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The Zombie Survival Guide
파일:Attachment/11L 1.jpg파일:Attachment/11L.jpg

픽션을 위한 논픽션스러운 설정집. 좀비가 나타났을 때 살아남는 방법 및 역사상[1] 등장했던 좀비 출몰 사례에 대해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기존에 있던 SAS 서바이벌 가이드북을 패러디한 물건으로 가이드북 특유의 조잡한 일러스트까지 재현했다. 후속작인 세계대전Z에 비해 분량도 적고 설정집에 가까운지라 세계대전Z을 보고 같은 '소설'을 기대하한다면 좀 실망할지도 모른다. 한국판은 황금가지에서 2011년 10월 말에 출간하였다. 사실은 2009년에 열린 좀비 문학상에 3회 이상 응모하면 번역서를 상품으로 주기로 했는데, 2011년 10월까지도 출간되지 않고 있었다. 번역을 맡겼던 역자가 원고와 함께 잠적(…)하는 바람에 새로운 번역자를 영입하여 처음부터 다시 작업하느라 늦어졌다고.

맥스 브룩스세계대전Z를 집필하기 전에 쓴 작품.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등극했고, 따라서 세계대전Z가 이 작품의 후속작이다. 먼저 나온 만큼 세계대전Z의 좀비 설정과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후속작 세계대전Z 에선 전차, 대포, 폭격 등 현대 중화기가 좀비 처리에 거의 쓸모없는 무기로 나오지만(예: 용커스 전투) 이 책에선 항공기의 네이팜 탄 폭격으로 좀비 떼거리를 쓸어버리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또 후속작에선 그 특유의 검은 겔 형태의 체액 때문에 썩지도 않고 바닷 속에서도 부식하지 않고 섬이나 배, 잠수함을 습격하며 도리어 썩어 부풀어 오른 좀비가 둥둥 떠다니는 장면이 사방에 목격되었다고 증언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썩어 문드러지고 바닷속에서는 오래지 않아 분해되고,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좀비는 없다고 딱잘라 말하는 등등…
그리고 동물에 의한 감염은 없다고 말한다. 동물들은 사람들과달리 좀비화 되기전에 뇌가 죽어버려 좀비로 되살아나진 않는다고. 모기같은 흡혈생물들 또한 좀비가 위험한 존재라는 것을 알아보고 피를 섭취하지 않기에 이에 따른 감염도 없다고 서술되어 있다.

어째 읽다보면 패러렐 월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후반부의 좀비 공격 사례 모음집을 보면 이미 각국별로 좀비의 존재에 대해 오래전부터 숙지하고 있었다는 뉘앙스를 주는 사건이 몇 개 나온다. 특히 여기 나오는 사례 중 가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6만년경 두개골이 파괴되고 불탄 원시인 좀비 화석유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최근의 사례로 실린 것이 2002년 미국의 사례. 시대에 따른 사건의 전개가 당대의 현실을 반영해 맞춰 그려져 있다. 이집트미라 제조시 뇌를 파내는 것이 좀비화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던지, 로마가 가장 사무적이고 빠르게 좀비사태를 진압했다던지, 초기 아메리카의 바이킹 식민지가 궤멸한 이유가 좀비사태 때문이었다던지, 중세때 한 유명한 성자가 좀비가 되자 그를 처리하려고 했다가 그를 따르던 이들의 저항으로 사태가 악화되었다던가, 백인들은 다 도망치고 흑인 노예들이 좀비를 막아냈는데 돌아온 백인들에 의해 사건이 은폐되었다던가, 일본이 아주 오래전부터 좀비를 전문적으로 처치하는 전투집단을 양성해서 좀비사태를 효과적으로 진압해 왔다던가, 혹은 일본군의 731부대가 좀비실험을 했고 냉전 시절에 소련과 중국이 이걸 토대로 인체실험을 했다가 좀비 사태를 겪었다던가 하는 등이다. 미국도 정체불명의 정부기관이 등장해서 시체며 관련 기록을 싹 가져다고 목격자들의 입을 다물게 하는 사건의 예를 들어 모종의 좀비실험을 하는게 아니냐란 암시가 있다.

생존 가이드북 노선인지라 현실성을 추구하며 기존 좀비영화를 엄청 까는데, 겅중겅중 뛰는 좀비초능력을 쓰고 벽을 타거나 날아다니는 좀비 따위는 없다거나, 부두교의 약물로 만들어낸 짝퉁 좀비와 솔라늄 바이러스에 의해 생겨난 진짜 좀비의 구분법을 상세히 기술하거나 전기톱을 좀비 무기로 쓰려는 사람을 날뛰다가 자기 머리 잘라내려는 사람이라고 까거나, 무식한 화력의 총기로 좀비를 쓸어버린다는 건 영화 속 환상일 뿐이라며 실상은 흐물흐물한 표적들을 관통하고 뒤의 바위만 부순 뒤 구멍뚫린 좀비들에게 덮쳐질 거라고 까고, 권총샷건이 생각보다 좀비전에선 제대로 된 화력을 내지 못한다거나[2][3] 자동차의 무력함을 세세히 묘사하거나 효과적일것 같은 화공의 한계점을 지적하고 있는 점 등등 얼핏 보면 현실적인 지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뇌 전체용량의 5%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던가하는 소리를 써놓기도 하고, 무기 쪽으로 들어가면 온갖 오류들이 넘쳐나기 시작한다. 한두방에 좀비 따위를 다진 고기로 찢어버리는 중기관총을 맞추기도 힘들고 탄 낭비를 하는 무기라고 깍아내린다. 하지만 중기관총도 얼마든지 단발 사격이 가능하며, 조준을 제대로 하면 매우 잘 맞는다. 오히려 일반 소총 따위보다 훨씬 먼 거리에서 정밀하게 조준하여 좀비를 박살낼 수 있다. 가능하다면 중기관총을 운용하는 쪽이 오히려 효과적으로 좀비를 제거할 수 있는데, 작가의 무지로 폄하당해버렸다.

뿐만아니라, 5.56 mm탄이 좀비의 몸통을 동강 낸다는 터무니없는 소리부터 시작해서 예전에 사라진 베트남전 시절의 문제점을 들먹이며 M16을 까며 AK를 찬양하거나[4][5][6] .22LR탄으로 좀비를 손쉽게 잡는다거나총만 개조되어 있으면 쉬울지도? 근데 22구경엔 다들 투자 안하자나.. 안될거야 아마[7] 하는 등, 무기 관련해서는 상당수 잘못된 정보가 많다. 위에 설명한 것처럼 현대전의 대량살상무기도 좀비들에게는 별로 효과가 안좋다고 써져있다.[8] 일본도는 까고 있진 않고 상비 무기로 추천하고 있고, 달인이 되면 수리검으로 좀비를 쉽게 쓰러트릴 수 있다고 하는 것을 보면던지는 수리검이 총탄보다 더 강한건가 명백한 와패니즈적인 모습이 보이는데, 이 세계의 일본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무라이들이 좀비사냥을 위해 전문적으로 길러지는 전투 집단으로 등장하고 있으니 이 세계관에서만은 일본도가 좀비 사냥에 특화되어 있다고 해도 뭐…[9]

유탄과 폭발물, 수류탄이 파편으로 장기를 손상시켜 살상하는 것이라 파편이 두개골을 뚫을 확률이 낮으니 좀비에겐 쓸모가 없다고 하는데, 근거리에서 터지면 충격파로도 신체의 기능을 대부분 파괴할 수 있으며 폭풍을 타고 날아가는 파편들이 팔다리를 찢으면 그 좀비는 바로 무력화가 된다.[10] 특히 유탄은 장거리에서 효과적으로 좀비를 찢어버리며, IED 같은 폭발물만 해도 강하게 만들면 군용 장갑차도 완파 시킬만한 위력이 나오며, 적당히 만들어도 어지간한 좀비들은 충격파와 함께 산산조각이 난다.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테러범이 사제 폭발물을 터트려서 발생하는 참사만 봐도 그 위력은 알 수 있다. 하지만 어쩐지 책에선 좀비를 상대로 비효율적이라고 한다. 불에 대한 서술에도 나사가 빠진것이 보인다. 좀비가 불화살에 맞으면 이 불화살을 빼 내려고 우왕좌왕한다고 하지만 정작 불에 타고 있어도 뇌가 다 타지 않는한 자신이 불에 타는건 신경 안쓰고 사냥감(인간,동물 등)을 향해 계속 쫓아와 도리어 위험해 질 수도 있다는 모순되는 서술도 있다.

결론적으로 나온지도 좀 오래된 데다가, 민간총기시장의 발달, 특히 조준기의 발달과 함께 탄종이 다양화될 것을 예상하지 못한 패착에, 제대로 된 자료조차 조사하지도 않았고 지식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책을 집필하다 보니 엉터리 서술이 넘쳐나게 된 듯 하다. 이전 서술에서는 AK의 7.62mm 탄이 저지력이 더 강해서 AR계열보다 낫다고 했는데, 사실 5.56mm 또한 두개골을 맞춘다면 일격에 좀비를 죽이는 것은 다를바 없으며, AK류 화기에 쓰이는 7.62x39mm 탄은 5.56mm 탄에 비해서 장거리 사격이 어려우므로 어느 한쪽이 명백한 우위라고 볼 수는 없다. [11] 강한 저지력이 여러모로 효과적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좀비의 두개골을 뚫지 못하면 사실상 죽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안전하게 장거리에서 제압하는 소구경 탄환이 나을 수도 있다. 실제 재난상황에서는 효용성이 나뉘는데, 소구경일수록 장탄량이 많아지고 탄약휴대가 용이해지기 때문에 .22 lr 탄을 만발 단위로 구매해 놓는 엽기적인 사례까지 소개되곤 한다.

참고로 이 책에서 가장 추천하고 있는 방법은, 사람이건 좀비건 아무도 못 올 만한 격오지에 미리 베이스 캠프를 만들어두었다가 짱박히는 것이다. 물론 그 전에 거기서 최소한의 물자로 생존할 수 있는 사전 준비는 필수. 그야말로 인류 전체가 멸망해도 나 만은 안 죽는다 수준으로 나간다. 문명 생활 정도는 가볍게 포기.

좀비랜드라는 영화에서 나온 30개 가량의 생존규칙은 이 책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좀비 아포칼립스 로그라이크 게임인 카타클리즘에서도 등장하는데, 게임의 설정상 세계관이 해당 책에서 가정한 상황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단순히 재미로 읽어서 의욕을 상승시키는 효과만 있다. 게임 내 아이템 설명에서도 직접 "이런 상황에서 쓸모가 있을 것같지만 틀린 내용이 너무 많아서 쓸모없다"(While this seems like it would be very useful in this situation, the sheer amount of misinformation present makes it practically useless.)고 설명. 참고 링크

2011년 10월 28일 드디어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총기, 주택 부분의 일부를 제외하면 국내에도 적용할 수 있다. 단지 현시점에서는 미국에서도 적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게, 요즘은 시대가 시대라서 좀비 사태가 벌어지면 생존자들이 총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반대로 사냥 당하는 것은 오히려 좀비가 될 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좀비 슈팅 클럽'이라든가(...) 좀더 실질적으로 SHTF 연구자들이 있어서 진짜로 다량의 탄환과 장비를 구해 놓고 재난 대비를 하고 있는 판국이다 보니 이 사람들이 감염되지 않았다고 하면 사냥 당하는 쪽은 충분한 탄약과 무기를 지닌 쪽이 아니라 감염되어 이성이 마비된 쪽이 될 판국이기 때문. 실제로 다른 항목에 있는대로 앞집 마이클네 아빠와 뒷집 밥네 아빠가 드럼탄창 끼고 지붕에 올라가서 우리 아빠랑 사이좋게 좀비를 학살하는 판국이 될지도 모른다. (...)


여담으로 이 책에서 김성모 작가의 유행어가 나온다.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1. 물론 작가가 쓴 세계의 역사 뭔가 그럴듯하게 써놓고 전 사건이랑 연관되는듯한 서술도 있어 왠지 진짜있는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2. 다만 권총,샷건 사격을 마치 할리우드 마초들이나 하는짓으로 묘사하는건 에러. 좀비사태에 대비해 훈련을 해야한다는 식으로 말하면서도 일반인이 군경쪽 전술교관까진 아니더라도 IDPA, IPSC, 3GUN 출신 교관들에게 훈련받으면 한 손으로 아무렇게나 갈겨대는 것과는 동떨어지게 정확하게 빨리 쏘는게 가능한지 작가는 모르는 듯. 거기다가 그런 흐물흐물한거 쏴서 갈아버리라고 있는게 샷건이다. 샷건에 쓰이는 산탄은 관통력이 형편없어서 인체를 제대로 관통하기는 커녕 살속을 헤집어버리는게 보통이다. 즉, 작가가 까는 내용대로라면 오히려 샷건이야말로 좀비 저지에 최적화된 총기이다.
  3. 다만 기관총등의 연발화기 무시는 아주 말이 안되는게 아니게 중화기는 대부분 무겁고 정비가 비교적 힘들며 탄약소모가 심하기 때문에 보급상황이 좋지 못하면 쓰기가 힘들어진다.
  4. M16을 심지어 미 공군에 뇌물을 줘서 납품한 물건이라고 이야기한다. 커티스 르메이: 이런 석기시대 원시인 같은 놈이? 작중 작가는 M16을 일일이 나사를 돌려 사거리를 조절해 가며 전투에 써먹어야 하는 쓰레기 총으로 묘사했는데, 작가가 사격은 커녕 자료조사라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는 반증을 해준다. 탄도는 일직선이 아니며, 사거리에 따라 피탄 지점이 다르기 때문에 전투에 직접적으로 써먹어야 하는 군대에서는 당연히 거리에 따른 오조준 훈련을 받는다. 사거리에 따라 오조준을 해서 맞추는 사람이 많을까, 아니면 일일이 나사를 돌려가며 영점을 틀어버리는 사람이 많을까?
  5. 미국 민수용 시장에 풀려있는 AR-15는 대부분 군용 M16처럼 수백 미터 거리에서 머리 크기 표적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 AR-15는 소총 중에서도 비교적 비싼 축에 속하므로, 이런 총을 살만한 민간인이라면 당연히 광학장비나 대용량 탄창 등의 악세서리도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만약 미국의 민수용 총기 시장이 그대로 고증되었으면 좀비 사태는 민간인이 좀비 사냥꾼으로 변신(...)하여 난리를 좀 부린 끝에 국지적인 사태로 그쳤을 것이다. 실제로 민수용 총기를 만드는 메이커에서는 좀비 사냥용(...) 버전을 판매하고 있는데, 그 중 절대다수는 AR-15 기반이다.
  6.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개머리판이 총검달기에 부적합한게 제일 심한 단점 이라고 한다. 물론 M16은 베트남전 시절부터 총검을 잘만 부착했으므로 전혀 근거 없는 얘기이다. 그리고 탄이 걸렸으면 백병전을 벌일게 아니라 도망가야 하지 않겠는가? 애초에 저자가 근접전은 최대한 피하라면서 M16을 까고 AK-47을 찬양할때 도망가는 것 대신 백병전을 벌이라는 것은 대체 뭐란말인가?
  7. 22구경이 두개골을 관통할수 있는 화력이 있다는 점에 착안하긴 한 것으로 보이긴 한다. 실제로 쏴보면 반동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관계로 스코프나 광학기기만 제대로 있으면 헤드샷 날리는 것은 어렵지 않고 100야드 내에서는 두개골 관통은 보장되므로 좀비헤드샷에는 최적의 무기일지 모른다. 문제는 그럼에도 결국 200미터 이상 거리를 두고 쏴서 잡는 쪽이 더 안전하다는 것이 함정이지... 22LR로는 절대로 일반적인 소총의 교전거리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은 씹어 먹은 셈이다.
  8. 하지만, 22LR탄에 죽는 좀비라면 당연히 고폭탄 폭압에 한방에 무력화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이렇게 엿가락처럼 마음대로인 좀비 맷집은 이후 해당 설정을 사용한 용커스 전투가 까이는 원인이 된다.
  9. 또 작중 설정이 아닌 현실적인 면에서도 일본도는 무기가 아니라 미술공예품으로 취급되어 공예품 인증서가 붙은 물건의 경우 살상력 있는 강재로 된 물건도 무기 단속을 피해가 마음대로 살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 안에서도 무기는 법규에 걸리지 않는것을 제 일원칙으로 삼으며 모양뿐인 장식품이나 말뿐인 짝퉁 실전용 무기가 아닌 전투용 진품을 갖추도록 지적하고 있다.
  10. 좀비의 육체도 엄연히 인간의 신체인 이상 신경이 파괴되거나 팔다리가 뜯겨 나가면 길가의 돌맹이로도 죽일 수 있을 만큼 무력해진다. 굳이 두개골을 뚫기 어렵다는 것에 집착해 다수의 좀비를 무력화 시킬만한 수류탄을 안 쓰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인 것이다.
  11. 7.62mm라고 뭉뚱그려서 말해서 그렇지, AK에 들어가는 7.62x39mm탄은 저격 소총 등에 쓰이는 강력한 고위력 탄종인 7.62x51mm 탄이 아니다. 중량있는 탄두에 비해 장약이 적으므로 낙차폭이 커서 150 야드 정도만 되어도 뚝 떨어져서 장거리 사격은 5.56mm가 훨씬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