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브(영화)


영화 쉬리의 조감독 출신인 백운학의 본격적인 감독 데뷔작으로, 국내 최초로 지하철을 소재로 한 액션물로서 달리는 전동차에 폭발물을 설치한 테러범과의 싸움을 그리고 있어 전반적인 분위기나 설정이 헐리우드 영화 스피드와 많이 유사하다. 제목이 서브웨이나 메트로가 아닌 것을 보면 아무래도 제작사 튜브 엔터테인먼트의 회사명을 붙인 것 같다.[1]

영화 제작 당시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의 전폭적인 협조를 받아 촬영[2]하여 서울 지하철 7호선을 배경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지하철 역사 및 실제 전동차 내부 촬영 신의 경우 지하철 운영이 종료되는 심야시간에 촬영스케줄을 잡아 촬영해야 했으며, 차량 외부에서 촬영해야 했던 전동차가 달리는 장면 등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촬영될 수 있었다. 일부 전동차 선로에서의 경찰특공대 진압 총격전 장면의 경우 부산교통공사의 촬영협조로 부산 도시철도 2호선 2단계 일부 구간에서 촬영되었는데, 당시에 해당 구간이 개통 직전 준비단계라 촬영 협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다만 7호선 전동차를 그대로 끌고 올 수는 없는 까닭에[3] 부산교통공사 2000호대 전동차에 외부 표시 스티커를 덧붙여 서울특별시 도시철도공사 7000호대 전동차로 고증 오류도 존재한다.[4]

특히 인트로 신에서는 김포국제공항에서 총격전을 펼치는 엄청난 장소 협찬도 받아낸다.[5] 운이 참 좋았던게 촬영하던 2002년 당시 김포국제공항인천국제공항 개항으로 인해 2청사를 리모델링 중이어서 임시 폐쇄된 상황이었고, 어차피 건물 뜯어내고 손 좀 보아야 할 상황이다 보니 공항관리공단 측에서도 총격전 촬영 장소로 제공하는데 별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장소 협찬을 결정해 준 것 같다. 덕분에 공항 탑승장 및 출국장에서 총격전도 맘대로 하고, 자동차로 출입문을 부수고 들어와 버리는 시원한 장면들까지도 선사해 주었다.[6]

영화 제작비로 총 74억원이 들어가는 등 투자 규모만 따지면 블록버스터급이라 할 수 있는데, 10억원을 들여서 당시에 이미 단종된 서울특별시 도시철도공사 7000호대 전동차[7] 4량을 로템으로 부터 특별 주문제작을 의뢰하여 촬영세트로 사용했고, 실제 지하철의 유압장치와 동일하게 고안된 장치를 통해 전동차의 진동을 그대로 재현하는 '진동 시뮬레이션'을 도입하는 등 신경을 썼고,[8] 지하철 중앙통제실 또한 당시에 고가였던 대화면 LCD 모니터를 떡칠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선 관련 고증이 완전히 엉망이라 7103호 열차에서만 스토리가 진행된다는 것만 생각하면 편하다.(...)[9] 한동안 하는 영화[10]마다 실패를 겪었던 터라, 사명을 붙인 이 영화에는 거액을 끌어다 써가면서까지 대형 액션 영화를 만들었지만……

개봉 직전에 대구 지하철 참사가 터졌다.망했어요 (지금으로 치면 타이타닉 같은 영화를 만들었는데 세월호 사고가 터졌다고 생각해보자)

한국 영화사상 개봉운이 없기로는 순위권에 든다고 할 수 있다. 영화를 다 만들어놓고도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튜브 엔터테인먼트는 망하기 직전까지 갔다. 결국 몇 달이 지나 개봉을 하기는 했지만 대구 지하철 참사가 워낙 큰 사고였던데다 영화의 완성도도 그리 좋지 못해 극장 흥행은 좋지 않았다. 다만 해외 가정용 비디오 수출에서 얼마간 재미를 보아 회복을 했다고 한다.

실제 촬영 분량은 최종 상영 영상보다 엄청나게 많았지만, 상영시간을 맞추기 위해 편집과정에서 엄청나게 난도질 당하면서 스토리의 앞뒤 개연성이 부족하고 극중 인물들의 감정 흐름을 잘 읽을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주연인 김석훈, 배두나간의 추가적인 대화와 감정흐름을 그리는 촬영분량이 대부분 삭제되어, 이들 사이에서 사랑의 감정이 생기는 것에 대한 설득력이 매우 약해졌으며, 인질로 잡힌 선두칸 승객들과 관련된 촬영분량도 거의 모두 삭제되어 실제 영화에서 거의 병풍 수준으로 나오며 가끔 나오는 이들의 행동도 이해하기 힘들게 되었다. 거기에 테러범인 박상민이 중대한 요구사항이니 방송기자를 보내달라며 위협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대책본부는 아무 행동도 안 하고, 테러범 역시 기자가 안 와도 신경쓰지 않는데, 사실 방송국 관련 파트는 원래 촬영분량에 있었으나 편집과정에서 삭제되었다. 해외판 DVD를 보면 선두칸에 인질로 잡힌 카메라맨이 실시간으로 방송국에 영상을 보내어, YTN에서 생중계를 해주는 삭제 장면이 수록되어 있다.

영화 OST의 경우 작곡가 황상준이 기획 및 프로듀싱을 담당하였는데, OST 만큼은 수작이어서 각종 방송 및 CF의 배경음악으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다만, 영화에 OST가 너무 자주 삽입되고 OST 자체가 수작이다 보니 영화 자체가 무슨 뮤직 드라마 같이 되어 버렸다고 평가 되기도 한다. 이에 대한 백운학 감독의 답변에 따르면 이는 대사나 화면만으로 감정 흐름을 잘 표현하기 힘들기에 음악으로 커버한 것이라며 연출자로서의 자신의 능력부족을 탓하기도 한다.

제작진의 미숙에도 불구하고 출연한 배우들의 레벨이나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김석훈, 배두나, 박상민 주연에 권오중, 임현식, 손병호, 남포동, 기주봉, 봉태규 등 연기파 배우들도 대거 출연하였다.

주연 김석훈은 본인의 고정된 귀공자 캐릭터를 깨버리고자 위험한 액션 연기에도 최대한 대역없이 과감히 참여하는 등 상당히 적극적이었고, 특히 손병호의 경우 주연들의 대사량을 훨씬 능가할 정도로 엄청난 대사량 덕분에 거의 주연급이나 마찬가진데, 다른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악역이나 비열한 캐릭터가 아닌 유능하고 정직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인 중앙통제실 실장을 연기했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연기력을 선사한다. 권오중 역시 양아치 연기를 코믹하게 잘 그려서 호평을 받았고, 임현식은 어중간한 느낌의 감초 역할을 매우 잘 살리면서도 후반부 중앙통제실에서의 슬픔과 분노로 가득찬 감정으로 울분을 토해내는 연기를 완벽히 소화해 내며 연기파 배우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해 주었다.

하지만 출연한 배우들 중에 안습인 사연들도 몇몇 있었는데, 중견 배우 남포동은 지하철 선두칸에 아들과 함께 탑승한 거지로 출연하였는데 편집과정에서 촬영 분량이 대거 삭제되면서 거의 병풍처럼 등장하고, 최근 드라마 검사 프린세스에서 윤세준 역을 맡으며 주목을 받았던 배우 한정수의 경우 이 영화에서 박상민과 함께 테러를 자행하는 동료로 등장하는데 대사 한마디 없이 묵묵히 박상민을 돕다가 경찰 총격전에서 결국 죽는다. 당시에 무척 안습이었던 것이 한정수가 선두칸에 탑승한 서울시장을 총살하려고 문 앞으로 끌고가는 상황에서 촬영분량이 추가로 있었는데, 거기에서 시장을 연기한 배우가 "자네 왜이러나? 말을 하자고! 자네는 벙어리인가?"라고 애드립을 치는 바람에 영화 촬영 스텝 일동이 박장대소했다고 한다. 가뜩이나 대사 한마디도 없는 배우에게 하필 그런 애드립을 날리다니...지못미

배우 봉태규남창희도 이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했는데, 봉태규의 경우 실제 연인관계인 배우 이은과 극중에서 보드를 즐겨타는 고딩커플(?)로 등장한다.[11] 참고로 이들은 다름아닌 이 영화에서 2001년부터 함께 촬영 작업을 하면서 연인으로 발전한 케이스로, 단역으로 나왔긴 해도 나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2013년 3월에 12년의 인연의 종지부를 찍고 결별했다고 한다.(...)지못미 남창희는 지하철 공익근무요원으로 등장하는데 지하철 관련 행사의 안전요원으로 투입되고서 지나친 사명감으로 지하철 수사대 반장인 임현식에게 쿠사리를 먹고, [12] 선두칸에 탑승했다가 인질로 붙잡히고 난 후 거의 병풍처럼 등장한다. 배우 정준은 지하철 중앙통제실에서 선로담당자로 일하는 신혼남으로 우정출연했는데, 극중에서 아내가 선두칸에 인질로 잡힌 것을 알고서도 더 큰 참사를 막기 위해 죽음의 길로 몰아넣어야 하는 운명의 장난같은 상황에서의 내적 갈등을 표현하는 등 우정출연치고 극중에서 비중도 생각보다 있고 아역시절 부터 다져온 연기력 덕분인지 임팩트도 꽤 있는 편이다.

참고로 야인시대에서 고자가 된 심영을 치료한 의사양반으로 나왔던 배우 강승원은 극중 손병호의 상관이자 중앙통제실 총책임자로 등장하는데, 윗선의 눈치보기에 급급하고 비양심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후반부에 슬픔과 분노로 가득찬 임현식에게 괜히 태클걸었다가 제대로 발리며 버로우 타고 끝난다.

영화 국가대표로 일약 스타에 오른 배우 김동욱이 이 영화의 선두칸에 탑승한 카메라맨으로 등장하는 것으로 네이버, Daum 등의 영화정보 사이트에 등록되었으나 이는 잘못된 정보이며, 실제 출연한 배우는 MBC 29기 공채 탤런트 김동욱으로 동명이인이다. 탤런트 김동욱 사진

퀵(영화)에서 이 영화를 참고하거나 표절했다는 주장도 있다.[13]

이후 백운학 감독 본인은 활동이 없다가 12년만에 악의 연대기로 영화계에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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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하철을 튜브로 부르는 나라는 영국 정도다. 우리나라 지하철에서는 쓰이지 않는 영문표기다.
  2. 지하철 테러가 소재인지라 처음에는 촬영협조를 구하기 힘들었다고 하지만,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촬영 협조가 확정되고서는 백운학 감독이 회고하는 바에 따르더라도 공사에서 엄청나게 지원을 많이 해준 듯하다.
  3. 해당구간은 부산지하철 2호선으로, 도시철도공사 7호선 전동차를 끌고 오는 것보다 부산지하철 2호선 차량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다. 철도 동호인들이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부산 지하철 2호선 전동차와 서울도시철도 7호선 전동차를 구별할 방법은 별로 없을테니. 눈 가리고 아웅
  4. 이외에도 자세히 보면 실제 전동차는 선두차 측면에 '서울도시철도공사'라고 쓰여 있는 반면 영화에서는 '서울메트로'라고 쓰여 있다.(단, 서울특별시지하철공사가 서울메트로로 사명을 변경한 것은 2004년이므로 영화 개봉시를 기준으로 하면 '서울메트로'는 존재하지 않는 명칭이었다.) 전두부는 실제와 같은 서도철 마크.
  5. 사실 초기 시나리오에 따르면 서울 테헤란로에서 총격전을 하는 것으로 잡혀있었다. 백운학 감독이 영화 쉬리의 조감독 출신인지라 영화 쉬리에서의 강남대로 총격전을 생각하며 결정한 듯 하지만 촬영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6. 이전 버전에서 공항 총격전에서 상황설정을 세심하게 하지 못했다고 했는데, 사실 공항 탑승장 총격전 장면 이전에 이미 테러리스트의 요인 습격장면이 있었다. 이 장면에서 요인을 죽인뒤에 공항 1층에서 대기하고 있던 특공대원들이 테러리스트들을 포위하는데, 인트로 장면의 요인에게 총격을 가하는 장면에서 시민들이 대피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특공대가 출동했다고 가정하면 어느정도 개연성이 있는 연출이 된다.문제는 너무 빠른 전개로 인해 세심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
  7. 정확히는 7000호대 1차 도입분 모델이다.
  8. 하지만 정작 테러가 일어나고 열차가 고속주행할 때 열차 흔들림이 왜이리 적냐는 의견들이 많았다. 극중에서 속도가 140km/h에 이르지만잠깐 근데 7000호대가 140km/h로 달린다는게 말이 안돼잖아? 손잡이 흔들림이 상대적으로 너무 적은편이다.
  9. 탑승은 6호선 역에서 하는데 열차와 노선진행은 7호선, 게다가 연결선이 없는데도 부산 2호선 선로로 옮겨가는 것으로도 모자라 본격 서울과 부산을 잇는 지하철#< 철도 선로가 폐선되고 없는 당인리발전소가 최종 목적지다(...)철덕이 싫어합니다 실제 고증대로라면 온수역이나 차량기지로 설정해야 맞지만, 가상의 지하철 노선으로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그리고 일반관객이라면 이런건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10. 그 중 최악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11. 그런데 테러가 시작되고서 뜬금없이 지하철 제어회로를 뜯어내 준비한 키보드로 전동차 안내 전광판에 문자메시지를 날리는 등 해커에 준하는 범상치않은 능력을 과시하기도 한다.
  12. 총기 지급은 필요없냐는 쓸데없는 질문을 하자, 임현식이 시크하게 "급하면 니 사타구니에 있는 물총을 쏴!"라는 쿠사리를 날린다.
  13. 링크