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개요
이 항목에서는 여러 보드게임과 TRPG에 사용되는 주사위 시스템에 대해서 설명한다.
2 기초적인 판정법
2.1 상향 판정 (Roll Over)
주사위를 굴려 나온 값과 수정치(능력치 또는 상황에 따라 변화)의 합이 높을수록 좋다.
목표치 이상 판정이 되는 경우, 목표치 이상이 되면 판정에 성공한 것으로 친다. 대개 목표치를 미리 정해놓고, 기본값과 주사위값을 합쳐서 목표치를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로 판정을 한다.
던전 앤 드래곤과 d20에서 행동 판정을 할 때 나타내는 DC(Difficulty Class)가 대표적이다. DC는 가장 쉬운 행동을 0, 거의 불가능한 난이도를 40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d20에 플레이어의 스킬 값을 더해서 행동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한다.
수정치로 더해지는 보정이 무한대로 올라갈 수 있기에, 수치적 단계성과 강함을 나타내기 좋다. 크리티컬 같은 식의, 특별히 수치적으로 좋은 결과(2배 피해, 3배 피해…….)를 얻는 경우 역시도 적용하기 좋다.
그 형태상 공격적이고 파워 게임 성향이 강한 굴림이다. 전투적인 시스템에 어울리는 편이다.
하지만 능력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너무 올라가거나, 기본으로 굴리는 주사위가 너무 큰 단위를 쓰는 경우 아슬아슬한 동점 상태의 상황 유지를 표현하기 어렵다.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경우 성공수 차이 5 이내는 동점으로 간주 같은 추가 룰을 붙여야 한다.
피해 굴림은 대부분 상향 판정을 기준으로 한다.
2.2 하향 판정 (Roll Under)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값과 수정값을 합친 값이 낮을 수록 좋다. 목표치 이하 판정의 경우, 목표치 값 이하가 되면 판정에 성공한 것으로 친다. 목표치 이하의 판정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예시로 GURPS와 크툴루의 부름 RPG가 있다. 다만 GURPS에서도 피해 굴림처럼 상향 판정을 하는 경우도 있다.
던전 앤 드래곤 클래식에서는 능력치 체크, 도적 클래스의 특별 기술 판정을 할 때 이 룰을 쓴다. 자물쇠 열기, 덫 찾기, 덫 제거, 벽 타기, 소리없이 이동, 그림자에 숨기, 소매치기, 작은 소리 듣기 같은 도적의 특수 기술에는 각 레벨 별로 일정한 수치가 할당되어 있으며, 100면체 주사위(d%)를 굴려서 미리 정해진 수치보다 낮은 수치가 나오면 성공한 것으로, 높은 수치가 나오면 실패한 것으로 판정한다.
예를 들어, 1레벨에서 도적의 자물쇠 열기 능력치는 15이다. 판정을 내릴 때, d%를 굴려서 15이하의 값이 나온다면 자물쇠 열기가 성공한 것이다. 즉, 정확하게 능력치 수치 만큼의 확률로 해당 활동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THAC0를 사용하던 시절의 D&D에서는 기본적으로 상향 굴림이지만, 타코표와 비교해서 낮은 AC값을 때릴 수록 좋다는 미묘하게 복잡한 규칙을 사용했다.
능력치 체크와 같은 변동폭이 적은 특성값에 적용하기 좋다. 목표치 이상에 비해 기준값을 잡기 쉽고, 각종 상황에 범용적으로 대응하기 좋다. 하지만 단계적 강함과 성장을 표현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면도 있다.
상식적 범위 내에서는 별 문제 없으나, 대결 상황에서 '양쪽 다 판정 성공'으로 비기는 상황만 연속되기 쉬운 편.
겁스에서는 빠른 겨루기와 보통 겨루기로 나누어, 보통 겨루기는 둘 다 성공하거나 둘 다 실패하면 비기지만 빠른 겨루기에서는 목표치와의 차를 계산하여 판정한다.
예를 들어, 목표치가 양쪽 다 16일 때 플레이어 1이 14가 나와 성공하고, 플레이어 2가 13이 나와 성공하면 더 낮은 (더 성공한) 플레이어 2가 승리한다.
상향 판정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수동적이며, 파워 게임을 지향하는 성향이 약하다.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목표치 이상 판정을 사용하는 D&D 3판에서는 협상 vs 거짓말 탐지 기술의 경우 1 차이라도 나면 더 높은 쪽이 승리한다. 하지만 GURPS에서는 스킬값 15인 캐릭터와 18인 캐릭터가 양쪽 다 자신의 스킬값 이하로 굴리는 한, 매 턴 비기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물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성공수를 따지는 규칙도 있지만 조금 직관적이지 못한 점이 있다.
피해 굴림은 보통 하향 판정을 쓰지 않지만, 가끔 쓰는 경우도 있다. 고정값 피해를 입히는 대신, 상대 장갑을 관통하느냐로 하향 판정을 굴려서 성공해야만 피해를 입힌다 같은 식.
2.3 특이한 주사위
퍼지(Fudge) 시스템, 그리고 거기서 비롯된 《페이트》 시스템은 퍼지 다이스라는 특수한 주사위를 사용한다. 자세한 것은 항목 참고.
2.4 다이스 풀 (Dice pool)
기본 값과 수정 값을 합친 수 만큼 여러 개의 주사위를 굴려서 일정한 값 이상이 나오면 그 숫자만큼 성공한 것으로 친다. 여러 개의 주사위를 굴리기 때문에 '성공수'라는 개념이 나올 수 있으며, 이 성공수가 얼마나 나왔느냐에 따라 같은 성공이라 해도 해당 판정을 간신히 성공했느냐 아니면 여유롭게 성공해서 추가적인 효과를 얻었느냐가 결정되기도 한다.
다이스 풀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것은 섀도우런이다. 초창기에는 주사위를 굴린 후 높은 난이도의 숫자를 얻는 것이 목표였고, 4판 이후에는 눈이 5 이상 나온 주사위 갯수를 세서 따진다. 굴린 주사위의 절반 이상이 1이 뜰 경우 글리치(Glitch), 글리치인 상태에서 성공한 주사위가 하나도 없을 경우 크리티컬 글리치(Critical Glitch)라 해서 영 좋지 않은 사태가 발생한다. 주사위를 하나만 굴릴 경우 1이 뜨면 곧바로 크리티컬 글리치가 발생하지만 주사위 갯수가 많아지면 글리치가 덜 뜨면서 안정적이 된다. 따라서 섀도우런은 여러 스킬에 얕게 투자하는 것보다 특정 분야를 전문화시키는 쪽이 권장된다.
WoD에서는 10면체 주사위를 던져서 8 이상(과거작에서는 6이상)이 나오면 성공수를 +1로 한다. 주사위에서 1이 나오면 1이 나온 주사위 숫자만큼 성공한 주사위를 감소시키며, 1이 성공 주사위보다 많아지면 봇치(botch)라 하여 단순히 실패한 정도를 넘어선 '대실패'가 발생하게 된다. 이 룰 때문에 과거작 WoD는 주사위 수가 많아지면 그 만큼 실패율도 높아지는 아이러니가 있었다. 그리고 화이트 울프는 '강한 힘은 그 만큼 쉽게 부서지기도 한다'는 개드립으로 합리화했다.
2.5 추가 굴림 / 폭발 주사위 (Exploding Dice)
주사위 여러 개를 굴리며, 최대치가 나온 주사위 개수만큼 해당 주사위를 추가로 다시 굴린다. 거기서 또 최대치가 나오면 역시 추가로 굴릴 수 있으며 룰에 따라선 이렇게 추가 굴릴 수 있는 주사위 갯수에 제한이 있을 수도 있다.
스파르탄 게임즈의 미니어쳐게임 파이어스톰 아르마다에는 Explosive Dice라는 룰이 적용된다. 특정 수치를 넘긴 주사위를 성공으로 간주하는 데 더해, 6이 나오면(늦게나마 언급하자면 해당 게임은 6면체를 쓴다) 성공 2개로 간주하고 6이 나온 주사위 1개당 하나를 더 굴린다. 추가 굴림과 비슷하다 보면 된다.
Warhammer 40,000를 기반으로 한 TRPG인 다크 헤러시(Dark Heresy)는 데미지 판정에서 Explosive Dice가 적용되어, 10면체를 굴리는 데미지 굴림에서 최대치가 뜨면 성스러운 분노(Righteous Fury)라는 이름으로 더 이상 최대치가 뜨지 않을 때까지 계속 다시 굴려 결과값을 더할 수 있다. 이 방면에서 유명한 캐릭터로는 단검 한자루를 썬더 해머처럼 휘둘러서 코른의 상급 악마를 일격에 때려잡은 뚱보 학자[1] 카스투스 그렌델(Castus Grendel)이 있다.[2] 워낙에 유명한 사례라 이후 공식 룰북에도 관련 사례가 각색되어 등재되었을 정도.
비슷한 예로 WoD에서, 10(가장 큰 눈)이 나온 주사위들은 한 번 더 굴려서 판정값에 추가한다. 가령 10면체 5개를 굴려서 10, 10, 7, 4, 1이 나올 경우 가장 높은 값은 10이고, 2개를 다시 굴려서 7, 3이 나왔다 가정하면 이때 판정값은 10+7=17이 된다. 다시 굴렸는데 또 10이 나왔다? 그것들 갯수대로 또 다시 굴린다. 10이 안 나올 때까지 반복.
추가 굴림을 하는 TRPG 룰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상기 월드 오브 다크니스나 더블 크로스를 들 수 있다.
2.6 롤 & 킵 (Roll & Keep)
매 판정마다 특정 스킬 만큼의 주사위 개수를 던져서(roll), 그 중 특정 능력치 만큼의 주사위 개수를 보존(keep)한다.
예를 들어, 검술 4 민첩 2인 캐릭터가 검을 휘두르려면 검술 스킬값인 4개만큼 주사위를 굴려서, 그 중 민첩 능력치 2개를 뽑아서 자신의 성공수로 보존한다. 이 예에서는 6, 4, 2, 1이 나왔다 치자. 그러면 6과 4 주사위를 보존한다. 이 값을 타 캐릭터와 비교한다.
성공수 자체를 뽑을 수도 있지만, 주사위 결과값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도 좋다. 4, 4, 4, 4 주사위를 굴려 4, 4를 성공수로 보존하는 경우보다, 6, 4를 성공수로 보존하는 경우가 유리하다.
단순히 성공수만을 비교하는 다이스풀 방식보다 한 단계 더 복잡하지만, 능력의 고하를 비교할 수 있는 벡터값을 더해주기에, 부분적 성공, 대등한 실력에서의 승부 차이 표현, 동점 표현 같은 다양한 상황을 모두 한 번의 판정에서 해결할 수 있는 잘 사용하면 나름대로 풍미가 있는 판정. 다만 복잡하다는 것이 흠.
3 성공/실패 주사위
여러 개의 주사위를 굴린 후 눈이 특정 숫자 이상인 주사위는 성공, 나머지는 실패로 간주하여 성공의 갯수가 판정값이 된다.
가령 4+(4 이상)의 난이도로 4d6을 굴렸을 때, 6, 4, 3, 1이 나왔다면 '성공'한 주사위는 6, 4의 2개이다. 판정값은 2.
사타스페에서는 2d6을 여러 번 굴려 굴려 난이도 이상의 수치가 나오면 성공치 1이 되고, 이렇게 모인 성공치가 목표치 이상이 되면 판정에 성공한다. 하지만 주사위를 많이 굴리게 되는 만큼 펌블이 될 확률로 덩달아 높아지는 본격 치킨 게임 사양인 것이 함정.
3.1 무조건 성공
던전 앤 드래곤 또는 d20에서 20면체 주사위를 굴리는 판정에서는 20이 나오면 무조건 성공한 것으로 치는 경우가 많다.
겁스의 경우 3,4, 혹은 결과 실력에서 10 이상 낮은 눈(다만 최대 6)이 나오면 "대성공"이라고 해서 무조건 성공에 덧붙여 마스터 재량으로 추가 효과를 받는다.
3.2 무조건 실패
D&D와 d20에선 d20 굴림에서 1이 나오면 보정치에 관계없이 무조건 실패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겁스 에서는 3d6에서 18(주사위 세 개의 눈이 6, 6, 6) 또는 결과 실력보다 10 이상 높은 눈이 나오면 대실패(무조건 실패)로 마스터 재량으로 추가 효과를 받는다.
4 기타
4.1 매칭
다이스 풀 방식의 변형. 숫자가 얼마나 높게 나왔느냐가 아니라 던진 주사위 중에서 같은 눈이 몇 개가 나왔느냐로 판정값을 정한다. 가령 1, 1, 1, 2, 3, 3, 6이 나왔다면 1이 3개 나왔으므로 판정값은 3인 식.
미국 인디 룰인 OVA에선 6면체 주사위를 여러개 굴려 가장 크게 나온 값이 결과값 (즉 보통은 6) 취급을 받되, 같은 값이 여럿 나오면 그것들끼리 더해 뭉쳐 한 값으로 취급해 최종 결과 판정에 반영한다. 예를 들어 10개를 굴려 1, 2, 2, 3, 3, 3, 4, 4, 5, 6 결과가 나오면 최종 결과는 가장 큰 값인 3끼리 더한 9가 된다.
4.2 부가표 사용
나온 주사위 굴림 값을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굴림 값에 따른 부가표를 사용하여 판정한다. 소드 월드 RPG의 레이팅 테이블이 대표적. "수치"가 아니라 굴림 값에 따라서 특정 "사건"을 일으키는 방법도 있는데, 워해머로 유명한 게임즈 워크숍 사의 게임에서 상당히 자주 사용된다.
4.3 다이스리스 (Diceless)
주사위를 쓰지 않는다. 아예 주사위 판정이 없거나, 아니면 카드나 코인, 기타 리소스 등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있다.
카드로 주사위를 대신하면, 어느정도 난수적인 맛을 살릴 수도 있는 동시에 '핸드'를 인정해줘서, 자신이 가진 핸드 중에서 이번 판정에 낼 수치를 스스로 정할 수 있으므로 상대가 약한 대상이다 싶으면 낮은 카드로 승부를 걸고, 나중의 중요한 장면에서 확실한 승리를 내기 위해 좋은 카드는 아껴두는 전략적 플레이도 가능하다.
코인제나 리소스제 같은 경우에는 이런 것이 있다. 플레이 일정 단위마다 플레이어는 코인으로 대표되는 일련의 리소스를 받는다. 그리고 플레이 하다가 '좋은 장면 연출'을 하면 보상으로 코인을 받고, '실패'하면 코인을 뺏긴다. 중요한 장면에서 자신이 활약을 하고 싶다면, 선언을 할 때마다 일정 코인을 지불해야 한다. 여러 사람이 경합하면 가장 많은 코인을 던진 사람이 승리한다. 패배자는 승자가 던진 코인을 나눠먹는다. 이런 게임에서는 나중의 승리를 위해 필수적이지 않은 장면에서 일부러 패배해서 자원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패배 장면은 개그씬에서의 코믹한 실패 연출 같은 것으로 연출하고, 진지해야 하는 장면에서는 그렇게 벌어들인 자원을 펑펑 던지는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는 정승같이 벌어 개같이 쓰는 형태가 된다.- ↑ 어뎁트(Adept)라는 학자 클래스로 일반적인 전투 능력은 거의 없다시피 한 지식 스킬 셔틀용 클래스다. D&D로 치면 마법을 못 쓰는 위저드 수준
- ↑ 파티가 카오스 컬티스트들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하필 이 때 코른의 악마를 소환하는 의식을 하던 와중이라 이 살육에 흡족해한 코른이 Charnel Daemon이란 고위 악마를 보내준다. 이대로라면 죄다 잡혀 죽을 판이라 그렌델이 다른 파티원들 도망갈 시간이라도 벌어보자는 심정으로 단검 한자루 들고 데몬을 공격했는데, 여기에서 10이 9번 연속으로 나와 데몬을 일격에 처치했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