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민군/편제

북한의 군권은 여러 분야로 나누어져 있기에 복잡하게 얽혀있다.

1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당 중앙군사위원회

북한의 최고 국방지도기관은 국방위원회와 당 중앙군사위원회이다. 국방위원회는 국가의 전반적 무력과 국방건설 사업을 지도하며 국방위원회 아래에 조선인민군 각 기구가 존재한다. 국방위원회는 원래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를 돕는 부분별 위원회였으나 김정일이 헌법 개정을 통해서 국방위원회를 별개의 기구로 독립시키고 인사권을 비롯한 군대에 관한 모든 권한을 국방위원회에 집중시켰다. 덕분에 당이나 국가 원수, 행정수반이 아닌 국방위원장이 군권을 장악하고 행사하는 군국주의에 한없이 가까운 상태다.

이는 중국의 최고 군권 기관이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국가 중앙군사위원회로 분리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지만, 본래 북한은 당의 영도로 군을 통제했기 때문에 중국식의 인민을 통한 추대도 없는 등 괜히 복잡하기만 하고 제대로 된 이념적 토대도 없다. 중국식 체계와 같아 보이지만 의사 결정을 위한 기구라기 보다는 개인의 명령을 집행하는 독재용 기구가 돌출되는 형태이니 운영이 다르다. 당규가 아니라 헌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내각쪽에 가깝지만, 내각의 장인 총리가 관할하는 것도 아니라서 당과 동일한 위상을 지닌 당, 내각, 군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제4의 군사력만을 모은 별개의 기구로 보는 게 이해하기 편하다. 덕분에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북한의 권력 및 행정구조를 더 꼬이게 한다.

국방위원장이 직접 지시를 내리는 군 조직으로는 호위사령부보위국이 있다. 호위사령부는 김정은 일가와 노동당 고위 간부의 경호, 평양 내 핵심시설 경비 임무 등을 수행하고,뿐만아니라 감시임무, 암살임무를 수행하는 공공연한 사실은 넘어가자 보위국은 기무사와 비슷한 군 내부의 반(反)체제 및 현 김일성 가계 반대 세력을 단속하는 군내 비밀경찰 역할을 수행한다.

당 차원에서 군대 관리는 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와 군사부,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한다. 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는 당의 군대 지도 및 감독의 핵심으로 총정치국의 보고를 받고 지도를 하며 또 군사부가 있어서 정치사업을 총괄한다. 이들 조직을 통해서 조선인민군 내 정치 사업 및 당 사업을 하며 조선인민군 당 조직을 관할한다. 군대 인사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선인민군 당위원회 비서처에서 한다. 이를 통해서 인민군 간부들도 당원으로써 조선인민군 당 위원회에 속하며 인민무력부장이나 총참모장도 당원으로써 당 조직에 속해서 당의 통제를 받게 되기 때문에 당의 인사권을 벗어날 수 없게 된다.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중국식 체계를 따른 것으로 총정치국과는 다른 당 차원에서 군사력 지도와 작전 등 운영을 담당한다. 일단 차이라면 국방위원회는 국가 차원의 국방 정책이고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당 차원에서 군사 정책으로 나누어 볼 수 있지만 거기서 거기. 김정일 시대에는 선군정치와 국방위원회를 통한 국가 지배가 이루어졌기에 존재감이 희박해서 비상설기구로 보는 경우도 있다. 사실상 최고사령부가 두 개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국방위원회가 득세하는 상황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힘을 쓸 여지는 없었다. 다만 김정일은 국방위원장과 당 중앙군사위원장을 겸임했고, 다른 이들도 당 중앙군사위원회 직함을 달기 때문에 무시되는 건 아니었다. 김정은 시대에는 당을 중심으로 하는 지도체제가 중심이 될 것으로 여겨지면서 국방위원회를 제치고 군권을 장악하는 기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당 및 국가 기구 밑에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있다. 이게 무엇인가 싶겠지만 북한 지도자의 공식 직함 중 하나로 편제가 존재한다. 평시에는 명목상 직위지만 전시에는 최고사령관이 작전을 지휘 및 지도 한다고 한다. 명목상으로도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라는 직함이 가지는 상징성과 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부장은 최고사령관에게 인사에 관한 결재를 받는 등이 있지만 지도자가 군권을 직접 행사하기 위한 지위이고 지도자 이외에 최고사령관이 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국방위원회와 당 중앙군사위가 실질적인 최고사령부가 될 것이다.

최고사령관 밑에 실제 군사 기구인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총정치국이 있다. 제국군 3장관 조선인민군 대표기구인 인민무력부가 최고 기관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총참모부, 총정치국과 병렬로 배치해서 본다.

2 인민무력부

인민무력부는 타국의 국방부에 대응하는 조직으로, 1948년 9월 창설 당시의 명칭은 민족보위성이었다. 이후 김일성이 주석직을 갖게 되면서 독재 권력을 굳건히 다지던 1972년 12월에 인민무력부로 개칭되면서 성급에서 부급으로 승격되었다. 김일성 사후 김정일이 권력을 잡은 뒤인 1998년 9월에 사회안전성처럼 인민무력성이 되면서 한 차례 격하되기도 했고, 2001년 9월에 다시 인민무력부로 재승격되었다.[1]

군 관련 외교, 군수, 행정, 재정 등 군정권을 행사하면서 대외적으로 군의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 휘하에 군수사령부 격인 후방총국을 두고 있으며 현재 군수 산업 및 후방 군사력 지도 정도가 임무인 것으로 보인다. 인민무력부의 위상에 대해서는 좀 복잡한데 군령권은 없지만 인민무력부가 이름부터 조선인민군의 대표성을 가지고 실제로 총참모부와 총정치국을 인민무력부 산하 기구로 두고 국방부처럼 군정 및 군령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김일성 사망 전까지는 이런 형태가 맞게 보인다. 그러나 김정일 시대에는 국방위원회가 당과 내각을 벗어난 기구로 국방 업무 전반을 관할하여 군정 및 군령을 행사하는 만큼 인민무력부의 입지는 줄어든다. 심지어 인민무력부장이 공석이고 총참모장이 국방위원회에 직통 보고하는 형태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덕분에 군정권을 행사하는, 국방위원회의 하부기구 정도의 위상을 보여준다. 중국과 비슷하다.

조선인민군의 대표기구라는 것도 총참모부가 득세하면서 많이 사라졌다. 방송 같은데서 보면 인민무력부 성명이나 대변인이 아니라 총참모부 성명이나 대변인이 북한군을 대표해서 나온다. 합동참모회의가 국가의 군사적 의사를 대변하는 셈인데 이미 인민무력부의 대표성이나 외교 업무 권한도 많이 없어진 셈이니 사실상 군사 행정만을 가진 군정기구 정도. 한국에서도 90년대 초반까지는 인민무력부장의 동태는 중요 뉴스였지만 김정일 시대에는 점차 사라지고 김정은 시대에 총참모장 리영호와 총정치국장 최룡해의 대결에서 인민무력부는 언급조차 안된다.

2016년 8월 22일에 북한 주재 대사관 무관들을 초대해 영화 감상회를 진행했다는 북한 언론들의 기사에서 감상회를 개최한 주체가 인민무력부가 아니라 인민무력성으로 언급되어 1998년에 이어 두 번째로 격하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이 선군정치라는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실권이 없는 군권 기관인 인민무력부를 축소시키고자 하는 시도로 추측된다.

  • 역대 인민무력부장 (재임 기간 옆의 계급은 재임 당시의 것임)
    • 최용건 (1948.9~1957.9, 차수)
    • 김광협 (1957.9~1962.10, 대장)
    • 김창봉 (1962.10~1968.12, 대장)
    • 최현 (1968.12~1976.5, 대장)
    • 오진우 (1976.5~1995.2, 대장↗차수↗원수)[2]
    • 최광 (1995.10~1997.2, 원수)
    • 김일철 (1997.2~2009.2, 차수)
    • 김영춘 (2009.2~2012.4, 차수)
    • 김정각 (2012.4~2012.11, 차수)
    • 김격식 (2012.11~2013.5, 대장)
    • 장정남 (2013.5~2014.6, 대장)
    • 현영철 (2014.6~2015.5?, 대장)
    • 박영식 (2015.6.~ 현재, 대장)

3 총참모부

총참모부는 인민무력부 산하로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군령권을 행사한다. 한국군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조직이지만, 바로 대입시키기는 힘들다. 육군은 총사령부가 없기 때문에 군 내 최고 편제인 군단들을 각 군단장들이 직접 지휘하고, 해군과 공군은 각기 독자적인 사령부가 휘하 부대들을 지휘한다. 따라서 총참모부는 육군의 군단장들+해군과 공군의 사령관들을 동시에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군령권을 가지고 군사 작전을 전부 담당하기 때문에 평시에 군권을 직접적으로 행사하는 기구이고 전시에는 군사 작전에 관한 실질적인 최고사령부인 조직이다.

덕분에 상위 기관이면서 군정권만 가진 인민무력부보다 더 실세로 볼 수 있다. 특히 김정일 시대에 국방위원회의 최고 군사 기구화와 선군정치를 거치면서 성장하면서 인민무력부보다 더한 위세를 가진 기구로 여긴다. 상술했듯이 인민무력부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총참모부가 국방위원회에 직접 보고를 할 정도. 이렇게 국방위원회가 직접 군대를 통제하기 위해 군정기구인 인민무력부를 약화시키고 총참모부가 대신 국방위원회의 직접적인 명령을 받게 되어 군령권을 넘어서서 선군정치의 핵심이자 선두가 되었다. 실질적인 북한군의 대표기구.

다만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로 인민무력부는 물론이고 총참모부의 권한도 점차 약해지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김정일 집권 후반기부터 계속 총참모장을 역임했던 리영호가 숙청 혹은 실각당한 뒤 뒤이어 부임한 현영철이 임기 중 차수에서 대장으로 강등당했는데, 이후 부임한 김격식과 리영길도 대장 계급인 채로 총참모장을 맡고 있다. 반면 후술할 총정치국장의 경우 차수 계급을 달고 부임한 최룡해가 잠시 대장으로 강등당하기는 했지만 얼마 뒤 다시 차수로 재진급했고, 최룡해가 해임된 2014년 5월에도 후임 황병서가 대장에서 차수로 고속 승진하여 총정치국장을 맡았기 때문에, 총정치국장의 계급과 위상이 인민무력부장과 총참모장을 능가하는 수준을 유지했다.

2016년 들어 대외 과시용 군사훈련이 잦아지면서 다시 군부의 위상이 높아지는 모습이 관측되었고, 김일성의 104회 생일 직전인 2016년 4월 14일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와 중앙군사위원회, 북한 국방위원회 공동 명의로 총참모장 리명수의 계급을 대장에서 차수로 진급시킨다는 공식 발표가 나오면서 총참모장과 총정치국장이 동일한 차수 계급을 보유하게 되었다.

  • 역대 총참모장 (재임 기간 옆의 계급은 재임 당시의 것임)
    • 강건 (1948.2~1950.9, 상장)
    • 남일 (1950.9~1953.8, 대장)
    • 김광협 (1953.8~1957.9, 대장)
    • 리권무 (1957.9~1959.7, 상장)
    • 김창봉 (1959.7~1962.10, 상장)
    • 최광 (1962.10~1968.12, 대장)
    • 오진우 (1968.12~1979.9, 대장)
    • 오극렬 (1979.9~1988.2, 대장)
    • 최광 (1988.2~1995.10, 대장↗차수)
    • 김영춘 (1995.10~2007.4, 차수)
    • 김격식 (2007.4~2009.2, 대장)
    • 리영호 (2009.2~2012.7, 차수)
    • 현영철 (2012.7~2013.5, 차수↘대장)
    • 김격식 (2013.5~2013.8, 대장)
    • 리영길 (2013.8~2016.2, 대장)
    • 리명수 (2016.2~, 대장↗차수)

4 총정치국

총정치국은 당 조직으로 군의 당 조직과 정치사상 사업을 관장하고 군을 감찰 및 감시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병사 및 장교의 사상 교육(정훈)과 당에 거스르거나 어긋나는지 혹은 반란을 일으키는지 확인하는 것(감찰 및 기무)를 담당한다. 한마디로 '당이 보고 있으니 개기지 말아라'. 군대 당 요원인 정치위원를 통해서 지휘관을 감시하기에 총정치국장은 시대를 막론하고 실세 중에 실세로 여긴다. 당의 군사지도 및 감시 기구라는 점 때문에 당 중앙군사위원회 아래일 것 같지만 총정치국은 당 중앙위원회에 책임을 진다. 그리고 좀 골때릴 수 있지만 조선인민군 당위원회가 실제 당 업무를 담당하고 정치위원이 책임비서가 되지만 비상설기구이고 통상 총정치국장이 조선인민군 당위원장도 겸직하게 된다. 그리고 조선인민군 당 위원회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와는 상하 관계가 아니라서 직접적인 계통을 통한 지도검열 관계가 아니다. 당 최고 의결 기구와 당 내 군사 의결 기구가 완전히 따로 노는 셈. 구성원의 동일성이 높고 국방위원회가 존재했기에 별 문제가 없지만 외부에서 보기에는 참 골때리게 복잡한 구성이다.

  • 역대 총정치국장 (재임 기간 옆의 계급은 재임 당시의 것임)

오진우 이전의 총정치국장은 불명이며, 조명록이 2010년 11월에 사망한 뒤 최룡해가 2012년 4월에 부임할 때까지 총정치국장 자리는 공석이었다.

5 병력 편성 현황

지상군은 정규 군단 9개, 기계화 군단 2개, 평양방어사령부(91 훈련소), 국경경비총국, 11군단(구 경보교도지도국, 특수부대 담당), 전략로케트사령부 이렇게 15개의 군단급 부대로 편성되어 있다. 이 외에 별도로 기갑사단, 기계화보병사단 4개, 포병사단, 고사포사단을 가지고 있다.

한국군과 달리 일종의 통합군 체제를 취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해군, 공군의 각 사령부는 지상군의 1개 군단과 비슷한 취급을 받고 있다. 해군의 해군사령부 휘하에는 동해함대사령부와 서해함대사령부가 있으며 공군에는 공군사령부가 있다(근본적으로 공산권 군대의 현실상 대체적으로 통합군 체제를 취한 이유는 육군이 주공이기 때문이고 해공군은 육군을 지원하는 병종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6 군단 편제의 특이성

미군 편제(및 이를 이어받은 한국군 편제)와 구 소련군 편제(를 이어받은 조선인민군 편제)는 개념 및 구성이 많이 다르다.

  • 일반적인 1개 기계화 여단, 군단 배속 (조선인민군)
    • 1개 기계화보병 대대
    • 3개 자동차화 보병 대대
    • 1개 전차 대대
    • 2개 포병 대대
    • 1개 방사포 대대
    • 1개 대공포 대대
완전한 독자 작전을 위해 기타 지원부대(정찰, 통신, 공병, 화학, 정비중대 포함)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기계화 여단이 조선인민군 기계화 군단에 5개 배치된다. 한국군 기계화 사단의 지원부대들을 전부 재편조해서 여단 전투단으로 배치해버렸을 때를 비교하면, 한국군 기계화 '사단'이 조선인민군 기계화 '군단'과 어느정도 맞설 수 있게 된다.[3]
  1. 북한의 행정조직에서 '부'는 국가원수 직속기관, '성'은 내각 산하 기관이라는 위상의 차이가 있다.
  2. 1987년에 당시 총참모장이었던 오극렬이 인민무력부장 대행으로 잠시 재직하기도 했다.
  3. 전차 보유대수는 양측이 비슷하나, 보병 병력이나 화포 수 등에서는 한국군 기계화 사단이 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