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혈가두

BulletintheHead.jpg

1 개요

喋血街頭
Bullet in the Head

오우삼이 감독한 홍콩 느와르 영화이다. 한국에서는 1990년 9월 29일 개봉. 홍콩에서는 8월 17일.

2 시놉시스

1967년, 홍콩에서는 중국에서 한창 벌어지던 문화대혁명의 영향을 받은 과격시위가 벌어져 어수선한 가운데, 빈민가의 세 청년 아B(양조위), 휘자(아휘, 장학우), 세영(이자웅)은 건달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들 셋은 빈민가의 별 볼일 없는 건달이고 항상 다른 패들과는 싸움질로 소일했지만, 서로 간의 우애는 누구보다도 강했다. 이들 중 아B는 세 명으로 이루어진 조직의 맏형격으로 사려 깊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고, 휘자는 막내로서 으리의리에 죽고 사는 의리파, 세영은 머리 회전은 매우 빠르나 홍콩으로 망명 온 전직 국민당군 고위 장성의 아들로서 아버지가 청소부 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어떻게든 떼돈을 벌어 출세하겠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아B는 애인을 임신시켜 결혼식을 치르게 되었는데, 휘자는 아B의 결혼 피로연 비용을 내기 위해 집문서를 맡기고 고리 대금업자에게 거액을 빌려오다가 다른 건달패의 두목에게 폭행당하고 돈을 빼앗길 뻔하지만, 구사일생으로 아B의 결혼 피로연에 도착하여 대금을 치렀다. 친구가 자신의 결혼 피로연 비용을 대기 위해 오다가 폭행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B는 결혼 첫날밤에 신부를 남겨두고 복수하러 갔다가 그 두목을 죽이게 된다. 아B가 살인을 저지르고 경찰에 쫓기게 되자, 아휘와 세영은 밀수조직의 주선으로 아B를 따라 한창 전쟁이 벌어지던 사이공으로 한 몫 잡을 겸 도피하게 된다.

이 셋은 사이공의 암흑가에서 킬러로 일하는 아락(임달화)을 만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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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둣가에서 거칠게 성장한 친구들 양조위, 장학우, 이자웅 중 양조위가 여자친구를 임신시키고 급히 결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친구인 장학우가 조폭에게 빚을 지어가며 친구의 결혼식을 준비한다. 빚 독촉에 시달리던 장학우는 조폭에게 괴롭힘을 당하게 되고 이를 알게 된 양조위가 조폭과 싸움을 하던 끝에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살인자가 된 양조위는 갓 결혼한 신부를 홍콩에 놔두고 친구들과 함께 베트남으로 떠나게 되는데 베트남은 조폭들이 설치는 홍콩의 부둣가보다 더 살벌한 곳이었고 세 친구는 즉결처형 장면을 눈 앞에서 보게 된다. 군인들의 총 앞에서 자신들은 홍콩 사람이라고 항변해보지만 군인들의 폭력 앞엔 속수무책이었다.

양조위 일행은 시위대와 진압대의 충돌을 겪은 뒤 베트남의 유흥가로 향한다. 그곳에는 홍콩인 밤무대 여가수가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녀는 비싼 개런티의 유혹으로 베트남에 왔지만, 여권을 빼앗기고 성매매까지 강요당하는 처지였다. 그들의 지인인 멋쟁이 킬러 임달화가 있었는데 이 멋쟁이 킬러는 이 여가수를 구하려고 조폭들과 싸우게 되며 양조위 일행 역시 그 싸움에 휘말리게 된다. 여가수를 구해서 조직을 빠져나오긴 했지만 총격전 끝에 여가수는 총에 맞아 죽게 되고 양조위 일행은 비극 앞에 울부짖게 된다. 하지만 그 와중에 금괴 상자를 발견한 이자웅만큼은 심봤다!!! 분위기로 일관. 급기야 금괴 때문에 친구들끼리 총구를 서로 겨누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까지 이어진다[1].

여가수의 죽음과 금괴 때문에 희비가 교차되며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북베트남 세력의 공격을 받게 되고 급기야 이들 일행은 체포된다. 금괴 상자 속에서 미군의 기밀 자료가 나오면서 이들은 미군의 프락치로 오해를 받게 되어 죽음을 앞두게 된다. 포로로 하여금 또 다른 포로를 쏘게 만드는 잔인함이 이어지고 그 속에서 양조위 일행이 멘붕을 겪고 있을 때 임달화가 데리고 온 미군이 그 곳을 습격한다. 베트남 군인과 미군이 총격전을 벌이는 동안 장학우가 아랫배에 총알을 맞아 신음소리를 내고 그 때문에 베트남 군인들에게 위치가 발각될 것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 이 때 곁에 있던 이자웅은 친구였던 장학우의 머리통을 옷으로 감싼 뒤 총알을 머리에 쏜다.

치열한 전투 끝에 장학우는 친구였던 이자웅의 총에 머리를 맞고 실종 상태가 되고 멋쟁이 킬러였던 임달화는 얼굴과 오른손에 큰 화상을 입고 불구자가 된다. 주인공 양조위 역시 이 때 총에 맞아 쓰러진다. 양조위는 승려들에 의해 구조되어 치료를 받게 되어 뒤늦게 일행을 찾아나서는데 임달화로부터 장학우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머리 속에 총알이 박힌 장학우는 고통을 잊기 위해 마약을 찾고, 마약을 사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폐인 킬러가 되어 있었던 것.

장학우를 찾아간 양조위는 폐인이 된 옛 친구 장학우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 제정신이 든 장학우는 자신을 죽여달라고 양조위에게 부탁한다. 머리가 아닌 심장을 쏘아달라고 양조위의 권총을 심장으로 향하게 하는 장학우, 그리고 양조위는 울먹이며 방아쇠를 당기고 만다. 장학우를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 만 양조위는 장학우를 그렇게 만든 이자웅을 찾아간다. 홍콩으로 돌아간 이자웅은 우리로 비유하면 현대건설 시절의 이명박처럼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또 한 번의 파격적인 출세를 앞두고 있는 이자웅 앞에 나타난 양조위는 장학우의 유골과 그 유골에서 나온 총알을 회의장 테이블 위에 올려 놓는다. 회사를 찾아가 잔뜩 어그로를 끈 양조위는 배신자 이자웅과 카레이싱 총격전을 펼치는데 이 장면에서 영화의 오프닝에 등장한 세 친구의 자전거 경주 장면이 오버랩되어 변해버린 우정을 더욱 비극적으로 보여준다.

3 등장인물

  • 아B (양조위)
  • 휘자 (장학우) - 다혈질이지만,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사는 의리파.
  • 세영 (이자웅) - 돈이면 친구까지도 죽일 수 있는 배신의 전형.
  • 아락 (임달화) - 사이공에서 암약하는 킬러. 미군과도 연줄이 있다.
  • 수청 (견초천) - 홍콩의 무명가수. 높은 개런티의 유혹으로 베트남 클럽 여가수로 고용되어 왔다가 여권을 빼앗기고 매춘을 강요당하는 처지로 전락되었다. [2]
  • 소진 (원결영) - 아B의 와이프. 아B가 결혼식날 살인을 저지르고 베트남으로 도피했지만, 혼자서 아이를 낳아 키운다.
  • 양원성 (임총) - 사이공의 화교 악당. 겉으로는 클럽 주인이지만, 뒤로는 마약 밀매와 매춘업을 겸업하고 있으며, 남베트남의 간부를 매수해 북베트남에 정보를 빼돌려 거액을 벌고 있다.

4 해설

홍콩 느와르의 대표작 중 하나이지만 1990년이면 이미 홍콩 느와르가 몰락하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당시에는 주윤발이나 장국영보다는 한 등급 아래였던 양조위나 장학우가 주연이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3] 한국에서는 상영 횟수를 늘리기 위해 홍콩판에서 25분을 잘라서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서울관객 15만 5천을 기록하며 기대 이하 흥행을 거뒀다. 그래도 먼저 개봉한 영웅본색 3가 서울 관객 5만 명에 불과했던 걸 보면 좀 더 선전한 셈. 아무래도 영웅본색 1, 2편을 감독한 오우삼이 감독해서 그런지 시리즈 중에서 이질적이라고 욕을 먹는 영웅본색 3보다는 좀 더 영웅본색다운 티가 난다.

원래 감독 초기 편집판은 3시간이 넘는 대작이었으나[4], 홍콩 개봉판은 여기에서 50분 가까이 자른 145분 버전으로 개봉했다. 거기다 한국에서 25분을 더 잘라버렸다. 그나마 정우씨네마에서 출시한 VHS비디오는 상하로 나누어져 홍콩판을 그대로 출시했기에 극장보다 되려 비디오로 보는 게 훨씬 나았다(...).

그리고 안타까운 점은 90년대 중순에 오우삼 스튜디오에 화재가 발생하여 오우삼의 많은 영화 필름 원본과 함께 이 영화 초기 편집판도 불길 속에 사라져 이제 세상에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165분 정도 감독 편집판으로 재편집한 것이 이 영화의 가장 긴 필름으로 존재한다. 이 버전은 1997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1회 상영작으로 국내에 상영된 바 있다.

잘 알려진대로 이 작품은 원래 영웅본색 3를 위해 오우삼이 쓴 시나리오였는데, 제작자이자 베트남 출신인 서극은 베트남을 생지옥으로 묘사한 이 시나리오를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5] [6] 원래 서극과 오우삼은 영웅본색 3를 시리즈 1, 2에 앞서는 프리퀄로 만들기로 합의했는데[7] 서극은 마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 했고, 오우삼은 송자호를 중심으로 하려고 했기 때문에 둘의 의견은 서로 충돌했다. (영웅본색 3는 마크의 프리퀄로서 배경이 1975년, 송자호의 비공식 프리퀄인 첩혈가두는 1967~1970년 초반이다.) 이때문에 서극과 오우삼은 사이가 나빠졌고 [8] , 오우삼은 제작자로서 큰 영향력을 가진 서극의 방해를 뚫고 사재를 털어 이 영화를 만들었다. 베트남 촬영은 영화의 내용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태국에서 찍었다고 한다. 이는 베트남인들, 특히 베트콩들을 살인을 그저 재미로 하는 것으로 매우 부정적으로 묘사했기 때문. 아마도 이는 디어 헌터의 영향을 받은듯. 오우삼 자신은 이 영화의 제작과정을 지옥의 묵시록처럼 난관의 연속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지옥의 묵시록은 흥행에 성공했지만, 첩혈가두는 실패했다.

이 배다른 형제같은 두 작품 첩혈가두와 영웅본색 3는 비슷한 시기(첩혈가두는 1990년 8월 개봉, 영웅본색 3는 10월) 맞대결을 펼쳤지만 첩혈가두의 흥행은 참패했고(홍콩 달러로 영웅본색 3는 18,476,116달러, 첩혈가두는 8,545,123달러를 벌어들여 영웅본색 3의 압승이었다.) 오우삼은 빈털터리가 된다. 이때문에 오우삼은 서극이 지배하는 홍콩 영화계를 떠나 미국에 자리잡게 된다. 그런데 영웅본색 3도 흥행에서 기대 이하였던 건 마찬가지[9]였고 서극도 결국 여러 어려움 속에 오우삼에 이어 미국으로 가서 데니스 로드먼장 클로드 반담 주연인 더블 팀을 감독해서 폭망하게 된다(...).

대체로 아B는 영웅본색의 송자호(적룡)를, 휘자는 마크(주윤발)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생각되고 있다. [10] 세영을 맡은 이자웅은 또 배신자 역으로 나온다.

홍콩 영화의 숨은 명작으로, 기껏해야 홍콩 안에서만 권총으로 총격전을 벌이던 규모에서 베트남 전쟁이라는 대규모 스케일로 배경을 바꾸었다. 남베트남의 세기말적 분위기나 전투신 같은 경우는 헐리우드급으로 보여주었다. 총 제작비 350만달러가 들었다고 하는데, 홍콩에서 사상 최고의 제작비였고, 당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제작비가 2000만불 안팎임을 고려한다면 돈을 엄청나게 들인 셈. 이 영화가 망해서 제작비에 자기 재산을 모두 건 오우삼은 빈털터리가 된다.

한국에서 비디오로 나온 첩혈가두 2와 3는 엉뚱한 영화에 멋대로 제목을 붙인 것으로 본 문서에서 설명한 첩혈가두와는 전혀 무관한 영화다.

오우삼식 사망 플래그인 하얀 정장을 입은 사람이 죽는다는 공식이 여기서 깨진다.[11]

  1. 첩혈가두라고 하면 가장 유명한, 서로 총구를 겨누는 장면이 바로 여기서 등장하는데, 이 장면은 사실 주윤발, 이수현 주연의 1987년작 영화인 용호풍운에서 선보여진 바 있다.
  2. 여담이지만 이 배우가 상당히 SES의 바다(가수) 와 닮았다. 바다의 상위호환? 또한 이 배우도 본업이 배우가 아니라 가수 였다는 점도.....
  3. 물론 홍콩 현지에서 양조위나 장학우는 주윤발과 동급이다.
  4. 당시 대부분의 홍콩 영화에 나타나는 모습이지만, 공산 중국으로 귀속되는 것에 대한 불안한 정서가 짙게 깔려있다. 영화 초반에 홍위병의 영향을 받은 홍콩 과격 세력이 마오쩌둥 찬양 구호를 외치면서 영국의 지배를 반대하는 폭력 시위를 벌이고, 홍콩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2014년 중국의 간섭에 항의하는 홍콩 우산 시위를 보면 매우 아이러니한 장면 중의 하나이다.
  5. 첩혈가두에서 나오는 베트남인들은 베트남 공화국군이든 베트콩이든 부패한 얼간이나 잔혹하기 이를 데 없는 사이코패스로 묘사된다. 서극 또한 베트남계 화교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라 자기 고향이 이런 식으로 묘사되는 것이 매우 불편했을 것이다.
  6. 같은 베트남이 배경인 영웅본색 3에서는 베트남 전쟁은 그저 배경일 뿐이다. 남베트남 관리들이 부패하게 묘사되기는 하지만, 베트남인이 딱히 나쁘게 나오지는 않는다.
  7. 이는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1에서는 마크(주윤발)가 죽고, 2에서는 송자호 형제 및 마크의 쌍둥이 형제 켄(역시 주윤발)도 죽으므로 3은 어떻게든 과거로 갈 수 밖에 없다.
  8. 다만 2014년 2월에 서프라이즈에서 방영된 내용에 의하면 두 사람의 사이는 영웅본색 2 촬영 시절에 이미 나빠졌다고 한다. 제작자인 서극이 감독인 오우삼에 이래저래 간섭하며 나빠졌다고.
  9. 첩혈가두보다 더 성공은 했다고 해도 제작비도 엄청났거니와 영웅본색 3를 베트남에서 촬영할 당시, 폭발 사고로 베트남인 여럿이 죽거나 다쳐서 보상도 해야하는 일도 있었다.
  10. 영웅본색 1에서 주윤발은 처음 송자호와 해외에 갔을 때, 상대편 두목의 심기를 건드려 위스키 한병을 다 마시라는 위협을 받고 다 마셨다고 하는데, 여기서 휘자가 그렇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11. 임달화가 하얀색 양복을 입은 킬러로 나온다. 죽지는 않지만 얼굴에 큰 화상을 입고 손을 다쳐 킬러로서는 물론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