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십자 훈장(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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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Cross Of Iron. 1977년작. 한국 극장에는 '17인의 프로페셔널'[1] 이란 제목으로 개봉되었고, 나중에 TV에서 방영될 때나 비디오 출시 때는 철십자훈장으로 나왔다.

샘 페킨파 감독. 제임스 코번, 막시밀리안 셸 주연.

냉전 시기에는 드문 구도인, 주인공이 독일군인 데다가 그것도 서부전선도 아니고 동부전선을 배경으로 한 독특한 작품.

독일군의 패색이 짙은 1943년 동부전선을 배경으로 해서, 전장에서 구를 대로 구른 베테랑 부사관육군 보병상사 슈타이너((제임스 코번)와 철십자 훈장 하나 따겠다고 전선에 나온 프로이센 출신 부심 쩔지만 기관단총 조작법도 모르는[2] 슈트란스키 보병대위의 갈등, 소련군포로로 잡지 말고 전부 죽이라는 윗선의 명령이 있었지만 차마 죽이지 못하고 슈타이너 상사 일행이 독일군 진지로 데려온 소련 육군 소년병, 지독한 소련군의 공세 속에 낙오되는 슈타이너와 그의 소대원들을 영화속에 담아내면서 페킨파식 죽음의 미학과 전쟁의 허무함을 그려내고 있다.

슈트란스키 대위와 슈타이너 원사[3]의 상관인 브란트 보병대령 역은 1951년작 사막의 여우 롬멜에서 주연을 맡았던 제임스 메이슨이 담당, 노년의 명 연기를 보여준다.

제작진이 몽땅 유고슬라비아로 날아가 당시 유고슬라비아에 남아 있던 2차대전 당시 장비를 동원해 영화를 찍었다.

동부전선 독일군이란 독특함에 실감나는 줄거리에 유고슬라비아까지 날아간 덕에 얻은 치밀한 장비 고증까지 덧붙은 덕에 밀덕들이 환장하는 영화(실물 T-34가 주인공 부대를 관광시키는 장면만 봐도 밀덕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려야 한다). 드래곤에서 예전에 나온 동부전선 독일군 보병 키트를 보면 대놓고 모델이 이 영화의 슈타이너였고, 기동전사 건담 0080: 주머니 속의 전쟁에 나온 슈타이너 하디는 외모나 이름까지도 이 영화에 나온 슈타이너에서 따왔다.

한국에는 나비야 나비야로 알려진 독일 동요 Hänschen klein을 편곡한 배경음과 나치스 기록영상을 편집한 영상이 교차되는 오프닝에서 시작, 슈트란스키가 처음으로 접하는 처절한 전장 상황에 허둥대고 맨 마지막에 슈타이너 원사가 그걸 보며 미치도록 웃는 장면은 전쟁의 허무함을 잘 나타내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또한 중반의 슈타이너가 쉬게 되는 독일군 야전병원 장면이나 슈타이너의 소대가 소련 여군 캠프에 침입하는 장면도 백미. 한가지 헷갈리는것이 마지막에 슈타이너 일행이 죽는 것인지 명확하게 묘사되어 있지않다. 엔딩씬에서 계속 슈타이너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이 어쩌면 감독이 의도한 것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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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한국에서 위에 나온대로 저 제목으로 개봉하여 서울 23만 관객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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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주연을 몽땅 바꾼 채 만든 속편이 존재하나 별로 좋은 평은 듣지 못했다. 나바론의 요새와 비슷한 경우이긴 한데 정식 속편은 아니고 서독과 미국에서 만든 다른 영화이다. 제목은 Breakthrough로 1979년작.감독은 앤드류 V.맥라글렌. 주연은 리처드 버튼,로드 스테이거, 로버트 밋첨 외.

  1. 한국의 외화 수입계가 그렇듯 일본 개봉명을 그대로 가져왔다. 정확히는 일본의 50음도 외국어 발음 한계까지 반영한 '17인의 푸로펫쇼날'(...)이라고 한다.
  2. 쏠 줄은 알지만 재장전은 못한다. 그래서 영화 최후반부 전투에서 슈타이너에게 재장전 어떻게 하냐고 묻고 그걸 본 슈타이너는 어이가 없어서 웃는다
  3. 중간에 슈트란스키 대위가 자신의 철십자 훈장 수훈에 유리한 위증을 해 주리라 기대하고 진급시켜줬는데, 슈타이너는 당연히 제안을 거부했다. 일선에서 급히 진급한 탓에 보급을 못 받은 모양인지 계급장이 영화 끝날 때까지 그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