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ongated Man
DC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 배트맨과 같은 탐정 히어로다.
1960년 플래시 시리즈에 처음 등장했으며, 저스티스 리그 멤버 가운데 한명.
본명은 '랜돌프 디브니(Randolph Dibny)'로, 흔히 '랠프(Ralph)'라 부른다.
어려서 서커스에서 연체동물처럼 신체를 구부리는 곡예사를 보고 감동(?)을 받아 자신도 저런 몸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궁리 끝에 곡예사들은 예외 없이 진골드(Gingold)라는 음료를 마신다는 데 착안해, 화학 지식을 습득하여 희귀한 징고 열매(Gingo Fruit)를 가지고 진골드를 만든다. 설정상 진고 열매는 십중팔구 심각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데 계획대로 다행히 랄프는 쭉쭉 늘어나는 몸을 갖게 되었다.
이후 랄프는 청운의 푸른 꿈을 안고(...) 센트럴 시티(Central City)로 와 탐정업을 하는데, 플래시라는 자기보다 빨리(...) 범죄현장에 나타나는 인물이 있어 놀랐다. 이후 플래시와 절친한 사이가 되었고 추천을 받아 저스티스 리그에도 가입했다.
플래시 말고 부스터 골드나 블루 비틀과도 꽤 친하다. 같이 맥스웰 로드가 만든 슈퍼 히어로 팀인 '슈퍼 버디스(Super Buddies)'에 가입했다.
그 밖에 '저스티스 리그 유럽'과 '저스티스 리그 태스크포스'에서 활동한 적도 있다.
늘어나는 몸을 빼고 초능력은 없으며, 그나마 몸이 늘어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진골드를 스스로 만들 만큼 화학 지식이 뛰어나고, 특별한 범죄수사 훈련을 받지도 않았지만 탐정 노릇을 잘 해낸다. DC 세계에서는 손꼽히는 명탐정. DC 세계안에서 최고의 탐정이라는 배트맨과 비교해보면, 서로의 수사 방식은 다르지만, 배트맨과 버금가는 명탐정이라는 평을 박고 있다.
그리고 초능력은 아니지만 뭔가 수상쩍은 게 있을 때 코가 부르르 떨린다.(...)
일롱게이티드 맨은 여느 아메리칸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와 몇몇 차이점이 있다.
우선 염장 커플이다. 아내 수 디브니(Sue Dibny)와 아주 깨가 쏟아지는 사이로 유명하다. 한 마디로 알콩달콩 부부탐정의 수사물. 둘이 만담하는 걸 보면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진다.
원래 랄프와 수는 찰스 부부(Nick and Nora Charles) 캐릭터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이들은 '말타의 매'와 '피의 수확'으로 유명한 대실 해밋의 추리소설 'The Thin Man'에 나오는 부부로,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했기 때문에 '금슬 좋은 부부가 범죄 사건을 해결한다'는 구도는 대중에게 친숙했다.
그리고 작중 일롱게이티드 맨의 정체는 비밀이 아니라 아예 확 까발려져버렸다. 그래서 랄프는 마스크를 안하고 맨 얼굴로 다닌다.
그러다 아이덴티티 크라이시스에서 랄프의 생일날 수 디브니가 살해당한다. 죽은 아내가 남긴 생일 선물은 돋보기와 두 줄 표시가 뜬 임신테스트기.(...)[1]
이후 자살을 고민하기도 하고 완전히 정신줄을 놓아버렸다.[2]
52 주에서 수를 되살리기 위해 사교단체에 가입하기도 했다.
결국 닥터 페이트의 투구를 썼으나, 사실은 마법사 펠릭스 파우스트와 악마 네론의 속임수였다. 결국 네론은 랄프를 살해했지만 둘은 랄프의 재치로 닥터 페이트의 탑에 봉인당했다. 이후 죽어서 재회한 랄프와 수는 유령탐정이 되었다. 흠좀무.
블래키스트 나이트에선 아내와 함께 블랙 랜턴으로 부활했지만, 다시 죽었다.
여담으로 국내에선 고무인간 캐릭터는 몽키 D. 루피가 압도적으로 지명도가 높고, 영화를 통해 미스터 판타스틱도 그럭저럭 이름을 떨쳤지만...등장 시기는 일롱게이티드 맨이 더 빠르다.(일롱게이티드 맨은 1960년 5월, 판타스틱 4는 1961년 11월 등장했다.)
결국 루피는 미스터 판타스틱을, 미스터 판타스틱은 일롱게이트 맨을 베낀 셈이지만...사실 그래봤자 도토리 키재기. 왜냐하면 '늘어나는 몸을 가진 히어로'는 1941년에 나온 플라스틱 맨[3]이 원조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원래 플라스틱 맨은 퀄리티 코믹스(Quality Comics) 캐릭터였는데 1956년에 DC 코믹스가 인수했다. 그런데 일롱게이티드 맨의 원작자는 이 사실을 미처 몰랐고(...) 나중에 플라스틱 맨이 DC 세계에 등장하면서 똑같은 비슷한 능력을 가진 히어로가 둘이나 존재하는 뻘쭘한 상황이 생겨버렸다. 심지어 플라스틱 맨도 저스티스 리그 소속이니...
국내에도 출간한 저스티스에서 이런 속사정 때문에 열폭 플라스틱 맨과 까칠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어느 작품에선 플라스틱 맨이 우체통이라든가 룰렛 기계로 변하면서 "넌 이런 거 못하지?"라고 자랑하자(...) 일롱게이티드 맨의 반응은 "그런 능력 없어도 됨." 이거나 "그런거 못해도 난 여자들한테 인기 많거든?" 이다.
저스티스 리그 언리미티드에도 수많은 히어로들 중 하나로 등장한다. 부스터 골드의 메인 스토리인 'The greatest story never told'에서 악당 마법사 모르두루(Mordru)를 제압하기 위해 여러 히어로들과 함께 지원군으로 와놓고선 부스터와 함께 할 일 없이 군중을 통제하는 깃발 역할을 맡았는데[4], 후에 원더우먼이 지원 보충을 위해 데려 가고 부스터만 깃발 일을 하게 된다.(...) 후반부에 모르드루를 긴 팔로 포박하고 동료들에게 칭찬받는 걸 보면 싸움의 마지막에 결정적인 활약을 한 듯하다.
그 이후엔 수많은 히어로들과 함께 공기화(...). 그래도 가끔씩 나와서 한 두마디도 하고 각종 전투에서 지원군으로 활약하는 장면이 많은 걸 보면 아주 비중이 없진 않다.
- ↑ 랄프는 아내가 임신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 ↑ 이 때 부스터 골드가 미래에서 왔기 때문에 아내의 죽음을 알고 있었을 텐데도 미리 알리지 않았다고 여겨 엄청나게 매도한다. 덕분에 부스터 골드는 평판이 확 깎였다. 하지만 부스터 골드는 역사 공부를 안 해서 정말로 수 디브니가 죽는 시기를 몰랐다.
- ↑ 다만 플라스틱 맨은 몸이 늘어나기도 하지만 글자 그대로 '플라스틱'이라 원하는 대로 형태를 변형하는 것도 가능하다.
- ↑ 보충 멤버들을 데리러 온 존 스튜어트에게 자신은 뭘 하면 되냐 묻자, "저쪽엔 플라스틱 맨이 있어. 고무인간이 두 명이나 필요하진 않아."라며 거절당했다. 이 때문에 깃발 역할을 하는 내내 자신이 더 유능한데 왜 취급은 이따위냐며 계속 투덜댄다(...).
근데 플라스틱 맨은 이때 한번 언급되곤 등장도 못한 게 유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