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대한민국 남성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가기전 부르는 곡. 또한 전역자에게는 그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곡.
입대라는 두 글자가 주는 무겁고 씁쓸한 감정을 가장 절절히 표현한 불후의 명곡
군대에서 온 살려줘 한마디만 써있는 편지. 이등병이 아니라 훈련병이잖아 그게 그거지 뭐[1]
김현성 작사 작곡의 노래. 전인권, 김광석, 윤도현 등 많은 가수들이 불렀지만, 결정적으로 유명해진 버전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OST로 사용된 김광석의 것이다.
이 노래가 등장한 것은 한겨레에서 주최한 '겨레의 노래' 공모에 당선되어 1990년 5월 발매한 동명의 음반에 수록된 것이 처음으로, 전인권이 노래를 불렀다고 알려졌었으나 김광석의 노래와 행적을 다룬 'MBC 다큐 스페셜'에서의 윤도현의 인터뷰에 따르면 원래 윤도현 본인의 곡이었다고 한다.
윤도현이 처음으로 속해있던 그룹 종이연의 리더 김현성 씨가 작곡한 것을 20살의 윤도현이 처음 불렀다고.
이후 1993년 5월 김광석의 리메이크 앨범 다시 부르기에 수록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겨레의 노래 전국 공연 당시 전인권이 노래를 부를 수 없자 코러스였던 김광석이 이 노래를 부른게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여 김광석은 어렸을 적에 장교였던 큰 형이 군대에서 사망하면서 자신은 6개월의 군복무만 하게 되었고, 이 때문에 이등병으로 제대한 자신이 이 노래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우스개 섞인 슬픈 사연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김광석의 노래로 알고 있을 정도로 원곡과 리메이크 곡의 인지도가 차이가 심하다. 거위의 꿈이 인순이의 노래로 대부분 사람들이 아는 것처럼 리메이크 곡이 원곡을 잡아먹어 버린 경우. 광고로 TV에도 뜬 적이 있기 때문인지 3절 가사가 특히 유명하다.
김현성이 군대가는 친구를 서울역까지 배웅해주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영감이 떠올라서 지었다고 한다.
2 특징
20~30대의 현역 판정을 받은 신체 건강한 대한민국 남성과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을 가장 슬프게 만드는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정도냐면 실제로 너무 슬퍼서 한동안 방송금지 처분을 받았다. 군입대가 코앞인 상태로 듣는다면 '부모님께 큰절하고' 부분부터 대성통곡할 수도 있다(…). 현역으로 군대를 갔다 온 남자라면 누구라도 와닿는 가사 때문에 전역한 지 수년이 지난 후에도 이 노래를 들으면 괜히 울적해지고 눈물이 날 정도다.
노래는 정말 명 포크곡인데다가 김광석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인해 듣기에도 좋은 노래이지만, 직접적인 체험에서 나온 가사에다가 징병제라는 한국의 현실과 맞물려 왠지 노래방에서 부르는 게 이래저래 꺼려지고 있다. 특히 군 입대를 앞둔 친구 앞에서 절대로 부르면 안 되는 노래라는 암묵적인 룰이 있을 정도다. 징병 대상이 아닌 여성들이 남자 앞에서 부르면 제대로 찍힌다. 특히 입대 앞둔 사람 앞에서 부르면 미친놈 취급 받는다.
그러나 군 입대를 앞둔 친구들을 위로하기 위해 부르거나 입대자 본인이 직접 막판에 부르는 경우도 많다.아니면 편지에다 이 가사를 써서 보내던가 분위기 띄운답시고 반주설정을 디스코로 하고 템포를 좀 높이면 우정파괴가 뭔지 체감하게 될 것이지만.
이 노래가 20년이 지났는데도 인기가 식지 않는것 역시 옛날이나 지금이나 군입대에 관한 느낌이 별반 다른게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곡이기도 하다. 사실 신경쓴다고 불러주는데 듣는 입장에서 은근히 열받는다.
실제로 친구 3명과 함께 신검 받고 오는 날에 노래방 가서 장난삼아 불렀다가 현역 입영 대상자 4명이 노래방에서 울었다는 증언과, 심심해서 신병들 모아두고 불끄고 노래를 틀어줬더니 1분 조금 지나자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는 증언이 있다. 가끔가다 입영 며칠 전에 스스로 부르는 사람도 있긴 하다. 또 휴가 나온 친구 데리고 노래방에 가면 편지 좀 써달라는 호소용으로 스스로 부르기도 한다.
군대를 가는 친구의 컬러링을 이걸로 바꿔 주면, 나중에 들켰을 때 친구로부터 마음에서 우러난 감사의 단어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걸 소대장부터 시작해서 병장까지 신병 환영이랍시고 내리 연속으로 기타치며 불러주는 부대도 있었다고 한다. 신종 고문인가... 심지어 영화 공동경비구역JSA로 인해 이 노래가 유행할 무렵 육군훈련소에서는 종교행사 중에 훈련병들 앞에서 불러주기도...
사실 노래 잘 불러주기로 유명한 모 종교의 성직자가 '무슨 노래를 불러줄까?'라고 물었는데, 훈련병들이 <이등병의 편지>를 불러달라고 했었다. 그리고는 다 같이 노래를 부르며 울었다.
공군 신병 714기의 경험담에 의하면, 입소할 때 입소행사에서 불러주는 경우도 있다 카더라. 훈련소에서 퇴소할 때 군악대가 연주하기도 한다. 옆에서 보는 입장에선 기분이 정말 묘하다.
그러나 노래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명곡임에는 틀림없다. 20년을 넘게 장수하며 사랑받고 있는 것이 그 증거. 군대라는 한국 특유의 현실을 소재로 한 곡에 있어서 이 곡만큼 현역들과 부모님의 심금을 울리며 눈물을 쏟게 한 곡은 없다. 비록 눈물을 쏟게 한다지만, 이렇게까지 감성을 자극하는 노래는 찾기 힘들다.
비슷한 계열의 노래로 윤상 작곡, 박주연 작사, 김민우 노래의 '입영열차 안에서'라는 곡이 있다. 입영열차를 타며 헤어지는 연인을 그리워하는 내용의 노래다. 또한 가수 이장우의 '훈련소로 가는 길'(유정연 작곡, 정석원 작사)과 크라잉 넛의 '군바리 230'도 자주 부르는 듯.
심지어, 북한에까지 퍼져서 군대 갈 때 흔히 부른다고 한다. 북한에서의 제목은 '떠나는 날의 맹세'이다. 복무기간이 남한의 5배인데다가 휴가도 없으니 노래가, 더욱 와닿을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시궁창스러운 북한 군대의 특성상 복무자가 진짜 죽기전에 듣는 마지막 노래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탈북한 사람의 증언에 따르면 대북선전확성기에서 이노래가 나오면 다들 마음이 심란해진다고 한다. 물론 이쪽도 마찬가지다
라이터를 켜라 OST 중에는 이 노래를 살짝 바꾼 윤종신의 '어느 예비군의 편지'가 있다. '집 떠나와~'까지는 똑같은데, 갑자기 '버스타고...'로 들어서면 바뀐다. 다음 소절은 "부모님께~ 꾸중듣고..."
SK 플래닛 프로리그에서 공군 ACE의 임진묵 선수가 테마곡으로 사용했었다. 해설자들은 임진묵 선수 소개하면서 테마곡 때문에 슬프다고 한다고... 분위기 다운시킨다고 결국 변경했다.[2]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전원 병역면제를 받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영국과의 8강전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의 지시로 이 노래를 들었고, 일본과의 3-4위전에서 승리하고 다시 라커룸에서 열창을 했다고 한다. 반쯤 울면서(...) 그 때 그냥 군대를 보냈어야 했다. 기뻐서 눈물이 났겠지 지옥에서 생환한 기쁨 그런데 사실 너네 4주는 꼭 가야 해 소집해제하면 이등병이니 딱이다
육군보병학교 위문 공연에서 김광석이 부른 영상. 앞서 소개한 형의 죽음에 관련한 사연으로 시작한다.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에 캠퍼스 포크송 대백과라는 노래에도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에 생이여'라는 가사가 나온다.[3]
3 가사
1절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 밖을 나설 때 가슴 속엔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 한 포기 친구 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 2절 친구들아 군대 가면 편지 꼭 해다오 그대들과 즐거웠던 날들을 잊지 않게 열차 시간 다가올 때 두 손 잡던 뜨거움 기적 소리 멀어지면 작아지는 모습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3절 짧게 잘린 내 머리가 처음에는 우습다가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굳어진다 마음까지 뒷동산에 올라서면 우리 마을 보일런지 나팔 소리 고요하게 밤 하늘에 퍼지면 이등병의 편지 한 장 고이 접어 보내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