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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guar XK
1 개요
영국의 자동차 제조사 재규어에서 1948년부터 1961년까지, 그리고 1996년부터 2014년까지 생산한 2도어 쿠페 및 컨버터블이다. 보통 XK라 하면 1996년에 나온 XK8과 2006년에 나온 X150형을 의미한다.
2 역사
2.1 배경
XK의 역사는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후 재규어에서는 민수용 차를 만들기로 한다. 우선 계획한 것은 재규어의 주력이었던 세단 모델이었는데, 전쟁 전에 만든 마크 IV 세단의 뒤를 이을 마크 V 세단을 가장 먼저 선보일 예정이었다. 이 마크 V를 1948년 런던 모터쇼에 선보는 것이 목표였으나 예상보다 개발이 늦어졌다. 재규어의 창업주인 윌리엄 라이언즈 경(Sir William Lyons)은 회사 입장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새 차도 중요하지만 새로 개발한 엔진의 우수성을 먼저 시험해 봐야겠다는 대안을 내놓게 된다. 이 대안은 재규어에서 전쟁 전에 만든 SS 재규어 100이 단종된 1940년 이후 8년만에 2도어 스포츠카가 나오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2.2 XK120 (1948~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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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식 로드스터 | 1951년식 로드스터 |
이렇게 해서 새로 개발된 2도어 스포츠카는 당시 개발이 지연되고 있던 마크 V 세단의 철제 상자형 프레임 섀시 길이를 줄이고 애시우드로 만든 틀 위에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든 보디를 씌웠다.[1] 직렬 6기통 3.4L XK엔진[2]을 얹었고 4단 수동변속기와 맞물려 뒷바퀴를 굴리도록 설계되었다. 그리고 이 차에 탑재된 엔진의 형식명인 XK와 추정 최고속도인 시속 120마일(약 193km/h)을 합친 XK120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1948년 런던 모터쇼에 출품했다. 미려하면서도 섹시한 스타일링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메이커들이 앞다퉈 벤치마킹할 정도로 당시 스포츠카 시장에서 이름을 날렸다. 이후 이러한 스타일링은 개량형인 XK140과 XK150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 차에 탑재된 직렬 6기통 3.4L XK엔진은 최고출력 162마력을 자랑했다. 당시 XK120보다 몇 배는 비싼 차들과 맞먹는 성능이었다. 서스펜션은 당시 스포츠카들에 흔히 볼 수 있었던 구조로, 전륜은 토션빔으로 좌우 바퀴를 연결한 독립식이었고 후륜은 리프 스프링을 사용한 라이브 액슬 방식이었다.
120이라는 숫자에 관해 일화가 있다. 당시 120mph란 속도는 일반적인 차량으론 도달하기 어려운 꿈의 속도였는데,[3]언론에서는 이 조그만 회사가 만들어낸 차량이 과연 그 속도에 도달은커녕 기계적 신뢰성을 유지 할 수나 있는지에 대한 의심을 쏟아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결국 언론의 의심에 격분한 윌리엄 라이온즈는 직접 XK120을 끌고 벨기에의 Jabbeke에 위치한 2차로 도로를 폐쇄해, 거기다 기자들을 불러놓고 성능 시연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시연 중에 기록한 최고속도는 원래의 목표였던 120mph를 상회하는 132mph(약 213km/h)!![4] 그리고 이 날 시연으로 인해, 의심 많던 언론에게 크게 한 방 날려주며 재규어의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이렇게 좋은 가성비를 자랑한 XK120의 인기가 많아지자, 1950년부터는 강판 수급이 원활해진 시기에 맞추어 차체를 알루미늄 대신 강판으로 교체함으로써 XK120을 대량 생산 체제로 전환했다. 다만 무게를 고려해 도어는 여전히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출시 초기에는 로드스터만 있었으나, 1951년에는 둥근 지붕을 갖춘 픽스드 헤드 쿠페(fixed head coupé) 모델이, 1953년에는 드롭헤드 쿠페가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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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ype | D-Type |
XK120은 모터스포츠에도 활약하면서 재규어의 명성을 높여주었다. 첫 출전은 1949년 8월 30일 잉글랜드의 실버스톤 서킷(Silverstone Circuit)에서 열린 One-Hour Production Car Race에서였다. 거기에서 XK120 초기형 모델이 우승하면서 모터스포츠 데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1950년 1월에는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열린 레이싱에서도 우승했고, 그 해 5월에는 페블 비치 컵에서도 2대가 출전해 각각 1위와 2위를 했다. 특히 1950년에 열린 르망24시에서 XK120 세 대가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는데, 재규어에서는 이 경험을 토대로 XK120의 레이싱 버전인 XK120C, 일명 C-타입을 만들었다. 그리고 1951년 르망24시에서 우승을 거머쥐게 되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영국 스포츠카의 인기가 급증했고, 나아가 1950년대 영국 자동차 산업에 활기를 띄워 주기도 했다. 또한 C-타입의 성과를 양산차에 반영해 1951년에는 XK120에 SE 트림[5]을 추가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C-타입과 그 발전형인 D-타입의 성과는 계속 이어져, 르망24시에서 1951년~1957년까지 통산 5회에 걸친 우승을 하며 성능을 입증할 수 있었다.
XK120은 개량형인 XK140이 후속으로 나오기까지 6년 동안 12,078대[6]가 생산되었고, 재규어뿐만 아니라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자동차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여담으로, 재규어에서는 XK120의 차체에 2.0L 4기통 엔진을 얹은 XK100이라는 파생 모델을 영국 시장에 판매할 계획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재규어의 임원들이 엔진에 만족하지 못했고, 결국 프로젝트가 사장되면서 양산에 이르지는 못했다.
2.3 XK140 (1954~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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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식 로드스터 | 1956년식 로드스터 |
1954년에 XK120을 개량한 버전인 XK140이 출시되었다. 실내 공간이 넓어졌고 브레이크 성능이 향상되었으며, 랙 앤드 피니언 스티어링을 적용하고 텔레스코픽 쇼크 업소버를 적용했다. 엔진은 기존의 XK엔진을 업그레이드해 최고출력을 190마력으로 향상시켰으며, XK120에 이어 XK140에도 210마력 엔진이 탑재된 C-타입 헤드 옵션을 제공했다.
2.4 XK150 (1957~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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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식 로드스터 | 1961년식 쿠페 |
1957년에 출시된 XK150은 이전 모델과 달리 드롭헤드 쿠페와 픽스드 헤드 쿠페를 먼저 제공했다. 기존의 2분할 방풍 유리(윈드실드)를 일체형으로 변경했고, 도어 라인을 곡선형 대신 직선형으로 채택하면서 문짝이 얇아졌고, 이는 넓은 실내 공간으로 이어졌다. 대시보드 재질은 기존의 호두나무에서 가죽 재질로 변경되었다. 이전에 있던 파워스티어링 옵션은 삭제되었다. XK140의 엔진을 그대로 썼으며, 이전에 쓰던 C-타입 헤드 이름 대신 그냥 SE라는 트림명을 이용했다.
1958년에는 로드스터를 추가하면서 출력을 250마력으로 올린 S 트림을 추가했다.
1959년에는 3.8L 엔진이 추가되었다. SE 트림은 220마력, S 트림은 265마력이었다.
1960년 10월에 단종되었고, 후속은 E-타입이다. 다만 북미 시장에서는 E-타입을 XKE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면서 XK 이름을 이어가게 되었다. XK150은 총 9,382대가 생산되었다.[7]
2.5 1세대 (X100, 1996~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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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식 XK8 쿠페 | 1996년식 XK8 컨버터블 |
E-타입은 1975년에 재규어 XJ-S에게 자리를 넘겨주었고 한동안 XJ-S가 재규어의 2도어 라인업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XJS가 너무 노후화되면서 신차를 개발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XJS의 그랜드 투어러 성격을 이어받은 후속 모델을 1996년에 XK8이라는 이름을 붙여 출시했다. 보통 이 XK8을 XK의 1세대로 보고 있다.
엔진은 V8 4.0L AJ26/27형과 4.2L AJ34형이 있었고 변속기는 ZF제 5HP24형 5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었다.
1998년에는 고성능 버전인 XKR을 추가했다. 4.0L AJ26과 4.2L AJ34형에 수퍼차저를 얹은 모델로, 당대에 같은 포드 산하 애스턴 마틴 DB7과 유사점이 많았다. 변속기는 자연흡기 모델에서 쓰는 ZF제 대신 메르세데스-벤츠에서 가져온 W5A580형 5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었다.
2002년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변속기를 ZF 6HP26형 6단 자동으로 교체했다.
2.6 2세대 (X150, 2006~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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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식 XK 쿠페 | 2007년식 XKR 컨버터블 |
200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XK의 2세대 모델이 공개되었다. 컨버터블은 2006년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공개되었다. 이안 칼럼(Ian Callum)이 디자인을 맡았고, E-타입에서 영감을 얻은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했다. 쿠페형은 뒷유리가 해치게이트에 포함된 3도어 형태였다. 엔진은 V8 3.5L와 4.2L가 있었고, 변속기는 1세대 후기형에서 쓰던 ZF제 6HP26형 6단 자동이 탑재되었다. XKR은 4.2L 엔진에 수퍼차저를 얹었다.
2009년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기존의 4.2L 엔진을 대체하는 5.0L 엔진이 추가되었다.
2011년에 2차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라인업이 확장되었다. 이 때 새로 추가된 XKR-S는 V8 5.0L 수퍼차저 엔진이 탑재되었고 최고출력은 550마력이었다.
이후 XK의 후속차량 이름을 E-타입의 정신적 후속모델이라는 의미의 F-타입으로 정하고 2013년에 판매를 시작했으며, 기존의 XK는 2014년에 단종되었다. 이로써 XK라는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3 둘러보기
재규어의 차량 | ||
차급 | 생산 차량 | 단종 차량 |
중형차 | XE | X-타입 |
준대형차 | XF | S-타입 |
대형차 | XJ | 마크 시리즈 |
준중형 SUV | F-페이스 | - |
스포츠카 | F-타입 | XK120, XK140, XK150, E-타입/XKE, XJS, XK |
- ↑ 이 방식은 당시 영국이 전후 복구를 위해 철 배급을 제한했는데, 소량생산 메이커였던 재규어로서는 정상 생산이 어려워서 대안으로 채택된 것이다.
- ↑ 참고로 XK엔진은 이미 1942년에 개발이 시작되어 1945년에 개발이 완료된 엔진이었으나 1940년대 당시 혁신적이었던 DOHC 방식을 대량생산하기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어서 1948년이 되어서야 이 차를 시작으로 양산차에 사용되었다.
- ↑ 당시 기준으로 스포츠카의 기준 중 하나가 100mph(160km/h)를 넘기는 것이었다.
- ↑ XK120이 그 속도를 돌파할 수 있었던 가장 이유는, 공기역학적인 디자인과 고성능 3.4리터 6기통 DOHC 엔진 덕이었다. 당시로서는 부가티 베이론 급에 해당하는 괴물같은 슈퍼카나 마찬가지였던 셈.
- ↑ SE 트림은 최고출력을 180마력에 최고속도 220km/h으로 끌어올렸고, C-타입 헤드 옵션을 선택하면 210마력까지 뿜어낼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SE 트림이 M으로, C-타입 헤드가 MC 트림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다.
- ↑ 영문 위키피디아에서는 12,055대로 서술되어 있다.
- ↑ 로드스터 2,265대, 픽스드 헤드 쿠페 4,445대, 드롭헤드 쿠페 2,672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