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 피플

1 개요

Cat People.

1942년작 미국 호러영화 및 이를 리메이크한 1982년작 영화.

2 캣 피플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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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설명

1942년 자크 투르네(1904~1977, 이름을 보면 알겠지만 프랑스인)가 감독하고 시몬 시몽(1910~2005)이 주연한 저예산 호러 영화. 표범으로 변하는 여인의 비극적 스토리를 그린 심리공포물로 개봉 당시 큰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오늘날까지 호러 영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고전이다.

각본가였던 발 루튼(1904~1951)이라는 인물이 제작한 영화인데, RKO 영화사가 1942년 이 사람을 호러 영화 제작부장으로 앉히고 "예산 15만 달러 넘지 않을 것", "75분 이하일 것", "제목은 영화사에서 바꿀 수 있음" 3가지 조건을 건다. 그래서 루튼이 마침 같은 해 오슨 웰스가 만든 제작비 1백만 달러짜리 영화 《위대한 앰버슨 가》의 세트를 재활용, 13만 달러로 제작한 첫 영화가 《캣 피플》이다. 그런데 이게 예상 외의 포풍 대박을 치며 8백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RKO의 효자가 되었다. 루튼은 이 영화의 성공을 계기로 5년 동안 《나는 좀비와 함께 걸었다(I Walked With a Zombie, 1943)》, 《표범 인간(The Leopard Man, 1943)》, 《유령선(The Ghost Ship, 1943)》[1] 등 무려 11편의 저예산 호러물을 호떡 같이 찍어내며 호러 영화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

CG가 있던 시대도 아니었고 저예산이다 보니 시각효과보다는 심리적 공포에 중점을 둔 영화라는 점이 특징이다. 피가 튀고 살이 날아다니기는커녕 제목이 캣 피플인데 정작 표범은 별로 나오지도 않고 그림자나 실루엣만 비친다든가, 으르렁거리는 효과음을 배경으로 등장인물이 경악하는 반응만 보여준다거나 하는 장면이 대부분이다. 주인공이 표범으로 변한다는 설정만 빼면 실제로 있을 법한 매우 리얼한 스토리와 연출을 보여주는 영화. 공포감 조성은 거의 연출 테크닉과 상황 조성만으로 해결하는데, 이 보여주지 않지만 보여주는 것보다 더 무서운 기법이 원체 탁월했고, 주인공 이리나의 비극이 설득력 있게 그려진 관계로 대단한 호소력을 지닌 영화로 평가받는다. 지금 봐도 유치하다거나 싼티가 거의 안 나는 세련된 작품. 로튼토마토 91%를 기록하고 있으며 로저 이버트의 위대한 영화 순위에 포함되는 등, 호러영화의 걸작을 논할 때 거의 항상 리스트에 포함된다.



분위기 연출만으로 긴장감을 터뜨리는 세련된 장치의 한 예. 앨리스를 몰래 쫓아가는 이리나, 무언가에게 쫓기는 듯한 느낌에 불안해하며 종종걸음치는 앨리스, 정적 속에서 긴장감이 고조된 순간 갑자기 짐승이 덮치는 듯한 소리가 나며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데, 알고 보니 버스가 도착하는 소리. "루튼 버스(Lewton Bus)"로 불리는 명장면이며 이후 많은 영화에서 활용된 기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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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시퀄로 전작의 올리버와 앨리스가 등장하는 《캣 피플의 저주》(The Curse of the Cat People, 1944)가 제작되었으나, 흥행(21만 달러)과 평가 양쪽에서 모두 쪽박을 찼다. 작품성 자체가 형편없었던 건 아니었으나 평을 깎일 수밖에 없었던 게, 루튼이 속편 만들기를 굉장히 싫어해서 전작의 배우들을 캐스팅해다 놓고 전작과는 아무 상관 없는 영화를 찍어버렸다. 올리버와 앨리스의 딸이 상상 속의 친구를 만난다는 내용인데, 이 상상의 친구가 바로 전작의 주인공 이리나. 무시무시한 표범 인간 같은 건 코빼기도 안 보이고 심지어 장르도 호러가 아니다. 속편이란 걸 신경쓰지 않고 보면 괜찮은 어린이 판타지 영화라고 한다. 참고로 이 영화는 바로 지구가 멈추는 날, 사운드 오브 뮤직,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유명한 로버트 와이즈(1914~2005)의 감독(다만 건터 본 프리치(1906~1988)와 공동 감독) 데뷔작이다!

1982년 폴 슈레이더가 동명의 리메이크 영화를 만들었다. 2번 항목 참조.

마누엘 푸익의 소설 《거미여인의 키스》 초반부에서 몰리나가 발렌틴에게 이야기해주는 표범여인 영화가 바로 이것.

2.2 줄거리

동물원에서 흑표범을 스케치하고 있던 여인 이리나는 건축가 올리버와 우연히 만나고 서로에게 호감을 가진다. 올리버를 아파트에 초대해서 차를 마시는 이리나. 올리버는 아파트에 놓인 칼로 커다란 표범을 찌르고 있는 중세 기사의 조각상을 본다. 이리나는 그 조각상이 자신의 고향에 내려오는 전설 속의 영웅인 세르비아의 왕 존이라고 말한다. 맘루크 왕조 시절 고양이로 변신할 수 있는 악마 숭배자들이 마을을 지배하고 있었고, 존 왕은 맘루크를 몰아낸 후 이 고양이 인간들을 죽였다. 살아남은 고양이 인간들은 산 속으로 도망쳤다. 이리나는 자신이 그 일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심 두려워하고 있다.

올리버는 이리나에게 고양이를 선물하는데 고양이는 그녀를 보고 털을 곤두세운다. 이리나는 "고양이들이 원래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고양이를 바꾸러 애완동물 가게에 가자, 갑자기 동물들이 날뛴다. 이리나의 의심은 점점 확신으로 바뀌고, 자신이 흥분하면 표범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이리나의 불안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올리버는 이리나를 설득해 결국 결혼하게 된다. 세르비아 레스토랑에서 열린 피로연 도중, 낯선 여인이 이리나에게 다가와 "Moya Sestra(My Sister)"라고 말하고 이리나가 성호를 긋자 식당을 나간다.

필사적으로 변신하지 않으려는 이리나. 잠자리는 물론 키스조차 거부하니 올리버는 환장할 노릇이다. 결국 올리버는 이리나의 정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주드 박사에게 정신과 상담을 받게 한다. 올리버는 비서 앨리스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다가 점점 가까워지게 된다. 이를 눈치챈 이리나는 올리버와 앨리스가 저녁식사를 한 후 혼자 집에 돌아가는 앨리스를 뒤쫓는다. 앨리스는 누군가가 따라오는 듯한 느낌에 불안해 하며 버스를 탄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관리인이 죽은 양들을 발견한다. 현장에 남은 피묻은 짐승의 발자국은 점점 여자의 신발 모양으로 바뀌고 있다.

앨리스가 아파트 지하의 수영장에 갈 때 짐승 모양의 그림자가 그녀를 쫓아온다. 불안해진 앨리스는 서둘러 겉옷을 벗어던지고 물에 뛰어든다. 어두운 수영장에서 짐승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앨리스는 비명을 지른다. 그녀의 비명을 들은 사람들이 막 도착하려 할 때 이리나가 불을 켜며 올리버를 찾아왔다고 말한다. 헛것을 보았나 생각하던 앨리스는 찢어발겨진 자신의 겉옷을 발견한다.

주드 박사와 상담 후 이리나는 올리버에게 더 이상 두렵지 않다고 말하지만, 이미 앨리스를 사랑하게 된 올리버는 이리나와 헤어질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 올리버와 앨리스는 사무실에서 맹수에게 습격받는다. 구석에 몰린 올리버는 다급하게 십자가 모양의 T자를 치켜들고 이리나에게 떠나라고 외치고, 이리나는 사라진다.

앨리스는 주드 박사에게 이리나를 조심하라고 전화하지만, 전화를 막 받으려 하던 주드는 이리나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끊는다. 주드는 이리나에게 키스하고, 그녀는 표범으로 변신한다. 주드는 지팡이칼로 이리나의 어깨에 부상을 입히지만 결국 살해당한다. 곧이어 올리버와 앨리스가 도착하고,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온 이리나는 현장을 빠져나와 동물원으로 향한다. 그녀는 검은 표범의 우리를 열고 풀려난 표범에게 공격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어 도착한 올리버가 이리나의 시체 옆에 무릎을 꿇고 "그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라고 말하며 영화가 끝난다.

3 캣 피플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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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설명

1번 항목의 영화의 1982년 리메이크작. 《아메리칸 지골로》(1980)로 이름을 알리고 있던 폴 슈레이더가 감독하고 아카데미 수상작 《테스》(1979)의 주연으로 한참 잘 나가던 나스타샤 킨스키, 《시계태엽 오렌지》의 베테랑 배우 맬컴 맥다월이 주연을 맡았다.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하고 조르조 모로더가 OST를 맡는 등 상당히 야심차게 만든 영화. 원작이 워낙 오래 전 영화인 관계로 보통 '캣 피플'이라고 하면 요새 사람들은 이 작품을 떠올릴 것이다.

리얼한 드라마에 가까웠던 원작보다 훨씬 신비하고 판타지스러운 부분에 중점을 둔 호러이며, 이왕 나스타샤 킨스키도 나왔겠다 벗겨보자 했는지 에로티시즘이 무척 강조되었다. 평범한 금발 미녀였던 원작의 시몽에 비해 나스타샤 킨스키는 원래 신비로운 분위기의 고양이상 미녀였던 관계로 '표범 여인'에 더 들어맞는 훌륭한 캐스팅으로 평가받으며 이 영화의 시작이자 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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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2마리.

스토리도 원작과는 많이 달라져서, 성적으로 흥분하면 표범으로 변신하고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인간 모습으로 돌아올 수 없는 고양이 인간의 운명, 이에 근친상간을 강요하는 오빠와 인간인 올리버에 대한 사랑 속에서 갈등하는 이리나의 모습이 줄거리의 뼈대를 이룬다.

독특한 분위기와 킨스키 배우들의 호연으로 걸작으로 불리는 원작만큼은 아니지만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호러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되고 있는 작품. 그런데 정작 킨스키는 이 영화를 싫어한다고. 친구인 조디 포스터와 같이 한 잡지 인터뷰에서 "겉만 그럴 듯하고 작위적이다"라며 《캣 피플》을 디스하고 오히려 포스터가 깜짝 놀라면서 자기는 재밌게 봤다고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흥행은 그리 거두지 못했는데 1250만 달러로 만들어져 21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은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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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1982년 10월 1일 개봉하여 서울 20만 8천 관객을 기록하며 당시에는 꽤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비디오로도 출시됐으나 삭제가 여럿되었으며 1993년 주말의 명화더빙 방영했는데 당연히 상당부분 삭제가 많았다. 그러나 편집상 여러 헛점을 보여서 여자 가슴이 슬며시노출되는 장면이 전혀 안 잘리고 나왔다(!) ...극중 여성 하나가 토플리스로 실내 수영장에서 수영하며 가슴이 멀리서 비쳐지거나 물로 반사되어비쳐지던 장면이었다. 언론이 이상하게도 조용했다. 성우진은 박일, 윤소라,황윤걸 외.
  1. 2002년작인 고스트쉽과 제목만 같다 뿐이지 전혀 상관없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