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론의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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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원제는 The Guns of Navarone.(직역하면 나바론의 대포들)
1961년 최고 흥행영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작가는 여왕폐하의 율리시즈호의 작가인 알리스테어 맥클린(Alistair MacLean,1922~1987). '미군만세!!'인 헐리우드 영화들과 달리 영국 작가의 원작답게 영국군의 활약을 그린 2차대전 전쟁영화다. 감독은 J. 리 톰슨. 제작사는 콜럼비아-트라이스타 픽쳐스. 당시로서는 저렴한 제작비인 600만 달러로 만들어졌고 2900만 달러 가까운 흥행을 거둬들였다.

캐스팅은 하나같이 당대의 톱스타들인데다가 주인공 맬러리 대위 역의 그레고리 펙이 굉장한 미남파워를 뽐낸다. 특공대 영화류의 걸작인데다 일종의 모델이 되어 특수부대 대위, 엔지니어, 군인 등등 개성넘치는 인물들이 소수로 잠입하여 다 때려부수는 영화류에 큰 영향을 끼쳤다. 50년이 훌쩍 넘은 지금 다시 봐도 재미있는 고전 전쟁영화의 명작이다.

2 스토리

2차대전 당시 그리스 케로스 섬에 포위된 영국 육군 2천명을 구하기 위해 영국 해군함대를 파견하지만 나바론에 있는 최신형 레이더 연동 요새포에 막혀서 구원선들이 격침당한다. 구원선들도 최소한 구축함이었지만 영화 속에 묘사되는 독일군의 요새포는 영락없는 구스타프 열차포라 화력면에서도, 방어력면에서도 너무 딸려서 이 대포를 없애지 않으면 섬에 접근도 못하는 상황이다.

비행대를 동원해 나바론을 폭격해 봤지만 절벽 중간에 터널을 만들고 포격시에만 장갑셔터를 여는 구조로 만들었는지라 항공대는 치를 떨면서 임무를 거부한다. 영화 첫 시작이 그래도 결국 강제로 임무를 수행한 항공대가 전멸하고 부상병들이 실려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1] 결국 특수임무를 수행했던 맬러리 대위에게 임무가 배당되고 소수의 특공대가 나바론으로 파견되는데...

일단 실제 역사를 어느정도 반영했다. 다만 영화처럼 특공대가 출동하지는 않고 그냥 고립된 영국군이 싸그리 항복하는 것이 실제 역사다. 현시창

3 등장인물

  • 키스 맬러리 - 그레고리 펙이 분한 장거리 사막 전대에서 특수임무를 수행하던 대위. 원작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뉴질랜드 출신의 산악인이다. 이름이 영국 이름답지 않은데 영화에서는 그냥 닥치고 영국인이다. 실존인물인 에베레스트 등정대장인 조지 말로리가 연상되는 캐릭터이다. 지난 임무를 끝으로 그리스 전역에서 떠나서 다른 임지로 가려고 했지만 마지막으로 맡은 임무가 나바론 요새의 폭파가 되었다.
특수임무 수행자라 그런지 독일어는 물론 그리스어 등에도 유창하며 특공대에 들어온 이유가 전쟁전에 유명한 암벽 등반가였기 때문에 나바론으로 가는 절벽등반로를 개척하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원작에서는 국제적으로 너무 유명한 등반가였기 때문에 변장한 상태에서 독일군에게 정체가 걸렸다. 뭐여 아무리 까면 까라는 군대라지만 너무하잖아?
솔직히 그레고리 펙이 너무 잘 생겨서 특수임무 수행자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에는 윌리엄 홀덴이 캐스팅되었지만, 출연료를 많이 요구해서 바뀌었다. 그레고리 펙은 촬영장에서 시나리오 작가에게 이런 농담을 던졌다. "이건 비극적인 게이 영화같군요. 맬러리는 스타브로스키를 사랑하고, 밀러는 프랭클린을 사랑하지만, 마지막에 스타브로스키는 마리아와 맺어지고, 맬러리는 밀러와 맺어지네요." 그러자 시나리오 작가는 "이런, 눈치챘군!"
  • 안드레이 스타브로스키 - 저 유명한 안소니 퀸이 분한 그리스 레지스탕스 대원. 원래 그리스군 대령 출신이다. 키스 맬러리가 이전에 수행한 임무때문에 독일군의 보복으로 아내와 아이들을 잃게된 악연이 있고 네놈은 내가 죽이겠다고 공언한 사이다. 하지만 왠지 히이로 유이가 떠오른다. 날 죽이러 와요 키스 맬러리 못지 않은 굉장한 사격 솜씨로 작중에서 일당백을 상대한다.
  • 밀러 하사 - 데이빗 니븐이 연기했다. 역시 그 당시에는 톱스타였지만 어떻게 봐도 미스 캐스팅. 키스 맬러리보다 늙어보이고 심지어 스타브로스키보다도 연장자로 보이는데 하사다. 원작에서는 까칠한 미국인인데 영화에서는 그냥 영국인으로 나온다. 실제 나이로도 두 사람보다 훨씬 많았다고 한다. 원작에서는 영국 공군에서 근무하다 파견된 캐릭터다.
작중 별명은 프로페서. 폭약 전문가이기 때문에 특공대에 가담했다. 원래 굉장한 실적과 학력으로 장교가 되는걸 제의받았지만 '저는 책임지는거 싫은디요.' 하면서 장교가 되는걸 거부했다고 한다. 그렇게 따져도 할아버지 상병이라니! 다른 영화에서 별명이 '프로페서'인 만능 엔지니어가 나온다면 이 캐릭터의 오마주이다. 이전 대사를 통해서 전쟁 전에는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고 프랭클린과 절친이라고 한다. 절친을 속임수로 잡히게 한 일때문에 맬러리에게 앙심을 품는다. 후술할 안나에 대한 처리를 두고 맬러리와 하는 설전은 영화의 명장면이다. 전쟁에 참가한 사람들의 고민을 담는다는 점에서 격조높은 장면이다. 원작에는 없다
  • 로이 프랭클린 - 안소니 퀘일이 연기했다. 일단은 이 특공대의 총책임자로 계급은 소령. 원작에서는 진짜 총책임자는 벼랑에서 떨어져 죽고, 젊은 장교인 항법 안내자가 영화에서의 프랭클린 소령 역할을 한다. 키스 맬러리와는 전에도 작전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듯 하다. 하지만 중반 이후에는 중상을 입어 짐덩어리가 된다.
일부러 프랭클린 소령을 독일군에게 잡히게 한후 맬러리가 트릭을 쓰는 장면이 명장면이다. 임무가 완료되었을때 안심하는 장면은 관객들에게는 참으로 가슴아픈 장면이다. 어차피 죽으니까 코만도라서 이미 히틀러가 코만도는 무조건 사형이라고 명령을 내린지 오래라 죽는 것은 따놓은 당상이지만, 프랭클린 소령이 자백제를 통해서 자백한 내용이 가짜였기 때문에 독일군에게 아주 잔혹하게 죽을 건 뻔한 일이었다. 괜히 밀러가 노발대발한게 아니다.
배우 안소니 퀘일은 실제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발칸 전선에서 영국군 첩보부대원으로 복무한 경험이 있다.
  • 버쳐 브라운 - 이름만 봐도 살벌한 칼잡이. 총보다는 단검으로 수많은 독일군의 목을 땄다는 전설때문에 특공대에 선발되었다. 무려 스페인 내전때부터 참전한 베테랑이지만 현재는 PTSD를 심하게 앓고 있는 중이다. 칼로 상대방을 찔러서 죽이는 것만큼 냄새와 소리가 들린다며 죽이는 것을 거부한다. 하지만 맬러리 대위는 그저 죽여!죽여!를 연발하면서 죽이는 것이 정의라고 몰아세우고 얼렁뚱땅 넘어간다. 작전종료 후 타고갈 크릭스마리네(독일 해군)의 보트를 탈취하다가 보트에 있던 독일 수병과 격투중 칼에 찔려 사망한다. 아마 나바론의 요새가 리메이크된다면 재해석될 가능성이 높은 캐릭터다. 당시에는 PTSD고 뭐고 없었으니 괴상한 결론이 나버렸겠지만... 배우는 영화 줄루에서 차드 중위역을 맡은 영국 배우 스탠리 베이커.
  • 스파이로스 파파디모스 - 섬 저항조직을 이끄는 아버지를 둔 영국군. 그 때문에 특공대에 선발되었지만 뭔가 설정이 흐지부지되면서 누나인 마리아 파파디모스와 함께 급 공기화... 어차피 원작에도 안 나온다. 영화에서는 양동작전을 펼치다가 전사한다.
  • 마리아 파파디모스 - 스파이로스의 누나로 섬안에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받아 저항조직을 이끌고 있다. 여전사 기믹이기는 하지만 역시 동생과 함께 급 공기화되었다. 왠지 스타브로스카와 플래그가 엮이면서 해피엔딩. 동생이 있었던 것 같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 안나 - 독일군에게 잡혔다가 풀려난 마리아 파파디모스의 전우. 원래는 학교 선생이었다고 하는데 독일군에게 잡혀 고문을 당한 후에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특공대를 이끌고 여기저기 피해 다니는데 안나의 정체는 이중 스파이, 말을 못한다는 것도 거짓말이었으며, 사실은 고문을 당할 것이 두려워서 독일군측에 전향하여 스파이가 되었다. 원작에서는 남자 캐릭터이고 스파이임이 탄로난 후에 그냥 멜러리에게 총살당했지만 영화에서는 멜러리와 러브라인이 있었기에 멜러리가 죽이기 전에 밀러와 이야기하면서 논쟁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상황을 설명하자면 안나를 죽이긴 죽여야 하는데 멜러리는 고뇌하게 되고 밀러는 친구 프랭클린 소령을 그렇게 죽게 내버려둔 냉혈한 멜러리가 여자 하나를 못 처리하냐고 힐난한다. 막상 결정적인 순간에 마리아에게 처형당한다. 장면을 잘 보면 멜러리가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밀러가 그걸 막으려고 움직이는 장면이 보인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진짜로 쏘리라고는 생각을 못한 셈이다.

4 그외

  • 영화 자체가 특공대인 코만도의 이야기다보니 게임 코만도스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투덜대는 엔지니어, 칼의 달인, 소수가 잠입해서 모든걸 박살낸다. 등등의 기믹을 그대로 물려 받았고, 다른 영화에서도 이런 식의 올인원 만능팀이 박살내러 간다는 식의 플롯이 유행하게 된다.
  • 한국에서는 1974년 7월 20일에서야 무려 13년이 지나서야 개봉했다. 그래도 서울관객 24만으로 꽤 성공, 이후 80년대 베타맥스 비디오로 출시된 바 있고 공중파에서도 꽤 자주 방영되었다. 그런데 KBS 방영판은 부분 삭제가 있었다. 프랭클린 소령이 고문을 당하는 장면과 안드레이가 안나의 옷을 찢고 등짝을 노출하는 움직임 부분이 부분삭제되었다. 이 장면은 독일군에게 고문을 당했다던 안나의 등에 흉터가 하나도 없어서 스파이임이 들통나는 중요한 내용이었다.그런데 나중에 주말의 명화 방영 당시에는 이 부분은 그대로 나왔다.
  • 위에 나오듯이 한국에서는 초창기 비디오에 드물게 베타맥스로도 대우 비디오에서 출시한 바 있다. 물론 VHS도 같이. 무지 드물어서인지 베타맥스판은 2000년 초반에 거의 10만원에 가까운 값에 팔릴 정도였다.
  • 멜러리, 밀러가 다시 한번 뭉쳐서 활약하는 나바론의 10분견대(Force 10 From Navarone)라는 작품이 있었고 이 작품도 1978년에 영화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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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영 제목은 "나바론의 요새 2") 배우가 모두 바뀌어서 낯설다. 밀러는 급 미남화 게다가 극중 설정은 제대해서 교수가 되었는데, 그 작전을 위해서 강제 재입대했다 한군두 당연히 개연성면에서도 떨어져서 재미는 전작에 비해서 떨어졌는데, 록키의 아폴로 역을 맡았던 칼 웨더스와 해리슨 포드가 출연하며 로버트 쇼[2]의 유작 완성작이기도 하다. ,죠스 리처드 키엘, 프랑코 네로도 나와 일단 배우진은 화려한 편이긴 하지만 1천만 달러로 만들어져 미국 흥행은 710만 달러에 그치며 흥행은 실패했다. 그나마 한국에서는 오히려 전편보다 더 성공해 서울관객 35만을 기록했다.
원작에서는 1편의 마지막에서 어른의 사정으로 영국으로 가던 배가 다시 그리스로 가서 임무를 하달받는다. 당연히 전편의 스타브로스키와 파파디모스 부부가 다시 나온다.
임무는 유고슬라비아의 주요 교량을 폭파시키고 독일군 스파이가 된 유고슬라비아 장교를 암살하는 것인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폭약이 모자라자 댐을 폭파하여 독일군의 교량을 수몰시킨다. 댐이 폭파되면 이렇게 무서운 결과가!하며 평화의 댐 건설 당시 TV에서 질리도록 틀어주었다. 심지어는 뉴스 시간에 자료화면으로까지 쓰였었다.
  1. 그 중 한 병사가 하는 말이 "이 작전 명령한 놈이 누군지 좀 알려주십쇼, 상공 200미터에서 던져버리게"
  2. 1927~1978. 죠스 시리즈 1편에서 상어사냥꾼 퀸트로 나온 배우이자 벌지 대전투에서 멋진 나치군 장군인 마틴 헤슬러를 연기한 배우이다. 1979년에 개봉한 지옥의 사자들(Avalanche Express)에 나오던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하여 이 영화는 편집해서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