 아일랜즈가 들고 일어나 그야말로 눈물어린 호소를 한다. 우리들 식충이 정치인들이 희생해 주면 양 장군이 곧 라인하르트를 쓰러뜨릴 것이다. 그러면 나라는 구할 수 있다!라고…

그러자 트뤼니히트는 어이없다는 듯 "네가 뭔 짓 했는지 다 알아. 아내가 아닌 여자와 바람피웠던 것도 알고 있고. 어떻게든 각료 좀 시켜달라고 고급 은식기 싸들고 밤중에 우리 집 찾아온 것도 기억해." 라고 까발려버린다. 그럼에도 아일랜즈는 필사적으로 의장을 설득한다. 당신에겐 은혜가 있다. 그렇기에 당신이 역사에 위선자로서 악명을 남기는 걸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다!라며… 그럼에도 트뤼니히트는 음흉한 속내를 여과없이 드러내면서 일동을 모욕한다. 이 때 동석해 있던 뷰코크는 그나마 트뤼니히트를 죽여 양이 제지를 받지 못하도록 하려 했지만, 결국 트뤼니히트의 뒤를 봐주던 지구교도들에게 저지당한다.

이후 기절하여 지구교도들에게 연금되었다가 풀려나고 동맹과 제국의 평화 조약 체결 이후 인생의 활력을 거의 소모해 버렸는지 병상에 누워버렸다는 언급을 마지막으로 작중에 등장하지 않는다. 올리베이라 같은 일회성 엑스트라들도 언급되는 오베르슈타인의 풀베기 때에도 언급이 안 되는 것으로 보아 이때 이미 충격으로 세상을 떠났거나 병실에 누워 있어서 오베르슈타인이 건드리지 않았던 듯 싶다. 오베르슈타인이 동맹의 전 국방위원장이라는 거물을 방치해 둘 리가 없으니….

라그나로크 작전 발동 이후 자유행성동맹의 국가 행정을 총 지휘했으며, 병상에 누워버린 이후 그 역할은 조안 레벨로가 물려받는다. 아일랜즈가 건강을 회복해 바라트 강화조약 이후에도 실권을 쥐고 있었다면 렌넨캄프의 압박 속에서 어떻게든 양 웬리를 보호하려 했을지도 모른다.

2 평가

못된 놈 파벌의 찌질한 엑스트라로 등장했다가 그야말로 대변신,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감동을 안겨주었으나 짧은 시기에 힘을 모두 소진한 탓에 결국 쓰러지고 만 비극적인 인물. 비상시국/전시전용이라는 평도 있다(…).

평상시에 유능하고 양식있다가 비상시에는 무능하고 치졸함의 극치를 보여준 조안 레벨로와는 정반대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종종 둘이 비교된다.[15]

오십년의 삶보다 몇 주도 안되는 짦은 기간의 행적이 아일랜즈라는 인물을 평가하는데 더 큰 영향을 끼쳤다. 그야말로 인생은 최후의 한방이라든지 끝이 좋아야 다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안겨주는 인물.

게다가 이 인물은 본래 시궁창에 가까워서 각성 후 능력이 모자란 점을 보이더라도 사람들이 그럭저럭 이해해준다는 이점도 가진다. 양이나 뷰코크 같은 사람들이 배려를 해주는 것만 봐도…. 양이나 뷰코크로선 그동안 방해나 하던 인물이 최선을 다하여 도우려고 하니 그것만으로도 고마울테니까. 참고로 애니나 원작에선 라인하르트만 쓰러뜨리면 후계자가 없는 제국은 서로 권력을 노리고 무너진다는 양의 설명을 듣고 감탄하면서 도울 수 있는 건 돕겠다고 할 때 양이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반응을 보였다.트뤼니히트랑 다르다

아무튼 결과적으로 궁극적인 목적 달성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동맹이 아예 정복당할 뻔한 상황에서 그나마 아일랜즈의 조치가 동맹의 저항을 가능하게 했고, 바라트 강화조약까지 밀어내서 동맹이 '유예 시간'을 얻어낸 것도 성과라면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유예 시간에 불과하고 최종적인 멸망을 막기에는 부족했지만.

트뤼니히트를 국가수반에서 정식으로 탄핵시키지 않은 것이 각성 이후 아일랜즈의 유일한 실책일 것이다. 결과론적이지만 아일랜즈는 트뤼니히트를 책임방기나 페잔회랑 침공에 대한 책임을 묻고 탄핵시켜야 했다. 물론 탄핵까지는 아니라도 트뤼니히트 파벌이 완전히 무력화되고 아이랜즈가 독주하는 상황이라면 트뤼니히트를 정치적으로 무력화 시키는 방법은 몇가지든 존재한다.

왜 그렇게 되지 않았나에 대해서는 트뤼니히트에 대한 개인적 의리와 이미 혼란해질대로 혼란해진 국가위기상황에서 국가원수를 탄핵하여 더 큰 혼란을 가져오는 것을 막기 위함으로 추측된다.물론 뒤에 펼쳐진 일들을 보면 아일랜즈는 트뤼니히트를 잡아죽였어야 했다. 게다가 트뤼니히트의 충실한 개들은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당장 OVA만 보더라도 트뤼니히트가 내빼버렸는데 월리엄 오데츠 같은 놈들이 방송에 나와서 의장은 책임을 통감한다고는 하지만 이 위기는 동맹 전 시민의 책임이다 라는 소리나 내뱉고 있었다. 정부와 군부에 심어진 심복들이 트뤼니히트가 탄핵당하는 것을 찬성하지는 않았을 것이니...

퇴장 뒤에는 작중에서 반 세기의 활동보다는 반 년 동안의 활동으로 후대에 평가받은 인물이었다고 나온다. 그걸 감안하면 후대에는 굉장히 평가가 좋은 것 같다.역시 인생은 마무리가 중요하다 양 웬리의 반격이 성공하여 자유행성동맹이 어떤 식으로든 존속될 수 있었다면, 은영전 세계관에서는 윈스턴 처칠에 버금가는 구국의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을지도.[16]

사실 독립된 국가로서 '자유행성동맹'의 마지막 정치적 지도자로서, 동맹, 제국을 불문하고 인기가 가장 좋은 양 웬리를 팍팍 밀어줘서 황제 라인하르트와 정면 일전을 벌일 수 있도록 후원해주는 위치에 있었다. 강화조약 문제도 아일랜즈는 반대했지만 결국 트뤼니히트가 나서서 똥물을 다 뒤집어썻고. 그 뒤의 조안 레벨로는 양 웬리를 모살하려다가 다 말아먹었으니, 후대 시점의 평가로는 그나마 아일랜즈가 이 시기 동맹 정치가들 가운데서는 노력의 방향과 결과가 모두 좋았기 때문에 인기는 나쁠래야 나쁠 수가 없는 인물이다.
  1. 평의회 건물 앞에 취재차량에 탑승하고 있었다. 따라서 언론사 고위 관계자가 아니라 일개 기자 정도로 추정되는데 일개 기자가 저렇게 평가할 정도면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일랜즈가 어떤 평을 얻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이때는 이미 아일랜즈가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2. 이 대사는 OVA에서만 등장하고 소설판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3. 제국과 전쟁을 벌이는 시기에 적군의 대규모 침공 직전에 최전선 사령관을 호출한 것. 제국령 침공작전에서 약 2천만 명을 잃어버린 기록적인 참패로 일반 병사부터 장군까지 몰살된 탓에 최고지휘관 양 웬리 대장이 자리를 비우자 제국과 전쟁을 벌이는 최전선 기지인 이제르론 요새에 전투 지휘를 담당하는 장성중 제일 선임인 사람이 제국에서 망명해온 메르카츠 중장 밖에 없었다. 그 아래는 동등한 권한을 가지는 분함대 지휘관들과, 함대 전투와는 전혀 연관이 없는 방어 지휘관 등 소장급 장성 밖에 없었다. 결국 지휘권 통합을 위해 전투 지휘와는 백만년 정도 떨어져있던 요새 사무감, 알렉스 캬젤느 중장이 임시사령관직을 맡아야만 했다.
  4. 제국군이 대거 이제르론을 침공했다는 보고에도 국방위원장이라는 네그로폰테는 트뤼니히트 의장님의 지시를 구해야 한다는 소리를 내뱉고 있었다. 이 정도 인물이 독자적인 판단으로 양 웬리를 소환했을리는 없으니 결국 양 웬리의 사문회도 트뤼니히트의 의중으로부터 벌어진 것이 뻔하다.
  5. OVA판에는 아일랜즈가 국방위원장직을 맡게 된 경위가 나타나는데, 트뤼니히트의 자택으로 찾아가서 예술품을 뇌물로 바치고 때마침 공석이 된 국방위원장 직을 받아먹었다.
  6. 이제르론이 뚫리면 정규함대가 변변찮아진 지금의 동맹군으로써는 그대로 멸망이다. 1함대에 다른 함대을 붙여 보내줘도 모자랄 판에 지역 성계 방위나 맡은 소규모 함대를 긁어모아준 것이다.
  7. 군부의 1인자이자 최고책임자인 통합작전본부장 도슨 대장은 자신은 트뤼니히트에게 충성을 바친 댓가로 본부장직을 받아먹었다는 충격 고백을 남기고 결정권에서 손을 놔버렸다. 본부장 아래 차장도 다를게 없는 인물이라 결국 통합작전본부 자체가 마비되었다.
  8. OVA에선 아예 눈이 초롱초롱해지고 전체적인 작화도 멋지게 변했다. 위의 모습도 이제르론 요새를 포기하고 하이네센으로 돌아온 양 웬리의 전략을 듣고 크게 감복하고 열성적으로 동의하는 모습이다.
  9. 모질이들 침묵만 하는 나머지는 국방위원회의 부하들이 아니라 최고평의회에 소속된 각 위원회 최고 책임자(우리나라로 치면 장관급)들이다. 국가 행정을 총괄하는 최고관료들이 모여있는데 아일랜즈말고는 입조차 열지 못한것.
  10. 우선 제국군의 페잔 회랑 점령으로 큰 충격을 받았기도 했으나 무엇보다 아일랜즈가 어떤 인물인지는 서로 대강 알고 있던 터라 아일랜즈가 갑자기 참된 정치인으로써의 면모를 보이는 것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이런 상황이니 아일랜즈도 없었다면 자유행성동맹은 그대로 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11. 현 동맹 군사력으로는 꿈도 못꿀 목표를 제시한 게 아니라 현재 국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최선책을 위해 도움을 요청한 것이 군부의 협력 의지를 굳세게 만들어줬다.
  12. 다행스럽게도 도슨은 최소한 자기가 잘못된 것도 알고, 자신의 능력도 알고 있던 탓에 뷰코크의 요청을 그대로 들어줬다.
  13. 당장 이 주전론자들이 중심이 되어 추진한 제국령 침공작전때도 주요 군부 인사들과 몇몇 정치가들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작전이라 주장하며 반대했음에도 묵살된 것이다. 그리고 약 2천만 명이 장병이 몰살되는 비극이 발생했다. 하다못해 이 멍청한 짓만 안했어도 라인하르트의 은하제국이 페잔 회랑을 침공하는 라그나로크 작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14. 배급제는 실시되지도 않았다. 양 웬리가 식사를 위해 레스토랑을 찾았을 때 물자 부족으로 일부 재료가 빠지기도 했으나 별 탈 없이 음식이 나왔다. 몇 안되는 주력 함대의 절반 가량이 몰살된 최악의 상황에도 수도는 매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15. 마침 같은 국가의 똑같은 위기 속에서 행정부 수반 역할을 한 둘이기에 더더욱.
  16. 실제로 처칠도 1차대전 당시에는 오스만 제국이 구입하여 인수를 준비하던 HMS 애진코트 함을 먹튀하여 친하게 지낼 수도 있었던 오스만 제국을 적으로 돌렸고, 수습한다고 갈리폴리 전투를 입안하는 등 확실한 공대 내부의 적이었다. 전간기에는 식민지인 학살 의혹이 있는 건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