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새

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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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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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남 지방(현재의 광둥성 방면)에 실제로 서식했다고 전해지는 중국 전설의 . 온몸에 맹독을 띠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맹독조류다. 중국의 고대 사서에서 기록을 찾아볼 수 있고 전용 한자인 '짐새 짐'까지 존재하지만, 현대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실존여부가 의심스러운데 더해 몸에 을 지닌 새라는 그 신비성으로 인해 때때로 대중문화 속에서 요괴로서 취급되기도 한다.

기록에 의하면, 매와 같은 모습에 물수리정도의 크기의 새로 녹색의 깃털, 그리고 구리 색을 가진 긴 부리를 가졌다고 한다. 몸은 검은 빛이고 눈알은 붉은 빛으로 온몸에 독기가 있어 그 새가 논밭 위를 날면, 그 아래 논밭은 모두 말라 죽었다고 한다.

주로 살모사(殺母蛇)와 야생하는 을 먹고 사는데 독사를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몸에 성분이 가득하다고 하고, 다른 동물이 이 새를 먹으면 100% 즉사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짐새의 둥지 근처엔 풀도 안 났다고 하며 심지어 깃털마저도 독을 제조하는데 사용된다고 할 정도니 말 다 했다. 이렇게 제조한 독을 짐독(鴆毒)이라고 한다. 짐독의 정확한 성상 및 제조법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알려진 것들이 죄다 신뢰도가 떨어진다), 짐새의 를 구강으로 섭취할 경우 과 목이 탄다는 것으로 보아 유기용매와 유사한 독으로 추정된다.

가끔 짐새를 이용해 깃털을 술을 담가 암살용으로 마시게 했다는 기록도 있다. 짐주를 주무기(?)로 쓴 대표적 인물이 유방의 부인인 여후.

참고로 산해경에는 이름은 같지만 다른 짐새에 대한 기록도 있다.중산경 중 중차십일경에 따르면 요벽산이란 곳에도 짐새라는 새가 사는데, 이 짐새는 꿩을 닮았고 풍뎅이를 잡아먹고 산다고 나온다.

2 실존 여부

고대 문헌에서도 자주 언급되고, 강력한 맹독을 '짐독'(鴆毒)이라고 하는 등 이야기가 많지만 실존한 조류라고 보기에는 의심이 많이 가는 동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환상종처럼 '지어낸 동물'이라고 보는 것도 성급한 판단이다. 각 문헌과 조칙상 짐새의 반입을 금지했다거나, 또는 짐새가 발견됐다는 보고가 올라온 전체에 을 질렀다는 등의 사서의 기록을 볼 때 짐새가 과거에 실재했을 가능성은 높고, 만약에 실존했다면 대체로 오호십육국 시대와 남북조시대를 거치며 강남지역에 한족들이 대거 남하하는 과정에서 농사를 지을려고 습지나 숲을 없애는 과정에서 서식지가 파괴되어 멸종되었다고 추측된다. 총이 없어도 위대한 인간의 힘 앞서 기술한 대로 여후는 짐주를 정말 주무기 수준으로 사용한 기록이 있다. 심지어 진서에는 석숭왕개에게 짐새를 선물로 줘서 왕개가 길렀는데 당시 법에 짐새를 장강 이북에서 키우는 건 불법이었기에 결국 짐새가 살처분 당했다는 기록까지 있다. 실존한 조류가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자세한 기록이 나오는 게 가능할까?

중국에서는 인간의 활동으로 많은 동물이 멸종되었으며, 멸종된 뒤에 기록만 남아 후대에는 가공의 동물로 취급된 종이 많다. 대표적으로 코끼리코뿔소. (龍)도 멸종 동물의 하나라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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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두건피토휘(Hooded pitohui, Pitohui dichrous)

조류에는 유독종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학계에서 짐새는 오랜 세월 허구의 새가 아닌지 의심받아왔으나, 1992년 뉴기니에서 피토휘라는 유독종 조류가 발견되면서 짐새의 존재가 현실미를 띠게 되었다. 이 피토휘(Pitohui, Pitohui spp.)와 'Blue-capped Ifrita(학명 Ifrita kowaldi)라는 새는 피부와 깃털에 독이 있는데, 이 독은 독이 있는 딱정벌레를 잡아먹어서 얻는다고 한다. 이는 스스로 독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살모사를 잡아먹고 그 독소를 흡수해 사용한다는 전설 속 짐새의 생태와 완벽히 일치한다. 물론 이들의 깃털에 있는 독은 일시적인 마비를 불러오는 정도[1]라 문헌상의 짐독에 비해 훨씬 독성이 약하고, 목이 길게 묘사되는 짐새의 그림 속 모습과도 전혀 다르게 생겼기 때문에 피토휘가 짐새의 원형이라 보기에는 어렵겠지만, 이들의 존재는 고대에 맹독을 지닌 유독종 조류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혹은 비소화합물의 증기를 새의 깃털에 쐬여서 깃털 표면에 비소 가루가 묻게 만든 것이 짐새의 정체가 아닌가 하는 설도 있다.

공룡 중에도 시노르니토사우루스가 독니를 가지고 있다는 설이 있는데 이 공룡은 조류와 아주 가까운 관계이다. 설마 짐새가 사실은 공룡이었던건 아니겠지 다만 시노르니토사우루스에게 발견된 기관은 독니와 상관 없는다는 쪽이 요즘은 더 대세이다.

3 픽션상에서의 등장

  • 만화탐정학원Q》의 서룡관 살인사건 : 짐새의 깃털이 나온다.
  • 만화 《누라리횬의 손자》 : 등장인물 중 하나인 은 짐새 요괴이다. 모에선 맞은 피토휘 구글에서 鴆라고 검색하면 이 캐릭터의 이미지가 많이 뜬다.
  • 신 펫숍 오브 호러즈 : 암살자로서 짐새 자매가 나온다. 리우가 이 중 동생 쪽에게 호감을 사서 목숨을 건진다. (여기서의 짐새는 '몸에 맹독을 지닌 반면, 그 피는 모든 독을 해독한다'는 설정)
  • 천명에서도 김치용이 경원대군을 독살하기 위해 준비했다.
  • 게임 여신전생 시리즈 : 대개 잔 계열을 쓰는 하급 악마로 나온다. 특히 진 여신전생 3 녹턴에서 초기의 난적. 필드의 잡몹이지만 젠 4마리 파티에게 백어택으로 선공을 뺏기고 문답무용으로 날아오는 전체공격 '날개짓' 4연타에 아무것도 못하고 게임오버 당하는 '젠파토'가 유명(...)하다. 그러나 메이저한 화속성에 약점이 있고 내구가 형편없이 낮아서 한턴만 버티면 상대하기는 쉽다.
  • 대한민국한국라이트 노벨 노블엔진의《몬스패닉》에서도 이 짐새가 엑스트라로 등장한다. 비중은 공기수준이지만 역시 같은 시드노벨의 《나와 호랑이님》 엔솔로지 2권에서도 이 짐새가 여성으로 등장한다.
  1. 혈관에 직접 주입할 경우 사망의 여지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