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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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너무 심취하면 안된다

아이티, 미국 뉴올리언즈를 중심으로 크레올 배경을 지닌 흑인들 사이에 행해지는 종교. 다만 아이티 부두교와 뉴올리언즈 부두교는 수백 년간 서로간의 교류 없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진화한 종교다. 아이티 부두교는 프랑스인들의 가톨릭 신앙에 영향을 받은 반면, 뉴올리언즈 부두교는 미국 백인들의 오컬트에 영향을 받았다. 또한 아이티 부두교가 아프리카 본래의 신앙 형태가 많이 무너진 반면에 뉴올리언즈 부두교는 원형을 어느 정도 보존하였다.

이렇게 달라진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아이티의 흑인들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개인 단위로 끌려왔으며, 노동의 강도가 워낙 혹독해서 젊은 나이에 많이 죽어나갔기 때문에 고향의 전통을 전수해줄 사람이 없었다. 반면 뉴올리언즈의 흑인들은 가족 단위로 끌려왔고, 노동의 강도가 아이티보다는 덜 가혹해서, 그럭저럭 전통을 전수해 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이티의 막장 역사를 보여주는 점이다.

미국 언론에서 말하는 '부두교'는 아이티나 아이티 사람들을 가리켜서 말하지 않는 한, 뉴올리언즈 부두교를 뜻한다. 둘 다 똑같이 부두교라고 하는 바람에 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아이티 부두교와 뉴올리언즈 부두교를 혼동하는 일도 적지 않다. 전통적으로 영어권에서는 Voodoo라고 표현하는데, 뉴올리언즈 부두교와 아이티 부두교를 확실히 구별하기 위해서, 아이티 부두교는 아이티 크레올어 표기법을 따라 Vodou라고 쓰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하의 설명은 아이티 부두교를 기준으로 한다.

다호메이 왕국[1]의 만신전을 부분적으로 이어받았으며, 나이지리아콩고, 아이티 섬 원주민 타이노 종교, 그리고 천주교유럽 기원의 신격들이 혼합되어 발전해 있다. 아이티 현지에서 이 종교를 지칭하는 뜻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표현 "sevi lwa(로아를 섬김)" 에서도 볼 수 있듯 이 신격들에 대한 숭배가 중심을 이루며, 고유의 농경의례, 통과의례, 주술 등이 행해진다. 로아는 주로 아프리카의 초자연적인 정령과 같은 위상을 가지지만 천주교와의 융합으로 한 신격이 부두의 로아와 천주교 성인의 두 모습을 공유하기도 한다.

그런데 로아는 정령이지만, '신'은 아니다. 부두교는 가톨릭 신앙과 깊숙하게 연관되어 유일신이 존재한다고 인정한다. 따라서 아이티의 부두교도들은 자신들을 기독교도라 표현하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 즉 가톨릭을 믿는 다른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것. 부두교에서 창조주인 신은 더 거대한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인간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반면 하부의 정령인 로아들은 인간에게 관심을 표현하고 인간 세계에 관여한다. 따라서 인간은 로아들을 통해 바라는 바를 기원하는 것이다. 정통 가톨릭 신앙에서 성인에게 전구를 요청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다른 점이라면 성인은 절대로 기원하는 바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능력이 없고 그저 기도하고 비는 것 뿐이지만, 로아는 인간 생활을 관리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점이다.[2]

요즘은 아이티인들이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아이티 부두교와 뉴올리언즈 부두교가 서로 접촉하는 양상도 있다고 한다. 현재에는 기복신앙적인 면이 경제난과 불안정한 생활에 괴로워하던 남미 지역에서도 점차 퍼지고 있다.[3] 산테리아(Santeria), 후두(Hoodoo) 등 다른 지역에서 독자로 발달한 서아프리카 기원의 혼합종교들과 흔히 혼동된다.

부두교와 비슷하게 아프리카 흑인 종교에서 유래한 종교로 팔로 마욤베(Palo Mayombe)라는 것이 있는데 미국에서는 부두교 비슷하게 취급한다. 부두교가 서아프리카 쪽 문화가 중심적 기원인 반면, 팔로 마욤베는 콩고 등 중앙 아프리카 쪽이 중심적인 기원으로, 아는 사람들 눈에는 그 차이가 확연하다고 한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들 눈에는 그게 그거로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2 주요 로아

  • 렉바(Legba) : 모든 의식에서 가장 첫 번째로 불려지는 로아로서 인간과 다른 로아를 중재한다. 불구가 된 노인 성 라자로(St. Lazarus) 혹은 천국의 열쇠를 가진 사도 베드로(St. Peter)와 동일시된다.
  • 마라사 세 쌍둥이(Marassa Jumeaux) : 세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신들리면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보이며 과자과일을 요구하는 땡깡을 부리게 된다. 밉보이면 해꼬지한다.
  • 로코(Loko) : 부두 사제들의 서임을 주관하며 웅포(ounfo)라 불리는 신전의 보호자.
  • 쿠쟁 자카(Kouzen Zaka) : 농부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농경신. 이름부터 "자카 사촌" 혹은 "자카 형" 정도로, 아직 농업 인구가 많은 아이티에서 가장 민중들과 친숙한 로아 중 하나.
  • 담발라(Dambala, Danbala) : 다호메이 왕국에서 온 대표적 신령 중 하나로 부두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널리 섬겨지는 로아 중 하나. 아내는 아이다 웨도(Aida Wèdo). 아내와 함께 야자나무 위에 걸린 알을 먹기 위해 기어올라가는 2마리 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신들리면 뱀처럼 혀를 낼름거리고, 땅을 기어다니며 나무를 기어오른다. 영화 사탄의 인형에서 언급되기도 했다.
  • 아궤(Agwe) : 성 울리히(St. Ulrich)와 동일시되며 바다를 주관한다. 아궤에 대한 제사는 조각배에 음식과 음료를 담아 떠내려 보내는 것으로 이루어지며, 빨리 가라앉으면 아궤가 받아들인 것으로 여겨진다. 아내는 라시렌.
  • 라시렌(Lasirèn) : 아궤의 아내. 신들리면 외모에 민감하고, 남자를 밝히는 젊은 여성의 행동을 보이게 된다(...) 죽은 자를 부두의 낙원인 기넹(Guinen, 기니)로 인도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 에질리 프레다(Ezili Freda, Erzulie Freda) : 남자를 좋아하고 예쁜 옷과 보석, 향수 등을 좋아하는 점에서 라시렌과 비슷하며, 사랑, 미, 감각적인 것들을 관장한다. 성격이 거칠기 때문에 비위를 맞추지 않으면 폭발적으로 화를 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성모 마리아, 특히 슬픔에 빠진 마리아(Mater Dolorosa)와 동일시되며 어머니들을 지켜주는 신격이기도 하다. 가장 널리 섬겨지는 신격 중 하나.
  • 보수(Bosou) : 뿔 달린 소로 묘사되는 여러 신격들의 총칭. 신들리면 육체적인 힘이 강해지며, 보수가 지켜주는 사람에게 접근하면 들이받게 된다.
  • 오구(Ogou) : 센작(Senjak; St. James), 페라이(Feray; Ferraille), 바다그리(Badagri) 등 여러 신격들의 집단. 이 중 오구 센작이 가장 널리 눈에 띄며, 오구 신들이 들리면 군인처럼 행동하며 시가를 씹고, 럼주를 마시며, 여자에게 집적거린다(...) 상징은 아이티 깃발이 양쪽으로 둘러싸인 장검.
  • 그란브와(Granbwa)
  • 에르줄리 단토(Erzulie Danto)
  • 게데(Gede; Ghede)
  • 바롱 삼디(Bawon Samdi) : 바롱 사메디(Baron Samedi) 라고도 불린다. 죽음과 삶과 부활을 관장하는 게데 로아의 우두머리이며, 인간사에 관심이 많은지 여성을 꼬시려 무덤에서 나오기도 하고 몰래 제물을 통해 계약을 맺어주기도 한다. 턱시도실크햇 차림에 항상 시가를 물고 럼주를 따른 잔을 손에 달고 다니는 해골로 묘사되며, 이 독특한 비주얼 덕분에 수많은 창작물에서 바롱 삼디 본인[4]이나 바롱 삼디에서 모티프를 따 온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한다.
자신을 부두교 주술사로 자칭한 아이티의 독재자 프랑수아 뒤발리에가 이 바롱 삼디의 이미지를 자신에게 덧씌우기 위해 평소에 바롱 삼디와 비슷한 복장을 입고 다니기도 했다.
  • 바롱 라크와(Bawon Lakwa; Baron La Croix)
  • 바롱 심티에(Bawon Simityè; Baron Cimtière)

로아들의 성격은 제각각이다. 인간에게 우호적인 로아들과 비우호적인 로아들이 있으며, 각각에 있어서도 그저 인간에게 무관심할 뿐인 로아와 인간에 대한 입장이 명확한 로아가 따로 있다.

로아는 선하든 악하든 인간이 제물과 의식을 통해 특정 목적을 기원하면 힘을 빌려줄 수밖에 없다. 즉, 다른 종교에서의 신의 개념과는 조금 다르게 영적인 거래대상인 것. 로아가 약간의 조상신격인 성향을 띄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두교에 뚜렷한 내세관이 있는 것은 아니며, 로아가 좋아하는 행동과 싫어하는 행동 정도가 있을 뿐[5] 부두교가 딱히 내세우는 도덕률이 있는 것 또한 아니다. 로아의 조력에 대한 부작용이 따르는 경우도 있다. 불합리한 현실을 영적인 영향력을 빌어 개선하려는 목적이 뚜렷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3 종교의식

대개의 경우 밤중에 특정의 성소에서 행하고, 동물 등의 산 제물, 혹은 그 형상을 본뜬 대체물을 바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와 함께 성스런 북의 리듬에 맞추어 신이 내려 추는 춤도 뒤따른다. 대체로 밀가루옥수수 가루, 경우에 따라 모래나 소금 등을 땅에 뿌려 로아를 상징하는 문양(베베 vèvè)을 그리고 그 위에서 춤을 춘다. 이 과정에서 독특한 풀이나 마약 등을 사용하여 샤먼이 황홀경에 빠지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으며, 의식에 참가한 모든 이들이 이런 환각에 빠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환각 약물을 사용하지 않은 참관자 중에서도 이런 트랜스 상태에 빠지는 이들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 한국굿이나 신내림과도 유사한 면이 있는 듯. 장승 같은 것을 세워 로아에게 경의를 표하는 경우도 있다.[6]

4 조직과 집단

부두교에는 천주교와 같은 중앙 조직 또는 성직과 같은 계급제도는 없으나, 남성 또는 여성 제사를 중심으로 한 자치적, 자발적 집단이 존재한다. 제사를 이끄는 사제, 혹은 무당남자의 경우 운강(houngan)[7], 여자는 망보(mambo)라고 불린다. 로아에 따라 남녀에 대한 선호도 차이도 있기 때문에 두 부류가 모두 필요한 듯. 이들 사제들은 사람들이 죽음을 친숙하게 받아들이도록, 요란하고 우스꽝스러운 복장으로 치장하여 광대와 같은 행동을 하는 특징이 있다. 광대 공포증 돋네

5 기타

2차 창작에서는 대부분 저주언데드 군단을 제작하는 악의 축으로 그려지는 종파. 가장 잘 알려진 개념은 좀비부두인형이다.[8] <블랙 자코뱅>이란 역사책에 보면 부두교 사제가 아이티에서 백인 지배와 흑인 노예 체제를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하는데, 이 때문에 서구의 미움을 받아 '악마의 종교'로 몰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백인 놈들을 쳐 죽이자'는 제사를 걸핏하면 했다고 하며, 부두 비밀결사가 암살을 비롯한 방식으로 아이티 혁명에 참가한 적도 있다고 하니 언플을 못 받는 부두로서는 오해되기 딱 좋은 환경이다. 사실 좀비아이티 대통령이었던 아리스티드에 따르면 노예의 은유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입시명문 사립 정글고등학교의 설정에서, 정글고등학교는 부두교 미션스쿨이다. 선교사 마사이아의 가호 아래 오늘도 학생들은 신실한 가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9]

가브리엘 나이트 1의 주제로 등장한다.

한국 충남 부여군 구룡면 용당리에 부두교회(...)가 있다. 진짜 부두교는 아니고 개신교 계열(성결교)의 교회.

웹툰 야심작 정열맨에서 나오는 부두교는 우리가 알고있는 부두교와는 많이 다른 일종의 사이비 종교라고 한다.

태양의 사자 철인 28호에서는 좀비들을 조종하는 부두교의 우두머리가 등장한다. 철인은 좀비와 싸운 것이 아닌 저승사자(...)와 싸운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게임에 꽤 자주 등장한다. 예전에는 그렇지도 않았는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트롤들이 부두교를 바탕으로 했다는 설정으로 등장하면서 비중이 커지기 시작. 게다가 스타크래프트 2차가운 토시 남자는 부두교 신도라는 설정. 디아블로 3에는 부두교를 모델로 한 부두술사[10]가 플레이어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리고 이 부두술사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 나지보라는 캐릭터로 나오는데, 트롤의 머리를 들고 나오기도 한다. 특이하게도 악마의 종교로 묘사되는 서구의 일반적인 편견과는 반대로 우호적인 묘사가 많은 편이다. 디아블로 3에서는 선역인 플레이어 케릭터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지혜롭고 사고방식도 유연한 것으로 나오며[11], 차가운 토시 남자는 루트에 따라서는 배신을 때리기도 하지만 블리자드에서는 끝까지 동료로서 협력하는 것이 정사라고 공식적으로 언급했으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트롤들은 몹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호드 측 트롤들은 (적어도 호드에게 있어서는) 부두술을 좋은 일에 활용하는 일이 많다.

사탄의 인형의 주인공인 처키가 자신의 영혼을 인형으로 옮긴 행위도 부두술 중 일부라고 한다. 그래서 1편에서 그에게 부두술을 가르쳐준 스승이 나온다. [12]

6 참고

  1. 현 서아프리카 베냉.
  2. 실제로 기독교가 초기에 전파될 때에도 다신교가 주류였으며, 이러한 신들의 역할을 성인으로 대체하였다. 또 멕시코의 특출한 성모 공경도 아즈텍 제국의 여신 신앙과 융합된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문화가 전파되며 융합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
  3. 지금은 종영한 시사프로 <W>에서 다룬 적이 있는데, 이 때문에 종종 무덤의 뼈가 도굴당하는 사건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인골은 비싼지라 보통은 새의 뼈나 깃털을 태우는 것으로 대신한다고.
  4. 가령 007 스펙터 초반에 나오는 멕시코의 죽음의 축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바롱 삼디의 모습으로 분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5. 전쟁과 살육을 좋아하는 로아도 있다. 인간을 싫어하는 로아는 아니지만 자기 힘 혼돈, 파괴, 망가을 과시하려는 욕구가 강해 나쁜 로아로 분류된다. 안습.
  6.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일 뿐 동북아시아의 샤먼 문화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7. 훙간, 호웅간, 후웅간 등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비록 아이티공용어프랑스어이므로, h가 묵음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houngan은 프랑스어가 아닌 아프리카의 폰(Fon)어의 hùn gan에서 기원한 단어이다. 따라서 발음은 후웅건에 가장 가깝다.
  8. 좀비는 실제로 존재하지만, 부두인형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물건이다. 자세한 사항은 항목 참조.
  9. 실제로 부두교는 포교나 미션 관련 활동을 일절 하지 않는다. 워낙 안 좋은 언플을 많이 당해서 "그냥 놔 둬"가 유일한 대외정책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김규삼도 착각했는지 여기선 부두교가 아프리카 종교인 걸로 나온다. 서구 제국주의에 의해 왜곡된 아프리카의 풍만한 가슴
  10. 초기 이름은 의술사, 영문판 이름은 위치 닥터.
  11. 물론 게임을 하다 얻는 여러 자료들이나 전설 장비에 붙어 있는 설명을 보면 여러 부족에 따라서, 그리고 개인에 따라서 성격이 다른 것으로 묘사된다.
  12. 하지만 결국 처키에 의해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