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문화인류학 교양서적. 왜 구대륙(유라시아)에서만 문명이 발달하고, 신대륙과 그 이외의 지역에서는 일정 이상으로 문명이 발달하지 못했는가에 대해서 분석한 책이다. 역사에 대한 문화인류학, 지리학적인 접근을 잘 풀어낸 책으로 꼽히고 있다. 서울대학교 도서관 대출 순위 1위를 차지해 화제가 되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뉴기니인 친구인 얄리가 던진 질문인 "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화물(Cargo)들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들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 에 대답으로서 저술했다고 한다.
2 내용
전반적인 책의 내용을 아주 짧게 요약하자면, 같은 인간이라 할지라도 문명의 발달수준에서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각지역이 가지고 있는 지리적, 환경적인 특징 때문이라고 설명하고있다. 구체적으로는 지리적인 차이로 인하여 식량의 생산량에서 차이가 발생하고, 이로 말미암에 생존이나 종족번식등 각지역의 전반적인 문명발달의 수준이 벌어지게 되었다고 설명을 덧붙인다. 그러므로 경제력이나 문명발달수준의 차이는 어디까지나 지리나 기후등의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지 인종별 선천적 능력(지능)의 차이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 이책의 결론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수천년 간 석기시대 수준의 문명을 유지해오다 갑자기 서구 문명을 만나버린 파푸아뉴기니 원주민의 예가 소개된다. 비록 원주민인 아버지는 돌도끼만 차고 다녔지만, 아들은 현대적인 교육을 받고 자라서 비행기 조종사가 되었다. 이는 원시적인 부족사회의 인간이라 할지라도 유전적으로 지능이 낙후된 것이 아니며, 기회만 충분히 주어진다면 얼마든지 발달된 문명사회의 인간들만큼 혹은 그보다 높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반대로 도시나 발달된 문명사회에서의 삶에 익숙해진 문명사회의 인간이 혹독한 자연 환경속에서 살아오는 부족사회의 삶에 적응하는 것을 가정하면서, 무엇이 먹을 수 있는 야생식물인지도 구분하지 못하고, 원시적인 도구로 야생동물의 사냥조차 하지 못하는 등 충분히 덜떨어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므로 반드시 현대문명의 인간이라고 해서 원시생활을 하는 인간보다 지적으로 뛰어나다고 단정짓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한다.
그러므로 저자의 친구 얄리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서, 백인이 뉴기니인을 침략하며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인종적으로 선천적인 차이가 있어서가 아니라 다른 어떤 원인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책의 항목별로 내용들을 간추려 보면 아래와 같다.
1부에서는 폴리네시아사회의 역사를 통하여 인간 사회가 얼만큼 다양한 모습으로 갈려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폴리네시아 사회의 인간들은 서로간에 교류가 거의 없다시피 한데다 상이한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어서 , 제국에서 부터 단순한 부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사회변이를 보여주었다. 저자는 외부와의 교류가 적고 비교적 고립된 사회였기 때문에, 다른 여러 변수들에 영향을 받지 않고, 사회간 발달수준 차이의 원인을 찾아내기 쉬운 사례라는 이유로 폴리네시아를 분석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폴리네시아 각 인간사회간 발달수준에서 차이가 나타난 원인은 지리적인 환경의 차이로 식량생산능력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임을 지적한다.
이후 동일한 논리를 바탕으로 2부와 3부에서는 에스파냐의 피사로 원정대가 잉카 제국을 일방적으로 유린할 수 있었던 원인을 살펴보고있다. 여기서는 식량생산과 문명발달의 구체적인 상관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를 더 설명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식량의 생산력이 늘면서 인구도 늘어나고,이를 위해 늘어나는 인구와 식량생산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생겨 정치제도가 탄생하게 되고, 인구와 생산규모가 점차 커질수록 이를 관리하는 정치체계도 갈수록 발달하게 되면서 국가와 제국이 등장하였다는 것이다.
4부는 1부에서 3부까지 진행된 논리를 바탕으로 인류사의 다양한 탐구 주제들을 살펴보며 방향을 제시한다. 중국은 언제부터 중국인으로 가득 차게 되었을까? 남중국에서 기원한 오스트로네시아어족은 어떻게 네그리토들을 몰아내면서 폴리네시아로 뻗어나갔는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투어족은 어떻게 확산된 것인가? 남북아메리카는 왜 유라시아보다 낙후되었던 것인가? 등의 주제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언어학, 유전학, 인류학적인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마지막 에필로그에서는, 앞의 내용들을 정리하며 "그렇다면 유라시아 사회 내부에서 유럽이 하필이면 승리한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지리학적인 추측을 내놓는다. 서아시아는 위도의 특성상 환경이 훼손되면 그걸 되돌릴 수가 없었다는 것이고 중국은 환경적으로는 재생산이 용이했지만 지리적으로 너무 통합이 되어 있었기에 혁신이 제약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 반면 유럽은 복잡한 지형으로 쪼개져 있어서 전 대륙에 걸쳐 혁신에 제동을 걸 수 있는 통합적인 정치체가 등장할 수가 없었으며 내적 경쟁을 통해 발전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본문의 내용을 이렇게 전개한 후 저자는 에필로그를 통해서 책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자신의 주장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있는데, 인간의 역사를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역사학을 자연과학처럼 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피력하고 있다. 예를들어 단순히 실험실에서 반복 가능한 실험은 임의로 외부의 요인과 변수를 배제한체 독립적인 변수와 종속변수가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 그 인과관계를 탐구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자연환경 그 자체를 관찰할 때에는 관찰자가 임의로 각종 변수들을 제외하고 뗴어놓을 수가 없다.
그래서 예컨데 천문학에서 임의로 은하계를 만들었다 없앨 수 없으며, 기후학에서 빙하기를 실험하기 위해 천재지변을 조작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이들 천문학과 기후학등의 과학이 과학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고, 과학의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으며, 역사학도 본질적으로는 관찰과 분석을 중점으로하는 과학분야와 동일한 성격을 지니므로 마찬가지로 과학적 연구가 가능하기에, 역사를 과학적으로 연구하여 과거와 현재를 면밀히 분석하여 인류가 나아갈 길을 제시할 수 있다는 낙관을 보여주며 책을 끝맺는다. [1]
2.1 문명 발달의 필수요소
책에서 문명의 발달을 좌우하는 필수요소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언급된다.
제목인 총,균,쇠는 이 필수요소들을 상징하는 대표격의 물품들이다.
2.1.1 식물
문명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우선 많은 인간이 먹고 살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농업'이 필요한데, 농업에 적합한 식물종은 한정되어 있다. 구대륙은 동서 횡축으로 매우 넓었기 때문에 식물의 종류가 풍부했고, 그 중에서도 식량으로 삼아 재배할 수 있는 식물종(보리, 쌀, 밀)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구대륙의 식물종은 신대륙에 비해 열량효율이 대단히 높은 편이었다.
신대륙은 상대적으로 옥수수를 발견한 시기가 늦었으며 그 만큼 문명 발달도 늦어졌다. 게다가 땅덩어리까지 세로로 길어, 모처럼 좋은 품종이 나와도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기 힘들다. 세로로 길다는 것은 지역별로 기후가 크게 다르다는 뜻이기 때문이다.[2] 아래의 '교류' 참조.
2.1.2 동물
식물종과 마찬가지로, 가축화 해서 단백질 공급원이 되는 동물종도 제한되어 있다. 저자에 따르면 가축화가 잘 되는 동물종은 특수한 조건을 갖춰야 하는데 성질이 온순할 것, 성장이 빠르며 한 세대가 짧을 것, 수직적인 집단생활을 할 것, 초식동물일 것 등이 그 조건이다.[3]
구대륙은 이 점에서도 유리하여, 말, 소, 개, 양, 낙타, 돼지, 닭 등의 다양한 동물을 가축으로 만들어서 이동력과 단백질 공급원, 자원 등으로 활용했다. 이에 대한 보충으로 후술하는 신대륙과 마찬가지로 구대륙 중에서도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인간이 길들일 만한 단 한종류의 가축도 없었다. 현재 아프리카 유목민들이 기르는 소와 양은 이슬람 상인들이 수백년전에야 전해준 것이다. 신대륙은 이 점에서 아프리카보다도 불리하여 가축이 된 대형 반추동물은 잉카 문명에서 길들인 라마 밖에 없었다. 그런데 바퀴를 개발한 지역과는 열대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어서 바퀴+대형동물이라는 시너지 효과가 불가능했다. 열대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었다는 얘기는 세로로 긴 땅덩어리가 이번에도 문제였다는 얘기. 아래의 교류 참조.
또한 집약적으로 길러지는 가축과의 빈번한 접촉은 다른 종의 세균을 인간에게 옮겼고, 이는 구대륙의 인간을 병들게 했지만 동시에 그에 대한 면역도 가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 대형 가축들이 없었기에 상대적으로 신대륙의 인간은 구대륙의 인간만큼 많은 전염병에 대한 면역력을 지니지 못했다. 구대륙의 인간은 신대륙에 도착한 순간 그야말로 인간 세균병기가 되었다.[4]
2.1.3 교류
한 기후는 기본적으로 기온과 강수량으로 이루어지는데, 기온의 경우 고도의 차이가 아닌 이상에서야 거의 위도에 의해서 결정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기후의 차이는 동서보다 남북이 훨씬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 생물, 혹은 문화는 한 지역의 기후와 자연환경에 맞게 진화되었기 때문에 기후 내에서의 이동은 용이하나 기후 간 이동은 훨씬 더 어렵다. 유라시아는 동서로 넓은 대륙의 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동서 간의 교류를 통해서 상호 간에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중국 문명에서 개발한 종이, 화약이 중동을 통해 유럽으로 퍼지는 식으로 상호 간의 발전을 자극하고 아이디어, 식물, 동물, 사람이 퍼져나갔다.
그러나 신대륙은 남북으로 넓은 지형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기후대의 문명 간에 교류가 드물었다. 남미의 잉카 문명, 중미의 마야 문명이나 아즈텍 문명, 북미 원주민 들은 상호 교류가 거의 없어서 다른 문명의 발명품, 가축화 된 동물, 작물화 된 식물을 획득할 수 없어서 발전 속도가 늦게 되었다. 위의 식물 부분에서 언급된 옥수수 문제가 전형적이다. 또 라마와 바퀴가 합쳐지지 않은 것도 좋은 예시다. 안데스에는 라마는 있었지만 바퀴를 개발 못해 운송 효율이 매우 떨어졌다. 그러나 메소아메리카에는 바퀴는 비록 장난감용이라도 개발되어 있었지만 라마와 같은 대형 가축이 없어서 수송용으로 써먹을 수가 없었다. 중앙아메리카에는 마찬가지의 이유로 감자와 같은 식량생산에 매우 도움되는 작물도 전해지지 않았다. 북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는 그나마 사정이 나아서 교류를 하기도 했고, 아스텍인들부터가 북쪽에서 내려온 이주민들이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유라시아 내부의 교류에 비하면 매우 제한적인 규모였다. 거기에 과테말라부터 콜롬비아까지 험준한 열대 지협이 가로막혀 있는 중앙아메리카와 안데스는 사실상 교류가 불가능했다. 아메리카인들이 탐험심이 부족해서 교류를 안 한 게 아니었다는 것.
3 평가
3.1 비판
지리학자이자 역사학자였던 제임스 M. 블로트는 다이아몬드가 잘못된 지리 지식과 생물 식생에 대한 오해에 바탕을 두고 은근슬쩍 한 유럽중심주의를 다른 유럽중심주의로 대체한다고 비판한다. 자세한 사항은 블로트의 저작『역사학의 함정: 유럽 중심주의를 비판한다』의 '제레드 다이아몬드: 유로 환경결정론' 부분을 참고하기 바란다. [5]
간단하게 그 가운데 몇 가지만 들면 다음과 같다.
- 다이아몬드는 유라시아의 상대적인 빠른 진보의 이유로 일단 대륙의 크기 자체가 크다는 것, 지역 간의 교류가 유리하다는 것, 농업이 일찍 시작되었다는 것을 들고 있다. 그 중에서 지역 간의 교류가 유리했다는 주요한 이유로 아메리카 대륙은 남북으로 길어서 기후의 차이 때문에 농업 등의 전파에 불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열대 작물도 온대에서 잘 자라고 온대 작물도 열대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남북 축이 동서 축보다 교류와 전파에 불리하다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 야생 그대로는 기후 영향이 큰 것처럼 보여도 작물을 그 지역 환경에 맞게 개량하는 작물화 과정을 거치면 큰 장애가 될 수 없다. 한 보기로 밀은 적도에서 아주 조금만 북쪽이 있는 에티오피아에서도 잘만 길렀다. 반면, 유라시아 동서 축에도 사막과 산맥 등 장애물이 존재하여 교류에 좋은 환경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남북-동서축 이론 관련 이견)
- 다이아몬드는 남북 축에서 교류가 어렵다는 예로 남아프리카 희망봉 지역을 이야기한다. 희망봉 지역은 농업에 적합한 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농업이 시작되지 않았다. 반투 어를 쓰는 종족들이 희망봉 지역까지 내려갔음에도 그들이 원주민을 몰아내고 땅을 차지하거나 원주민들이 농사를 배워 농업사회로 전환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열대 농업과 온대 농업이 서로 틀려 반투어 사용 부족이 활용하던 농업 기술이 전파될 수 없었다고 다이아몬드는 말한다. 하지만 코이족(원주민)들이 농경을 받아들이지 않고 목축을 계속 한 것은 그럴 수 없어서가 아니라 그럴 필요가 없어서였기 때문일 뿐이다. 반투 족의 기술을 받아들여 농경을 시작하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가능했을 것이다. (반투 관련 이견)
- 다이아몬드는 비옥한 초승달 지역과 중국에서 농업과 가축화가 먼저 일어났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현재로선 불확실한 주장일 뿐이다. 농업이 독립적으로 발명된 곳은 비옥한 초승달 지역과 중국 외에도 서아프리카, 이디오피아, 뉴기니,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중미와 안데스 등 여러 곳이다. 이들 지역보다 비옥한 초승달 지역만 중요했다고 하는 것은 편견이다. 또한 초승달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고고학 발굴이 엄청나게 많이 이뤄진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서 다른 지역보다 먼저 농사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연구가 편향되었기 때문일 수 있고, 아직 증명된 사실이 아니다. (농업시작시점 관련 이견)
- 벼와 옥수수는 밀에 비해 단백질 함유량에 훨씬 못 미친다고 하는데 그 차이는 작은 편이고 수분 함유량 문제일 뿐이다. 감자, 얌 등이 단백질이 적어 문명 발달이 늦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 지역 주민들은 음식을 많이 먹어서 필요한 영양소를 거의 얻었고 다른 작물도 많이 먹고 가축도 잡아 먹어 추가 단백질을 섭취했다. (단백질문제 관련 이견)
- 다이아몬드는 그리스인들이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는 전제정치의 도구에 지나지 않던 알파벳에 모음자 전부를 보태 경험적 탐구와 창의적 글쓰기의 도구로 만들었다고 주장한다(틀린 이야기다). 그런데 다이아몬드는 줄곧 사람은 모두 창의적이고 합리적이라 하지 않았던가? 경험적 탐구는 유럽에서 먼저 시작된 것도 아니고 다른 문명에서도 유럽에서만큼 높은 수준으로 발달시켰다. 그러니까 다이아몬드는 이런 거 다 무시하고 암암리에 말로는 문화상대주의를 이야기하면서도 실제로는 유럽문화가 더 우수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럼 유럽이 오늘날 세계를 재패하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 블로트를 비롯해 유럽중심주의를 비판하는 역사가들이 거의 한결같이 내놓는 의견은 유럽이 아메리카에 닿기에 더 좋은 위치에 있었고, 그래서 병균에 대한 저항력에서건 철기 무기가 없어서였건 군사적으론 '열등했던' 아메리카를 정복해서 원주민의 피땀과 죽음을 대가로 금은을 수탈할 수 있었으며, 덕분에 미국이 달러 찍듯 세계무역에서 쇼미더머니를 할 수 있었고, 그렇게 조금씩 쌓인 힘을 바탕으로 선진국이라 할 수 있을 여러 다른 지역 경제를 군사 정복으로 무너뜨리며 패권을 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추가 : 아메리카는 유럽보다 군사적으로 열등한 게 결코 아니었다. 아메리카의 경우는 전쟁. 즉, 전투라는 행위 자체를 전쟁의 신에게 바치는 이념의 기념 행사 같은 것이라 생각하여서 중상을 입히는 것은 허용되었지만 목숨에 경각 즉, 한마디로 죽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은 금지했다. 또한 이 전투 행사에 승리한 측과 패배한 측에는 양쪽 협의에 따라서 영토를 일정 부분 가져갔다. 또한, 기습 공격은 비겁한 것이라 전쟁의 신이 저주를 내린다고 해서 유럽의 기사도 비스무리한 것도 있었다. 반대로 이 전투에서 승리하면 전쟁의 신이 축복을 내린 것이라 하여 유럽의 승리의 여신 하고 비슷한 개념의 신 또한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 정복자들의 사망자가 없었던 것이지 중상자나 경상자는 무수히 많았다. 한 줄 요약: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매너 플레이를 했는데 유럽 침략자들은 노양심 플레이를 했다.)
왜 유럽만 탐험 정신이 뛰어나 해양 활동에 나섰냐는 물음에도 사실 다른 문명과 문화들도 해양 활동과 육로 활동을 했지만 유럽과 똑같은 방향으로 나설 까닭이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정화 이후로도 수많은 중국인과 동남아인들이 정부 규제 같은 거 무시하고 해상 활동을 했다. [6]
더욱 근본적으로 돌아가, 문화를 서열짓는 것부터가 문화상대주의적인 태도가 아니냐는 의문이 있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실제 사람들이 느끼는 '도구적 유용함, 물질적 편안함'엔 절대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고자 하는 목적을 더 쉽고 간편하게 확실히 (그리고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도구가 더 '우월하다'는 것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주장한다. 이들은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이러한 '물질적 차이'가 어디서 왔는지 연구한 가치만큼은 분명 있다고 여긴다. 저 더 나은 도구를 왜 우리는 못 만들었을까? 라는 '(물질적)발전을 한 고민'을 과연 '직선형 발전관에 물든'이라고 일축해도 되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문명 시작했는데 시작 지점에 천연자원이 없으면 발전 하고 싶어도 못한다 [7]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기술적 필요성이라 생각하는 것이 정말 본질적으로 필요하고 우월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세계관 상당수는 서구문명의 정복으로 생긴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8] Machines as the measure of men(인간의 척도가 된 기계)나 The Myth of the Machine: Technics and Human development(기계의 신화:기술과 인류발전)이란 책에서는 기술발전과 인류발전을 동일시하는 태도가 절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특수한 것이라고 사례를 들어가며 주장한 바 있다. 기술은 분명 잣대지만 그것이 문명 전체를 재는 절대 잣대가 아닌 잣대 중 하나일 뿐인 것이다. 하고자 하는 목적을 더 잘 하는 도구가 좋다는 건 옳은 말일 것이다. 실제로 구석기시대의 생활을 분석한 결과 18 ~ 19세기의 노동자들이 오히려 구석기시대 수렵민들보다 빈곤하게 살았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는 기계 문명 하의 세계가 과연 과거의 세계보다 실질적으로 더 부유해졌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해준다.
더군다나 더 발달된 문명이라고 부르는 것에 언제나 상향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농경사회를 수렵사회보다 '발전됐다'고 하긴 하지만, 농경사회에는 수렵사회보다 더 계급체제가 확실시 되었고, 빈부격차가 심화되었으며, 남자들의 노동량은 늘었으며, 여자들은 더 많이 출산해야했고, 인구가 밀집되어 전염병 발생이 늘어났으며, 집단간의 충돌이 더 큰 피해를 가져오는 양상, 국가간 전쟁,으로 바뀌었으며, 식단에서 단백질식량의 비중이 줄어들었고... 끝없이 많은 문제점이 생겨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좁은 지역으로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있게 되었고, 잉여생산분을 저장할 수 있게 했고, 이로 인해 예술과 기술 분야에 엘리트 전문인력을 부양할 능력이 생겼으며, 이는 수렵채집을 하는 무리보다 도구적 향상을 이뤄낼 수 있었던 요인이 되었다. 이는 진화론에서 말하는 진화와 유사한 점이 있다. 진보와는 다르고, 절대적인 선, 혹은 우월이 될 수 없지만 분명 어떤 환경과 문제에 더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9]
또한 기본적인 의식주를 충족하는 것 이상의 어떤 목적을 정하게 하는 문화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마푸체 원주민과 에스파냐령 칠레가 맞서고 있던 시절, 산티아고에 '대사'로 파견되었던 마푸체들은 그런 '발달한 물질문명'사이에서 살면서도 자기 마을로 돌아갈 생각만 했고, 돌아가서도 '왜 우린 저런 거 못 만들까'하고 그렇게 고민했다는 증거도 없다.[10] 우리 입장에서 우수하다고 생각한 기준이 다른 문화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자의적 기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한 사회를 평가하는 (적어도 쾌락-고통을 행동의 준거로 삼는 종에서는)보편타당하고 유일한 기준은 '구성원들이 행복한가?'일 뿐이다. 문명의 이기는 행복을 증진시키는 수단일 뿐이고, 수단이 제 역할을 못하는 사회는 후진적인 사회라 칭해 마땅하다. 쾌락주의항목 참고.
다이아몬드의 태도는 결국 발달이라는 잣대를 다르게 사는 방식들을 그 뒤에 줄 세워 순위를 매긴 것일 뿐일 수 있다. 적어도 18세기 이후론 유럽이 주도해 온 기계 문명에 놓고서. 이는 유럽중심주의 역사관을 비판하는 학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역사를 진보가 채워나가길 기다리는 빈 공간으로 보고 누구는 더 앞서고 누구는 더 뒤서지만 모두 똑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나아가야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물론 그 똑같은 방향이란 유럽이 나아간 방향을 뜻한다. 다이아몬드와 뉴기니인 친구의 대화는 이미 유럽중심주의 유일무이한 직선형 발전관에 물든 두 사람 사이의 대화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3.2 옹호
이러한 비판론의 대부분은 지엽적이라는 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물론 유의미한 비판도 있지만 총, 균, 쇠의 서술 특성상 매우 넓은 범위로 볼 수 밖에 없고, 그것을 지엽적으로 비판하면 책 자체를 서술 할 수가 없는 정도다. 이러한 비판이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 책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는 있다.
- 동서축, 남북축 비교는 유라시아에서 아이디어와 기술의 전파가 아메리카에서보다 쉬웠던 이유 중의 하나로 얘기한 것이다. 블로트의 비판처럼 유라시아 동서 간의 교류도 산맥과 사막과 먼 거리 때문에 쉽지 않았을 것이고, 남북 간의 교류도 불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적인 비교의 문제이다. 중국과 고대로마가 교류했듯이 유라시아는 먼 거리에 걸쳐 간접적으로라도 연결되어 있었다. 하지만 캐나다와 아르헨티나 지역이 서로 그 정도로 교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동서로 비슷한 기후 환경으로 전파되는 일이 남북으로 기후의 차이를 극복해 가며 전파되는 일보다 상대적으로 쉬웠다는 것이라는 게 다이아몬드 주장의 요지이다.
- 다이아몬드가 예로 들었듯이 밀로 대표되는 비옥한 초승달 지역의 작물이 유라시아 대륙에 퍼져나가는 속도는 옥수수가 북아메리카 동부에서 재배에 성공한 후 다른 아메리카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속도보다 빨랐다. 서아시아에서 중앙아시아 스텝-사막을 넘어가는 속도는 빠르지 않았으나 일단 중국에 도착한 이후에는 빠른 속도로 전파될 수 있었다.[11] [12] (남북-동서축 이론 관련 이견)
- 반투인의 농경기술이 남아프리카 희망봉 근처에 전파되지 못한 것이 남북 축으로의 전파가 어렵다는 근거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으나, 그렇지 않다는 근거도 딱히 없어 보인다. 다른 지역에선 농경 민족이 수렵 민족의 땅을 빼앗고 정착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데 왜 이 지역은 예외가 되었을까? 블로터의 주장은 해당 지역이 농경보다 목축에 더 유리하기 때문에 굳이 농경 기술을 채택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다이아몬드는 기후의 차이 때문에 반투인의 농경기술이 해당 지역에 적용되지 못했다라는 주장인데 어떤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사례이기 때문에 동서축-남북축 논의에 결정적인 반론이 되지는 못한다. (반투 관련 이견)
-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서 다른 지역보다 먼저 농사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 고고학 연구가 편중되어서 그럴 수 있다는 주장은 그냥 개연성일 뿐이다. 적어도 다른 지역의 문명은 상대적으로 작고 고립된 지역에만 영향을 미쳤지만 비옥한 초승달 지역과 중국 지역에서 시작된 농경 문화는 유라시아 대륙 각 곳으로 퍼져나갔다. 특히 다이아몬드의 요지는, 유라시아의 문명이 아메리카의 문명보다 앞선 이유 중의 하나가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으로 농경과 목축이 일찍 시작되었다는 것인데 중미나 안데스 지역의 농경이 비옥한 초승달 지역보다 상당히 늦은 시기에 시작되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 아니라면 큰 의미가 없는 반박이다. (농업시작시점 관련 이견)
- 단백질 이야기는 주변에 어떤 작물이 존재하였는가가 문명의 시작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예이다. 수렵 활동을 통해서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었다는 것이 콩 같은 단백질 작물이 있어서 농사에만 집중해도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있었다는 것을 반증하지 못한다. (단백질문제 관련 이견) [13]
결론적으로 블로트의 요지는 총, 균, 쇠가 문화상대주의를 은근슬쩍 부정하면서 유럽의 우월성을 주장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총,균,쇠 책의 전체적 주제에 맞지 않는 비판이다. 만약 문화상대주의가 정글의 법칙에 나오는 수렵 부족이나 21세기 현대국가나 문화가 서로 다른 것이지 문명의 수준에 차이가 없는 것이라는 주장이라면 다이아몬드가 문화상대주의자가 아닌 것은 맞다. 총,균,쇠는 문명의 발전 단계의 차이를 전제하고 그 발전 속도의 차이에 대한 원인을 탐구하고 있다. 그렇지만 더 발전한 문명과 그렇지 않은 문명 사이에 우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농경사회는 수렵사회보다 발전한 단계의 사회이지만, 발전되었다는 의미는 역사적인 시간의 선후 관계에 있고 더 복잡하며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것이지 그 안에서 구성원들이 더 행복하다거나 더 바람직하다거나 그런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아마 별도의 논쟁으로 다루어야 할 것이다. 수렵사회의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여가가 많은 삶을 보낼지는 모르지만 농사를 지으며 같은 면적에 많은 인구가 모여 사는 농경사회에 땅을 빼앗기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하여 다른 땅으로 쫓겨나거나 농경을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인 수렵사회의 운명이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에 방향성이 있는 것이고 그 속도의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를 탐구하는 것이 총,균,쇠의 중심 주제이다.
마푸체 원주민들이 칠레를 더 진보한 사회라고 여기지 않는 것은 그들의 문화적 자아로서 존중 받을 수 있다. 제래드 다이아몬드의 책은, 한 사회가 자연이나 다른 사회에 부과할 수 있는 힘의 크기가 어떻게 차이가 생기게된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식량생산력의 차이를 만들어낸 지리적 조건의 차이가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라는 답을 내리는 책이다. 달리 말해서 이건 사실명제를 판단하는 과학책이지 특정 사회가 더욱 윤리적이거나 혹은 가치있는 사회라는 당위명제를 탐구하는 철학책이나 윤리학책이 아니다. 우라늄이 핵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 핵폭탄을 개발해서 뉴클리어 아포칼립스를 만들어야한다는 주장을 정당화시켜준다는 말이나 다를 바가 없다.
오히려 다른 논객들은 유럽의 우월성을 전제하고 그 원인을 여러 가지 문화적 요인에서 찾는다. 지능과 같은 선천적 차이에서 원인을 찾는 인종차별주의적 연구는 거의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어떤 원인에서든 상무정신, 실험정신, 다원주의 등 유럽의 문화적/제도적 우수성이 유럽의 빠른 진보의 원인이 되었다는 연구가 많다. 진짜 문화상대주의를 무시하려면 유럽의 지배 원인으로 줄곧 나오던 그리스-로마 문화나 기독교 사상의 우월성을 들먹였어야하는데 총, 균, 쇠에는 그런 내용 없다. 총,균,쇠는 이러한 원인들은 부차적인 것이고 더 근본적인 원인을 대륙의 크기와 같은 지형적, 환경적 요인에서 찾는다. 전세계가 항공망과 인터넷으로 연결된 시대에 더 이상 중요성을 갖지 않는 원인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총,균,쇠는 우리 유럽이 잘났으니 우리를 잘 본받으면 너희도 발전할 수 있을 거야 라는 식의 설교적인 유럽중심주의에 대한 반박이라고 봐야 한다.
총, 균, 쇠가 유럽중심주의를 옹호한다는 말은 또한 근본적으로 잘못 된 게, 총균쇠의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유럽에 있는 것이 아니다. 거시적으로 대륙 간 불평등의 원인을 탐구하고자 하는 것이며, 제래드 다이아몬드가 총, 균, 쇠에서 아메리카나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의 사회들과 대비시키는 사회는 유럽이 아니라 유라시아다. 차라리 유라시아중심주의라고 하면 모를까... 책을 보면 나오지만 유라시아 대륙 내에서 사회발전의 차이의 원인에 대한 질문, 즉 유럽과 서아시아(비옥한 초승달 지대), 중국이라는 세 개의 유라시아 사회 중에서 유럽이 가장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총, 균, 쇠에서 에필로그에 짤막하게 언급되는 식으로 대충 넘어간다. 애초부터 이는 총, 균, 쇠가 탐구하고자 했던 주제의 곁가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이 문제 의식을 발전시켜 다이아몬드는 일군의 학자들과 협업해 "역사학, 사회과학을 품다: 새로운 연구방법론으로서 자연 실험"(원제는 Natural Experiment of History)이라는 논문집을 발간한다. 논증의 기초도 안 갖추고 팩트나열에 썰만 푸는 역덕후들에 대한 다이아몬드의 분노(?)가 절절히 묻어나와 있다.
- ↑ 목화의 경우 4개의 품종이 있는데, 이들은 유연관계가 멀다. 품종 정도가 아니라 종 자체가 다르다고 한다. 즉, 똑같은 발명을 서로 다른 지역에서 각자 독립적으로 4번이나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쳤다는 소리. 유라시아였다면 처음 쓸만한 품종이 나오자 마자 전체 대륙에 퍼지면서 한 종의 작물화로 충분했을 것이고, 문명 발달 속도도 훨씬 빨라졌을 것이라는 말이다.
- ↑ 여기에 해당되지 않은 예로, 인간이 이용한 역사가 긴 코끼리가 아직까지도 가축화가 되지 않고, 인간의 지휘를 받게 하는 방법이 생포 후 길들이는 것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 ↑ 신대륙의 사람들이 많은 동물들을 가축화시키지 못한 것에 안도해야 할 지도 모른다. 만약 그랬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세균병기가 되어서 신대륙 뿐 아니라 구대륙에서도 인구의 90%이상이 죽어나갔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신대륙으로 천연두가 넘어갔듯 구대륙으로는 매독이 넘어왔지만, 구대륙 인류는 어찌어찌 매독도 이겨내는 데 성공했다(...). 로마와 한나라가 동시에 멸망한 원인으로 실크로드의 개통을 통한 세균교환 가설을 제시하는 학자들도 있다.
- ↑ 웹 페이지에서도 블로트가 다이아몬드를 비판한 내용을 볼 수 있다. 링크
- ↑ 사실 끄리스또발 꼴론(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이 아메리카에 닿은 것도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이다. 여기에 대해서 동양계가 지금의 아메리카 대륙을 알게 되어, 확장되는 대체역사소설들이 있기도 하다.
- ↑ 아즈텍 제국은 철기가 없어서 흑요석을 쪼개서 병기로 만들어 싸워야 했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모두 알지 않는가?
- ↑ 칠레에서 원주민 영토를 뺏을 궁리만 하던 정치가와 군인들은 원주민들이 자신들의 지배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를 정치가 엉망이라 필요로 하는 게 너무 적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당시 마푸체 원주민 대부분은 칠레사회를 절대 '더 진보한 사회'라고 여기지 않았다.
- ↑ 그러나 현대경제사회체제는 환경문제의 주요논제인 '지속가능성'면에선 심각하게 떨어지며 너무나 넓은 지역의 고갈되는 자원을 필요로 하는 체제로, 환경위기가 닥치더라도 지역을 옮겨가며 살아남을 수 있었던 체제와는 다르다. 이것은 '더 잘 적응하는 것'조차도 아니며 다르게 적응하고 있을 뿐이다. 더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인구를 부양하는 게 '선'이라면 오늘날에도 인구가 많은 나라가 인구가 적은 나라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나라보곤 후진국이라 하지 않던가?
- ↑ 아마존 푸투마요에서 '발달한 물질문명'을 전파하려던 고무채취상들은 원주민들이 그 '더 나은 문명'에 거의 흥미를 보이지 않자 원주민들에게 강제노동을 시켰다.
- ↑ 여기서 여름밀-겨울밀의 변화와 중국의 토착작물인 기장 등을 언제 몰아냈느냐가 문제인데, 그 속도로 하면 유의미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다.
- ↑ 에티오피아 사례도 큰 의미가 없다. 에티오피아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지역이 다르다. 에티오피아는 고산지대고, 당연히 그 위도에 비해서 기온이 낮다. 그리고 제레드 다이아몬드부터 서술할 부분의 아프리카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라고 명시를 해서 설명했다. 사하라 이북 아프리카는 유라시아 문명권과 더 연관이 깊다는 설명으로 말이다. 그리고 에티오피아는 일반적으로 사하라 이북 아프리카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문화권이나 환경에서 말이다. 실제로 이러한 지역구분의 문제는 유럽중심주의 비판에서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자주 행하는 문제이다.
- ↑ 분명 중남미 문명은 한계를 보였다. 확실하지 않은 식인설을 재쳐두더라도 유라시아 문명권에서 별로 먹지 않는 벌레까지 사실상 주식으로 먹던 것이 아메리카, 특히 중미 문명이었다. 비록 단백질 부족으로 인한 식인설이 부족한 것은 많아도, 최소한 중미 문명은 유라시아와 다른 방식의 단백질 섭취가 필요했던 정황은 나타난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충식만이 근거가 아닌 수렵의 의존도 등에서도 충분히 드러나는 문제이다. 단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언급한 아스텍의 단백질 부족 식인설은 그대로 수긍하기에 문제가 많은 학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