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글렌

존 글렌
John Herschel Glenn Jr.[1]
(1921. 7.18. 오하이오콜럼버스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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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정복을 입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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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우주 비행사이자 상원의원.
미국인 최초로 우주 궤도 비행을 성공시킨 사람으로 유명하다. '최초로 우주에 나간 미국인'은 앨런 셰퍼드거스 그리섬이지만, 이들은 탄도비행에 그쳤기 때문에 '미국의 유리 가가린'이 누구냐 물으면 미국인들은 대개 글렌을 떠올리는 편. 또한 역사에 남은 머큐리 세븐 중 최후의 생존자[2]이기에 미국인들(특히 어린 시절 미소간의 우주 경쟁을 봤던 장년층)이 그를 보는 시선은 더욱 각별하다.

원래는 미합중국 해병대 전투조종사한국전쟁에도 참전했었다. 위의 정복 사진을 잘 보면 대한민국 대통령 부대 표창인 태극문양 새겨진 약장도 있다.

군복무 중 1959년에 머큐리 계획우주 비행사로 선발되었고 1962년 2월 20일에 프렌드십 7호를 타고 미국인 최초로 우주 궤도를 도는(3번 도는데 4시간 55분 23초) 사람이 되었고, 이를 계기로 미국에서 국민적 영웅이 되었다.

그 뒤에 1964년에 RFK에게 정계 입문 제의를 받고 수락하여 대령으로 전역[3]하며 NASA에서 나와서 민주당 소속 오하이오주 연방 상원의원이 되었다. 국민적 영웅이 된 동료 우주비행사들은 과도한 인기를 부담스러워하거나 심지어 정신적으로 무너진 경우도 있는 반면, 존 글렌은 원래부터 정치적 감각과 쇼맨쉽이 있어서 영웅으로서의 인기를 잘 관리하면서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고 NASA에서도 어차피 다시 우주에 내보내지도 못할 인물[4]이었기에 NASA에서 내보내면서도 정계에의 연줄이자 쏠쏠히 예산을 퍼줄 얼굴마담(...)이었기 때문에 나쁘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 오히려 글렌의 입장에서도 아내가 너무 심한 압박을 받자 대외 홍보 관계자들에게 울 마누라 작작 좀 건드려! 하고 사자후를 작렬했다가 트러블이 생긴 편이라 대외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유지한 채 그만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소꿉친구로 함께 자라며 결혼까지 한 애니에 대해 더 언급하자면, 애니는 언론이 가하는 과도한 관심도 관심이지만 심각한 말더듬이였기 때문에 당시 존 글렌이 적극적으로 보호해주지 않았다면 뭔 꼴이 날 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애니는 1970년대에 집중 치료를 거친 뒤에야 어느 정도 대외적으로 더듬더듬 연설이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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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줄은 사령관과 조종사인 커티스 브라운과 스티븐 린제이, 뒷줄은 스캇 패러진스키, 스티븐 로빈슨, 무카이 치아키[6], 페드로 듀케[7], 존 글렌

1998년 10월 29일 STS-95 미션에서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를 타고 우주로 올라가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우주 비행사이자 가장 비행 간격이 길었던 우주 비행사(무려 36년...)가 되었다. 당시 나이 77세...흠좀무.

'늙은 사람이 우주 비행을 해도 되는지'에 대한 실험을 하기 위해서 우주 비행을 결심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점점 예산도 줄어들고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가던 NASA가 다시 한번 영광의 그때로 돌아가자! 파이아!!! 할려고 존 글렌을 끌여들인 프로젝트다. 미국 최고의 전성기였던 60년대 우주개발 경쟁을 지켜봤던 세대와 언론에 주목을 끌기 위한 것... 하지만 지금은...
그래도 올라가기 위해서 나사의 테스트를 통과했고 우주왕복선 내의 직책도 받았다. 다만 직책 자체는 미션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우주비행 참가자 자격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이런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를 관광객 취급하다간 천하의 개쌍놈 취급을 받는게 당연한지라 그 누구도 글렌을 무시하지 못했다고. 여담으로 이 비행으로 인해 역대 페이로드 스페셜리스트[8] 중 마지막 미국인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한편, 한국전 시절 메이저리그 최후의 4할타자 테드 윌리엄스와 함께 복무하기도 했다. 같은 비행대에서 근무했고 함께 비행에 나서기도 했는데, 훗날 글렌은 자신이 만났던 최고의 파일럿 중 테드 윌리엄스를 꼽기도 했다.

척 예거머큐리 계획을 다룬 영화 필사의 도전('the Right Stuff')에서는 당시 주목받던 신인이던 에드 해리스가 연기했는데, 실제 존 글렌과 싱크로율 100%를 자랑한다. 캐릭터는 단순무식 싸가지(...) 셰퍼드와 뺀질이(...) 쿠퍼, 그리섬에 비해 약싹빠르고 말 잘하고 적절히 쇼맨십 있는 이미지로 묘사되는데, 실제와 다르지 않다.

지구에서 달까지에서는 직접 나오지는 않으나 제미니 계획을 앞두고 선발된 뉴 나인 멤버들이 부왘 글렌 국회의원 한다네 나중에 대통령도 나갈듯 ㄷㄷ해 너는 글렌 나오면 찍을끄야? 하는 장면으로 언급된다.[9] 드라마가 머큐리 계획은 셰퍼드의 첫 비행만 다루고 넘어간지라 어쩔 수 없는듯. 그런데 실제로 존 글렌은 대통령 경선에 도전한 적이 있다. 지미 카터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자 부통령 후보로 글렌과 월터 먼데일[10]을 두고 검토하다 먼데일이 지명되었고, 이후 로널드 레이건이 재선에 도전했던 1984년 대선에서도 먼데일 前 부통령이 후보로 선출되며 고배를 마셨다. 뭐 1984년 선거에서는 레이건이 압승을 거뒀다고는 하지만, 일이 잘 풀렸더라면 사상 유례없는 우주인 출신 대통령(...)으로 역대급 인기를 구가했을지도?
  1. 미들네임인 허셜은 천왕성의 발견자 윌리엄/캐롤라인 허셜 남매의 그 이름이기도 하다.
  2. 거스 그리섬이 1967년 아폴로 1호 화재참사로 가장 먼저 사망했고, 이 다음은 디크 슬레이튼, 앨런 셰퍼드가 1990년대에 별세했으며 고든 쿠퍼월리 시라도 2000년대에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2013년 스캇 카펜터까지 세상을 떠나서 머큐리 세븐은 끝내 글렌 홀로 남았다.
  3. 이 시기 머큐리 우주비행사들은 군에서 소령 내지 중령 정도의 계급을 달고 있었지만 글렌은 그 상징성 덕에 조기 진급했다.
  4. 유리 가가린이나 닐 암스트롱, 버즈 올드린, 양리웨이 등 각국의 우주개발에 있어 상징성이 큰 인물들은 업적을 이루고 돌아와서는 훈장으로 방탄복을 만들어주면서도 다시 우주에 내보내기엔 목숨이 아깝다는 이유로 평생 우주비행이 금지되었다. 앨런 셰퍼드와 거스 그리섬은 최초의 우주비행 기록을 세웠지만 탄도비행이었기 때문에 그런 압박에서 자유로웠고(탄도비행만으로 그렇게 대우하기에는 가가린과 소련에게 뒤쳐지는 인상도 강했으니) 그 덕에 제미니 계획아폴로 계획에서도 활동하게 된다.
  5. 영화 필사의 도전에서도 린든 B. 존슨 부통령과의 공개 인터뷰 요구를 받자 애니가 어쩔 줄 모르며 훌쩍거리자 존은 NASA에서 잘릴 거 각오하고 부통령이든 어떤 새끼든 가만 두지 않겠어! 다 씹어! 하는 상남자의 간지를 뿜는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글렌은 (나쁘게 말하자면) LBJ에게 찍힌 몸이 되었고, 결국 글렌은 훗날 정계에 입문해서도 LBJ보다는 자신을 정계에 끌어들인 RFK와 더 친하게 지냈다.
  6. 일본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
  7. ESA 소속의 스페인 출신의 우주비행사. 이 사람은 우주에선 일반 볼펜이 안 써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반 볼펜의 수십배 가격의 우주전용볼펜을 챙겨갔다가, 소유즈 타는 러시아 우주인들이 싸구려 볼펜을 잘만 쓰는거 보고 컬쳐쇼크를 받은 호구로 알려져 있다. 그뒤 국제우주정거장에 올라갈 때는 그냥 싸구려 볼펜을 챙겨가서 잘만 썼다고... 지못미.
  8. 파일럿, 미션 스페셜리스트가 NASA의 정규직 우주인이라면 페이로드 스페셜리스트는 비정규직 내지 일회용이라 보면 된다. 그렇다고 우주 관광객 같은건 아니고, 원래 NASA에 근무하지는 않되 외부(대학, 기업, 국방부 등)에서 특수한 미션 한 번만을 위해 위탁 훈련을 실시하고 올려보내는 우주인.
  9. 그런데 닐은 왕으로 누가 나올지 보고 결정할래(...) 하는 골룸한 드립으로 분위기를 시원~하게 얼려버렸다.
  10. 먼데일 부통령도 NASA와 관계가 있는 것이, 상원의원 시절에 아폴로 1호 화재 참사가 발생하자 조사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인물이다. 지구에서 달까지 드라마에서도 아폴로 프로그램 캔슬해야 한다고 꼬장을 부리다가 청문회에서의 프랭크 보먼의 감동적인 열변을 듣고 감복하여 아폴로 취소하자는 주장을 철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