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일본 웹, 특히 2ch 등지에서 쓰이는 관용어로, 한마디로 2ch 니트족의 선민사상을 적나라하게 요약하는 핵심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인 2ch에서는, 한국의 디시인사이드 잉여들이 가진 디부심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못하지 않은 부심이 철철 넘쳐 흐른다. 다만 부심이라는 말 자체가 한국 웹 한정의 인터넷 은어인지라 해당 현상 자체를 콕 집어낸 표현은 별도로 발견되지 않았고, 다만 이에 가장 근접한 역설적 표현이 본 관용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이용률이 낮은 우민 일반인은 정보 수집 능력이 뒤떨어져서 높으신 분들의 뻔한 언플에도 쉽사리 놀아나는 반면, 자기네는 인터넷 이용의 습관화를 통해서 항상 양질의 정보를 습득할 수 있기에 상대적으로 깨어 있는 시야와 식견을 가지고 세상살이의 옳고 그름을 제대로 분별한다는 것.
당연하게도, 비록 소박하지만 충실하게 자기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을 두고서 한낱 니트 따위가 자뻑을 늘어놓는 것은 조금만 시각을 달리해도 정신승리법이라는 소리밖에 나오지 않는 이뭐병한 장면일 것이다. 이 때문에 2ch 안에서는 자기네 사이의 이 같은 정서를 역으로 조롱하는 자학 개그도 충분히 만연해 있다. 예컨대 아래와 같은 식.
철학은 진짜 똥이야 내가「시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프랑스인의 논문을 읽는 동안 꽃미남은 여자친구, 동아리 활동, 아르바이트로 충실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가「경험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영국인의 논문을 읽는 동안 꽃미남은 첫 경험을 마치고 인생 경험을 쌓아간다. 내가「말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미국인의 논문을 읽는 동안 꽃미남은 사랑의 밀어를 나누고, 만나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워나간다. 내가「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한 독일인의 논문을 읽는 동안 꽃미남은 연인을 품에 안고 서로의 존재를 서로 확인한다. 그리고 완성된 것이 무익한 시간을 흘려보내고 인생 경험도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없으며 무엇하나 자신에게 자신감을 가질 수 없는 쓰레기 이하의 존재. 즉 나. 아 제기랄! 알고 있어, 철학이 똥이 아니라는 사실은. 그래, 나 자신이 똥이다. …그 말은 똥제조기라는 것은 나 자신을 제조하고 있는 것인가? 나 자신은 뭐야? 나는 무엇이야? 아아아아아아 (출처) |
너희들은 매스미디어에 놀아나는 세간의 일반인들에 대해 정보적 약자니 뭐니 하면서 깔보지만, 너희들이 그렇게 인터넷에서 끌어모은 무수한 정보가 결국 너희 자신의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되었어? 너희들이 필사적으로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는 동안, 네 주위 사람들은 친구와 놀고, 학교에 가고, 이성과 교제하며 취업하고 급여를 얻고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고 기르는, 충실한 인생을 보내고 있는데 말이야. 그 필사적으로 모은 정보를 활용해서, 가난, 백수, 동정, 외톨이, 오타쿠 취미 등,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개선할 수는 없었어? 왜? (출처) |
137 일본어로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지극히 한정적이다. 인터넷의 정보 98%가 영어다. 일본어로 된 정보는 불과 0.3%에 지나지 않는다. 영어로 자유롭게 읽고 쓸 수 없는 놈은 정보적 약자에 불과하다. 139 자, 같은 문장을 영어로 써 봐 144 I am a boy (출처) |
2 정치적 관점에서
한편으로 현실과 엮어서 논하자면, 그렇게 정보적으로 빠삭해서 도달한 정체성이라는 것이 고작 잉여, 키보드워리어이라니 실로 안습할 뿐이다. 이쯤 되면 누가 선민이고 누가 우민인지(...)
사실, 가장 쉽게 광범위한 정보를 접할수 있는만큼 유언비어나 날조같은 거짓정보를 가장 쉽게 접할수 있는것도 인터넷인데, 2ch 등지의 부심쩌는 '정보적 강자'들은 인터넷을 너무 믿어서 탈이다. 그들이 입버릇처럼 하는말이 "인터넷은 진실하니까요"이다. 이렇게 철썩같이 믿기 때문에 그 믿던 인터넷에게 배신당하는 일이 일어나면 나의 인터넷은 그렇지 않아!를 외치면서 네티즌 특유의 현실도피에 빠져들기 때문에 넷상에서 정화작용이 일어나기 쉽지 않다.
역으로 말하자면 일반인들을 '언플에 선동당하기 쉽다'고 비웃는 그들, 즉 '자칭' 정보적 강자들이야말로 그들이 비웃는 일반인 이상으로 언플에 취약한 계층이라는것이다. 이뭐병 그렇기 때문에 정보적 강자라고 자부하는 인간들이 정작 인터넷에 뿌려진 찌라시 수준의 거짓정보에 놀아나서 아주 쉽게 선동되는 일이 많다. 문제는 선동당하고 있다는것을 자각 못하고 자신들이 정보적 강자라고 자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3 실용성 관점에서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자칭 정보'의 상당수는 놀이 목적의 얼치기 지식이다.
취업이나 사업처럼 돈벌이를 할만한 정보는 사람들이 갈망하는 것이지만, 인터넷에는 잘 올라오지 않는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그걸 인터넷에 공짜로 뿌릴까? 아니면 자신이 독점하고 주변에 비싼 가격에 팔 생각을 할까? 오히려 '인터넷으로 쉽게 돈벌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진한 사람'을 낚기 위한 낚시성 정보가 많이 유포되고 있다. '따기만 배우면 취업을 할 수 있는 (민간) 자격증 교육', '두번 다시 없을 투자 기회' 같은 것.
돈을 아낄 만한 정보도 시간에 비해서는 가격대 성능비가 형편없이 떨어지는 것밖에 올라오지 않는다. 회사원이 시급 2만원이라고 하면, 인터넷 2시간 서핑을 통해 만원 아끼는 게 낫겠는가 아니면 2시간 더 일해서 4만원 더 받는 게 낫겠는가? 그리고 2시간 서핑 정도로는 생활비 한달 만원 아낄 방법도 찾기 어렵다.
그리고 자기만족 목적이라면 학술 정보 역시 인터넷으로 배워서 쓰면 되지만, 직업적인 목적으로 학술적 능력을 인정받으려면 증거가 없으면 아무도 잘났다고 인정해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4년제 대학교에서 전공을 했다고 해도 "그까짓 학위는 실무 경험 1년만도 못해"하고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터넷을 오래 했다고 해서 인터넷에서 얻은 학술 능력을 남이 쉽사리 인정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전문가와 싸워 이기려면 전문직 자격증이나 면허증, 대학원 학위, 논문, 출판 경력, 수상 경력, 직업 경력 중 하나도 없으면 아무리 똑똑해도 사회에서는 인정받기 어렵고 쉽게 무시당한다.
A는 여자친구와 1년간 사귀어왔고, B는 모태솔로 남성이지만 하루에 50개씩 1년간 15,000건의 연애 사건사고사례 글을 봐 왔다고 하자. 그리고 C가 연애 문제로 고민하는데 A와 B의 의견이 갈린다고 하자. 이 때 대부분의 사람은 두 조언 중 A쪽을 따른다. 사회에서는 A의 주장이 맞는지 B의 주장이 맞는지 객관적으로 밝혀내는 게 힘들기 때문이다. 사실 저 정도 정성이라면 B의 주장이 맞을 가능성도 꽤 높지만,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를 무시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B는 "네 모솔 탈출에나 신경쓰라"는 식의 조롱을 듣기 쉽다.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공짜 정보 중 도움이 될 만한 것은 외국어, 컴퓨터 실무 지식 정도다. 자격증이 없더라도 잘 사용할 수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정보는 오프라인에서도 충분히 공짜로 얻을 수 있다(...).
그나마 양질의 정보를 접하는 길은 학문에 관련된 논문을 검색하는 것인데 이마저 진짜로 잘 정리된 녀석들은 돈내고 봐야한다(...) 공짜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널리 알고 있거나 교과서에도 이미 실릴정도로 좀 오래된 경우가 많다. 물론 여러분이 현재 대학생이거나 대학원생이라면 무료로 논문 접근이 가능하지만, 애초에 그런 신분이면 정보적 약자도 아니다. 해당사항이 없다면 차라리 지역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물론 영세한 도서관에는 종종 유사과학 단체나 음모론 단체, 각종 극단주의 단체들이 자기네 찌라시(…)를 기증(?)하는 경우도 많으니 조심.
대표적으로 공짜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지금 보고있는 위키인데 ...이게 시간 대비 정보성이 좋은가는.. 개인이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