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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戰勝節

북한의 공휴일. 날짜는 6.25 전쟁의 휴전 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이다.

명칭을 보면 전쟁에서 이긴 날이라는 뜻으로, 북한에서는 성대하게 기념행사를 연다. 그런데 6.25 전쟁 당시의 실상을 보면, 당최 뭘 이겼다는 건지 알 수 없다.

아니, 그들 입장에서는 확실히 승리하기는 승리했는데 그 승리가 정신승리일 뿐이지.

정확하게는 국군과 유엔군이 북한을 아예 밀어버리기 일보직전의 상황에서 휴전이 성립된 덕에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으니 그들이 성대하게 기념행사를 할만하긴 하다. 하지만 이들이 굳이 승리라는 의미를 강조하는 이유는 위기를 넘긴 날로서 기념하면 쪽팔리니까 이기지도 않은 승리를 강조하는 것이다.

남침 이후 짧은 시일 내에 서울을 점령하고, 낙동강 전선까지 밀어붙이는 등 전쟁 초반에는 분명 이기고 있었으나 국군과 유엔군인천상륙작전에 당해서 전군을 다 쌈싸먹히고 평양, 원산을 다 빼앗기면서 도망친 끝에 평안북도 강계까지 줄행랑을 쳐서 패배 직전까지 몰린 것을 생각하면, 도무지 뭘 이겼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만약 중공군의 참전이 없었다면 북한 지도층들는 중국이나 소련으로 도망쳐서 망명객 내지는 괴뢰정부 수반으로 일평생 돼지같이 살아야 했을 것이다. 근데 지금도 충분히 돼지같이 살고있다. 남한도 유엔군 도움을 받았으면서도 완전히 밀어버리지 못한건 마찬가지니 이쪽도 딱히 이겼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단 북한이 이긴 게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일단 북한은 전략적으로 보아도 남한을 적화한다는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고, 되려 자기네들이 박살날 뻔 했다.
영유 면적으로만 봐도 삼팔선휴전선을 비교해보면 정작 남한 쪽이 영토는 더 많이 얻었다.[1] 특히 철원 일대(강원도의 대표적인 곡창지대)를 탈환하면서 북한 농업에 타격을 줬고 전체적으로도 남한이 북진했다.[2]하지만 그 여파로 기존에 라인기[3]로 밀어서 긋던 경계선에는 철조망이 생기고 말았다.
파괴된 피해 규모 역시 전국토가 남김없이 폭격당한 북한 쪽이 훨씬 더 컸다.[4]

이처럼 내막을 들여다보면 도저히 이겼다고 할 수 없는 전쟁이라, 북한에서는 사실 6.25 전쟁의 구체적인 실상을 알리기는 꺼려한다. 그저 "모래로 쌀을 만들고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고 축지법으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다니는" 신묘한 병법으로 이겼다는 전래동화에나 나올 법한 허황된 소리만 늘어놓을 뿐이다.
  1. 대신 개성(당시 광역시급), 장단군 일대를 내주면서 북한과 서울과의 거리가 더 가까워졌다. 이로 인해 수도권이 더더욱 위험해진 것도 사실.
  2. 북한은 그 여파로 함경남도에 있던 원산시강원도로 우겨넣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3. 석회가루 넣고 운동장에 줄긋는 기계
  4. 물론 남한도 피해가 컸지만 인천 상륙 작전 직전 우리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을 때도 부산광역시대구광역시는 지켜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반도 전체에서 포격이 없었던 유일한 곳이 해운대 뿐이었다. 인천상륙작전 직전에조차 미군은 한반도 대부분을 거의 폭격으로 도배하다시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