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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에 홍콩에서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던 범죄 영화들을 당시 한국에서 부르던 용어. 장르 자체는 사실 역사가 제법 오래되었다. 영웅본색도 이미 60년대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며[1] 5~60년대부터 이어져 왔던 홍콩 영화 장르 중 하나로 홍콩에선 무협영화와 같이 단골 장르였다.
이 용어를 대체 누가 지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80년대 후반 한국 영화 월간지 로드쇼가 이 용어를 알린 바 있으며 로드쇼에서 당시 경쟁지인 스크린을 제치며 홍콩 느와르 특선이라든지 고전 영화까지 별책부록 및 정보를 실으면서 더 알려지게 한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홍콩 느와르를 느와르 장르에 넣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홍콩 느와르로 불리는 영화들의 상당수는 영웅본색의 영향을 받아 느와르 필름이라기보다는 현대의 범죄계를 배경으로 한 무협물에 가깝기 때문이다. 물론 느와르 장르 자체가 제대로 정립된 규칙이 있는 것이 아니고 딱히 규정할 만한 특징이 없는 일종의 개념이기 때문에 그다지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다만 무간도 시리즈는 확실한 느와르다.
5~60년대 홍콩 무협물의 거장으로 호금전(1932~1997)과 장철(1923~2002)이 있는데, 이들 영화의 구성은 홍콩 느와르에 큰 영향을 주었다. 장철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던 오우삼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인정할 정도이다. 물론 샘 페킨파도 빼놓을 수 없다.
홍콩 느와르의 시초작은 허안화 감독의 호월적고사 또는 맥당웅 감독의 성항기병(1984)[2]으로 본다. 이 영화는 한국에선 그다지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으나, 후에 홍콩 느와르라고 불리는 장르의 모든 것(범죄조직, 총격전, 의리 등)이 집결되어 있어 이후 제작된 홍콩 느와르 영화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주었다. 한국에서 홍콩 느와르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1986년작 영웅본색. 이어 이 당시 오우삼 감독이나 임영동 감독(용호풍운)이 만든 작품들은 대부분 홍콩 느와르로 간주될 수 있다.
주로 남자들의 의리를 다루는 영화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영웅본색이나 첩혈쌍웅과 같은 영화를 예로 들 수 있다.
하지만 왕가위 감독은 1990년 초반 한국 영화지 로드쇼와 인터뷰에서 홍콩 느와르라는 한국 용어에 대하여 거부감을 보인 바 있다. 공교롭게도 그의 출세작인 몽콕하문(旺角下問/1987)을 '열혈남아'란 싸구려 제목으로 개봉하여 한국에서도 자신을 무슨 홍콩 느와르의 그냥 그런 감독으로 취급되었다면서. [3]
왕가위의 말처럼 홍콩 느와르란 이름으로 홍콩 영화를 너무 장르적으로 편견을 가지게 했다는 지적도 있다. 왕가위의 암울한 홍콩 현실을 다룬 영화 아비정전도 한국 개봉당시, 홍콩 느와르인 것처럼 홍보를 했다가 흥행과 평이 참혹했던 걸 봐도.
그렇긴 해도 80년대 홍콩 느와르 영화들은 한국 말고도 아시아 전역 및 유럽과 미국 매니아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었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그런 매니아 중 하나였으며 홍콩 느와르 전성기 시절에 활약하던 오우삼, 임영동같은 이들은 헐리우드로 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90년대 홍콩 영화의 몰락과 같은 분위기에서 많이 잊혀졌다. 사실 홍콩 느와르는 홍콩의 중국 귀속이 다가오면서 지존무상이나 도신과 같은 허무주의적인 도박물로 퇴화했다.
홍콩 느와르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영화는 무간도로, 헐리우드에서 디파티드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그러나 무간도 이후로 홍콩 느와르, 더 나아가 홍콩 영화는 사실상 한국 극장가에서 사라져버렸다.
여담으로 슬리핑 독스도 홍콩 느와르를 토대로 한 작품이라고 한다. 물론 주인공은 무법자와는 거의 반대 포지션이지만...
2 주요 작품
3 주요배우
- ↑ 영웅본색의 원작은 전과자의 사회갱생 문제를 다룬 사회 드라마였다.
- ↑ 원제는 '省巷旗兵'인데,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홍위병 출신 홍콩 망명객들이다. 旗兵은 기수(깃발을 들고 가는 병사, 즉 홍위병)를 뜻하고, 省은 여기서 광둥 성을 뜻한다. 즉 대륙과 홍콩 어디에도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범죄의 세계로 흘러드는 대륙 출신 홍콩 망명인들을 들어 홍콩인들의 정체성을 묻는 수작이다. 시리즈물로 제작되었으며 총 4편. 2편부터는 맥당웅 감독의 동생인 맥당걸이 감독을 맡았다. 3편에서는 유덕화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1편을 제외한 모든 시리즈에 서금강이 주연 또는 조연으로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시리즈의 퀄리티가 갈 수록...
- ↑ 이는 한국 관객의 편식 탓도 크다. 한국에서 그 당시 개봉되는 대부분의 홍콩 영화가 느와르 장르였고, 왕가위 감독의 작품 또한 느와르로 취급받은 것.
- ↑ 홍콩의 여류 감독인 허안화의 작품으로, 홍콩 느와르의 극초기 작품이다. 1981년작으로 주윤발과 종초홍이 주연을 맡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